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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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다 아는데..브랜드가 아깝죠." 최근 BBQ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BBQ는 과거 한 식구였던 bhc와 온갖 소송전에 휘말린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정 칼날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공정위는 6일 제너시스BBQ(이하 BBQ)에 가맹사업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원, 미지급 공사비 5억3200만원 지급명령을 내렸다. 현행 가맹법은 가맹본부의 권유·요구로 가맹점이 점포환경개선을 실시할 경우, 비용의 20%나 40%를 가맹본부가 부담하도록 한다. 그러나 BBQ는 점포환경개선을 해야 재계약이 된다며 75명의 점주들에게 사실상 공사를 강요하고도 비용을 분담하지 않았다. 대신 점주에 본인의 자발적 의사임을 증명하는 '점포환경개선 요청서'를 작성토록 했다. 가맹점주가 자발적으로 리뉴얼 공사를 하면 본사 비용분담 의무가 사라지는 점을 노린 것이다. 특히 계약갱신요구권이 없어 본사 요구에 취약한 10년차 가맹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또 BBQ는 영업직원·팀장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KDB산업은행(산은)이 지난 2일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파국”이라고 경고했다. 산은이 말하는 파국은 법정관리를 의미한다.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두 배 높은 것으로 나온 만큼 법정관리시 법원의 선택은 청산이 유력하다. ‘배수의 진’은 노조도 마찬가지다. ‘더블스타에 팔리느니 법정관리가 낫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자율협약 또는 국내 기업으로의 매각을 기대했던 노조는 산은의 결정에 반발하며 오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사이, 또 다시 ‘정치적 해법’이 키를 잡으려는 기미가 보인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 출마를 노리는 전직 국회의원은 지난 5일 노조의 고공농성 현장을 방문해 “해외 매각은 대안이 아니”라고 밝혔고 다른 예비후보는 “노조의 농성현장을 찾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석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일정을 생각하면 금호타이어 노조의 표를 의식해 정치적 해법에 가담하는 정치
기획재정부가 지난 2일 짧은 보도자료를 냈다. 이원식 한국재정정보원장을 해임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재부가 술렁거렸다. 이 원장은 기재부 출신이다. 산하 기관장의 해임이 흔치 않은 일이라 배경을 두고 말이 많았다. 기재부가 밝힌 해임 사유는 ‘품위유지 위반’이다. 탐문해 본 결과 ‘막말’이 문제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품위가 손상될 정도의 언행으로 내부 직원과 분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숨겨진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하지만 ‘막말’이 핵심사유라고 해도 관료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다. 기재부 뿐 아니라 다른 부처의 산하기관장 중에서 막말 때문에 자리에서 쫓겨난 이는 없다. 그만큼 이례적이다. 해임 절차도 전례가 없었다. 한국재정정보원은 지난 2일 이사회에서 이 원장의 징계를 의결하고 주무부처인 기재부에 해임을 요청했다. 기재부는 당일 바로 결정을 내렸다. 물론 이사회와 기재부의 교감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재정정보원 이사회에는 기재부 국장급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 정책 드라이브에도 주춤거리는 코스닥에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금융당국이 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한 테마 감리 방침을 밝혀 상장사와 회계업계가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규정상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개발비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경우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줄어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이점을 악용해, 개발비의 자산화가 지나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셀트리온 그룹의 개발비 이슈가 불거진 후 이 방침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개발비 처리에 쏠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생각보다 개발비 이슈가 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절성 여부를 떠나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개발비의 자산처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상장사 이익이 줄어드는데 지수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냐는 얘기다. 문제는 기준의 명확성이다. 개발비 문제가 주로 불거지는 제약·바이오업계를 살펴보면 "실적 가시성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회계
2016년 12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재계 오너가 인사들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가 바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다. 1939년생으로 증인 중 최고령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부당성에 대해 세밀하고 솔직하게 꼬집어 속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했단 평가가 나왔다. 재계에서도 '원로' 손 회장의 인품과 덕망 뿐 아니라 성공적 경영 성과들에 이견을 다는 이는 거의 없다. 그가 이재현 회장과 함께 일군 CJ그룹은 설탕회사를 넘어 외식·바이오에 이어 문화산업까지 '차별화 전략'을 통해 재계 15위권으로 승승장구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늘 CJ를 손에 꼽는다. 여기에 2013년까지 8년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는 등 사실상 한국 경영인이 해 볼 수 있는 중책들을 거의 다 섭렵했다. 경총 전형위원회는 손 회장의 경력과 현재 왕성한 행보들을 볼 때 위기에 빠진 경총의 구원투수로 최고 적임자라며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손 회장
꽤 잘해왔다. 5일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300일째다. 지난 10개월 평가는 '대체로 합격'이다. 외교는 본격, 소통은 제격이었다. 문 대통령은 전임정부 후반 멈추다시피 한 외교를 다시 가동했다. 미·중·일, 북한… 구멍은 메웠고, 무너진 곳은 다시 세웠다. 5일 대북특별사절단을 평양에 보낸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새로운 외교구상의 주춧돌도 놓았다. 신북방·신남방 정책이 본격 추진됐다. 소통은 제격이다. 문 대통령은 "촛불이 탄생시킨 대통령"을 자임한다. 촛불은 불통과 일방통행 정치에 대한 반발이다. 문 대통령은 SNS를 적극 활용한다. 우려도 있지만 현 정부의 태생적 특징과 맞닿는다. 경제정책은 어떨까.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전격'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업무지시 형태로 비정규직 제로, 노후원전 셧다운 등을 선언했다. 내각 인선도 국회 입법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우회로이자 급행로였다. 한편 돌다리 두드리기보다는 '진격'에 가
