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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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와 협력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활동을 펼치는 것,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구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것이 세멕스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세계 3대 시멘트회사 중 하나인 멕시코의 세멕스. 하비에르 트레비뇨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기자에게 1시간여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절반 이상을 세멕스의 사회적 책임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세계 최대의 철광석 회사인 발리(구 CVRD)의 기자간담회. 호제르 아기넬리 최고경영자(CEO)는 "대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대기업의 비전은 사회 대중들의 힘과 공개적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돼 긍정적인 방식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기넬리 CEO 역시 브라질 전역에서 온 기자들을 앞에 두고 진행된 1시간10여분간의 프리젠테이션 대부분을 발리가 사회적 책임을 위해 펼치고 있는 활동과 이 활동에 대한 투자 계획을 소개하는데 썼다. 트레비뇨 부사장과 아기넬리 CEO 모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
"너무 앞서간다고 욕을 해서...". 5일 아침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말이다. 언뜻 듣기에도 인수위의 '과속'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 읽힌다. 농담조였다지만 다분히 인수위 바깥의 평가에 대한 섭섭한 감정도 녹아 있는 느낌이다. 벌써 40일째 차질없는 새 정부 출범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그간의 인수위 활동을 돌아보면 이 당선인의 말에 언뜻 공감이 간다. '노할러데이(No Holiday)'란 이름으로 휴일과 밤낮도 없이 일해 온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반전에 접어든 새 정부 출범 준비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인수위에 쏟아지는 비판이 그렇게 과한 것만도 아닌 것 같다. '호기롭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정책 혼선에 '월권' 논란까지 더해져 사단이 일어나는 게 한 두번이 아닌 까닭이다. 통신비와 유류세 인하 방안이 새 정부 출범 뒤로 미뤄진 게 대표적이다. 인수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신비와 유류세를
"아파트 디자인에 신경 많이 썼지만 재심 결정을 받았습니다. 공사기간이 2~3달 늦춰질것 같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시 제2차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재심 결정을 받은 한 건축주의 말이다. 그는 재심 판정으로 금융·설계비용 등 수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 같다고 불평했다. 건축위는 이날 5건의 심의안 중 4건에 대해 디자인 미비를 이유로 재심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성냥갑 아파트 퇴출'을 선언한 후 시의 건축심의가 강화된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재개발·재건축아파트는 여전히 성냥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번, 네번 심의를 받는 안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서울시의 건축심의가 건축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세번의 심의를 받고 통과한 한 건축주는 "건물 외관도 중요하지만 아파트 내부도 무시 못한다는 현실을 시에서 알아줬으면 한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외관만 뻔지르한 아파트를 만들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러차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므로 이 사안에 대해 더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HP는 최고의 윤리기준을 준수하는 회사이며 저희 직원들과 협력업체들도 같은 기준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내사기간까지 합쳐 1년여 동안 진행한 수사에서 한국HP의 전현직 임직원 10여명이 연루된 IT장비 납품비리 사건의 전모를 발표하던 지난달 31일 한국HP가 기자들에게 보낸 짤막한 공식 메시지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말은 무엇이며, 이미 전현직 간부의 연루 혐의가 드러났는데 "최고의 윤리기준"을 운운하는 것은 또 무슨 뜻인지 의아했다. 게다가 걷치레로라도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다는 듯한 자세다. 그러나 이번 일은 HP가 한국 국민들과 IT업계 종사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해야 하는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IT장비 유통업체가 장비를 싸게 사기 위해
"주식이나 펀드투자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학생들이 많은데 교육할 교재나 스스로의 지식이 부족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난 29일 부산 센텀호텔에서 열린 중고교 교사 대상 경제교육 행사에서 한 고등학교 교사에게 참가목적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교사들은 수업중에 주식이나 펀드 운용에 대해 물어볼 정도로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빨간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아 은행에 저축하는 것 정도만을 배웠던 기자로서는 요즘 교육현장의 모습은 격세지감이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도에 비해 학생들에게 시장경제에 대해 제대로 가르칠 기회는 별로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년에 몇 차례 있는 외부 강사의 특강 정도가 전부라고 그들은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선생님 스스로 이런 행사를 찾아 제대로 공부해 놓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교사들은 특히 지금의 교과서는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
40년 무대인생의 가수 나훈아씨가 기자회견장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려고까지 했던 것은 시청자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부풀대로 부풀어진 근거없는 악성루머가 연예사의 한 시대를 연 연예인을 극단적인 해명행위로 몰고 갈 수 있구나 하는 참담함이다. 여의도에도 루머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펀드수탁액이 55조원을 넘는 국내 1위 미래에셋이다. 이미 지난해말 펀드매니저 선행매매 의혹이라는 거짓 루머로 곤욕을 치렀지만 그 뒤로도 루머는 끊이질 않고 있다. 주가가 급락한 30일, 여의도 증권가에는 또다시 미래에셋 관련 루머가 등장했다. 특별한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도 잠잠해졌는데 느닷없이 주가가 하락하다 보니 이유를 찾는 '루머'가 나온 것이다. 미래에셋이 펀드 보유 주식을 내다팔고 있고 펀드 환매에 대비해 현금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투자자들을 뜨금하게 하는 이 루머는 메신저를 타고 여의도 곳곳을 누볐다. 시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40포인트 이상 하락한 뒤
