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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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을 목표로 순항하던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일정이 최근 요동치고 있다. KT가 지난 6일 개최한 ‘5G오픈랩’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이 아닌 올해 12월 동글(USB에 연결하는 외장형 장치) 형태의 단말기를 대상으로 5G 상용화 전파를 내보내겠다고 밝히면서다.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12월 같은 방식의 5G 전파 송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예정인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미국 등 해외 통신사들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당장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이 연내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해 우리 이통사들이 4개월여의 일정을 앞당겨 12월 5G 첫 전파를 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동글 등의 라우터 장치를 통한 5G는 사실상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다. 일반 소비자들이 5G를 체감할 수 있는 전용 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무신사'를 아느냐고. 절반은 알았고, 나머지는 몰랐다. 안다고 답한 사람들은 대개 이런 반응이었다. "오! 무신사", "알지알지, 무신사!"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 3500개, 가입 회원수 300만명을 자랑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17년 전 패션을 좋아하던 사람 몇몇이 모이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과했지만 1020세대의 '쇼핑 놀이터'로 우뚝 섰다. 무신사의 성장 비결은 뭘까. 얼마전 무신사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찾은 답은 '상생'이었다. 공간 곳곳에 유명 광고문구처럼 '같이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이제 막 패션사업을 시작한 디자이너도 기성 브랜드 담당자와 자유롭게 콜라보레이션(협업)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고,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은 무료로 작업실을 쓰면서 마음껏 꿈을 펼쳤다. 무신사는 사업 초기부터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기회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상품 배송에 어려움이 있거나 모방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한 입점을
최근 정부의 전세자금 보증 강화 정책이 무주택자의 '공분'을 샀다. 정부는 연소득 7000만원 이상 무주택자에게 전세대출 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 정책은 사실 지난 4월 정부와 여당이 함께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 금융지원 방안'에 포함된 정책이었다. 당시엔 다주택자와 고소득자가 받은 전세보증 재원을 저소득·취약계층에 돌리겠다는 취지가 부각되며 호평을 받기까지 했다. 전세보증 요건 강화가 4개월 여만에 도마에 오른 것은 전세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정부의 '섣부른(?)' 판단 때문이다. 무주택 서민들은 "주택가격은 안 잡고 애꿎은 서민들의 전세대출만 조이냐"는 성토가 쏟아졌다. 결국 무주택자 전세보증 강화 방침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의 박탈감은 컸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함께 커졌다. 다음달부터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본격화된다. DSR은 연 소득에서 1년간 갚아야 할 주택
“지금껏 에너지정책에 대해 이렇게 국민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최근 만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동안의 산업부의 키워드는 ‘탈원전’이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였고, 취임 첫 과제로 제시한 것도 ‘탈원전·탈석탄’이었다.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 정책이었던 탓에 논란은 끊임없이 확산됐다. 탈원전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면서 ‘에너지전환’이란 표현을 쓰며 돌파를 시도했지만 ‘기승전-탈원전’이었다. 탈원전을 제외하면 통상 분야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한미FTA 개정이 탈원전을 잇는 이슈가 됐다. 이러는 사이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건 산업정책이다. 과거 산업부는 산업정책을 총괄하며 실물경제의 밑그림을 그려왔던 곳인데,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산업정책 없는 산업부’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간판에서 ‘산업’을 떼라는 소리도 나왔다. 백 장관이 8.30 개각으로 물러나게 된 것 역시
'명품 브랜드 車 반값 할인.' 사실 누구나 혹할 수밖에 없는 자극적 문구다. 얼마 전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A3 사례가 그랬다. 지난 7월 말부터 아우디 A3 세단의 40% 폭탄 할인설이 시장에 돌았다. 역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결국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A3 신차를 서류상 인증중고차 형식으로 등록해 팔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 판매 첫날 기자가 찾은 아우디 매장은 말 그대로 도떼기시장이었다. 황당했던 건 그날까지 영업사원들조차 구체적 할인율·방식을 몰랐던 것이다. 막판까지 아우디코리아와 딜러사들 간의 이견으로 협의가 덜 이뤄졌다. 아우디코리아는 괜한 공정거래법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 딜러사들에 떠넘겼다. 이렇게 정보가 불투명하다보니 내부 임직원용 물량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이러니한 건 이런 혼란을 일으킨 게 국내 환경 관련법을 준수키 위해서였단 점이다. 법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차량을 억지로 짜맞추면서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일부 경쟁 브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를 안 팔겠다고 했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은 사겠다고 한다. 대주주가 안 팔겠다는 코웨이를 산다며 웅진그룹이 자금 조달부터 나섰다. 웅진그룹의 유일한 상장사 웅진씽크빅이 충격적 증자에 나선 것이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1690억원 규모, 4200만주를 추가 발행하는 주주배정 증자를 결정했다. 기존 발행 주식 수가 3462만주인데, 발행주식 수보다 더 많은 주식을 찍겠다는 것. 그것도 증자 발표 전일 종가 대비 38.6% 할인된 4025원을 예정 발행가로 제시했다. 1주당 신주 배정 주식 수는 1.02주다. 기존에 100주 보유한 주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102주를 추가로 받으며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 증자 발표 후 이틀간 28%의 주가 폭락으로 대량 손실이 발생한 씽크빅 주주들은 이제 코웨이 인수를 위한 총알받이가 되어 증자금을 납입해야 한다. 예정 발행가가 4025원에 불과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참고로 윤석금 회장의
