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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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창출은 일자리와 직결된다. 일자리 창출에 계속 노력을 기울여달라."(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사회적 가치 창출이) 세상 생각만큼 속도를 못내고 있다. 걸음마를 빨리 떼서 뛰고 나는 상상을 해본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최근 서울 종로구 SK 서린동 본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와 최 회장이 주고받은 말 중 일부다. 간담회 후 SK는 3년간 80조원을 투자해 2만800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둘 사이 대화에서 알 수 있듯 일자리의 미래가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년 투자와 고용 계획 중 SK가 올해 당장 만들어내기로 한 일자리는 8500개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와 정유·화학 호황을 올라타고 SK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만들어냈지만, 고용은 기대만큼 당장 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고민하는 게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고, 그 선봉장이 최 회장이 관심을 가진 사회
“장담하는데 여성 제약 영업사원 중에 성추행, 성희롱 당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업계가 폐쇄적이고 좁아서 미투에 참여하는 순간 그냥 끝입니다” 국내외 제약사에서 10여년 근무한 여성 영업사원의 말이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로 확산되지만 제약업계는 유난히 조용하다. 제약업계는 타 산업군보다 남성 중심적이고 보수적이다. 성희롱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회사 임원이 회식자리에서 은근슬쩍 스킨십을 한다거나 노래방에서 껴안는 행위. 여기까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제약 영업사원들은 더 특수한 상황에 몰려 있다. 의료인으로부터 당하는 경우다. 갑의 횡포에 성희롱이 더해졌다. 사례는 다양하다. 제품에 대해 물어볼 게 있다며 저녁 술자리에 불러내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주말에 연락해 만나자는 건 흔하다. 어떤 의사는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자 저녁 늦게 여성 영업사원 집 앞으로 찾아오는 스토커 수준의 행동을 일삼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여
한강 작가의 소설 '흰'이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 후보에 올랐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수상한 데 이어 2년 만이다. 다음달 열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하이델베르크 연극 축제에는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연극과 희곡, 전시, 공연 등 8개 작품이 소개된다. 이중 국내 희곡 3편이 독일어로 번역돼 현지 관객들 앞에서 낭독된다. 주최 측은 "한국 연극은 주제와 형식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한국어가 가진 미학적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다"고 호평했다. 세계 무대에서 우리 창작물이 주목받는 건 반길 일이다. 우리 창작물을 찾는 세계인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에 맞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수년째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되는 작가가 있고, 맨부커상 수상작이 배출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 작품의 위상이 높아지는 동안 정부의 역할은 미비했다.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호
요즘 중국 테크 기업 기사 쓸 일이 많다. 이번 주만 해도 동영상 업체 아이치이가 뉴욕증시 상장을 신청했고, 공유자전거 스타트업 오포가 9천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에 항상 따라붙는 반응이 있다. "보나마나 짝퉁", "다 내수시장 덕". 정말 그럴까? 내수시장에 갇힌 개구리? 바이두 출신 왕징이 지난해 설립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징치는 중국과 실리콘밸리 양쪽에 사무실을 운영한다. 창업 후 반년도 안돼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550억원 투자도 받았다. 뉴스앱 터우탸오를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미국 10대들 사이 인기인 립싱크앱 뮤지컬리를 1조원에 인수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업체 라자다에 2조원을 투자했다. 카피캣? 요즘엔 실리콘밸리가 중국을 따라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기인 공유자전거 라임 바이크와 공유 킥보드 버드는 오포의 노하우를 그대로 베꼈다. 애플의 아이메시지에서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기능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오리
지난해 말 일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박 회장은 "할 말은 많지만 노코멘트"라고 했다. 이해당사자가 언급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박 회장이 몸담은 두산그룹은 원전 핵심설비 사업자다. 그래서 더 답변을 듣고 싶었지만 그는 완곡하면서도 단호하게 손사래를 쳤다. 너털웃음을 짓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공사를 구분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자리에 올랐을 때 더 그렇다. 지위에서 파생되는 힘의 유혹을 뿌리치는 건 고통에 가깝다. 학급 반장, 동네 통장, 군대 분대장까지 한번이라도 완장을 차본 사람이라면 안다. 연초만 되면 사회 전체가 신독, 수신제가를 되새기지만 번번이 유력 인사의 직권남용, 공사불문 소식에 씁쓸해지는 까닭이다. 일부 전직 대통령들의 수난사나 '미투'의 피의자들도 물적·육체적 욕망을 이기지 못해 공사 구분에 실패한 사례다. 박 회장이 자신이 몸담은 기업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재계 단체장 입장에서
최근 자본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바이오 기업 툴젠을 빼놓을 수 없다. 툴젠은 코넥스 상장사로 올해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 1조원에 육박했다. 툴젠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 중인데, 최근 화제가 된 금융위원회 '증발공' 규정 수정 움직임과 맞물려 자본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은 상장기업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할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전 3~5거래일 가중산술평균주가의 70% 이상으로 발행가를 정하도록 했다. 지난 2월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엔지켐생명과학이 이 규정을 적용받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의 핵심은 코넥스에서 형성된 시장 가격을 얼마나 인정할 수 있느냐다. 