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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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5~29세 인구가 대폭 느는 3~4년간 특단의 청년일자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문재인 대통령, 1월 25일 청년고용점검회의) #2. "군산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문 대통령, 2월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3. "상반기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저출산 관련 특단의 대책을 포함하라"(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3월 4일 기재부 1급 간부회의) 문 대통령이 청년실업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언급하자 각 부처는 부랴부랴 움직였다. 청년일자리 만큼은 국정동력을 총집중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화자의 말이 갖는 힘이었다. 이후 특단의 대책 발언은 두 차례 더 있었다. 김 부총리까지 특단이란 표현을 쓰면서 '특단'이 흔해졌다. 특단의 대책이 반복 강조되면서 말의 힘이 쇠퇴하고 피로가 차츰 쌓였다. 반전카드는 하나다. 정부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실패할 공산이 크다. 애초에 번지수가 잘못됐
"왜 그 시간까지 술을 마셨어요?", "왜 이제야 신고한 거죠?" 2016년 문단 내 성폭행 이슈가 한창이던 당시 한 문하생이 소설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용기 내 신고했다가 수사관에게 들은 말이다. 경찰은 범죄사실과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질문했겠지만 피해자는 상처를 받았다. 미투 운동이 2018년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지만 경찰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피해자를 나무라는 듯한 조사 방식이 여전히 논란이다. 오랫동안 성폭력 상담을 담당해온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고소장 제출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사법당국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미투 운동 이후 사법 절차를 밟고 싶다는 피해자도 많이 생겨났다"며 "하지만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지, 험난한 경찰 조사 과정을 어떻게 견딜지에 대한 고민 때문에 대부분 망설인다"고 말했다. 현행 사법체계에서는 성폭력 당시 피해자가 거절 의사를 밝혔더라도 물리적 폭행과 협박 등을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로 연결되기 힘들
“이번에도 으름장만 놓다가 결국 흐지부지될 것 같은데요” 정부가 법을 바꿔 아파트 부녀회 집값 담합 행위를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은 중개업소 대표는 “12년 전과 판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2006년 부동산 규제가 먹히지 않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아파트 부녀회를 ‘정조준’했다. 부녀회가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보다 40~50% 높은 호가(呼價) 부풀리기를 요구해 시장 질서를 왜곡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서울은 물론 일산, 분당, 부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집값 담합 행위가 적발되면 벌금 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당국자 발언도 나왔다. 곧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말잔치’로 끝났다. 담합 행위 주체가 ‘사업체 또는 사업체 단체’로 한정된 법률(공정거래법) 한계에 부딪힌 데다, 입주자들이 가격하한선을 정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
지난해 초 안희정에게 쏟아지던 애정의 눈빛들이 떠오른다. 안희정이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지지자들은 조용하면서도 격렬히 안희정을 응원했다. 언젠가 그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으며 지지했다. 자신의 생업을 팽개치고 안희정을 돕겠다는 이들도 적잖았다. 당시 안희정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의 지지율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안 지사를 돕겠다고 캠프로 찾아오는 자원 봉사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애처로움, 안타까움 등의 감정과 정치적 지지가 맞물린 자발적 움직임이었다. 어찌보면 안희정만은 아닐 거다. 정치인을 향한 지지가 그렇다. 인간적 매력에 끌려 호감과 애정을 느끼다 한발 더 간다. 공적 헌신과 공동체적 가치 달성을 꿈꾼다. 한사람의 정치인을 지지하는 행위일지라도 이를 통해 사회,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일체감을 갖는다. 이게 대중 정치인이 갖는 힘의 원천이다. 안희정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에게 안희정은 상사이기 이
“대중차를 만들던 폭스바겐이 지금은 럭셔리카를 포함해 12개 브랜드를 갖고 있는 세계 1위 완성차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업계도 폭스바겐 그룹처럼 해야 합니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국내 보안회사 대표가 국내 보안산업의 미래를 얘기하다 느닷없이 독일 폭스바겐 그룹 얘기를 꺼냈다. 더 이상 하나의 기술력만 갖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무엇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사용자의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기업체 보안담당자들의 요구사항을 단순화하면 ‘우리의 고민거리를 최대한 줄여달라’는 것이다. 지능형표적공격(APT)의 경우 시스템과 사용자 PC 보안은 물론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보안관제 등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해선 막을 수 없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종합적인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빠르게 변해야 하는 이유다.