‘잠자는 아이 확인법’(슬리핑 차일드 체크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어린이가 통학차에서 7시간 방치돼 숨진 사고 뒤 발의된 법이다. 하차 확인 장치 의무화와 정부의 비용 지원을 담고 있다. 여야 가리지 않고 10여건이 넘는 법안들이 쏟아졌다. 쟁점도 없었다. 여야 원내 지도부도 8월 국회 통과에 합의했다. “응당 해야할 법”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손을 맞잡았다. 8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도 통과했다. 법안들이 모두 비슷해 위원장 대안으로 합쳐져 처리됐다. 하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본회의 전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상정조차 안 됐다. 국회법 때문인데 명백히 국회 실수다. 국회법은 상임위→법사위→본회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법사위 회부 뒤 상정까지 5일의 숙려 기간을 둔다. 하지만 긴급한 경우 법사위 간사간 합의에 따라 이를 건너뛸 수 있다. 한 여당 의원은 “간사 중 한 명이라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주 올 상반기에 각각 120억원, 3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핫이슈로 부상한 시점이었기에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 발표가 주목받았다. 적자폭이 작년 상반기보다는 감소했지만 1분기 대비 2분기에는 더 커졌다. 판관비와 마케팅 비용이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출범한지 1년여 밖에 안된 두 은행이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한 부분은 건전성 지표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6월말 연체율은 0.44%로 1분기(0.17%)에 비해 크게 뛰었다. 중금리대출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영향이다. 은행권 전체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0.40%) 보다도 높았다. 지난해 7월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대출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2분기까지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3분기에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은행이 편리함, 혁신적 상품 등으로 주목받았다면 앞으로는 은행의 기본인 리스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 같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해 저희한테 전달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네요.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겠지만, 여간 답답한 게 아닙니다" 최근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를 앞두고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과 신규 출점 등을 골자로 한다. 복합쇼핑몰 입장에서는 매출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추진 상황을 보면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우선 당사자인 복합쇼핑몰 업계와의 논의가 부족했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를 들은 건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주관으로 열린 복합쇼핑몰 업계 간담회가 전부다. 산업부는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간담회는 없었다. 애매한 복합쇼핑몰에 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하고 있다는 질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화정책 스탠스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물 건너 갔다고 본 것에 대한 소회였다. 금통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디세이에 나오는 '사이렌의 노래'를 떠올렸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향하던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는다. 요정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 바다에 뛰어들게 하고, 배를 암초로 유인해 난파시키는 존재다.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은 배 기둥에 묶어 위기를 벗어난다. 한은은 작년 6월 '완화정도의 조정'이라는 칼을 꺼내 든 이후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 칼은 여전히 유효하다. 7월, 8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고용지표는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 '2018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3명이다. 대회 규정상 축구팀엔 23세 이하 선수만 선발될 수 있다. 와일드카드 3명은 나이와 상관없이 뽑을 수 있다. 이 3명은 '팀 대한민국'에서 활약했다.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 면제라는 혜택은 덤이다. 정치권에서도 와일드카드의 활약이 필요하다. 최근 여야 각당은 소통과 협치를 이끌 정치력을 기대하며 와일드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경험과 연륜을 갖춘 '올드보이'들이다. 2일 열린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손학규 대표가 합류하면서 여의도 와일드카드 라인업이 완성됐다. 민생정책과 남북관계 완화 등 여야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가 산더미다. 8월 임시국회는 갈등끝에 잠자는 아이 확인장치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 민생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축구팀이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진것처럼 여
“한국은 더 이상 e스포츠 종주국이 아닙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아시안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을 본 한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선정된 기쁨도 잠시 뿐. 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1:3으로 참패하자 자조섞인 말들이 튀어나왔다. 게임 한 번 졌다고 종주국이 아니라니. 호들갑 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국내 게임 업계에 스며드는 위기의식은 상당하다. 1990년대 말 e스포츠라는 장르가 시작될 때만 해도 한국 게임시장은 독보적이었다. 높은 품질의 다양한 게임이 유통되고 게임 산업은 날로 성장했다. 미국도 한국 게임 시장에 주목했고, 한국 게임사들이 일본 증시에 상장됐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의 존재감은 흐려졌고, 시장의 활력은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한국 게임 수입상 역할을 하던 중국은 어느새 공룡으로 자라나 한국 게임사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을 다루는 각국 정부의 다른 시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