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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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통도사, 부석사 등 7곳 사찰로 구성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최근 김종진 문화재청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 청장은 "분위기와 여건이 잘 맞았다"며 겸손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등재 과정에는 단순 '운'으로 설명할 수 없는 '디테일'이 숨어 있었다. 자칫하면 '반쪽짜리 등재'가 될 뻔했다. 세계유산 심사기구 이코모스(ICOMOS)가 역사적 중요성 부족을 이유로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 등 3곳을 제외한 4곳만 등재를 권고했기 때문. 7곳을 묶어 '연속유산'으로 신청했는데 일부만 등재되면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이었다. 문화재청은 7곳이 함께 등재돼야 하는 논리를 정교하게 설명한 보완 자료를 만들어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전까지 두 달 여간 바쁘게 움직였다. '세계유산위원회 사전정보회의' 등 국제회의마다 찾아다니며 위원국 설득에 나섰다. 올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가입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열린 세미나에서도 설득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때가 되면 사심 없는 중진중에 한 분이 나올 것."(5선 A의원) "당을 알고 정치를 아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돼. 아니면 더 혼란만 가중돼"(3선 B의원) "친박(친박근혜)들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속상해 정말."(재선 C의원) "당 해체 말고는 답이 없다. 하지만 누가 총대를 메기는 어렵다."(3선 D의원)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나눈 대화다. 계파별, 성향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 비대위로 당을 혁신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은 같았다. 이유도 대동소이했다. 우선 당권의 핵심인 (총선) 공천권이 주어지지 않고, 차기 당권에 사활을 건 당내 계파들이 끝없이 흔들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였다. 한국당은 2016년 총선 패배와 탄핵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쳇말대로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었다. 한반도 평화무드와 엮인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참패로 존립 기반마저 흔들린다. 진보진영은 재보궐에서 추가 확보한 의석과 정당 간 정책연대로
지난달 22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인상 초안을 발표하고 지난 6일 정부안이 확정 발표될 때까지 종부세 논의가 뜨거웠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증세를 강화해 과세형평성을 맞추겠다는 것이지만 정치권 등 일각에선 ‘세금폭탄’ ‘징벌적 과세’ 등의 표현으로 정부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세금폭탄 주장은 사실일까. 1주택자의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견해다. 시세 10억원대 아파트의 경우 늘어나는 종부세 부담은 연간 몇만 원에 불과하다. 시세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라도 연간 100여만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친다. 나이와 소유기간에 따라 최대 70%의 세액공제를 받으면 세 부담은 더 줄어든다. 다주택자는 어떨까.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아파트 3채를 소유한 경우를 가정해봤다. 대상은 잠실주공5단지 82㎡(이하 전용면적), 대치쌍용2차 95㎡, 신반포3차 108㎡다. 세 주택의 시세
"주52시간 근무로 시끄러운데,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죠. 주80시간은 기본에 최저임금도 못 받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크네요"(방송제작 스태프)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 매출이 줄었다고 제작비를 깎는데 스태프들은 부당 근로라며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하네요. 중간에 끼여서 제작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입니다"(제작사 대표)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방송 제작현장에서는 남의 얘기다. 촬영이 있을 땐 밤샘 근무가 부지기수인 방송 제작 현장에서 주52시간 근무는 언감생심이다. 기존 연장근로의 한도가 없는 특례업종 중 하나였던 방송업종은 이번에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이달부터 주68시간 근무를 지켜야 하고, 내년 7월1일부터는 주52시간 근무를 지켜야 한다.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적용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알려주는 곳이 없다. 방송 제작에 투입되는 스태프들의 경우 단기 계약인 경우도 상당해 법 적용 대상인지도 불명확하다. 일부 종사자들이 노
카카오M이 배우 기획사 BH엔터테인먼트와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획사 모두 한류를 대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BH엔터테인먼트에는 이병헌·고수·김고은, 제이와이드컴퍼니에는 이상윤·김태리, 숲엔터테인먼트에는 공유·공효진·전도연 등 많은 한류스타가 소속돼 있다. 카카오M은 이들 기획사와 손잡고 영상콘텐츠 컴퍼니를 설립, 기업공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J E&M이 스타작가를 모아 시가총액 3조원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든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단순히 한류스타가 많이 소속된 배우기획사에 투자한다고 해서 영상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엔터 상장사가 비슷한 방식의 사업모델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증시에서 배우기획사는 가수기획사에 비해 저평가받는 게 일반적이다.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가수는 해외활동을 하지 않아도 음원과 동영상,