파란머리와 빨간머리의 사람이 절반씩 사는 마을이 있다. 그런데 파란머리 사람이 빨간머리 사람을 때리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참다 못한 빨간머리 사람들이 "나는 이렇게 맞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빨간머리 폭행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자 일각에선 "빨간머리들이 맞는 일이 없도록 빨간머리들을 마을에 들이지 말자" "오해를 사지 않도록 빨간머리들과 어울리지 말자"는 얘기가 나왔다. 분명히 가해자는 파란머리인데 오히려 빨간머리를 배제대상으로 삼는 셈이다. '미투'(Me too) 열풍 속에 성폭력 소지를 없애기 위해 "회사에서 여자를 뽑지 말자" "여자들과 식사하지 말자"는 말이 남성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나오는 현실을 빗댄 얘기다. 부인이 아닌 여성과 단 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원칙을 뜻하는 이른바 '펜스룰'도 논란이 되고 있다. 범죄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오히려 조직에서 배제하는 게 성폭력 말고 또 있던가? 실제로 직장내 성폭력 이후 가해자는
'이너와 매칭하거나 세트와 세퍼레이트하는 스타일링으로 시티 캐주얼룩 완성' '아티스틱한 감성을 바탕으로 꾸뛰르적인 디테일을 넣어 페미닌함을 표현' 이 설명에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면 당신은 패션업계 종사자거나 패피(패션피플)다. 대부분의 소비자에겐 외계어와 다름 없다. 국적불명의 패션업계 문체가 일명 '보그병신체'(패션 잡지 보그에 비속어 '병신'을 합한 말로 패션계의 전문용어 사용 과잉을 비판한 것)로 불리며 빈축을 사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영어와 불어, 한글이 한데 섞인 '그들만의 언어'는 점점 더 다채롭고 난해해지고 있다. 재킷, 라인, 시즌, 컬렉션, 레이어드와 같이 우리말로 바꿀 만한 단어가 마땅치 않은 경우는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왜 신발을 '슈즈'로, 한정판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명한 색깔을 '비비드한 컬러'로 써야 하는 걸까. 패션 디자이너 A에게 물었더니 "풀어 말하면 촌스러워진다"고 했다. 모 패션회사 마케팅 담당 B는
‘6만5890원. 11GB(기가바이트)+2GB/일(소진시 속도제어)’ 어느 이동통신사의 요금일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객들은 “내가 쓰는 요금제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똑같기 때문이다. KT 가입자도 “내가 쓰는 거 아닌 요금제 아닌가?”라고 생각할 법하다. 기본 제공 데이터가 10GB라는 미묘한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동통신업계는 그동안 비슷하고 차별점이 없는 ‘판박이’ 요금제로 담합, 독과점 등의 의혹과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이동통신업계에 예전과 다른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정부가 2만원대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른바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를 위한 규제 정책 등을 내놓으면서 이통사들이 자발적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기본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전송속도를 줄이지 않는 완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요금도 타 이통사들의 최고가 요금제(11만원대)보다 저렴한 8만8000원 수준이다. 경쟁사들도 긴
올해 '수퍼 주총데이'는 오는 23일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날까지 478개 상장기업의 주주총회가 23일에 몰렸다. 주총 일정을 밝힌 1544개 기업 중 31%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퍼 주총데이였던 3월24일(924개, 전체 상장기업의 45%)에 비하면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쏠림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3월 하순에 주총을 연다. 감사보고서가 마무리돼야 열 수 있기 때문인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쏠림현상이 심하다. 2015년 68%, 2016년 76%, 2017년 86%의 상장기업이 3월 하순에 주총을 열었다. 2014년 기준 특정 3일간 주총을 개최한 상장사 비율은 영국 6.4%, 미국 10.3%, 일본 48.5%에 불과하다. 주총이 특정일에 집중되면 여러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주총에 참석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주총을 분산시키겠다며 올해부터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시 사유를 신고하도록 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총 집중일에 총회를 여는 경우
"제도가 실제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다. 기술발달로 이미 퇴근이 없어진 시대가 돼버린 지 오래인데 물리적 퇴근 시간만 앞당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한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올 하반기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산업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직종은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돼야 하며 단위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탄력적 근무시간제란 주 52시간 원칙을 '한 주' 기준이 아닌, 분·반기를 단위로 한 평균시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을 뜻한다. 근로기준법 제 51조에도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명시돼 있다. 회사가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에 따라 최대 3개월 단위기간을 평균해 근로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사실상 주 68시간을 근무하던 때에는 위 조항이 쓰일 일이 많지 않았지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위 조항도 현실(3개월이 아닌 6개월~1년)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실제 R&D 직군 근무자들은 "3~4시간씩 운동시간을
"온 국민이 다 아는데..브랜드가 아깝죠." 최근 BBQ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BBQ는 과거 한 식구였던 bhc와 온갖 소송전에 휘말린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정 칼날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공정위는 6일 제너시스BBQ(이하 BBQ)에 가맹사업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원, 미지급 공사비 5억3200만원 지급명령을 내렸다. 현행 가맹법은 가맹본부의 권유·요구로 가맹점이 점포환경개선을 실시할 경우, 비용의 20%나 40%를 가맹본부가 부담하도록 한다. 그러나 BBQ는 점포환경개선을 해야 재계약이 된다며 75명의 점주들에게 사실상 공사를 강요하고도 비용을 분담하지 않았다. 대신 점주에 본인의 자발적 의사임을 증명하는 '점포환경개선 요청서'를 작성토록 했다. 가맹점주가 자발적으로 리뉴얼 공사를 하면 본사 비용분담 의무가 사라지는 점을 노린 것이다. 특히 계약갱신요구권이 없어 본사 요구에 취약한 10년차 가맹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또 BBQ는 영업직원·팀장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KDB산업은행(산은)이 지난 2일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파국”이라고 경고했다. 산은이 말하는 파국은 법정관리를 의미한다.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두 배 높은 것으로 나온 만큼 법정관리시 법원의 선택은 청산이 유력하다. ‘배수의 진’은 노조도 마찬가지다. ‘더블스타에 팔리느니 법정관리가 낫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자율협약 또는 국내 기업으로의 매각을 기대했던 노조는 산은의 결정에 반발하며 오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사이, 또 다시 ‘정치적 해법’이 키를 잡으려는 기미가 보인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 출마를 노리는 전직 국회의원은 지난 5일 노조의 고공농성 현장을 방문해 “해외 매각은 대안이 아니”라고 밝혔고 다른 예비후보는 “노조의 농성현장을 찾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석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일정을 생각하면 금호타이어 노조의 표를 의식해 정치적 해법에 가담하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