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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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한 말을 들었습니까?" 점심자리에서 누군가가 어떤 말을 했다. 누군가는 듣고, 누군가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 못들을 수 있다. 그 자리에서 나오지 않은 말이 전달 과정에서 있었던 말이 되거나 왜곡되기도 한다. 재계가 '냉면'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재계 총수들과의 자리에서 모욕적인 '냉면 발언'을 했다고 알려지면서다.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기한 이 문제는 진실게임으로 비화되는 중이다. 당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해 논란을 키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건너들은 내용"이라고 물러섰다. 화살은 당시 동석했던 재계 인사들에게 향했다. 재계로서는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도, 듣지 않았다고 하기도 난감하다. 들었다고 하면 현 정부의 남북협력 기조를 해칠 수 있고, 듣지 않았다고 하면 정부 눈치 본다는 비판을 살 수 있다. 언론에 "그런
최근 중국에서는 주요 기업인이나 공산당 고위 관료의 자살 소식이 하루가 멀다고 전해진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 자회사 보하이시추의 최고경영자 저우중창(周宗强),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회사 완다가 운영하는 난징시 완다몰의 총지배인이었던 쉬위(徐毓),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권거래소 중소판 관리부의 샤오진펑(蕭金鋒) 총감 등이 최근 몇 달 사이 연이어 목숨을 끊어 중국 사회를 놀라게 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며 모두의 부러움을 샀던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언론 보도로는 과도한 업무 부담, 경영 악화로 인한 괴로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단편적으로 판단할 순 없지만 이들의 죽음 뒤에 갈수록 악화하는 중국 경제가 자리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 세계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등이 터졌을 때 중국에서는 어김없이 기업인 자살이 줄을 이었다. 요즘 중국 경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한국거래소가 상장과정에서 대주주 책임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수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노바렉스 고위관계자) 노바렉스는 이달 중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한국 거래소의 요청에 맞춰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보유주식에 각각 5년, 2년 6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여기에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200억원 상당의 지분을 무상기증하고 대표이사를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 전부를 교체했다. 모두 지난 9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조치였다. 노바렉스는 과거 우회상장 기업에 회사를 매각했다가 최대주주가 되사들인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에도 사명을 바꿔 재상장을 추진했으나 심사 미승인이 났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상장 승인률을 높이는 대신 최대주주나 기업에 까다로운 조건을 걸기 시작했다. 올해 상당수 기업의 최대주주 보유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기간을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까지 요청했다. 이전까지 통상적인 보호예수 기간은 6개월~1년 정도였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심사 미승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라 신상을 외우게 하기도 힘들어요. 초등학교 주변에는 아예 못살 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성범죄자가 초등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문제를 취재하면서 만난 학부모들은 정부의 관련 규정 미비를 지적했다. 우리 아이가 오늘 등·하교길 어디선가 ‘그 놈’을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깔렸다. 단순히 등·하교길에서 마주치는 게 아니라 아예 학교 안에서 같이 생활할 수도 있다. 국회가 ‘아동청소년의 성호보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올해 7월부터 성범죄자는 학교·유치원 등에 취업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성범죄를 저지르고 학교에 남은 교사들이 적잖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 156명이 교육자 노릇을 하고 있다. 교단 위 성범죄자가 줄지 않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관행 때문이다. 올해 9월 서울 한 중학교 스쿨미투(SchoolMeToo·학내 성폭력 고발)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경찰 조사가 이뤄지면서 문제의 선생님들이 한꺼번에 직위해제 됐지만
“사모님, 레버리지가 뭔지는 아시죠? 레버리지는 2배 오르는 거라서 지금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사서 몇 개월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코스피지수보다 2배가 오릅니다.” 투자에 관심이 많던 지인은 몇 달 전 은행에 들렀다 우연히 은행 직원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레버리지 ETF는 기간 수익률이 아닌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좇는 상품으로 상승장에 매수해 단기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상품이다. 보유기간 중 지수가 하락하거나 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코스피지수가 원점으로 돌아와도 손실을 보는 구조인데 은행 직원이 기본적인 상품구조도 모르고 추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6~9월 ELS(주가연계증권)와 관련 신탁을 판매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판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한·KEB하나·NH농협·SC제일·경남은행과 유진투자증권이 100점 만점에 60점에도 못 미치는 ‘저조’ 등급을 받았다. 대구·수협·우리·IBK기업은행과 대신증권은 60점대로
“시간 없으니 이따 말하시고요” 20일간 이어진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질의 순서가 되면 가장 ‘먼저’한 말이기도 하다. 시간이 없는 이유가 있다. 의원들은 질의 시간 내내 질문을 빙자한 연설을 쏟아낸다. 답을 할라치면 말문을 막는다. 증인의 답변을 들을 마음은 애초부터 없다. 카메라에는 지적하는 자신의 모습만 온전히 비쳐져야 한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문체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이 거듭 해명 기회를 요청하는데도 “답변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22일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할 말 있느냐? 10초 주겠다”고 선심을 썼다. 국감이 끝나면 지적만 쌓일 뿐 ‘어떻게 할 지’는 뒷전이다. 국감 질의는 의혹을 따지고 개선 방향을 듣기 위한 행위다. 질문은 대답을 동반한다. 답변과 재반박 과정에서 생산적 해법이 나온다. 답변을