코넥스는 하루 한 주도 거래되지 않는 종목이 있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적은 수준의 거래로도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코스닥 기업과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지 의견이 엇갈린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는 증발공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춘추좌전'에 따르면 투자문은 세 차례나 초나라 재상을 지냈다. 초나라는 자문이 영윤으로 있는 동안 현나라, 황나라, 영나라를 멸하고 채나라, 수나라, 서나라, 강나라를 압박해 남방의 패자가 됐다. 자문이 재상 자리에서 물러날 때마다 집에는 하루를 날 재물조차 없었다. 초의 성왕이 얘기를 듣고 아침에 포 한 꾸러미와 양식 한 광주리씩을 내렸지만 자문은 매번 이를 피했다. 자문은 위정자에게 재물은 곧 '위난'(危難)이라고 봤다. 누군가 자문에게 "사람이 무릇 부유하고자 하는데 이를 고사하니 무슨 까닭이냐"고 물었다. 자문은 "헐벗은 백성이 많은데 내가 부귀하다면 백성을 괴롭혀 나를 북돋우는 것이니 죽음을 당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 나는 부귀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면하자는 것이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과 삼성그룹 등에서 100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설득을 위해 광주를 찾은 19일, 중국 더블스타 회장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차이융썬 회장은 칭타오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시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보장 부분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사측과 채권단은 그간 노조에 “더블스타가 3년 고용 보장과 함께 이른바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이 노조를 만나러 간 날 전해진 차이융썬 회장의 발언은 이 회장이 그간 노조를 설득하며 해왔던 말들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했다. 이 회장은 “어떻게 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블스타 회장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숙지가 안돼 그런지 명백히 얘기하기 곤란했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며 얼버무렸다. 20일엔 산은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노조의 무분규를 거래조건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조측이 공개한 산은과 더블스타간 양해각서(MOU)에 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다른 과목의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교육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 사상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가운데 지난해 영어 사교육비는 줄었으나 다른 과목 사교육비는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사교육비도 역대 최고치인 27만1000원을 기록하며 교육부의 사교육비 대책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의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영어 사교육비는 5조4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학, 사회·과학, 제2외국어·한문·컴퓨터과목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각각 0.6%, 5.6%, 7.6% 늘었다. 특히 지난해 국어 사교육비는 1조2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하며 전체 사교육비 상승을 견인했다. 교육부가 검토 중인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역시 이 같은 ‘풍선효과’를 피할 수 없다는
“글로벌 선사들은 하루가 다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망가진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요즘 해운업계에서 흔히 들리는 얘기다. 정부의 해운산업 재건 지원 대책 확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과 달리 국내 해운업계는 친환경·초대형 선박 발주를 위한 최적의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New Start 한국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지난달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원 규모를 둘러 싼 부처협의 지연 등으로 늦어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주목도가 높은 ‘일자리 문제’ 등이 걸려있는 조선업 구조조정 이슈에 우선 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문제는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아니란 점이다. 당장 2020년 발효되는 해양환경규제에 대비하기 위해선 올 상반기 중 친환경 선박의 주문을 내야 한다. 자칫 발주시기가 하반
"그냥 지켜볼 뿐입니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사외이사를 쫓아낼 수도 없고…." 최근 만난 방산업계 관계자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사외이사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전 회장은 성동조선해양 등에서 20억원대의 뭉칫돈을 받아 인사청탁과 함께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동조선은 MB 정부 시기인 2010년부터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총 9조6000억여원을 지원받았지만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전 회장은 MB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향 대표를 맡았으며, 2007년 대선캠프에서 상근 특보를 지냈다. 특히 MB 정부 당시엔 금융권을 호령하던 '4대 천황'으로 권세를 누렸다. 사실 낙하산 사외이사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대형 방산업체도 장관 등 군 출신 인사, 정치권 '보은인사' 등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낙하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해 견제하는 사외
"이젠 정말 오세훈밖에 없는걸까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접한 야권 인사의 말이다. 이 전 처장은 18일 불출마 의사를 자유한국당에 공식 전달했다. 그러면서 매천 황현의 '지식인 노릇을 하기 참으로 어렵다'는 말을 인용했다. 지지율 10%대 제1야당의 출마 제안에 고심했을 심경이 그대로 읽힌다. 마땅한 사람도 없고 당선을 보장할 수도 없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보는 솔직한 시선이다. 그렇다고 후보를 안 낼 수도 없다. 야권 인사들이 다시 눈길을 주는 이가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4일 "당을 위해 몸을 던질 분"이라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홍준표와 오세훈은 사실 악연이 깊다. 2006년 홍준표가 뛰던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에 뒤늦게 뛰어든 게 오세훈이다. 홍준표는 "이미지 정치만 한다"며 공격했지만 승자는 오세훈이었다. 2008년 오세훈의 뉴타운 정책에 대해 “시장의 접근법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것도 홍준표다. 폭발한건 201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