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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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11년 전 영화 속 영웅 스파이더맨의 명대사가 새삼 떠오른 건 실망감 때문이다. 올 1월 1일부터 일몰된 주당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이하 8시간 연장근로제) 얘기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지난해 일몰을 앞두고 수차례 국회에 호소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책임의 무게는 고스란히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전가됐다. 기업 63만곳과 600만 근로자가 대상이다. 큰 힘을 가진 국회지만 큰 책임은 따르지 않았다. 영화 속에선 주인공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시급한 민생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다른 현안과 묶어 정치적 도구로 이용했다. 8시간 연장근로제는 주당 52시간 근로제(이하 주52시간제)를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도입해보자는 좋은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권력을 쥔 자의 거래수단에 불과했다. 사업주에게 돌아가는 책임은 가혹하다. 8시간 연장근로제 종료로 30인 미만 사업주도 주52시간제를 엄격하게 적
"연체 한번 없었는데, 한도가 10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었어요." "한도가 300만원으로 줄면서 한도 초과로 결제가 안돼 당황했어요." 새해 들어 재테크 커뮤니티에 유독 '신용카드 한도가 줄었다'는 불만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카드사들은 최근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이용한도 정기 점검을 진행한 뒤 상당수 회원에 카드 이용 한도 축소를 통보하고 있다. 대다수 카드사는 예년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용 한도 하향 조정 대상을 심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사들의 이용 한도 축소 움직임은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와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다. 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위기감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CEO들은 하나 같이 '위기'와 '생존'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위기일수록 본업 경쟁력을 키워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야 하는데, 카드사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그 반대인 까닭이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카드 이용 한도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하면서 한국 경제를 뒤흔들던 위기론도 잠잠해졌다.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인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고 CP(기업어음)·회사채 금리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안심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마음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우선 국가부도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지난 4일 전일대비 보합(0%)인 53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 지난해 11월3일 75bp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1년 전인 지난해 1월5일(21.81bp)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배 이상 높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직후인 2020년 3월(57bp)과 유사한 수치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정부가 이달 3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방안(대기업 기준 최대 25%)을 발표하자 야당 의원 상당수가 황당함을 토로한다. 여야는 지난달 24일 관련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불과 10일만에 여야 합의를 넘어서는 정책이 발표되자 정부를 향해 "정기국회 때 뭐했나"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정기국회에서 해당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6%→20% △중견기업 8%→25% △중소기업 16%→30%로 높이자고 했다. 민주당도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30% 안' 등 현행 기준보다 확대안을 내놨다. 그러나 재정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결국 정부안대로 '대기업 8%,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 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당시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제율이 너무 과도하다는 정부의 부정적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야당의 '황당함'은 일견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지점이 있다. 세수 감소를 우려하던 정부가 불과 10일만에
"우연한 사고는 없습니다. 사소한 법 위반이라도 여러 개가 동시에 발생하면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류경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산업 현장에선 일의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필요한 안전 조치를 알면서도 못 본 척 덮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태도로는 산재를 막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30일 고용부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재해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고사망률)을 2026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기업의 자율적인 '위험성평가'다. 국가가 나서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기업의 자율규제에 맡겨 개별 사업장 특성에 맞게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노조 측은 반발했다. 기업에 대한 처벌과 감독은 완화하고 노동자의 의무만 강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위험성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같지만,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자율점검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감독 강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정부가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에 "아쉽지만 환영한다"며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향한 윤석열 정부의 힘찬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오늘 추경호 경제부총리께서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1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며 "투자 증가분에 한해 올해 한시적으로 10% 추가 공제도 시행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작년 연말 국회 본회의에서 제가 기재부의 8%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께서 반도체 세액공제율 상향을 지시한 뒤 신속하게 내려진 결정"이라며 "최종 결정 전 대통령실에 25% 특위안을 계속 설득했지만 전부 반영하지는 못했다. 아쉽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15%는 시작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다드 25%를 말한다. 코리아 엑소더스를 방지하고 미래 첨단산업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세율"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국회에서 확대시키자. 국회 첨단전
