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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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은 일본에서 가장 친여(親與) 성향의 언론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라디오 방송에서 "(아베 신조 총리) 본인이 매일 산케이를 읽는다고 (총리) 측근들이 얘기한다"고 했다. 최근 산케이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8월 30일 내놓은 대일(對日) 권고안에 대한 비판 기사를 잇달아 냈다. 산케이가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위원회의 안건 선정 방식이다. 8월 31일 기사에서 산케이는 위원회 안건에 위안부가 선정된 이유를 정진성 서울대 교수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였던 정 교수가 적극 발언했고 위원회의 안건 선정은 위원들 개인의 관심사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둘째, 위원회의 심사 과정이다. 9월 6일 기사에서 "일본이 2015년 한일 협정을 통해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고 하자 위원회가 '모든 국적의 위안부'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며 (일본에 대한) '공격' 방법을 바꿨다"고 했다. 셋째, 한국의 태도다. 같은 기사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상황을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거세다. 언론이 통계를 의도적으로 과장한다는 지적부터 정치권이 책임회피를 위해 숫자를 외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쪽의 주장이 모두 맞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혼란만 커지는 모습이다. 자영업 경제상황에 대한 통계논란이 거센 이유는 애초 제대로 조사된 ‘원자료’가 없어서다. 근로자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처한 상황도 각기 달라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 만큼 원자료가 없고 대부분 가공된 자료가 대신한다. 논란과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다. 최근 논란이 된 자영업 폐업률도 마찬가지다. 신규사업자와 폐업사업자를 단순 비교한 ‘폐업률’의 통계적 정의부터 논란이 됐다. 정책수립의 근본이 될 만한 자영업자 경영비용 중 인건비·임대료·카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조사되지 않았다. 그나마 조사된 자영업자 고용원 유무를 놓고도 통계청은 30%라고 밝혔지만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일용직·가족경영 등을 조사하지 않아 기준이 잘못된 자료라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렇
대한민국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법 앞에'라는 문구는 법의 내용은 물론 '법의 적용과 집행'도 평등해야 한다는 당위다. 나아가 헌법은 법률에 의해 국민에 대한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기본권을 이례적으로 제한하는 법원의 영장 발부는 당연히 헌법상 원칙대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영장 통계를 들여다보면 '법 앞의 평등'이란 명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지난해 공개한 '2017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청구된 압수수색 영장은 총 18만 8538건, 이중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16만8268건으로 발부율은 89.2%였다. 열 중 아홉 허용한다는 소리다. 압수수색영장의 경우 증거수집, 즉 수사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 쉽게 발부되는 편이다. '피의자(피고인)의 사건과 관련이 있을
"지금 서울시와 실무적인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협의가 진척되지 않는다는 관측은 사실과 다르니 조금 더 지켜봐주십시오." 신혼희망타운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안건에 대해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해당 직원은 "수요 확인처럼 지역과 협의를 해서 풀어나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혼희망타운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 등 관련 안건 사업 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간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국토부는 비공개 실무 회의나 공식 행사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협의에 돌입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시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부의 공식 협조 요청이 온다면 신중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최근에야 밝혔다. 정치적 수사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협의가 일방적 소통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린벨트 해제처럼 주민 이해
더 이상 비행기에서 ‘밥걱정’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난 7월 초 아시아나항공 130여편이 밥 없이(no meal) 떴다. 승객들은 비싼 돈을 주고 탄 비행기에서 끼니를 거르는 불편을 겪었다. 울화가 터질 수밖에 없다.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항공운임의 10%(4시간 이상 지연 시 20%)와 마일리지 보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회사와 승객 중간에 서야 했던 직원들의 고통도 간과할 수 없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7일 기내식 대란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다. ‘진작 거취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미뤘다’는 게 김 사장의 마지막 말이다. 1988년 창사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아시아나를 지킨 김 사장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많은 문제를 야기한 기내식이 이제 본궤도에 오른다. 12일 새벽 비행기부터 본래 기내식 공급을 맡았던 게이트고메코리아(GGK)가 기내식을 공급한다. 여러 문
3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준정부기관에 감독관청 출신 낙하산이 내려왔다. 한 달 뒤 예고되지 않은 관사 이전이 진행됐다. 7000만원이 더 필요했다. 멀쩡한 지역본부를 이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기서 빼낸 보증금으로 충당할 요량이었다. 2000만원의 이사비가 들었다. 국무조정실 감사가 시작됐다. 부적절하다고 한 몇 명은 소신 발언을 했다. 얼마 뒤 이들은 업무나 연고지와 무관한 인사발령을 통보받았다. 관사 이전 실무를 담당한 직원은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낙하산 측근 인사로 분류된 간부는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2개월 후 간부는 예상을 깨고 승진했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후 드러난 내용은 충격적이다. 직원들은 이미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소진공 내부청렴도는 6.56점으로 외부 8.13점보다 월등히 낮았다. 내부는 직원이 주는 점수다. 특히 부패사례로 가장
