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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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주사(史)에 2022년은 의미깊은 해다. 국산 우주발사체(로켓)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오는 5일에는 달 궤도선 다누리가 발사된다. 1992년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 30년 만의 쾌거다. 로켓·위성 개발에 이어 달 탐사에 나서면서 어느때보다 우주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돼 있다. 한국이 드디어 선진국에 반열에 올랐다는 자찬도 나온다. 그러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이른바 '기술 수입국'의 함정이다. 기술 생산국은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주도권을 쥐지만 기술 수입국은 만들어진 길만을 따라가야 한다. 큰 틀의 우주 기술은 배웠지만 여전히 핵심기술은 해외, 특히 미국에 의존하는게 우리 현주소다. 누리호 성공과 다누리 발사에 무작정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 당장 올해 러시아 로켓으로 발사하려던 차세대중형위성(차중형) 2호,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 나노위성 도요샛 등 3개의 위성 프로젝트는 무기한 연기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미국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앞으로 3일 뒤,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종 결정되면 벌어지는 일이다. 정확하게는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을 줘야하는데,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원을 훌쩍 넘는다. 소상공인(자영업자)과 중소기업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지만 재심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심의 불허는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7년 이후 올해까지 36년째 이어오는 몹쓸 전통이다. 재논의를 못하니 부작용은 심각하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글로벌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었지만 최저임금을 다시 정하자는 말도 할 수 없다. 다시 최저임금이 정해지길 기다리는 방법 뿐이다.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라지만 사업주들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간다. 오히려 사회적 비용이 더 든다.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무인점포가 급증하고,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은 '사람 쓰는 게 무섭다'고 한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비슷한 서비스 모델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공유차량도 월정액 가입제를 내놓고, 면도날까지 주기적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도 나타났다. 매일 같은 시간 디저트를 배달해주는 비즈니스 모델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스스로를 표현할 때 흔히 '구독경제'라고 한다. 이를 응용한 표현으로 "면도날을 구독한다"거나 "디저트를 구독한다"는 말이 일상화됐다. 이는 10여년 전부터 외국에서 쓰이기 시작한 신조어 'Subscription Economy'를 아무런 고민 없이 단순 번역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Subscription은 여러가지 의미로 번역될 수 있다. 신문과 같은 상품의 정기구독이나 정기구독료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내는 기부금이나 특정단체 회비를 뜻할 때도 있다. 핵심은 '정기성'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Subscription Economy의 개념을 들여오면서 정기성보단 '구독'에 방
최근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반도체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국회사무처 법제실에 입안을 의뢰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드라이브'를 지원사격하는 차원에서 관련 시설과 인프라를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대신 일종의 사용료를 받는 파격적인 법안이었으나 "부적절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특정 법안에 대해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통상 의원이 입안을 의뢰하면 법제실은 법률안 초안 작성에 앞서 관련 부처의 입장을 듣는데 이 과정에서 세수 감소를 우려한 기획재정부의 반대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만약 법안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단계부터 논의하면 된다. 국회사무처 맞은편 의원회관 안팎에서는 "개별 의원의 입법권을 침해한 월권행위"라는 말까지 들린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이른바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항하기 위해 2800억달러(약 363조5000억원)를 투입하는
'125조원+알파(α)' 규모의 민생안정 금융과제 발표 후 여러 뒷말이 나온다. '나는 열심히 빚을 갚았는데, 정부가 누군가의 빚은 깎아준다'는 박탈감이 작용됐다. '나라가 나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정책이 한번에 쏟아졌고 '원금탕감',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정보가 섞이면서 생긴 오해가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빚투 실패 청년'을 돕는다는 청년 신속채무조정 속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의 청년 중 상환이 어려운 사람이 대상이다. 신용평점 하위 20%는 신용카드 발급과 신규대출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또 재산과 소득이 충분하면 채무조정에서 제외된다. 채무조정 대상이어도 이자를 좀 깎아주거나 상환이 유예될 뿐 원금 탕감은 없다. 감면분은 대출을 취급한 금융회사가 부담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빚을 최대 90%까지 깎아주는 정책도 꼼꼼히 봐야한다. 30조원 규모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각방은 그 수용하에 있는 송환을 견지하는 전체 전쟁포로를 포로된 당시에 그들이 속한 일방에 집단적으로 나누어 직접 송환인도 되며 이떠한 저애(hindrance : 일이나 행동 따위를 막아서 방해함)도 가하지 못한다…군사분계선 이북에 거주한 전체 사민에 대하여서는 그들이 귀향하기를 원한다면 국제연합군(유엔군) 총사령관은 그들이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며 협조한다."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한 조선인민군·중국 인민지원군이 체결한 정전협정에 나온 송환 관련 규정들이다. 남북 종전이 되지 않은 만큼 유엔군사령부가 여전히 원칙으로 삼는 협정문이다. 전쟁포로·주민의 귀환 여부를 가리는 최우선 고려사항이 당사자의 의지임을 보여준다. 69년전 오늘의 정전협정을 찾아본 것은 2019년 강제북송 관련 사진·영상 속 바닥에 머리를 찧고 포승줄에 묶인 북한 어민 2명의 처절한 모습 때문이었다. 유엔사는 강제북송 어민 2명에게 우리 측이 안대·포승줄을 채운 것에 항의한 것으로
