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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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팀이 수사 개시 20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놀라운 성과다. '특수통 강골 검사'인 조은석 특별검사의 전략이 적중했단 평가가 나온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과의 초반 기싸움에서 승리했다. 모든 언론에서 무리하다고 평가한 체포영장을 수사 개시 직후 청구했고, 법원이 기각하자 보란듯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특검팀의 속도에 내심 놀랐을 윤 전 대통령은 응할 수밖에 없었다. 출석 시간을 두고 특검팀을 흔들고자 했던 윤 전 대통령 측 계획도 무산됐다. 특검팀이 기자들에게 양측 공방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며 한걸음도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을 구속의 필요성으로 풀어낸 구속영장 청구까지, 지금까지 내란 특검팀의 보폭은 파격 그 자체였다. 그런데 법조계 사람들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적시된 직권남용 혐의 등은 이미 경찰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촘촘히 수사한 부분이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대기업 브랜드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한데 SSM(기업형슈퍼마켓)은 왜 직영·가맹 구분없이 사용이 불가능한가요?" 민생회복소비쿠폰 사용처가 공개된 후 던진 이같은 질문에 관할부처인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소비쿠폰 자체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용토록 한 것"이라며 "SSM은 직영·가맹을 떠나 소상공인이 아니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진 "SSM 가맹점 상당수가 소상공인에 해당할텐데 소상공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의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추가로 확인한 후 답을 주겠다던 그 관계자는 그날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전 국민에게 15만~45만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사용처를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등으로 한정했다. 편의점을 포함한 프랜차이즈 업종은 가맹점만 사용이 허용된다. 연매출 기준은 30억원 이하다. 반면 SSM은 직영과 가맹 구분 없이 소비쿠폰 사용이 불가능하다. 현행 소상공인 기본법에 따르면 도소매업의 경우 연 매출 50억원 이하,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을 충족하면 소상공인에 해당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발생한 '돌발 홍수'의 사망자 수가 최소 111명에 달하고, 상당수가 어린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 지역을 비롯해 미국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현장에선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 다수가 수백 명을 구조하고 실종자 및 시신 수습에 나서며 희생자들을 도왔다. 미국 주요 언론은 이번 홍수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사연을 전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수장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희생자 애도보다 자신의 '관세 정책' 성과 내기에 더 집중했다. 특히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대신 골프장에 머무르며 관세 통보 서한 발송 등 관세 정책과 관련된 정치적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연방정부 기관 예산 축소, 인력 감축 등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 등에는 이번 홍수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재앙"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는 SNS(소셜미디어) 게시물로 대체했는데, 이마저도 홍수 발생 이틀 만에 나오고 본인 정책 성과에 초점을 맞춰졌다.
"강력한 산업정책으로 성장을 이끌겠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직후 밝힌 소감이다. 김 후보자는 미국 관세조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기후 위기 등 수많은 도전과제가 있다면서도 그 중에 무역구조 혁신과 산업정책을 우선 추진 과제로 꼽았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산업정책의 부활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기조와 맞닿아있다. 지난 수십 년간 실종됐던 산업정책을 복원해 국제 사회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199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국가 주도의 산업정책은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졌다. 신자유주의의 확산 속에 정부의 개입은 비효율로 간주됐다. 우리나라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산업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넘어갔다. 시장 중심의 산업화는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 성장을 이끌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산업 간 양극화와 분절이 대표적이다. 시장 자본은 돈이 되는 곳으로만 몰렸고 기초과학이나 기술분야 투자는 소홀해졌다.
1년 전. 로레알 그룹의 색조 브랜드인 '메이블린 뉴욕'은 4년만에 새롭게 출시된 파운데이션을 홍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열었다. 메이블린은 100년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 긴 개발 과정을 거쳐 내놓은 액상 파운데이션의 기능을 소개했다. 국내 시장은 덧바르기 간편한 쿠션 파운데이션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기에 흥행 여부에 대해선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메이블린 측은 "CJ올리브영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외산 브랜드"란 점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1년 뒤. 기대는 빗나갔다. 지난달 말 국내 사업을 접은 메이블린 뉴욕은 올리브영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비슷한 가격대의 기능성을 앞세운 쿠션 파운데이션과 국내 시장 트렌드에 맞게 출시된 액상 파운데이션 등을 앞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이블린 뉴욕만의 일은 아니다. 앞서 로레알의 색조 브랜드 '슈에무라'를 비롯해 미국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도 국내에서 철수했다. 해외에선 잘 나가지만 국내에선 빛을 발하지 못한 사례들이다.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그리고 문화 산업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말이다. 새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국가 경쟁력과 국민 생활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도 현장을 찾았다.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AI 고속도로 구축 등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업계는 데이터센터 건설의 최대 난제인 전력 확보 문제를 호소했다. 전력계통영향평가 운영 미숙, 인허가 지연 등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가 걸림돌이라는 지적과 함께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핵심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구축이다. 