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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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크라이’ 랜섬웨어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150여 국가에서 20만 건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은 그동안 전세계를 긴장시켜왔던 대규모 사이버 공격과는 차이가 있다. 전세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그간 사이버 공격은 대부분 단순히 네트워크를 마비시키거나 교란하는 악성코드 공격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PC 속 주요 파일들을 암호화해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제적 해킹이다. 여기에 이메일 첨부 파일을 실행하지 않아도 인터넷에 접속해 있다면 감염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OS)의 신규 취약점을 유포경로로 활용했다. 단기간에 걸쳐 피해가 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격 시점이 주말이었던 데다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초동 대처로 피해규모가 크지 않았던 게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는 우리에게 적잖은 교훈을 남겼다. 무엇보다 정보보호의 생활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여실히 보여줬다. 사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사건과 짧은 대선 기간 속에서 또다른 정권이 들어섰다. 그렇다고 청년취업난, 열악한 노동시장,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공채를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회사 입사와 동시에 40대쯤 퇴직과 함께 창업 준비를 같이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만큼 취업난 뿐만 아니라 취업을 한다해도 정년수명이 짧아지는 고용불안도 심각하다는 의미다. 실제 정년을 채우지 않고 제2의 직업을 찾아 이른 퇴직을 하는 '반퇴세대'가 신조어됐다. 청년들이 당장의 취업보다 공무원 시험에 목메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청년이 '고용시장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다'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도 청년 취업난의 원인이다. 정권교체 후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하고, 고용시장의 변화를 위한 대대적인 손질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임기 내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
"우수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싶어도 국내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경제혁신을 위해 건전한 벤처 M&A(인수합병) 생태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외 스타트업 업계를 둘러보고 왔다는 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자본을 보유한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해외 벤처 M&A 시장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은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흡수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고 영업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그간의 성과를 조기에 회수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벤처투자에 나서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무분별한 문어발 확장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해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서다. 국내에도 인수를 고려할만한 기업이 많으나 실제 투자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은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 또는 기관)들의 행보에도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이른바 녹조라떼라는 괴물을 낳으면서 실패한 정책으로 입증됐다. 온실가스 감축은 어떠한가, 그것 역시 달성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을 뿌옇게 만든 지금의 미세먼지 사태는 불시에 나타난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한다는 이유로 경유차 지원을 대폭 늘렸고, 이는 결국 미세먼지의 주범이 됐다. 중국은 이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공강우 기술을 사용하는 등 대기질 오염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명박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이슈화하고 국제적 공조를 요구할 최적의 기회를 맞았지만, 당시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중국입장에서 보면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는데도 우리가 가만히 있다가 이제서야 먼지 뒤집어 쓰고 하소연하는 걸로 보일 수 있다. 미세먼지는 생각보다 더 은밀하고 깊게 우리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골프대회에서 선수들과 갤러리 모두 마스크를 차야 하는 신세가 됐고, 아이와 함께 찾은 야
"혹시라도 문 후보께서 시간이 되면 연극 한 번 보러 오시라고 말씀드렸어요." 제38회 서울연극제 선정작 '페스카마-고기잡이 배'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임선빈씨가 유세 기간에 더불어민주당 캠프에 전했다는 말이다. 우연하게도 문재인 대통령 취임일에 개막한 이 연극은 22년 전 '문재인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연극은 1996년 8월 24일 남태평양에서 조업 중이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 호'에서 조선족 선원 6명이 한국인 선원 11명을 살해한 사상 최악의 선상반란 사건을 다룬다. 당시 인권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문재인은 2심부터 변론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당시 문재인이 조선족 인권을 자국민에 우선시했다며 비난했다. 혹자는 문재인의 '아킬레스건'이라고도 부른다. 대선 기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데 있어 '눈치'가 보이진 않았을까. 박근혜 전 정권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3년 8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대관 탈락한 서울연극제로서도
"조선업계에도 '적폐'가 있습니다. 저가수주와 경영진의 도덕 불감증 등은 조선 시황이 좋았던 시절 수면 아래에 있다가 한국 조선업계 추락 속도를 더욱 키웠습니다." 대선 이튿날인 지난 10일, A 조선사 관계자가 문재인 정부 출범의 화두로 떠오른 적폐청산을 주제로 기자와 대화를 나누다가 한 말이다. 과거 가려졌던 정권의 잘못이 최순실 사태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 청산의 대상이 된 것처럼,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을 거치면서 조선업계의 적폐 민낯도 여실히 드러났다. 현재 진행 중인 업계의 구조조정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폐 청산 작업의 일환이다. 그동안 조선업계의 적폐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던 이유는 청산을 주도하는 주체와 청산 대상인 객체가 동일했던 게 그 영향이 가장 컸다. 사실 적폐 청산의 주체인 해당 기업이 적폐 양산의 주체이기도 하다. 또 업체 관리·감독 부실에 책임이 있는 정부와 국책은행도 적폐청산의 칼을 쥔 주체다. 분명 존재하는 저가수주임에도 책임 소재를 명확히 묻지
