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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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블록체인 관련 스터디를 직원들끼리 하기로 했거든요. 제가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내용을 잘 몰라서 제대로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지난 18~20일 머니투데이미디어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을 찾아온 한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자리를 메운 많은 관객들이 비슷한 생각이었을 거다. 세 명만 모여도 블록체인 이야기를 한다는 요즘, 알맹이 없는 대화가 대부분이다. '가즈아' 신드롬을 만들어낸 밀레니얼 세대도 정작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의 차이를 모른다. 블록체인의 이해도는 여전히 바닥 수준에 불과하다. 블록체인은 모르지만 비트코인 투자에는 열광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트 창업자 알렉스 세이다니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구분해야 한다"며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장 유명한 사례가 비트코인인 셈이다. 그는 "각국 정부는 가상화폐공개(ICO) 전면금지 등 제재에만 집중하고 있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태의 발단은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블라인드)부터였다. 이달 초부터 관련 제보들이 하나둘씩 올라오더니 SNS(소셜네트워크)상에 순식간에 퍼졌다. 언론이 사실상 이 무수한 익명 목소리들의 '취재 지휘'까지 받을 정도다. 공교롭게 2016년 말 이 항공사 기내 비즈니스석에서 '주취 난동'을 부리다 구속된 한 중견기업 3세도 동승자가 스마트폰으로 현장 동영상을 SNS상에 올리며 '글로벌 망신'을 사야 했다. 두 회사는 이들로 인해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매출이나 시가총액 등 지표상의 손실도 입어야 했다. 문제는 요즘 잊을만하면 기업 오너 3세들이 튀어나와 '사회면'을 장식한다는 점이다. 과거엔 은둔형 경영자들이 그들의 요새 안에서 갑질을 하더라도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젠 사회 전반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 데다, SNS 발달로 창구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그 확산성은 무서울 정도다. 사실 근본적으로 SNS 시대 전후로 달라질 건 없다. 교과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르네요.” 정부가 19일 발표한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방안을 두고 이동통신업계가 들끓고 있다. 주파수 경매의 최저입찰금액이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지난 세차례의 경매 가운데 가장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2013년, 2016년 경매 최저가는 각각 1조2000억원, 1조9000억원, 2조6000억원이었다. 시작가인 ‘최저입찰가격’이 높으면 낙찰가도 따라 높아질 공산이 크다. 첫 경매 때는 무려 86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저입찰가보다 42% 높은 수준에서 최종가가 결정됐다. 특히 이번 5G 주파수의 경우 경매방안이 나오기 전부터 이통사들은 총량제한, 경매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쳐왔다. 경매가 시작되면 경쟁은 더욱 과열될 게 뻔하다. 뿐만 아니라 경매 방식까지 달라져 판돈이 어디까지 높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총 낙찰금액이 6조원까지 올라갈 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경매로 나온 주파수
"믿을 수 없다." 삼성증권 사태를 접한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마치 짜인 각본처럼 완벽한 스토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태가 벌어지기 전날인 지난 5일 담당 직원은 현금배당을 주식배당으로 잘못 입력했다. 최종 결재자는 확인하지도 않고 승인했다. 다음 날인 6일 아침까지 그 누구도 몰랐다. 시스템은 우리사주조합의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하도록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었다. 발행 주식 수를 초과하는 수량이 입력됐지만 오류 없이 발행됐다. 일부 직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재빠르게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도를 시도했다. 이 중 하나라도 틀어졌다면 이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궁금한 점은 잘못 들어온 주식인지 알면서 직원들이 주식을 매도한 배경이다. 당장 주식을 매도해도 이틀 뒤에나 현금화가 되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들인데 말이다. 직원들의 행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특정증권사의 기업문화로 몰아가거나 일
“약대 학제 개편이 이공계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한다.”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는 2005년 8월 기존 ‘4년제’에서 ‘2+4년제’로 약대 편제를 개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이공계 학생 유출 우려에 대해 “약대 편입 기회는 학과 구분 없이 동등하게 부여된다”며 일축했다. 특히 국내 이공계 학과 졸업생 수가 선진국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이공계 분야 전문학사 및 학사, 석사, 박사 졸업생은 1000명당 4.8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6명)보다 크게 많아 인력유출이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이공계 활성화의 기본방향은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9일 교육부는 같은 우려에 대해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며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공계 학생 이탈 가속화 등을 막기 위해 약대 편제를 ‘2+4년제’ 및 ‘통합 6년제’로 병행 운용한다는 내용이다. 전국 약대 35곳이 ‘통합 6년
“원장 취임식을 올해 또 하게 되는 건 아니겠죠.”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내정 직후부터 도덕성 논란이 휩싸이자 한 금감원 직원이 이달초 우려를 내비치며 한 말이다. 우려는 불과 2주만에 현실이 됐다. 1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전 원장의 5000만원 ‘셀프 기부’를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하자 김 전 원장은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해 직원의 채용비리로 감독기관으로서 권위에 타격을 입었다.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청탁에 얽혀 불명예 퇴진하면서 금감원은 고개를 더 숙여야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 전 원장의 일성은 그래서 “바닥에 떨어진 권위를 바로 세우겠다”였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이 2주간 보여준 행보가 권위를 세우는데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다. 김 전 원장은 지난 10일 증권사 CEO(최고경영자)에 이어 13일 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나 앞서 터진 삼성증권 유령배당 사태를 질타했다. 16일 만난 저축은행 CEO들에게는 “고금리 대출을 지속할 시 영업 일부를 제한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청년일자리 대책은 공무원 뿐 아니라 7개 청년단체도 4개월간 같이 고민한 결과물이다. 