지난해 중반까지 대출경쟁에 나섰던 은행들이 자금난으로 대출을 자제하면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요즘 대출이 잘 안되다보니 수입이 확 줄었어요. 은행에서 대출상담 수수료를 올려줄 수는 없을까요." 얼마전 시중은행 본점을 찾은 대출상담사의 하소연이다. 흔히 '대출모집인'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실적에 따라 상담수수료를 받고 있다. 은행이 대출경쟁에 '열'을 올릴 때는 대출상담사들의 무리한 광고가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하지만 요즘 대출상담사들은 '찬밥' 신세다. 대출상담사들 중에는 최근에는 이직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연초부터 대출 우대금리를 없애는가 하면 영업지점 평가지표인 KPI에서 대출실적 점수를 거의 '0'으로 낮춰잡았다. 대출경쟁으로 감독당국이 '경고'령까지 내린 지난해 중반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일견 자금난을 겪는 은행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대응으로 보이
새해 벽두부터 금융권이 소란스럽다. 전세계 주요 증시의 40여곳이 약세장에 진입하는가 하면 프랑스에서는 단 한명의 트레이더에 의해 사상 최대 규모인 72억 달러의 손실이 초래되는 희대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떼 제네랄(SG)은 지난 24일 주식 거래를 담당하는 제롬 케르비엘 트레이더가 회사의 조직과 정보를 이용, 한도를 넘는 거액 거래를 통해 72억 달러의 손실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케르비엘은 낮에는 평범한 트레이더였지만 밤에는 해커로 변신했다고 한다. 입사 초기부터 지원부서인 백오피스에서 근무했던 경험에 힘입어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밝았으며 필요할 경우 다른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범죄 행각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범죄 행각을 모두 밝혀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두 푼도 아니고 6조원이 넘는 거액의 손실을 입기까지 회사가 이를 몰랐다면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회사도 공범인 셈이다
"제가 자문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성원에 감사합니다." 지난 1월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551명의 자문위원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부동산 담당 기자들에게 이같은 문자메신저가 왔다. 자문위원 신분으로 고액의 상담을 계속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고종완씨가 보낸 메신저다. 이 메신저를 받은 후 대부분의 기자들은 어이없어 했다. 성원을 보내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투기를 조장한 사람이 이제 부동산 정책까지 자문한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참여정부 때부터 강남 등 부동산 부자들 사이에서 '족집게 전문가'로 알려질 만큼 '투기 조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왜 고 씨를 자문위원으로 선정했을까. 누가 그를 추천했을까. 기자들이 이같은 의문을 갖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부동산시장 돌아가는 상황을 그래도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 고 씨의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자 그는 이렇게 말을 바꿨다. "그 사람 문제 있어서 경고조치했어요". 다시 1
"삼성 관계자들이 너무 비협조적이어서 힘이 듭니다." 삼성그룹 3대 비리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출범한 '특검호'의 선장을 맡고 있는 조준웅 특검이 24일 시민단체 대표단에게 내놓은 볼멘소리다. 조 특검은 이날 자신에게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러 온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수사상 애로를 털어 놓느라 바빴다. 조 특검의 답답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조 특검은 이날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굳은 수사의지를 표현하는 형식적인 멘트(?)도 잊지 않았다. 조 특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지는 못했지만 요즘 특검팀 수사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조 특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날 조 특검의 말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는 중평이다. 삼성 관계자들의 비협조는 수사 시작 전부터 충분히 예상됐던 것이다. 수사 대상과 관련된 사람들이 수사기관에 적극적 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즉, 특검팀이 이런 예고된 난관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지 수사를 촉구하러 온 시민단체 대표들
23일 구글코리아가 세계적인 동영상 UCC사이트 유튜브의 한국 사이트 런칭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는 전자기타 연주가 울려퍼졌다. 유튜브가 낳은 UCC스타, 임정현씨가 평범한 유학생이었던 그를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노출시킨 파헬벨의 '캐논'을 연주한 것이다. 조회수 3600만으로 유튜브 동영상 사상 랭킹 5위에 든다는 임정현씨의 기타 연주는 가히 인상적이었다. 오는 3월 국내 유저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오픈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란다. 단순히 한국어로 번역된 검색엔진이라는 구글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인 듯 사키나 알시왈라 유튜브 인터내셔널 총괄책임자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유독 '현지화'를 강조했다. 국내 9개 콘텐츠업체와 제휴해 한국형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핏 경쟁사로 보이는 엠군이 제휴업체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차별화되는 유튜브 만의 무기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현지화'라는 구호 속에는 정작 한국형 서비스
"더 떨어지지 않을까요? 환매 안해도 될까요?" 22일 증권사 지점들은 개인 고객들로부터 환매 문의가 빗발쳐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증권사들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실제로 환매는 거의 없었다고 답했다. 일부 고객은 환매하려고 해도 너무 떨어져 포기했다는 말이 그중 설득력 있게 들린다. '환매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조언의 풍경은 증권사나 은행 점포나 똑같다. 반면 기관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큰 손'들의 질문은 달랐다. "지금 매수해도 될까요? 더 떨어지지 않을까요?"일부 돈의 흐름을 감지한 큰 손들은 일찌감치 팔거나 펀드를 환매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매수 시점을 고르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달콤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5월11일 코스피지수가 1600을 돌파한 지 2개월만인 7월25일 2000 시대를 개막하며 11월까지 상승장을 유지했다. 이때 대부분의 주식 전문가들은 올해도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갈 것이라며 낙관했다. 일부 하락장을 전망한 전문가들도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