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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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아이 확인법’(슬리핑 차일드 체크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어린이가 통학차에서 7시간 방치돼 숨진 사고 뒤 발의된 법이다. 하차 확인 장치 의무화와 정부의 비용 지원을 담고 있다. 여야 가리지 않고 10여건이 넘는 법안들이 쏟아졌다. 쟁점도 없었다. 여야 원내 지도부도 8월 국회 통과에 합의했다. “응당 해야할 법”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손을 맞잡았다. 8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도 통과했다. 법안들이 모두 비슷해 위원장 대안으로 합쳐져 처리됐다. 하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본회의 전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상정조차 안 됐다. 국회법 때문인데 명백히 국회 실수다. 국회법은 상임위→법사위→본회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법사위 회부 뒤 상정까지 5일의 숙려 기간을 둔다. 하지만 긴급한 경우 법사위 간사간 합의에 따라 이를 건너뛸 수 있다. 한 여당 의원은 “간사 중 한 명이라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주 올 상반기에 각각 120억원, 3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핫이슈로 부상한 시점이었기에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 발표가 주목받았다. 적자폭이 작년 상반기보다는 감소했지만 1분기 대비 2분기에는 더 커졌다. 판관비와 마케팅 비용이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출범한지 1년여 밖에 안된 두 은행이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한 부분은 건전성 지표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6월말 연체율은 0.44%로 1분기(0.17%)에 비해 크게 뛰었다. 중금리대출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영향이다. 은행권 전체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0.40%) 보다도 높았다. 지난해 7월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대출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2분기까지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3분기에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은행이 편리함, 혁신적 상품 등으로 주목받았다면 앞으로는 은행의 기본인 리스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 같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해 저희한테 전달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네요.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겠지만, 여간 답답한 게 아닙니다" 최근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를 앞두고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과 신규 출점 등을 골자로 한다. 복합쇼핑몰 입장에서는 매출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추진 상황을 보면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우선 당사자인 복합쇼핑몰 업계와의 논의가 부족했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를 들은 건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주관으로 열린 복합쇼핑몰 업계 간담회가 전부다. 산업부는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간담회는 없었다. 애매한 복합쇼핑몰에 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하고 있다는 질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화정책 스탠스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물 건너 갔다고 본 것에 대한 소회였다. 금통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디세이에 나오는 '사이렌의 노래'를 떠올렸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향하던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는다. 요정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 바다에 뛰어들게 하고, 배를 암초로 유인해 난파시키는 존재다.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은 배 기둥에 묶어 위기를 벗어난다. 한은은 작년 6월 '완화정도의 조정'이라는 칼을 꺼내 든 이후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 칼은 여전히 유효하다. 7월, 8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고용지표는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 '2018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3명이다. 대회 규정상 축구팀엔 23세 이하 선수만 선발될 수 있다. 와일드카드 3명은 나이와 상관없이 뽑을 수 있다. 이 3명은 '팀 대한민국'에서 활약했다.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 면제라는 혜택은 덤이다. 정치권에서도 와일드카드의 활약이 필요하다. 최근 여야 각당은 소통과 협치를 이끌 정치력을 기대하며 와일드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경험과 연륜을 갖춘 '올드보이'들이다. 2일 열린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손학규 대표가 합류하면서 여의도 와일드카드 라인업이 완성됐다. 민생정책과 남북관계 완화 등 여야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가 산더미다. 8월 임시국회는 갈등끝에 잠자는 아이 확인장치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 민생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축구팀이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진것처럼 여
“한국은 더 이상 e스포츠 종주국이 아닙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아시안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을 본 한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선정된 기쁨도 잠시 뿐. 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1:3으로 참패하자 자조섞인 말들이 튀어나왔다. 게임 한 번 졌다고 종주국이 아니라니. 호들갑 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국내 게임 업계에 스며드는 위기의식은 상당하다. 1990년대 말 e스포츠라는 장르가 시작될 때만 해도 한국 게임시장은 독보적이었다. 높은 품질의 다양한 게임이 유통되고 게임 산업은 날로 성장했다. 미국도 한국 게임 시장에 주목했고, 한국 게임사들이 일본 증시에 상장됐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의 존재감은 흐려졌고, 시장의 활력은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한국 게임 수입상 역할을 하던 중국은 어느새 공룡으로 자라나 한국 게임사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을 다루는 각국 정부의 다른 시각이