올해도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겪을 전망이다. 새해 첫 이벤트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초기 계약률'이다. 실적이 나쁘면 당분간 거래 시장이 침체기를 넘어 '암흑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합은 계약률을 높이려고 당첨자 정당계약 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았다.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한다. 통상 3~4일 진행한 관례를 깬 파격이다. 계약 마감 이틀 뒤인 19일, 약 7200억원 규모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어음과 단기사채 만기일이란 점과 무관치 않다. 조합장은 최근 "계약률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평균 70% 수준인데, 그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자 메세지를 조합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저조한 1순위 청약 경쟁률(3.7대 1)과 고금리 국면이란 특수성을 반영한 전망이다. 이 단지 초기 계약률이 60%를 넘으면 PF 일부 상환과 재연장으로 사업비 조달에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계약률이
지난해 국회를 되돌아보면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여야가 정쟁에 골몰하면서 입법부 본연의 업무를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협치는 말뿐이었고 상대 진영을 힐난하는 편협한 행태로만 일관했다.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과 불신 확산을 자초했다. 국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마저 불러일으켰다. 민생과 직결된 쟁점 법안들은 결국 해를 넘겼다. 여야는 2023년 예산안 합의에서 일몰 조항을 포함한 법안들을 연내에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안전운임제를 규정한 화물차운수사업법과 30인 미만 사업장의 추가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은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일몰 도래로 관련 업계와 기업 현장의 혼란이 예상됐음에도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 갈등으로 예산안 처리가 법정 기한을 한참 넘겼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강행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농해수위에서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2022년 주식시장은 험난했다. 지난해말 3000선 부근에서 폐장한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25% 급락했다. 포화를 피할 수 없던 시장에서 개미를 울린 대표 종목은 카카오그룹주였다. 카카오는 소액주주만 200만명이 넘는 '국민주'다. 카카오는 2020년 9월 카카오게임즈, 2021년 8월 카카오뱅크에 이어 2021년 11월 카카오페이를 차례로 상장시켰다. 문어발 상장의 업보였을까. 카카오 그룹주는 올 들어 60~70% 폭락했다. 자회사의 상장은 모회사의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고 주주간 이해상충을 초래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문어발 상장이 계속되는 한 카카오그룹주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라이온하트를 상장하려다 공분을 샀다. 논란 속 결국 상장을 보류했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카카오와 반대로 지난 11월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만든다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상장 자회사 2개를 흡수해 상장 모회사 1개만
세종대왕은 그의 치적만큼 군신관계 일화도 여럿 남겼다. 신료 허조 사례가 대표적이다. 종묘에서 제를 올리는 춘향대제에서 허조는 잔을 드리고 나오다 계단에서 실족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사과하는 그에게 세종은 오히려 다치지 않았는지 위로했다. 압권은 다음이다. "계단을 넓히도록 하라"며 신하가 다신 넘어지는 일이 없게 했다. 세종이 휘하 사람들을 얼마나 아꼈는지 드러내는 대목이다. 지난해 기업 문화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곳은 SK하이닉스다. 한 직원이 성과급 산정 기준 공개를 요구했고 마침 최태원 SK 회장이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던 길 이 문제로 시위하던 노조원들을 봤다. 최 회장은 준공식 축사에서 연봉반납을 선언했고 SK하이닉스 사장은 사내 메시지로 성과급 산정 방식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후 MZ 세대 직원들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고 공정, 투명, 소통이 화두가 됐다. 이제 상명하복은 통하지 않으며 기업들도 변해야 한단 인식이 퍼졌다. SK에서 이 일은 '해프닝'으로만
최근 과학계 사람들을 만나면 종종 듣는 말이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갑자기 왜 그래요?"라는 물음이다. 그 질문에 '갑자기 일어난 집안싸움'으로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오랜 기간 한정된 '인력'으로 로켓(발사체)을 개발해오면서 조직을 반으로 갈라온 '시스템'이 갈등의 근원이어서다. 항우연은 보름 넘게 '발사체 조직개편' 이슈로 기관내부가 반목하고 있다. 270명에 불과한 발사체 인력이 여러 연구에 참여하려면 조직개편(발사체연구소 신설)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측은 발사체연구소 산하에 사업단이 운영되면 개발 독립성이 흔들린다며 보직 사퇴를 표명했다. 문제는 '인력'이다. 연구진이 풍부했다면 기관은 미래 대비 차원에서 시스템 변화를 꾀할 필요가 없다. 고 본부장 입장에서도 그간 하나부터 열까지 기술을 자립하는 노력에 더해 연구진을 '재사용 발사체'와 같은 미래 연구개발에 투입했을 수 있다. 한정된 인력과 낮은 처우에도 국내 우주개발을 이끌어온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여론이 월드컵을 전후해 180도 달라졌다. 월드컵까지 가는 여정에서 그가 고집스럽다는 비판은 꼬리표나 다름없었다. 빌드업 전술을 한국에 도입하겠다는 선언이 우려를 낳았다. 우리 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사전에 계획한 대로 공격을 전개하는 방법이다. 월드컵처럼 전력이 강한 팀들을 상대하는 무대에서 게임을 지배하려는 시도가 되려 독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벤투 감독은 뚝심 있게 자신의 철학을 대표팀에 녹였고,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답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 축구 강국과 맞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고집불통으로 불렸던 그의 성격은 이제 뚝심으로 통하는 분위기다. 대표팀을 조금 더 이끌지 않고 짐을 싸는 벤투 감독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팬들은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애정 섞인 별명을 붙여줬다. LG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빠르게 2023년 신년사를 내놨다. '완벽한 고객 중심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구광모 대표의 새해 다짐을 보며 벤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