대표 사례가 '에너지 고속도로'다. U자형 해상 초고압직류송전선로(HVDC)를 중심으로 전국을 잇는 전력망을 구축해야 한다. 업계는 이 사업에 10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확정된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2024~2038년)'에 따르면 2038년까지 전력망 구축에 72조8000억원이 소요된다.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계속 진통제 먹고 버티겠다고 하는 꼴이죠. "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에게 당의 현 상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당이 전면적 대수술이 필요한 '환자'에 가까운데 임시방편으로 현상유지에만 목매는 상황이란 한탄이다. 국민의힘은 6·3 대선 패배 이후 한 달 동안 지리멸렬하며 별다른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탄핵 반대 무효화 등 '5대 혁신안'을 발표했으나 당내 주류의 반발에 부딪히며 좌초됐다. 당내 기득권이 공고한 탓도 있지만 문제에 대한 면밀한 진단 없이 일방적으로 설익은 처방을 내놓으며 혁신의 동력을 까먹었단 비판도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취임해 혁신위 구성을 공약했지만 이 또한 공전했다. 6월 말까지 임기를 지킨 김 전 위원장과 충돌하며 약 2주간 당이 붕 뜬 것이다. 보수 궤멸의 절체절명 상황에서도 혁신이란 대의보단 물밑 계파간 이해관계와 밥그릇 싸움이 우선된 탓이란 평가다. 당 보좌진 등 관계자들 사이에선 "1년 간 떠나 있자" "도망치자"란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의대증원에 반대해 대학과 병원을 떠났다. 그러나 이들도 필수의료를 살리는 것엔 동의한다고 했다. 의사 수를 늘려도 필수의료에 대한 집중 지원이 따르지 않으면 '낙수효과'는 없다는 게 그들이 떠난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면 '젊은 의사'들이 진정 필수의료를 걱정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의대생은 의대증원이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트릴 것이라며 수업을 거부했다. 그런 지가 벌써 2년째다. 1500여명이 늘어난 것도 부담인데, 내년이 돼 24~26학년도 입학생이 한 교실에서 수업받는 '트리플링'이 실현되면 교육이 더 어려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러면 생명을 다루는 '필수 학문'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교육의 질을 이유로 '콩나물 강의실'에서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한꺼번에 복귀하는 선택도 해서는 안 될 일이나. 의대증원 후 수업 계획은 의학교육평가원의 '통과'를 받았지만 그보다 많은 인원이 제대로 교육받을지는 알 수 없다. 문제 상황을 만들고 정부와 교수에게 뒷수습을 맡긴다 한들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정녕 의대생들은 몰랐을까.
새 정부 들어 '소버린 AI'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주권을 지키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 AI 역량을 갖추자는 주장이다. 소버린 AI의 필요성과 방법론은 차치하고, 지금의 논의는 지나치게 'LLM(거대언어모델) 구축'에 집중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월드베스트 LLM'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등 정부의 지원이 국내 LLM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고, 시장에서도 LLM을 개발하는 IT기업이나 스타트업들에만 주목한다. 소버린 AI가 곧 '국산 LLM'을 통칭하는 표현이 돼 버렸다. 물론 현시점에서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AI는 LLM이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에서 LLM이 쓰인다. 게다가 LLM은 그림도 그리고 소리도 만들 만큼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AI는 LLM이 전부가 아니다. 언젠가 컴퓨터 밖으로 나올 AI에는 눈의 역할을 해줄 '비전 AI'와 근육의 역할을 하는 '로봇 AI'가 필요하다. 물리 세상을 이해하고 물리적 행
"필리핀이 일본과 해상 합동훈련을 하는 모습 보세요." 한·일 정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나란히 불참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5일 한국 고위 외교관은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일관계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과거사만 보면 일본과 필리핀은 협력이 불가능한 국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공으로 필리핀인 약 50만명이 사망했고 1000명 넘는 여성이 위안부로 끌려갔다. 일본군은 당시 전투로 40만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됐다. 그런데도 양국은 2023년 남중국해에서 미·일·필 첫 해상훈련을 실시한 뒤 매년 양자 합동 군사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해상력 증강이 공동의 위협으로 부상하자 과거를 초월해 군사동맹급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은 중국의 해상력 확대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다. 중국이란 위협 앞에 우리나라의 처지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노벨평화상의 문을 두드린다. 이번엔 중동의 오랜 앙숙인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휴전을 성사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집권 1기 때도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 중재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노렸던 그다. 버디 카터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스라엘과 이란 휴전 후 기다렸다는 듯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물론 휴전을 위한 트럼프의 중재 노력은 인정받을 만하다.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긴장이 이란의 보복으로 이어지며 전면전 일보 직전이던 상황이었다. 과감한 결단으로 미국의 군사 개입 사흘 만에 극적으로 휴전을 만들어내며 중동의 파국을 막았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중대한 외교 성과로 기록될 여지가 있단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박수치며 넘어갈 수 없는 대목들이 적지 않다. 그중 하나는 국제법을 무시한 일방적 무력행사라는 비판이다. 테러 지원국의 핵 위협을 중단시킨다는 명분으로 예방적 자위권이라는 이름 아래 감행된 공습은 국제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 스타트업 대표였던 A씨가 수년간 해외와 국내를 오가며 병역 의무를 회피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뉴스가 스타트업 업계에서 이슈가 됐다. 사건의 본질은 장기간 계획된 병역 회피(병역법 위반)로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다만 이 뉴스를 접한 군 미필 남성 창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저렇게까지 하진 않겠지만, 입대 문제가 사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스타트업은 창업자 한 명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 개발, 마케팅, 영업, 투자유치 등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 만큼 창업자의 입대는 엄청난 리스크다. 계약과 협업은 미뤄지고 정부지원사업과 투자유치에서도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인터뷰 일정을 잡았던 20대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돌연 인터뷰를 취소하겠다고 연락해 왔다. 입대를 앞두고 있던 그는, 곧 자리를 비우게 되는 것이 불가피한데 굳이 언론에 자신을 노출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국가에선 청년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