지난 6월 이리츠코크렙은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0.45대 1을 기록했다. 코스닥벤처펀드 영향으로 IPO(기업공개) 시장이 활활 타오르던 때라 미달 사태가 더 두드러졌다. 이는 국내 공모시장에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의 낮은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 부동산 간접투자나 리츠에 대한 괴리감이 있다. 또 리츠는 채권형 상품에 가까운 배당 목적의 투자 대상인 만큼 증시에서 주가 변화폭이 크지 않다. '공모주 투자=대박'을 노리는 개인투자자 구미를 당길 만한 상품이 아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이유로, 대규모 리츠의 부재가 꼽힌다. 국내에선 아직 조단위 규모 리츠가 공모시장에 등장한 사례가 없다. 리츠가 활성화된 해외에선 조단위 리츠가 주류다. 미국은 상장된 리츠 중 조단위 규모 비중이 57%에 달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55%다. 2010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일본에 상장한 리츠 중 65%가 조단위 규모다. 대규모
“전형적인 유사수신 행위인데 사기 혐의로밖에 수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가 안 나선다.” (경찰 수사 담당자)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 본인이 피해자라고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5명도 안 된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직접 피해를 진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가뜩이나 피해자가 진술을 꺼려 하는데 투자자가 또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구조의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하면 수사가 어려워진다. 피해자가 동시에 피의자도 될 수 있는 탓이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아직도 투자금을 받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중에도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한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거래소)는 여전히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스스로를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송모씨는 경찰의 중간 발표가 있던 이달 27일 투자자 대상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경찰이) 얼마나 자신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사건 연루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다. 박근혜 비대위는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꾼다. 현역의원 25%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인적쇄신도 단행한다. 그 결과는 새누리당의 과반의석(152석) 획득이었다. 새누리당은 2016년 20대 총선 참패를 극복하기 위해 또 한 차례 비대위를 출범시킨다.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이 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김희옥 비대위는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두달 만에 끝난다. 쇄신 기회를 놓친 새누리당은 곧바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 새누리당 1호 당원인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소추된다.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과 신당 창당이 이어진다. 새누리당은 인명진 목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또 출범시킨다. 인명진 비대위는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고 전열을 정비한다. 그러나
최근 흥미로운 국제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호주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대도시의 집값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뉴욕 맨해튼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부동산 매물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수년간 과열 양상을 보인 베이징 부동산 시장도 최근 쉬어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베이징 집값은 지난해 말 3.3㎡당 2890만원에서 지난 5월 2395만원으로 17% 하락했다. 시드니와 런던 역시 집값 하락과 거래침체 등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나라마다 원인은 다르겠지만 외신들은 금리인상과 정부의 대출규제, 세제개편 등을 공통 요소로 꼽았다. 수년째 집값이 미친 듯이 오르면서 정부가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을 펼쳤고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우리 정부와 부동산 시장에
지난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3사가 신규 요금제 개편을 마무리지었다. 가격을 내리고 데이터량은 늘려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게 골자다. 새 요금제를 잘만 활용하면 같은 가격에 많게는 5GB 넘는 데이터를 추가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통사는 최저가 요금제도 재정비했다. 월정액 3만원대에 이통사별로 1~1.3GB(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여기에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요금은 2만4000원대로 낮아져 정부가 제시한 보편요금제 수준에 부합한다. 보편요금제는 지난해 말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중 하나로 꺼내들었다.정부가 제시한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음성전화 200분과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통사 신규 요금제는 보편요금제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사업자간 자율 경쟁이 더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실제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T플랜 스몰’에 가입하면 선택약정할인시 2만4750원에 음성전화를 무제한 쓸 수 있다. 데이터는 1.2GB를 받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24일 제9대 한국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1975년 철강협회 설립 당시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초대협회장을 지낸 이래 43년간 포스코 회장이 맡아왔던 자리다. 최 회장이 선임되기 전 철강협회에는 약 4개월간의 공백이 있었다. 권오준 전 철강협회 회장이 포스코 회장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자연스럽게 협회장직에서도 물러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철강협회는 보호무역주의의 풍파를 견디며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몸소 겪어야 했다. 이는 민영화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춘 포스코 회장이 협회장직을 상시적으로 맡는 한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선의 정치권의 외압으로 인해 포스코의 CEO가 바뀌는 전례가 사라져야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당연직으로 인식되는 건 문제다. 실제로 정명식 전 포스코 회장(제3대 철강협회 회장)은 1993년 3월부터 11개월만 협회장직을 맡았다. 포스코의 역대 8명 회장도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회장직의 연속성' 외에도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