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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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나 임대료가 10%씩 변동되는 걸 봤나. 최저임금을 이렇게 올려놓으면 자영업자는 생존할 수 없다." "최저임금이 올라봐야 1인당 월 15만원 정도 오른다. 모든 문제를 최저임금으로 돌리지 마라. 근로자도 먹고살아야 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10.9%(8350원) 인상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며 '불복종(모라토리엄)' 선언을 예고했다. 노동계도 만족하지 않는다. 이들은 경영계가 다른 비용엔 소극적이면서 마치 최저임금이 모든 비용부담의 원인으로 치부한다고 비난한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500만명에(영향률 25%) 달하고 700만개 소상공인 업체 중 최저임금을 줄 여력이 없는 업체가 175만개(미만율 25%) 수준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한쪽의 주장이 엄살이라고 보기 어렵다. 경영계 최약자인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노동계의 최약자인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모두 절박한 목소리다. 정부는 부랴부랴 수습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
노배우들의 배낭여행을 그린 ‘꽃보다 할배 리턴즈’(꽃할배)를 시청하다 놀랐다. 출연진 중 배우 이순재씨가 우리 나이로 무려 84세다. 초고령에도 그는 ‘다작’ 배우다. 상반기에만 영화 1편, 방송 3편, 연극 2편을 소화했다. 영화·연극·드라마에서 노인 역할을 맡을 배우가 필요하다. 배우들이 초고령에도 일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모든 배우가 80대에 일할 기회를 얻진 못한다. 역량과 경륜은 물론 ‘열일’(열심히 일한다)하는 자세가 필수다. 이씨는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마다 최선을 다한다. 꽃할배에서도 부지런한 성격으로 가장 먼저 준비를 마치는 이씨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은행권 노동조합은 현재 정년인 만 60세, 임금피크에 진입하는 만 55세를 3년씩 늦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임금피크 대상자 중 다수는 연봉을 깎아 정년까지 일하는 대신 남은 보수에 위로금을 얹어 받고 희망퇴직하는 게 현실이다. 정년·임금피크 진입이 미뤄지면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된다. 사측이 정년연장을
'발암물질 함유 고혈압약'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600만명에 달하는 고혈압 환자들의 문의로 일선 병원과 약국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고혈압 환자와 가족들이 병원을 찾아와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의료진에게 화를 내는 경우도 다반사다. 대형병원들은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고혈압약(발사르탄 함유제제)을 처방하지 않고 있다"고 알리고 있지만 환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의약품을 관리하는 규제당국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다른 약에서도 발암의심 물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문제가 된 중국산 발사르탄(제지앙화하이사 제조)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 NDMA는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특정 화합물이 만나면 만들어 진다. 이는 해당 제조업체 이외에 다른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의약품에서도 NDMA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모든 요구사항을 쓸어담는 국정운영은 불가하다. 실패로 가는 첩경이다.” 지난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시민단체의 조급성과 경직성 탓에 개혁이 실패할까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오랜 기간 시민단체에 몸 담으며 ‘재벌개혁 전도사’로 불렸던 김 위원장의 전력을 감안하면 의외로 강도 높은 비판이다. 김 위원장이 이러한 시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대선 실패 원인을 분석하며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정책팀은 시민단체의 요구들을 모두 쓸어 담아 열거하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시민단체는 특성상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협소한 영역’의 문제에만 관심을 집중시킨다”면서 “전체를 바라보면서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능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순간 잘못된 과거의 관습에 빠져
"강대국 싸움이라 국가도 별 수가 없는데 업계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나요. 그저 비바람 그칠 때까지 인내하며 당분간 굶는 수밖에 없죠." 철강업계 행사에서 만난 경영자는 맥이 풀린 모습이었다. '미중 통상전쟁'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답했다. '회사의 해결방안'은 "정말로 어떤 소용이 없다"며 "정부가 대응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국내 철강 경영진들의 속내는 업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으로부터 연이은 통상 압박을 받아 한차례 다운됐고, 남북화해 무드로 그로기 상태를 버텨냈는데 연이어 미중 통상전쟁이 벌어지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미국은 현재 한국산 철강 수출량을 지난 3년 평균의 70%로 제한한 상태다. 또 쿼터제와 별도로 한국산 철강에 반덤핑, 상계관세 등 26개의 수입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포항시가 지역 철강업체 피해액을 2000억원 규모로 추정할 만큼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두려운 이
요즘 국회는 한산하다. 파행, 공전, 협상 결렬. 익숙한 단어들이 다시 들린다. 20대 하반기 원구성도 힘들다. 국회의장실도 한 달 넘게 불이 꺼져있다. '일 안하는 국회', 벌써 43일째다. 민생법안들엔 먼지만 쌓인다.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중소기업 지원 확대법안, 4·27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 모두 국회에 갇혀 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권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물론 영세·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도 같은 처지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도 국회가 멈춘 상태에선 '이론'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국회가 열리자마자 규제혁신 5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지만,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다.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만 9730건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국회 특수활동비가 공개됐다. 참여연대가 소송끝 받아낸 자료에 따르면 국회는 2011~2013년 특활비 240억원을 썼다. 단순히 계
