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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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차등적용을 검토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만 현실적으로 방안을 만들기 쉽지 않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17일 경제단체장·소상공인들과의 만남후 밝힌 내용이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전달하는 백브리핑 형식을 취했지만 재계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정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럴 거면 왜 만났냐는 푸념이 나온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의견 청취의 제스처를 취했으면 최소한 백지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단 얘기다. 재계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미국과 일본에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도입한 배경이 무엇인지 정부는 들여다볼 의사가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속 경제활력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연초부터 재계와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 재계와
지난 15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융당국 출신 인사의 금융회사 재취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보고서를 냈다. 국내 연구기관이 다루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전관효과’를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KDI의 명성에 맞지 않게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왜 그럴까? KDI 보고서를 요약하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4개 금융당국 가운데 특히 금감원 출신 인사가 금융회사에 재취업하면 3개월 내 제재받을 가능성이 16. 4% 감소한다는 것이다. KDI는 그 원인을 “감독권한의 집중에 따른 유착 가능성”에서 찾았다. 즉 금감원 출신 직원과 금감원 간의 ‘유착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당사자인 금감원은 펄쩍 뛴다. 금감원 검사·제재에 대해 잘 모르면서 엉뚱한 결론을 냈다고 반박한다.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검사한 뒤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확정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정책을 다루는 내부부서를 확대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정책을 강화하고 지원을 늘린다는 취지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소상공인정책실(室)이 2국(局)·6과(課)에 불과해 7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기에 규모가 작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소상공인정책실은 창업벤처혁신실(3국·13과), 중소기업정책실(3국·11과)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담당조직 확대는 환영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하고 정책 강화를 주문했다.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재차 말했다. 대통령의 의지만 봐도 소상공인정책실 확대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조직 확대보다 중요한 건 중기부의 자세다. 소상공인들은 최근 가장 크게 증가한 경영비용으로 인건비를 꼽는다. 임대료, 원재료비, 카드수수료 부담도 크지만 증가폭이 최저임금 등 인건비만큼 크지는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기부는
"누굴 만나는데 스스로 제한을 두지 않겠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과 17일 양일간 14명의 경제인을 두루 만났다. 대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 소상공인을 가리지 않고 만남에 있어 광폭 행보를 실천했다. 키맨을 만나 현안을 조율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경제 4단체장을 만나서는 첫마디로 "경총과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를 각각 (정기적으로) 한 번씩 찾아가 소통하려 한다"고 피력했다. 대한민국 경제 사령탑으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행정으로 솔선수범하겠다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런 서비스 의지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겠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필요하다면 각각 재방문 계획이 있다"며 "소상공인연합회와 만난 후 중견기업중앙회도 다시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생각이 전시행정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4단체에서 빠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선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직접 방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최순실 사태를 도운
"국민이 신뢰하는 기상청으로 거듭나겠다" 김종석 기상청장이 이달 17일 '2019 업무추진 계획 발표' 자리에서 밝힌 올해 목표다. 기상청이 중점을 둔 분야는 기상재해 예보 개선이다. 규모 2.0 미만의 지진 정보까지 제공하고 24시간 간격으로 발표하던 태풍 예상 진로를 12시간 간격으로 알린다. 해상 안개 정보·가뭄 같은 기후예측 정보 서비스도 강화한다. 국민생활 밀착형 기상예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요즘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은 기상재해가 하나가 빠졌다. 바로 미세먼지다. 발표 후 문답 시간 기자는 두 가지를 물었다. 미세먼지는 환경부 소관이나 기상청과의 공조가 필요한데, 올해 두 정부 부처가 논의하고 있는 새 공조 방안이 있는지, 그리고 기상청 소관인 황사 예보 개선 방향은 있는지였다. 돌아온 답변에 맥이 빠졌다. "미세먼지는 환경부가, 황사는 기상청이 담당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다만 '미세먼지-황사 비상 대응팀'을 설치하고 환경부 예보관을 대표로 미세먼지-황사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왕과천)이 카풀의 지방자치단체 허가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예외 조항에서 카풀 관리주체를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택시업계는 분노하고 있다. 택시기사 2명이 사망까지 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지자체에 책임을 회피하려고 이런 기발한 법까지 내놓느냐는 반응이다. 실소를 금치 못한다며 정부와 여당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택시업계의 부정적 여론을 형성한다는 내부 지침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안 그래도 당정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터였다. 