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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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로 시끄러운데,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죠. 주80시간은 기본에 최저임금도 못 받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크네요"(방송제작 스태프)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 매출이 줄었다고 제작비를 깎는데 스태프들은 부당 근로라며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하네요. 중간에 끼여서 제작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입니다"(제작사 대표)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방송 제작현장에서는 남의 얘기다. 촬영이 있을 땐 밤샘 근무가 부지기수인 방송 제작 현장에서 주52시간 근무는 언감생심이다. 기존 연장근로의 한도가 없는 특례업종 중 하나였던 방송업종은 이번에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이달부터 주68시간 근무를 지켜야 하고, 내년 7월1일부터는 주52시간 근무를 지켜야 한다.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적용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알려주는 곳이 없다. 방송 제작에 투입되는 스태프들의 경우 단기 계약인 경우도 상당해 법 적용 대상인지도 불명확하다. 일부 종사자들이 노
카카오M이 배우 기획사 BH엔터테인먼트와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획사 모두 한류를 대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BH엔터테인먼트에는 이병헌·고수·김고은, 제이와이드컴퍼니에는 이상윤·김태리, 숲엔터테인먼트에는 공유·공효진·전도연 등 많은 한류스타가 소속돼 있다. 카카오M은 이들 기획사와 손잡고 영상콘텐츠 컴퍼니를 설립, 기업공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J E&M이 스타작가를 모아 시가총액 3조원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든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단순히 한류스타가 많이 소속된 배우기획사에 투자한다고 해서 영상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엔터 상장사가 비슷한 방식의 사업모델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증시에서 배우기획사는 가수기획사에 비해 저평가받는 게 일반적이다.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가수는 해외활동을 하지 않아도 음원과 동영상,
#1. "피해 여성이 청바지를 입었다고 성폭행이 인정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건데…" 1990년대초 성폭력 가해자의 변호인을 맡았던 한 변호사의 말이다. 당시 서울지법의 한 재판부는 "여성이 반항하는 상황에서 찢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내리고 성폭행하는 것은 어렵다"며 가해자에 면죄부를 줬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당시 가해자의 변호인 입장에서 기쁘긴 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2. "피해 여성은 아동이나 장애인이 아니고 혼인 경험이 있는 학벌 좋은 여성입니다. 공무원 지위를 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무보수 자원봉사 자리로 옮겨온 주체적이고 결단력 좋은 여성이죠. 이런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상황에 있었다고 보는 건 맞지 않습니다." 2일 서울서부지법 재판정에서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의 변호인이 한 말이다. 20여년이란 간극이 있음에도 성폭력을 다루는 법정의 모습은 별로 달라지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갈림길에 섰다. 정부가 내년 적용을 목표로 추진 중인 보유세의 윤곽이 잡히면서다. 3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우리나라 상위 0.1%가 전체 자산의 8.9%, 상위 5%가 50%(2013년 기준)를 차지하는 등 자산불평등이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세부담이 크게 늘지 않아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재정특위는 향후 공시가격 현실화를 감안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세율도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0.05~0.5%포인트 인상하되 다주택자의 부담이 더 커지도록 했다. 향후 정부안이 다시 확정되겠지만 시가 10억~30억원을 기준으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세부담은 0~15.2% 느는데 그치는 반면 다주택자는 6.3~22.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개편안에 공시가격 인상이 빠졌지만 공시가격 산정을 현행 시세의 70% 수준에서 점차 높이기로 한만큼 세부담은 갈수록 커
하반기 증시 첫날인 지난 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개설 2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에 발맞춰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상 강화, 코스닥 상장 규정 개정 등 신속히 제도 개선을 이뤄낸 스스로를 칭찬했다. 정책 시행 후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3000억원으로 70.2% 늘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참여 비중도 1.7%포인트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길재욱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첫 단추를 잘 채웠다"며 "'외국인, 기관 그만 와 주세요'라고 할 정도로 코스닥시장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거래소의 자화자찬과 달리 시장 평가는 냉랭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코스닥지수는 800선이 무너지며 올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 사이에선 '정부 방침과 실제 시장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질타가 나왔다. 아무리 지표상 성과가 우수하더라도 수익률이 중요한 투자자 입장에선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게 없다면 '속 빈 강정'일 수