#1. "피해 여성이 청바지를 입었다고 성폭행이 인정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건데…" 1990년대초 성폭력 가해자의 변호인을 맡았던 한 변호사의 말이다. 당시 서울지법의 한 재판부는 "여성이 반항하는 상황에서 찢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내리고 성폭행하는 것은 어렵다"며 가해자에 면죄부를 줬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당시 가해자의 변호인 입장에서 기쁘긴 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2. "피해 여성은 아동이나 장애인이 아니고 혼인 경험이 있는 학벌 좋은 여성입니다. 공무원 지위를 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무보수 자원봉사 자리로 옮겨온 주체적이고 결단력 좋은 여성이죠. 이런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상황에 있었다고 보는 건 맞지 않습니다." 2일 서울서부지법 재판정에서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의 변호인이 한 말이다. 20여년이란 간극이 있음에도 성폭력을 다루는 법정의 모습은 별로 달라지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갈림길에 섰다. 정부가 내년 적용을 목표로 추진 중인 보유세의 윤곽이 잡히면서다. 3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우리나라 상위 0.1%가 전체 자산의 8.9%, 상위 5%가 50%(2013년 기준)를 차지하는 등 자산불평등이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세부담이 크게 늘지 않아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재정특위는 향후 공시가격 현실화를 감안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세율도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0.05~0.5%포인트 인상하되 다주택자의 부담이 더 커지도록 했다. 향후 정부안이 다시 확정되겠지만 시가 10억~30억원을 기준으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세부담은 0~15.2% 느는데 그치는 반면 다주택자는 6.3~22.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개편안에 공시가격 인상이 빠졌지만 공시가격 산정을 현행 시세의 70% 수준에서 점차 높이기로 한만큼 세부담은 갈수록 커
하반기 증시 첫날인 지난 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개설 2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에 발맞춰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상 강화, 코스닥 상장 규정 개정 등 신속히 제도 개선을 이뤄낸 스스로를 칭찬했다. 정책 시행 후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3000억원으로 70.2% 늘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참여 비중도 1.7%포인트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길재욱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첫 단추를 잘 채웠다"며 "'외국인, 기관 그만 와 주세요'라고 할 정도로 코스닥시장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거래소의 자화자찬과 달리 시장 평가는 냉랭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코스닥지수는 800선이 무너지며 올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 사이에선 '정부 방침과 실제 시장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질타가 나왔다. 아무리 지표상 성과가 우수하더라도 수익률이 중요한 투자자 입장에선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게 없다면 '속 빈 강정'일 수
‘전 세계 이용자 수 4억명 돌파’ 한국 슈팅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세운 기록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사전 유료체험판’(얼리 억세스)으로 첫 선을 보였던 게임. 약 1년 3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지금껏 전 세계 무대에서 뛰어 이 같은 흥행기록을 세웠던 한국 게임은 없다. 전 세계 인구 수가 약 75억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구촌 100명 중 5명은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즐겼다는 의미다. 프로야구 규모로 성장 중인 e스포츠의 전 세계 팬과 맞먹는 수치다. 배틀그라운드의 이번 쾌거는 한국 게임의 저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때 ‘게임 종주국’ 타이틀을 쥐고 있던 우리나라는 새롭게 떠오르는 최대 게임 소비·개발국인 중국의 추격과 ‘셧다운제’ 등 각종 규제 장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주춤했다. 개발사인 펍지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로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 소감에서 “한국이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없이 욕심을 채우고 떴다. 기내식 대란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나 무리한 기내식 공급 교체 작업으로 승객 수천명에게 불편함을 줬다. 지난 1일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80여편 중 36편이 기내식 없이 날았다. 대부분이 단거리 노선이었지만 11시간 40분을 날아야 하는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기도 식사 일부가 실리지 않았다.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기만 51편에 이른다. 이 와중에 지난 1일 오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탄 중국행 항공기에는 기내식이 제대로 실렸다며 뒷말이 무성하다. 아시아나 측은 이에 대해 오전 비행기는 모두 기내식을 채워 출발해 박 회장이 탄 비행기에 대해 특별히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1일 0시부터 기내식 공급자가 바뀌면서 발생했다. 기존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에서 샤프도앤코로 기내식 공급자가 바뀌었는데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첫날 음식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특정 종교인만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상명하복의 군대 조직 문화와 징병제라는 국가 체제에 대한 거부감, 모든 폭력에 반대하는 등 개인적 신념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취재 중에 만난 20대 중반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강주영씨(가명)는 무교였다. 강씨는 지난해 중부 유럽 한 국가로 난민 신청을 했다. 강씨는 "난민으로 인정받아 한국의 낡은 체제를 비판하고 이를 바꿀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끈 홍정훈씨(28)도 종교가 없다. 홍씨는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오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군사행위가 아닌 다른 형태의 대체복무를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복무 후 예비군
"중국은 변화속도가 엄청 빨라요.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바일로 주문하고 휴대폰 QR코드로 결제하죠. 우리나라 속도에 맞춰진 유통기업들이 중국서 못 버티는게 당연합니다." 지난달 출장 차 방문했던 중국 상하이에서 만난 한 식품기업 주재원은 "한국이 큰 착각에 빠져있다"고 일갈했다. 중국보다 한국이 우월하다는 착각 말이다. 그는 상징적인 곳이라며 기자를 알리바바 그룹의 온·오프라인 통합형 마트 '허마센성'으로 데려갔다. 허마센성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에 설치된 레일이 눈에 띄었다. 종종 걸음으로 매장을 누비며 고객 '대신' 장을 봐주는 직원들도 보였다. 이들이 물건이 담긴 장바구니를 자동화벨트에 올려놓으면, 장바구니가 천장의 레일을 타고 배송기사에게 전달됐다. 이 자동화 시스템이 3㎞ 이내 30분 배송을 만들었다. 생선회, 랍스터 등 신선식품까지 조리해 배달하는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결제도 알리페이 QR코드 하나면 끝. 말 그대로 '신(新)유통'의 현장이었다. 최근 무인 편의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