청년단체는 대책이 과거보다 진일보했다고 하면서도 스스로 평가하기에 아쉬운 대목도 있다고 한다. 예컨대 문유진 청년복지네트워크 대표는 한 중소기업에서 2~3년 일한 청년이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허점을 지적한다. '2~3년 근속 조건'이 있는데, 회사가 이 조건을 악용해 신입사원과 1년 마다 연봉을 협상하지 않고 2년짜리 계약을 맺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매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할 수 없어 연봉인상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또 청년내일채움공제 정책 수혜자 중 남성이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 면접에서 여성에게 '결혼·임신 여부'를 묻는 후진적인 조직문화, 근속을 강조하는 제도 등이 결합해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책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도 있다. 이번 대책은 '대기업·공기업 입사가 어려우면
오는 22일, 삼성이 2008년 조준웅 특검 이후 쇄신안을 발표한 지 10년이 된다. 삼성은 외형상 성장했을지 모르나 여론만 놓고 보면 제자리거나 후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고위 임원이 재판을 받은 지난 한 해는 삼성의 속살이 드러난 시기다. 고위 경영진 사이에서의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 그들이 누구를 만났고 어떤 대화를 나눴으며 어떤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까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수많은 사례보다 그 저변에 깔린 삼성의 문화에 눈길이 갔다. 안되는(혹은 시간이 걸릴) 일을 되게 했던 삼성의 완전무결주의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선 독이 됐다. 각자 부풀려 윗선에 보고하던 공치사 관습도 부메랑이 됐다. 미래전략실은 60개 계열사를 조정하는 훌륭한 컨트롤타워 기능도 했지만 상명하복 분위기를 조장키도 했다. 무엇보다 지배구조 관련 시장에 여러 추측이 제기될 때 왜 더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하지 않았나, 안타까웠다. 일방적 알림이나 소수에 흘려 여론의 반응을 살피는 게 소통
"그래도 저쪽에 비해서는 낫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인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청와대 등 여권 관계자들로부터 사석에서 수차례 들어온 말이다. '저쪽'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만든 자유한국당 등을 의미한다. 그만큼 이번 정권이 인사 검증을 철저히 했다는 강조이자 '보수 정권'에 비해 '촛불 정권'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자부심의 표현이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논란에선 이같은 인식을 아예 공식화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제19~20대 국회 시절 피감기관 16곳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65차례, 한국당이 94차례 '김기식 케이스'로 출장을 갔다고 설명했다. 국회에 일반적인 경우라는 것을 밝히면서도 한국당의 사례가 더 많음을 지적한 것이다. '도덕성의 비교우위'가 사석에서 브리핑으로 올라온 것은 분명 청와대가 변한 부분이다. 지난해 5월 인사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고개를 숙이며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에 얽힌 사
"매번 추행당하면서 다음날 남자에게 안부 문자를 보낸 여자의 심리는 뭘까요?" 직장 내 강제추행 사건을 조사하던 한 여성 검사가 남성 수사관에게 받은 질문이다. 이 검사는 "'싫으면 문제 제기했겠지'라는 생각으로 물어본 것 아니겠냐"며 "여자의 심리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 덕에 오히려 권력형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자의 심리'를 알게 됐다"며 기자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4차례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김지은 전 정무비서에게도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오정희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계속 제기된 의문점 중 하나가 '왜 처음에 신고하지 않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의문이 계속되는 이유는 범행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최초 사건 때 거부하지 않았으니 계속된 것 아니냐는 논리다. 하지만 가해행위의 반복성은 권력형 성폭력의 특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는
4월이 되면 으레 기다려지는 게 벚꽃축제다. 구만리 떨어진 미국 워싱턴D.C.에서도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미국의 벚꽃축제인데 보도는 미국 언론이 아닌 일본 언론에서 더 많이 나온다. 사실 일본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벚꽃축제는 1912년 일본이 미국에 3000여 그루의 왕벚나무를 기증하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이를 통해 미·일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홍보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벚꽃은 일본과 미국의 유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미국 부부의 인터뷰를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 벚꽃축제에선 일본 문화를 알리는 행사도 열린다. 우리나라 벚꽃축제도 거슬러 올라가면 시작은 일제 시대이다. 1920년대 문화통치로 노선을 바꾼 일본은 창경궁에 벚나무를 심고 1924년부터 벚꽃놀이를 시작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벚꽃축제의 시초다. 의도는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일본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기 위함이다. 우리야 이런 유래를 알기 때문에 의미를 되짚어보며 벚꽃축제를 즐기지만
소상공인들 사이에 ‘백종원 열풍’이 불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이어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방송을 한 번 탔다 하면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덕분에 방송에 출연한 가게뿐 아니라 이웃 가게들까지 낙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백종원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만난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중기부도 백종원처럼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긴 것이다. 여기엔 그 나름 고심해서 정책사업을 내놓는데 소상공인들이 이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푸념도 섞여 있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정부의 정책사업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했다. 2016년 정부가 전통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전국 14개 지역에 127억원을 들여 조성한 청년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청년몰의 평균 폐업률은 15.3%에 달했다. 특히 이대앞스타트업상점가 청년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