이런 데다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 같은 개정안 추진은 분노에 더 불을 지폈다. 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카풀의 지자체장 허가 개정안에 부정적이다. 당내 택시·카풀TF(태스크포스)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실에서는 신창현 의원의 개인적 행동으로 TF는 물론 당과도 협의된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법안을 발의하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이 '펌핑치약' 상표를 두고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페리오 펌핑치약'을 먼저 출시한 LG생활건강이 애경산업의 '2080 펌핑치약'을 가리켜 '펌핑'이란 말을 쓰지 말라고 소송을 내면서다. 소송을 낸 쪽은 LG생활건강이지만 원·피고를 떠나 소비자로서 두 회사 모두에 '괘씸죄'를 묻고 싶다. 표면적인 사건 내용이나 소송 결과보다 이번 소송으로 드러난 '소비자 기만' 히스토리에 눈이 가기 때문이다. 펌핑치약 공방은 단면에 불과하다. 두 회사의 물밑 다툼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히트상품이 생겨날 때마다 반복됐는데 논점은 매번 같았다. 상대가 제품을 그대로 베껴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모방했다면 법망에 걸리지 않지만 원조처럼 표지를 위장하거나 제품명을 똑같이 하는 등 소비자를 헷갈리게 했다면 죄가 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금지행위인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해서다. LG생활건강이 문제를 제기한 제품은 펌핑치약과 솔트치약 등
“나는, 내 옆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넥슨 노조 성명서 中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의 매각설이 나온 후 넥슨 임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회사의 매각과 동시에 나와 동료, 가족들의 ‘내일’을 담보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의 지분 매각이 추진되는 가운데 “중국 텐센트로 넘어간다”거나 “사모펀드에 팔려 쪼개진다”는 둥 이런저런 소문만 나돌고 있다. 누가 인수를 하든지 넥슨과 그 자회사의 재편 혹은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어떤 형태로든 인력조정이 있을 수 있다. 넥슨의 임직원 수는 4000여명에 이른다. 일본 법인에도 2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몇 배로 늘어난다. 수십여 개 계열사, 수천 명의 삶의 터전이 창업주 매각 결과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김정주 대표는 입장 발표를 통해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
하루하루가 껄끄럽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바라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심호흡 한 번 하기도 어렵다. 초미세먼지와 함께 생활하는 2019년 겨울의 얘기다. 연일 최악을 경신 중이다. 사흘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가동됐다. 말이 '비상'이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대책은 거의 없다. 수도권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서울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화력발전소 출력 제한(80%) 뿐이다. 다른 방편이 없는 건 아니다. 법안은 이미 준비돼 있다. 지난해 8월 미세먼지특별법(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미세먼지 특별위원회까지 만들며 시끌시끌했던 국회 덕이다. 민간 차량 운행 제한과 비상저감조치 전국 확대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시행시기를 6개월 후로 정한 탓이다. 법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공포 후 시행까지 대부분 기간을 둔다. 행정적 절차를 고려해 일반적으로 1년 정도다. 아무리 좋은 법이라도 국민들
"언제든지 주주총회에 돌아와서 본인의 비전, 실적, 전략 말씀하시고 기존 이사진 등으로부터 신뢰 받으면 좋지 않습니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한국과 일본 경영권 분리 요구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뼈있는 답변이다. 경영권 분리는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원한다면 신 전 부회장이 실력으로 직접 주주를 설득하라는 것. 신 회장이 이렇게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수차례의 주총 결과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이후 모두 다섯 차례에 걸친 주총에서 신 회장의 이사 해임과 자신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오히려 '원롯데'의 수장이 신 회장임을 확인하는 결과만 낳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서 아무 것도 증명하지 못했다. 비전·실적·전략 어느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위해 사재 1조원을 털어 복리후생기금
A양은 서울 종로구 00고등학교 화장실에 앉아 남자친구 고민을 털어놨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한테도 꺼내지 못할 개인적인 고민이었기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익명 앱에 자세한 고민 글을 적었다. 위로의 댓글이 달렸다. 상대방은 내가 누군지, 어디에 사는지, 몇 살인지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적은 이 글은 다음날 자동으로 지워진다. 이 앱은 친구에게 소개받았다. 주변 친구들도 많이 쓴다고 했다. 내려받기를 하려 보니 다운로드 수가 이미 50만건을 넘어있었다. 10대 이용자가 많아 댓글도 잘 달린다고 했다. 하루가 지나면 글이 자동 삭제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고 시작하기를 눌렀다. 약관을 클릭해 살펴보려 했지만 전부 읽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듯 해 일단 동의했다. A양은 다음날 뉴스를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나쁜 기억 지우개’ 앱이 이용자들의 고민 내용과 출생연도, 성별, 작성 위치 등이 담긴 '지역별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부산에서 열린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 현장. "이만하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아직"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이 7년 만에 중국을 누르고 선박 수주량 기준 세계 1위를 탈환했지만 업계 연례 최대행사장에는 여전히 위기감이 떠돌고 있었다. '세계 1위' 이면의 위기감은 지난해 업계 스스로 설정한 목표에는 닿지 못한 현실 탓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한국 조선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3'가 지난해 이맘때 내세운 2018년 수주목표는 총 302억달러(약 34조원). 실제 수주는 276억달러(약 31조원)에 그쳤다. 1위 탈환에 성공한 만큼 연초 목표를 채우지 못한 게 큰 의미가 있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에 직면했던 2016년 이후 업계는 늘 수주 목표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내놓았다. 다운사이클에 진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