‘전 세계 이용자 수 4억명 돌파’ 한국 슈팅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세운 기록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사전 유료체험판’(얼리 억세스)으로 첫 선을 보였던 게임. 약 1년 3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지금껏 전 세계 무대에서 뛰어 이 같은 흥행기록을 세웠던 한국 게임은 없다. 전 세계 인구 수가 약 75억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구촌 100명 중 5명은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즐겼다는 의미다. 프로야구 규모로 성장 중인 e스포츠의 전 세계 팬과 맞먹는 수치다. 배틀그라운드의 이번 쾌거는 한국 게임의 저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때 ‘게임 종주국’ 타이틀을 쥐고 있던 우리나라는 새롭게 떠오르는 최대 게임 소비·개발국인 중국의 추격과 ‘셧다운제’ 등 각종 규제 장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주춤했다. 개발사인 펍지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로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 소감에서 “한국이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없이 욕심을 채우고 떴다. 기내식 대란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나 무리한 기내식 공급 교체 작업으로 승객 수천명에게 불편함을 줬다. 지난 1일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80여편 중 36편이 기내식 없이 날았다. 대부분이 단거리 노선이었지만 11시간 40분을 날아야 하는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기도 식사 일부가 실리지 않았다.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기만 51편에 이른다. 이 와중에 지난 1일 오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탄 중국행 항공기에는 기내식이 제대로 실렸다며 뒷말이 무성하다. 아시아나 측은 이에 대해 오전 비행기는 모두 기내식을 채워 출발해 박 회장이 탄 비행기에 대해 특별히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1일 0시부터 기내식 공급자가 바뀌면서 발생했다. 기존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에서 샤프도앤코로 기내식 공급자가 바뀌었는데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첫날 음식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특정 종교인만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상명하복의 군대 조직 문화와 징병제라는 국가 체제에 대한 거부감, 모든 폭력에 반대하는 등 개인적 신념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취재 중에 만난 20대 중반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강주영씨(가명)는 무교였다. 강씨는 지난해 중부 유럽 한 국가로 난민 신청을 했다. 강씨는 "난민으로 인정받아 한국의 낡은 체제를 비판하고 이를 바꿀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끈 홍정훈씨(28)도 종교가 없다. 홍씨는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오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군사행위가 아닌 다른 형태의 대체복무를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복무 후 예비군
"중국은 변화속도가 엄청 빨라요.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바일로 주문하고 휴대폰 QR코드로 결제하죠. 우리나라 속도에 맞춰진 유통기업들이 중국서 못 버티는게 당연합니다." 지난달 출장 차 방문했던 중국 상하이에서 만난 한 식품기업 주재원은 "한국이 큰 착각에 빠져있다"고 일갈했다. 중국보다 한국이 우월하다는 착각 말이다. 그는 상징적인 곳이라며 기자를 알리바바 그룹의 온·오프라인 통합형 마트 '허마센성'으로 데려갔다. 허마센성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에 설치된 레일이 눈에 띄었다. 종종 걸음으로 매장을 누비며 고객 '대신' 장을 봐주는 직원들도 보였다. 이들이 물건이 담긴 장바구니를 자동화벨트에 올려놓으면, 장바구니가 천장의 레일을 타고 배송기사에게 전달됐다. 이 자동화 시스템이 3㎞ 이내 30분 배송을 만들었다. 생선회, 랍스터 등 신선식품까지 조리해 배달하는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결제도 알리페이 QR코드 하나면 끝. 말 그대로 '신(新)유통'의 현장이었다. 최근 무인 편의점으
"제가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음……." 최근 기획기사 취재과정에서 만난 뷰티 크리에이터 김기수씨가 쉽게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친한 친구처럼 유쾌하게, 거침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에 무슨 얘기일까 싶어 긴장했다. 그가 이어간 말은 이랬다.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성 고정관념'이 불편해요. 그냥 다 똑같은 사람이에요. '남자가 메이크업을 해? 넌 틀렸어!'라고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예요. 더 나아가 남혐, 여혐을 멈춰야 해요."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였지만 오랜 세월 '오해와 편견'에 시달린 그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무거운 언급이었다. 그래도 김씨처럼 소신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기에 사회가 많이 변했다. 몇 년 사이 '다른 세상'이 됐다는 데엔 그도 동의했다. 과거엔 화장을 비롯한 치장이 여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성별의 경계가 사라진지는 꽤 됐다. 화장법을 가르쳐주는 남성 뷰티 유튜버가 우후죽순 탄생한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 아이디어나 규제 등을 포함해 많은 것을 듣겠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기업들의 쓴소리와 아픈 말도 경청하겠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공동 운영하는 '혁신성장 옴부즈만' 출범식에서 이렇게 말하고 혁신성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조속히 창출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만 해도 재계 안팎에서는 2명의 옴부즈만이 정부와 재계를 수시로 잇는 일종의 '핫라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옴부즈만의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초대 옴부즈만으로 위촉된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불과 한 달 만에 스스로 물러난 이후 여태 후임이 확정되지 않는 등 기업인 1명만 선임된 채 반쪽짜리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당초 3년 동안 활동하기로 약속한 교수는 재직 중인 대학에서 '겸직금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절차에 착수하자 사의를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이 대학은 지난해 겸직금지를 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이 다음달로 다가왔다. 연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관심이 집중된다. ISS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에 대해서도 ISS는 주주들에게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현대차그룹은 ISS와 글래스루이스 및 국내 의결권 자문 기관이 잇달아 반대 의견을 표명하자 주주총회를 취소해버렸다. 이후 현대차 측은 ISS의 의견을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절대 권위에 대항하기는 쉽지 않았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은 국민연금이나 기관 투자자가 '단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이라는 이유로 비판 의식 없이 ISS의 자문을 그대로 따르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대표는 "ISS 직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