수입 명품가구 매장이 즐비한 서울 논현동의 가구거리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골목에 작은 가구매장이 있다. 정재엽·안오준·탁의성 대표의 ‘카레클린트’다. 세 대표는 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친구다. 이들은 “전공을 살려 좋아하는 걸 하자”며 ‘팀 과제’ 하듯 회사를 창업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지자체 청년창업센터 사무실 응모에서도 떨어졌다. 미래 산업도, 혁신 아이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레클린트에 투자한 건 민간투자자였다. 투자에 힘입어 제품 하나하나를 원가절감 없이 고품질로 마감할 수 있었다. 품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매출은 100억원을 넘었다. 창업이 올림픽이라면 ‘금메달’을 따낸 셈이다. 비인기종목 ‘가구제조업’의 쾌거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비인기종목의 메달 퍼레이드였다. 이름조차 생소한 스켈레톤이나 ‘남의 리그’였던 스노보드에서 메달이 나왔다. ‘영미!’ 신드롬을 만들어낸 여자 컬링의 ‘팀킴’도 그렇다. 비인기종목의 쾌거는 선수들의 노력 뒤에 후원이 더해져
"연극을 처음 시작한 20대 땐 제가 부족하고 잘못한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에야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만연한 일에 대한 문제제기이고 앞으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말이다. 앞서 그가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사실을 최초로 실명폭로한 것을 계기로 문화예술계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뒤덮였다. '거장' '대부' '원로' 등으로 불리던 이들의 민낯은 듣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추악했다. 밝혀진 피해는 가깝게는 1~2년 전부터 멀게는 2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상습적으로 지속된 가해를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묵혀둘 수 있었을까. 피해자들의 대답은 하나로 모아졌다. 가해자가 지닌 무소불위의 '권력'. 공연계에선 작품이나 배역을 주고, 문학계에선 등단·출판·문학상을 결정짓고, 강단에선 논문 심사를 좌우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소위 '노털상 후보' 이며 '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만 40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다. 그 정도 나이면 나라를 이끌기에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일 터다. 이미 프랑스에선 30대 대통령이 나왔고,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아일랜드 우크라이나 등에선 30대 총리가 탄생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은 어떨까? 대통령 출마 기준보다 높은 만 42∼44세 이상이라야 사실상 협회장에 도전할 수 있다. 법조인 경력 기준 때문이다. 대한변협 회칙은 "변호사·판사·검사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이들 중 변호사로서 최소 5년 경력을 포함해 소정의 직위에서 통산 15년 이상의 경력을 갖추지 못하면 협회장으로 선출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대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졸업하는 나이가 최소 만 23세다. 이젠 유일한 법조인의 등용문이 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서 3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변호사시험까지 합격하면 적어도 만 27세다. 이후 15년간 법조인으로서 경력을 쌓으면 만 42세가 된다. 그나마 이건
"강남 집값 잡자는 대책인데, 강남에서 더 반기더라." 요즘 직장인 서넛이 모이면 부동산이 '화두'다. 누군가는 최근 1년새 집값이 몇 억원 올라 소위 '대박'이 났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린다. 재미있는 현상은 강남 집주인들이 강남 집값 잡겠다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겉으로는 불만을 토로하지만 속으로는 반긴다는 점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강남 집주인들 상당수는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집값을 오히려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은 물론 신축 아파트들이 일제히 수억원 가량 치솟은 것을 보면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강남 아파트는 대한민국 주택시장에서 소위 '삼성전자'와 비슷한 우량주 취급을 받는다. 환금성이 높고 시장 가격을 주도하는 데다 급락할 가능성도 낮아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 정부가 규제를 본격화할 시점까지 오를 만큼 올랐고, 규제 이후에도 희소성이 더해지며 상승폭은 더 커졌다. 반면 강남이 저만치 오른 후에
"공인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경솔하게 행동한 점, 반성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사과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투적인 문장이다. 이 문장의 속뜻은 '공인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 그러는 니들은...', '경솔하게 행동한 점 = 치밀하지 못했던 점', '더 나은 모습 = 좀 더 해먹겠다'라고 한다. 2012년 코미디언이자 방송작가인 유병재씨가 "반평생을 넘는 TV시청과 다년간의 연구로 공적 영역에서의 언어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며 올린 이 풍자 글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사회에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나 공인의 진정성 없는 사과에 화난 여론이 반응한 것이다. 그로 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서 다시 유병재가 나타났다. '사과 제조기(Apology Generator)'라는 사이트다. 지난해 말부터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MeToo·나도당했다) 운동이 불붙고, 이에 따른 사과문이 넘쳐나면서 등장한 것이다. 방식은 비슷하다
'서중남'이란 말이 있다. '서울대 출신의 중년 남성'을 뜻하는 말이다. 여성 법관 비율이 약 30%에 달하는 사법부에서 여전히 '금녀'(禁女)의 영역, 서중남의 전유물로 남은 자리가 있다. 바로 서울중앙지법 영장계다. 최근 법관 정기인사로 박범석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26기), 이언학 부장판사(51·27기), 허경호 부장판사(44·27기)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에 배치됐다. 모두 '서중남'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업무를 맡은 판사는 총 12명이다. 이 가운데 '서중남'이 아닌 판사는 강부영 부장판사(44·32기)와 한정석 부장판사(41·31기) 단 두명 뿐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 출신이다. 여성은 어떨까? 서울중앙지법 역사상 여성 영장전담판사는 이숙연 부산고법 판사(50·26기) 단 한명 뿐이었다. '국내 최대 법원'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판사는 '엘리트 판사'로 가는 필수코스다. 과거 이 곳을 거친 판사 대다수가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