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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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역사에 남을 중요한 협상을 두 개나 진행 중이다. 우선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북미 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전쟁 위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고 남북 경제협력이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국제사회의 전망은 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만 해도 이번 회담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기대하지 않는 듯하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이것이 (김 위원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면서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스스로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셈이다. 미·중 무역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논의 과정에서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의 전형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참여의 문을 열어놓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논의 테이블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마지막 탄력근로제 개편 논의가 열리던 지난 18일에는 논의테이블에 앉는 대신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와 시위했다. 민주노총은 이철수 제도개선위 위원장에게 합의반대 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이 위원장이 이를 거부해 2시간20분 가까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이 위원장은 "서한을 덥썩 받으면, 논의에 열심히 참여해온 한국노총은 뭐가 되느냐"고 항변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아온 민주노총이 일방적으로 내미는 의견은 거부하겠다는 뜻이었다. 민주노총은 노사합의가 이뤄진 직후에도 이를 '야합'으로 규정하며 사회적대화에 참여한 모든 주체를 비난하기 바빴다. 민주노총을 제외한 다른 주체들은 모두 민주노총을 언급하지 않거나, 민주노총의 무책임한 자세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스스로
"내실있는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택시-플랫폼 사회적대타협기구 위원장을 맡은 전현희 의원이 20일 경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택시-카풀 TF(태스크포스)는 지난해 11월 1일, 대타협기구는 지난달 22일 출범했다. 4개월 간의 논의 기간을 거친 후 나온 발언치곤 아쉽다. 성과없는 논의는 반복돼왔다. 전 의원은 대타협기구 출범식에서 "말뿐이 아닌 실질적 변화가 체감되도록 택시산업 지원책을 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달 25일 두번째 회의 후 "택시를 공유경제의 플랫폼으로 생각하자는 방향적 합의를 이뤘지만 '구체적 사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자가용은 배제하는지, 어떤 플랫폼 기술인지 물었지만 전 의원은 "답답하시죠"라면서도 "추후 논의를 할 수 있다"고만 답했다. 이달 11일 열린 세 번째 회의 땐 국회 앞에서 택시기사의 분신 사고가 발생하며 논의가 그대로 멈췄다. 택시업계는 목숨을 건 생존권 결사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10일과 지
이번엔 누가 풀려난다느니, 누구는 틀림없다느니 하며 야단법석인 걸 보니 다시 사면의 계절이 돌아온 모양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사면 단행을 예고했다. 사면의 종류는 일반사면과 특별사면 두 가지다. 이번에 하려는 사면은 후자다. 일반사면은 죄의 종류를 정해 여기 해당되는 모든 범죄자를 사면해주기에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지만, 특별사면은 법무부장관이 대통령에게 특정한 자에 대한 특별사면·감형 및 복권을 상신하는 행정부 내 절차로 간소하다. '대통령의 뜻대로' 가능하다. 그렇기에 특별사면(감형·복권 포함)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98차례나 이뤄졌다(국가입법조사처). 일반사면은 1995년을 마지막으로 헌정사상 9차례에 불과하다. 문제는 특별사면의 대상·기준·한계를 정하는 통제규정이 법에 없다는 점이다. 사면법상 유일한 제한장치는 특별사면 논의시 법무부 산하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법무부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혼탁선거 양상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이달 초 모 후보가 선거인단에 금품을 건넨 혐의로 송파경찰서로부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지난주에는 모 후보의 비서가 언론인에게 “기사 잘 부탁한다”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물증이 없어 수사할 수 없는 선거법 위반 제보만 15건이 넘는다. 36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통령’을 뽑는 선거라지만 600명이 채 안 되는 선거인단으로 치르는 소규모 간선제가 ‘대통령’ 선거에서도 구경하기 어려운 혼탁성을 자랑한다. 20일 열린 중기중앙회장선거 공개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하나같이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금 같은 혼탁선거가 이어진다면 중기중앙회장이 중소기업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위기로 내몰 가능성이 더 높다. 당선되자마자 중소기업계의 얼굴에 먹칠부터 하는 꼴이어서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에게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영국이 40여년 함께했던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 못했다. 다음달이면 배낭여행족은 영국에 입국할때 긴줄 뒤에 서 있어야 할지 모른다. 시작은 정치적 이유였다. 영국 저성장에 대한 우려, 이미자들의 무임 승차에 대한 국민 불만이 커진 틈을 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내부적으로 보수당의 지지를 확보할 뿐 아니라 외부적으론 선거 유세에 유리하단 판단이었다. 그 계산은 먹혔고 보수당은 집권 23년 만에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선거엔 승리했지만 캐머런 전 총리도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과 불확실성,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았다. 국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부결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과 달리 52%의 찬성표를 얻어 2016년, 브렉시트는 현실이 됐다. 설마하는 일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노딜 브렉시트다. 준비없는 이별은 유럽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영국이 이것만큼은