11일 주요 일간신문 광고면이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축하로 채워졌다. 정부 입김이 CEO(최고경영자) 인사에 크게 작용하는 금융권의 농협·국민은행·IBK기업은행도 한번에 수천만원씩 하는 1면 광고란을 비롯해 눈에 띄는 자리에 신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광고를 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춘, 새삼 신기해할 것 없는 '통과의례'지만 9년 만의 정권교체다 보니 사뭇 다른 여론의 해석도 나오는 모양이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엔 '약삭빠른 처세술'이라는 가시 돋친 평가가 오간다. 광고에 대한 해명을 잠시 뒤로 미뤄두면 그 속내가 어떻든 신문 광고 하나가 구설에 오를 만큼 문재인 시대를 맞은 재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다. 취임사에서부터 재벌개혁과 정경유착 근절을 언급한 대통령에게 어떻게 박자를 맞춰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날 만난 한 재계 인사도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문 대통령 당선
"주식을 사는 건 쉽지만 파는 건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를 사지 않은 이유입니다." 삼성전자를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3% 정도만 유지하고 있다는 A 펀드매니저는 화장품주가 고공행진한 이후 급락했던 2015년을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높지 않아 펀드 성과가 크게 오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철학에 맞지 않는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성장주 장세를 이끌던 화장품주는 2014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15년 하반기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당시 장밋빛 전망만 믿고 화장품주를 추격 매수했던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은 씁쓸한 결말을 맛봐야만 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은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을 2014년 1월에는 평균 0.4% 편입하는데 그쳤지만 주가가 정점이었던 2015년 7월에는 평균 2% 이상 담았다. A 펀드매니저는 "당시 한 펀드매니저가 급등하던 화장품주를 사면서 하한가를 찍는 날 매도하겠다는
'이사회 89회, 반대 의견 1회.’ 시세조정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재직기간 이사회 결과다. 성 회장은 2012년 3월 부산은행장, 2013년 8월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해 지난해 말까지 각각 38회, 51회의 이사회를 거쳤다. 그간 반대 의견은 단 1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반대 의견도 성 회장이 부산은행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2년 5월 이사회 때 ‘성과보상 기준 개정’ 건이었다. 성 회장은 이후 4년7개월간 지주와 은행을 이끌면서 사외이사로부터 단 한 차례도 견제도 받지 않았다. BNK금융이 회장 1인 중심체제로 운영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 회장은 부산은행과 BNK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며 BNK금융 내 권력의 정점에 위치했다. 금융권에서는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데 대해 회장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지배구조가 근본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NK금융 한 관계자는 “BNK금융지주와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라는 온라인 카페가 극단적인 육아를 부추겨 논란이다. 6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안아키는 운영자인 한의사 김모씨를 필두로 '자연주의 육아'라는 이름 아래 각종 민간요법을 통한 육아 방식을 공유해왔다. 운영자 김모씨는 "항생제 처방이나 백신 접종이 아이에게 내성을 길러 좋지 않다"며 각종 필수 예방 접종들도 맞지 말라고 권장했다. 많은 아이 엄마들은 한의사인 김모씨의 말을 따랐고, 그의 육아법을 예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강조한 '자연주의'는 기침하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머리맡에 양파를 놓아두기만 하다 폐렴을 악화시키거나, 아이 장을 청소하기 위해 관장 대신 소금물 900cc를 먹였다 장 내 부종을 유발시키는 등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다. 실제 안아키가 추천하는 치료법을 따르다 아이에게 부작용이 일어난 사례들이 속출했고, 이들의 육아를 '아동 학대'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보건복지부는 안아키를 의료법 위
지난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자들은 “모든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동선언문(코뮤니케)을 발표했다. 정부는 “한중일 3국이 자유무역 정신 수호를 위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지켜본 회의장 분위기는 ‘공감대’와는 거리가 멀다. 우선 중국의 외교적 결례는 도를 넘었다.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인 샤오제가 회의를 불과 이틀 앞둔 3일 우리 정부에 불참을 통보했다. 사전 협의도 없었고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면전에 있는 중국측 인사들을 뒤로 한 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먼저 악수했다. 중국측에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다. 유 부총리는 난처한 입장이 됐다.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협조를 구할 기회가 무산되서다. 유 부총리는 지난 3월 독일 G20(주요 20개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이라는 파국을 맞이했다. 그가 승리했던 18대 대선에서 기권표는 약 1000만표다. 그가 받은 표는 약 1577만표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기권표 천만 중 10분의 1만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표현을 반대투표로 행사했다면 18대 대통령은 다른 후보가 됐을 것이다. 어떤 후보를 뽑든 투표율이 높아야 더 나은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걸 투표율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당선된 대통령에게 비지지(非支持) 의사를 보일 수 있는 방법이 투표권 행사다.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됐긴 하지만, 전체 유권자로 볼 때 지지층보다 비지지층이 더 많은 대통령이 나올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이번 대선은 다자구도기 때문에 비지지층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한 표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의무가 아니다. 기권도 또 하나의 선택이라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