매년 3월이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는 수십만 명이 몰린다. 인구 100만명의 도시가 열흘 동안 열리는 축제로 들썩인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축제다. 1987년 소규모 지역 음악행사로 시작해 영화와 인터랙티브(멀티미디어)부문을 아우르는 초대형 콘퍼런스로 발전했다. 혁신적 IT(정보기술)가 음악, 영화, 게임 등 문화콘텐츠와 융합되면서 일반인들도 거리감 없이 즐기게 됐다. SXSW에는 매년 제2의 구글, 페이스북을 꿈꾸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찾아온다. 이곳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수백억 원의 투자를 받기도 하고 주목받지 못하던 서비스가 관람객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뜨기도 한다. 트위터와 포스퀘어도 여기서 서비스를 공개하고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음악과 영화, 스타트업 종사자, 일반 관람객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이 몰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같은 유명인들도 찾는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S
“합리적인 인하여력을 책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원가 재산정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일입니다. 원칙이 안지켜지면 결국 수수료 인하는 또 반복될 겁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한 카드사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라 정부는 3년 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적격비용)를 재산정해 수수료율을 조정해야 한다. 올해가 재산정의 해다. 카드업계는 수준의 문제일 뿐 이번에도 수수료 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다. 카드사 임원이 ‘원칙’을 언급한 건 3년 재산정 주기가 사실상 의미없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낮췄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7월 카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겠다”고 밝히자 금융당국은 밴(VAN) 수수료 산정 체계 개편 및 수수료 상한선 인하로 수수료를 또 한번 낮췄다. 이런 식으로 카드 수수료가 수시로 조정되
"자녀를 위해서 좋은 유치원을 선택하려는 열망은 막을 수 없습니다. 유치원은 정부가 아니라 학부모에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이 확산 되기 시작한 이달 16일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대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더는 유치원에 손대지 말라는 경고를 날린 것이다. 전체 원아의 75%가 다니는 사립유치원 단체의 대표로서 정부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자신감으로 들렸다. 하지만 이제 학부모들도 사립유치원에 등을 돌렸다. 지난주 각 시·도 교육청이 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그나마 남은 신뢰도 사라졌다. 유치원 회계로 교직원의 사이판·필리핀 교직 연수비 약 3800만원을 지원하고(충북 청주 A유치원), 원장 본인의 급여를 임의로 조작해 약 2800만원을 더 받는(대전 B유치원) 등 비리 사례가 속출했다. 그동안 감사를 받지 않은 유치원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국 승리의 주역인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그는 해군부장관이던 1911년 군함 동력원의 석유 전환을 결정했다. 석탄산업의 종주국인 영국에서 영국산 석탄 수요를 줄이고 이란산 석유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미였고 곧장 사회적 비난에 직면했다. 하지만 처칠은 1913년 의회 연설에서 에너지전환에 대해 “다양성, 오직 다양성(variety and only variety)”이라며 ‘한 가지 품질에, 한 가지 공정에, 한 나라에, 하나의 루트에, 하나의 분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천명한다. 바로 전 세계가 에너지정책(에너지믹스)의 기본 원칙으로 삼는 ‘에너지 안보(security)’다. 처칠의 ‘선택’이 현명했다는 것은 세계대전에서 증명됐다. 1차 세계대전에서 석유를 동력원으로 삼았던 영국 해군은 독일을 압도해 승리했다. 그러자 독일은 2차 세계대전에서 중동과 지중해를 잇는 석유파이프 차단에 사활을 걸고 ‘사막의 여우’ 에르빈 롬멜의 전차부대를 북아프리카에 투입했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후처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떡합니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6일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감사에서 김흥빈 소상공인진흥공단 이사장의 관사 이전 지시와 보복인사 논란을 두고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이사장의 관사 이전 지시와 대전충청지역본부 사무실 이전으로 관사 이전 비용을 마련하려던 계획과 관련한 논란은 국무조정실·중기부의 감사에서 지적된 사안이다. 해당 계획이 김 이사장에게 보고·논의됐다는 건 국무조정실 감사 증언을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 앞서 김 이사장은 해당 내용으로 논란이 일자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대전충청지역본부 사무실 이전 사실을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계획이 실현되지 않았으니 억울할 수 있다. 본인의 아이디어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직원들 사무실 보증금을 빼 관사 이전에 충당한다는 계획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다. 게다가 김 이사장은 해당 계획을 반대한 직
한동안 부동산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3.3㎡당 1억원 거래설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거래가 이뤄졌다고 알려진 지난 8월 중순 이후 실거래 신고기간 60일이 지났지만 3.3㎡당 1억원 가격으로 거래된 매매는 등록되지 않았다. 지난 8월21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가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 기사가 나오고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전용면적 59㎡는 공급면적 80㎡로 옛 표기법으로는 24평이고, ‘평(3.3㎡)당 1억원’이다. 이후 시장은 술렁거렸다. 3.3㎡당 1억원은 주상복합이나 고급 빌라 등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중에서는 역대 최고가다. 하지만 실거래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실 확인은 불가능했고 거래의 진위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례적으로 사실확인까지 나섰다. 정상 거래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워낙 과열된 상태여서 호가 부풀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기자도 현장에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