내년 3월을 목표로 순항하던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일정이 최근 요동치고 있다. KT가 지난 6일 개최한 ‘5G오픈랩’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이 아닌 올해 12월 동글(USB에 연결하는 외장형 장치) 형태의 단말기를 대상으로 5G 상용화 전파를 내보내겠다고 밝히면서다.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12월 같은 방식의 5G 전파 송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예정인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미국 등 해외 통신사들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당장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이 연내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해 우리 이통사들이 4개월여의 일정을 앞당겨 12월 5G 첫 전파를 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동글 등의 라우터 장치를 통한 5G는 사실상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다. 일반 소비자들이 5G를 체감할 수 있는 전용 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무신사'를 아느냐고. 절반은 알았고, 나머지는 몰랐다. 안다고 답한 사람들은 대개 이런 반응이었다. "오! 무신사", "알지알지, 무신사!"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 3500개, 가입 회원수 300만명을 자랑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17년 전 패션을 좋아하던 사람 몇몇이 모이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과했지만 1020세대의 '쇼핑 놀이터'로 우뚝 섰다. 무신사의 성장 비결은 뭘까. 얼마전 무신사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찾은 답은 '상생'이었다. 공간 곳곳에 유명 광고문구처럼 '같이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이제 막 패션사업을 시작한 디자이너도 기성 브랜드 담당자와 자유롭게 콜라보레이션(협업)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고,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은 무료로 작업실을 쓰면서 마음껏 꿈을 펼쳤다. 무신사는 사업 초기부터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기회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상품 배송에 어려움이 있거나 모방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한 입점을
최근 정부의 전세자금 보증 강화 정책이 무주택자의 '공분'을 샀다. 정부는 연소득 7000만원 이상 무주택자에게 전세대출 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 정책은 사실 지난 4월 정부와 여당이 함께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 금융지원 방안'에 포함된 정책이었다. 당시엔 다주택자와 고소득자가 받은 전세보증 재원을 저소득·취약계층에 돌리겠다는 취지가 부각되며 호평을 받기까지 했다. 전세보증 요건 강화가 4개월 여만에 도마에 오른 것은 전세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정부의 '섣부른(?)' 판단 때문이다. 무주택 서민들은 "주택가격은 안 잡고 애꿎은 서민들의 전세대출만 조이냐"는 성토가 쏟아졌다. 결국 무주택자 전세보증 강화 방침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의 박탈감은 컸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함께 커졌다. 다음달부터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본격화된다. DSR은 연 소득에서 1년간 갚아야 할 주택
“지금껏 에너지정책에 대해 이렇게 국민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최근 만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동안의 산업부의 키워드는 ‘탈원전’이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였고, 취임 첫 과제로 제시한 것도 ‘탈원전·탈석탄’이었다.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 정책이었던 탓에 논란은 끊임없이 확산됐다. 탈원전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면서 ‘에너지전환’이란 표현을 쓰며 돌파를 시도했지만 ‘기승전-탈원전’이었다. 탈원전을 제외하면 통상 분야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한미FTA 개정이 탈원전을 잇는 이슈가 됐다. 이러는 사이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건 산업정책이다. 과거 산업부는 산업정책을 총괄하며 실물경제의 밑그림을 그려왔던 곳인데,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산업정책 없는 산업부’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간판에서 ‘산업’을 떼라는 소리도 나왔다. 백 장관이 8.30 개각으로 물러나게 된 것 역시
'명품 브랜드 車 반값 할인.' 사실 누구나 혹할 수밖에 없는 자극적 문구다. 얼마 전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A3 사례가 그랬다. 지난 7월 말부터 아우디 A3 세단의 40% 폭탄 할인설이 시장에 돌았다. 역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결국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A3 신차를 서류상 인증중고차 형식으로 등록해 팔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 판매 첫날 기자가 찾은 아우디 매장은 말 그대로 도떼기시장이었다. 황당했던 건 그날까지 영업사원들조차 구체적 할인율·방식을 몰랐던 것이다. 막판까지 아우디코리아와 딜러사들 간의 이견으로 협의가 덜 이뤄졌다. 아우디코리아는 괜한 공정거래법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 딜러사들에 떠넘겼다. 이렇게 정보가 불투명하다보니 내부 임직원용 물량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이러니한 건 이런 혼란을 일으킨 게 국내 환경 관련법을 준수키 위해서였단 점이다. 법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차량을 억지로 짜맞추면서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일부 경쟁 브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를 안 팔겠다고 했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은 사겠다고 한다. 대주주가 안 팔겠다는 코웨이를 산다며 웅진그룹이 자금 조달부터 나섰다. 웅진그룹의 유일한 상장사 웅진씽크빅이 충격적 증자에 나선 것이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1690억원 규모, 4200만주를 추가 발행하는 주주배정 증자를 결정했다. 기존 발행 주식 수가 3462만주인데, 발행주식 수보다 더 많은 주식을 찍겠다는 것. 그것도 증자 발표 전일 종가 대비 38.6% 할인된 4025원을 예정 발행가로 제시했다. 1주당 신주 배정 주식 수는 1.02주다. 기존에 100주 보유한 주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102주를 추가로 받으며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 증자 발표 후 이틀간 28%의 주가 폭락으로 대량 손실이 발생한 씽크빅 주주들은 이제 코웨이 인수를 위한 총알받이가 되어 증자금을 납입해야 한다. 예정 발행가가 4025원에 불과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참고로 윤석금 회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