"꼭 클럽 운영진과 관련된다는 의혹은 어떻게 제기하시는 겁니까." 지난 13일 세간의 이목이 쏠린 '버닝썬' 수사 브리핑 자리에서 나온 경찰의 말이다. 마약 유통이 클럽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경찰은 이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정정했지만,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따가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버닝썬 관련 기사마다 '경찰도 한통속', '검찰이 수사하라' 같은 댓글이 넘친다. 신고자 김모씨(29)를 체포한 점을 꼬집어 클럽과 경찰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것이다. 경찰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는지 철저한 수사를 천명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마약 유통책으로 의심받는 버닝썬 MD(머천다이저, 상품기획자) '애나'에 휘둘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애나를 성추행 피해자로 조사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마약 혐의를 알지 못했다. 한창 애나를 조사해
“13년간 추진한 세운재정비촉진사업을 수백억 자산가인 을지면옥 등 노포를 보존하기 위해 두 번씩이나 백지화시킬 수는 없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세운3구역 토지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본인이 2014년 결정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손바닥 뒤집듯 다시 뒤집으려 한다”며 “대통령이 서울시의 불법을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세운3구역의 을지면옥이 재개발로 철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관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이후 을지면옥과 양미옥 등 세운3지구 내 생활유산으로 지정된 음식점을 보존하고 토지주, 상인,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기구를 만들어 연말까지 보완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얼핏 서울시가 갈등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우여곡절 끝에 봉합된 재개발 갈등에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서울시가 노포 보존 근거로 제시한 '생활유산'은 정부 문화재 지정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
지난해 11월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현대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팰리세이드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5903대로 집계됐다. 대형 SUV 시장에서 역대 최다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고, 누적 계약 대수만 4만5000대를 돌파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가전제품은 무엇일까. 언뜻 대답하기 쉬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동안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한 질문이다. 국내 가전업계에서 판매량이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제조사가 판매량 자체를 공개하지 않는 탓에 IHS마킷 등 일부 시장조사업체가 내놓은 추정치만 참고할 수밖에 없다. 5000달러~1만4000달러(약 562만~1574만원)에 달하는 시장조사업체 보고서마저도 집계방식을 놓고 시각차가 있어 정확한 자료라고 평가하기에 무리가 있다. 간혹 일부 유통업체나 중소 가전업체에서 판매량을 발표하지만, 시장 전반을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판매량을 공개하는
지난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벤처기업인들이 만났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창업 신화를 쓴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스타트업을 이끄는 창업가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기업인들과 만난 지 3주 만에 이들과 따로 만남을 가졌다. 갖은 노력 끝에 혁신 기업을 길러낸 창업가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참석자들과 장소는 특별했지만, 사실 이들이 나눈 대화는 특별할 게 없다. 창업가들이 문 대통령에게 전한 메시지는 짧고 명확하다. 창업과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창업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절차를 철폐하고, 국내 기업에만 규제 준수와 세금 납부를 요구하는 역차별적 경쟁환경을 바꿔달라고 했다. 특정 기업, 업계를 위한 민원이 아니다. 창업을 꿈꾸거나 사업을 펼치는 이들을 위한 원론적인 요구에 가깝다. 이미 언론을
탁트인 공간, 벽도 없고 파티션도 없다. 2~4인용 테이블이 곳곳에 놓여 있다. 한켠에는 공용 회의실과 커피, 다과가 마련된 스낵바도 있다. 스타트업들이 모여 쓰는 공유오피스다. 사무실인지 카페인지 놀이 공간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다. 공유오피스는 사업주가 여러 입주자에게 공간 이용료를 받는 구조다. 몇 년 새 서울에만 외국계부터 토종 벤처기업과 대기업까지 36개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생겼다. 요즘은 건물주들의 '최애픽'이 '스타벅스'(카페)보다 '위워크'(공유오피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내 관련 시장은 지난해 600억원 수준에서 2022년 7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를 더했다. 최고급 호텔식 인테리어나 놀이·오락실, 최신 IT 시스템, 여성 전용 공간까지 갖췄다. 한발 더 나아가 소셜벤처나 패션, 금융 핀테크 등 특정 분야 전문 공유오피스도 생겨났다. 오피스·주방·상점 등 '공간'
"결국 구조조정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자리인데. 몸 담기 부담스럽겠죠." KDB산업은행(산은)이 설립을 추진 중인 구조조정 자회사 'KDB AMC'(가칭)를 두고 한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이렇게 우려했다. 산은이 한동안 구조조정 실패의 책임론에서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이동걸 현 회장이 취임한 2017년 9월 이후로 범위를 좁혀도 책임론은 반복됐다. 취임 즈음의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 결렬,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포기,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R&D(연구개발) 법인 신설, 화승의 법정관리 신청 과정 등에서 산은은 매번 관련 업계와 정치권,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다만 이 회장 취임 후 약 1년 6개월은 '이전과 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와의 벼랑 끝 협상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성사시켰고, 한국GM은 간단치 않은 논란을 연거푸 봉합했다. 성동조선해양은 법정관리를 보냈고, 대우조선해양은 20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부작용이 존재하고 우려의 목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