"이 지경까지 됐는데 국민들이 가만히 있는 게 신기할 정도죠."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한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가 한 말이다. 본인도 국민연금 CIO(기금운용본부장)에 지원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단칼에 거절했다며, 우스갯소리지만 그냥 넘길 수 없는 뼈있는 말도 했다.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630조원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장기 표류하고 있다. 본부를 이끌 수장 자리는 1년째 공석이고, 그럼에도 별로 영향이 없을 것 같았던 조직도 곳곳에서 누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최근 CIO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이달부터 실행하기로 한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로 불똥이 옮겨붙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26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실행한다는
지난 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한 '디플로마 블록체인' 해외 교육과정에 참여해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을 방문했다.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 최초로 국적과 관계없는 '이-레지던시'(e-Residency)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다. 전자시민권은 온라인으로 신청한 후 100유로만 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고 에스토니아에 머물지 않아도 모든 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을 포함한 154개국에서 3만여 명이 에스토니아의 전자시민권을 받았고 이중 5000여 명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시민권이 있으면 현지 은행의 계좌를 개설하고 법인도 설립할 수 있다. 특히 토종기업뿐만이 아니라 외국기업도 법인세율이 0%고 상속·증여세와 부동산 보유세가 없어 탈린은 스타트업의 성지로 등극했다.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 선진국'이기도 하다. 2007년 러시아의 디도스 공격으로 에스토니아의 기간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진 후 범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서 2012년부터는 입법
국민연금은 2015년 11월부터 지금까지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3번 냈다.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비어 있었던 기간은 32개월 중 15개월이다. 정상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런데 더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지난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청와대의 해명을 종합하면, 장 실장은 기금운용본부장 유력 후보인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에게 지원을 ‘권유’했다. 곽 전 대표는 인사권자인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도 만났다고 한다. 곽 전 대표의 내정설이 나오던 시점과 비슷한 때였다. 하지만 곽 전 대표는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서 최종 낙마했다. 결국 재공모가 결정됐다. 낙마 전 상황만 보면 전형적인 ‘낙하산 프레임’과 닮았다. 그렇다고 딱 들어맞진 않는다.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이다. 낙하산을 꽂고 싶었다면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워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금운용본부장을 원하는 유력 후보가 많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난달 통도사, 부석사 등 7곳 사찰로 구성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최근 김종진 문화재청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 청장은 "분위기와 여건이 잘 맞았다"며 겸손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등재 과정에는 단순 '운'으로 설명할 수 없는 '디테일'이 숨어 있었다. 자칫하면 '반쪽짜리 등재'가 될 뻔했다. 세계유산 심사기구 이코모스(ICOMOS)가 역사적 중요성 부족을 이유로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 등 3곳을 제외한 4곳만 등재를 권고했기 때문. 7곳을 묶어 '연속유산'으로 신청했는데 일부만 등재되면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이었다. 문화재청은 7곳이 함께 등재돼야 하는 논리를 정교하게 설명한 보완 자료를 만들어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전까지 두 달 여간 바쁘게 움직였다. '세계유산위원회 사전정보회의' 등 국제회의마다 찾아다니며 위원국 설득에 나섰다. 올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가입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열린 세미나에서도 설득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때가 되면 사심 없는 중진중에 한 분이 나올 것."(5선 A의원) "당을 알고 정치를 아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돼. 아니면 더 혼란만 가중돼"(3선 B의원) "친박(친박근혜)들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속상해 정말."(재선 C의원) "당 해체 말고는 답이 없다. 하지만 누가 총대를 메기는 어렵다."(3선 D의원)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나눈 대화다. 계파별, 성향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 비대위로 당을 혁신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은 같았다. 이유도 대동소이했다. 우선 당권의 핵심인 (총선) 공천권이 주어지지 않고, 차기 당권에 사활을 건 당내 계파들이 끝없이 흔들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였다. 한국당은 2016년 총선 패배와 탄핵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쳇말대로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었다. 한반도 평화무드와 엮인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참패로 존립 기반마저 흔들린다. 진보진영은 재보궐에서 추가 확보한 의석과 정당 간 정책연대로
지난달 22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인상 초안을 발표하고 지난 6일 정부안이 확정 발표될 때까지 종부세 논의가 뜨거웠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증세를 강화해 과세형평성을 맞추겠다는 것이지만 정치권 등 일각에선 ‘세금폭탄’ ‘징벌적 과세’ 등의 표현으로 정부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세금폭탄 주장은 사실일까. 1주택자의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견해다. 시세 10억원대 아파트의 경우 늘어나는 종부세 부담은 연간 몇만 원에 불과하다. 시세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라도 연간 100여만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친다. 나이와 소유기간에 따라 최대 70%의 세액공제를 받으면 세 부담은 더 줄어든다. 다주택자는 어떨까.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아파트 3채를 소유한 경우를 가정해봤다. 대상은 잠실주공5단지 82㎡(이하 전용면적), 대치쌍용2차 95㎡, 신반포3차 108㎡다. 세 주택의 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