31년 만에 경찰국이 행정안전부 내에 설치된다. 하지만 출범 과정이 순탄치 않아 정부와 경찰은 이제 서로 앙금을 쌓은 채 한 배를 타야 한다. 정부는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가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강조해왔고, 경찰국을 설치하자는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 우선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의 내용을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 등으로 인해 9월부터 검찰 수사권이 대폭 축소된다. 검찰은 이제 부패와 경제 사건만 수사가 가능하다. 반면 검찰의 수사권이 사라진 대신 대부분 사건은 이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전담한다. 경찰이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고, 검찰의 수사지휘도 받지 않을 정도로 권한이 커졌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없애면서 경찰을 통제할 기구는 사라졌다. 그간 경찰의 인사는 대부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부처 가운데 어딘가는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고, 정부조직법상 행안부가 가장 적법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게 가능하다." 지난 5월에 만난 발란 관계자가 '네고왕 논란'에도 명품 소비가 식지 않고 있다며 한 말이다. 발란은 실제 올 상반기 누적거래액이 38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총 거래액 3150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월별 판매 금액을 살펴보면 낙관하긴 힘들다. 와이즈앱이 집계한 발란의 카드 결제 금액은 4~5월에 각각 500억원을 넘긴 뒤 6월 193억원으로 급감했다. 발란과 함께 명품 온라인 플랫폼 3사로 불리는 트렌비가 255억원, 머스트잇이 164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이 무색할 정도다. 4~5월은 발란이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을 통해 17% 할인 쿠폰을 뿌린 달이다. 발란은 4월28일부터 5월2일까지 총 5일 동안 최종 결제금액에서 17% 추가 할인을 하기로 약속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상품까지 금액 제한을 두지 않은 파격적인 할인이었다. 문제는 발란이 상품 가격을 방송 전보다 올리면서 시작됐다
"앞으로 5년간 총 5000억원을 투입해 신규 일자리 1만개를 만들겠다"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 시장점유율 1위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지난 12일 '깜짝' 발표한 계획이다. 문제는 '돈'만 있고 '계획'은 없다. 자금 집행 계획이나 신규 일자리 추산 방식 등은 '미정' 이라는 답만 반복한다. 두나무에 따르면 5000억원을 2가지 프로젝트로 나눠서 쓸 예정이다. 먼저, 대부분은 두나무의 전국 주요 광역시 '거점 오피스' 설립용이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주요 광역시에 상담센터를 만들고 지방 청년 1000여명을 채용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 이지만 약 5~6개 센터의 부지와 건물, 각종 임대료나 인테리어와 고정비용 및 인건비를 '5년 5000억원'에서 쓴다는 의미다. 이 프로젝트의 세부 총괄 책임자나 사업 담당자는 아직 없다. 어느 지역에 상담센터를, 어느 지역엔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를 뽑아 배치할지에 대한 청사진도 '아직'이다. '서울 본사'에서도 10
다음달 2일부터 경찰청장은 대통령, 국무총리·장관의 지시사항에 대해 추진계획을 세우고 실적을 보고해야 한다.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경찰분야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예산편성관련 주요사항도 장관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행안부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행안부 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을 신설하면서다. 국가경찰사무에 관한 인사, 예산, 장비, 통신 등에 관한 주요정책 및 경찰 업무 발전에 관한 사항은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이른바 경찰법 제 10조 1항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 경찰법 10조1항은 '~해야 한다'라는 표현이 들어간 의무규정이자 강제규정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번 규칙안이 예산 등에 관한 주요 정책을 담고 있는데도 경찰위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행안부 규칙이 상위법인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경찰위가 전날 행안부의 경찰제도 개선방안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
용산 대통령실이 뒤숭숭하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기록하더니 이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두 배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위기감이 읽힌다. 속이 타들어가는 건 국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정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보여주며 낮은 수치는 그자체로 불안을 재생산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민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게 하는 위치에너지"라고 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정 평가는 피할 수 없는 성적표다. 하지만 지지율을 국정 성적표와 동일시하는 건 위험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막판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도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지지율은 이기고 최종 평가전에서 패한 격이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평균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한 것은 여러 비결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영향이 가장
규제개혁은 과거 대부분의 정부가 부르짖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윤석열정부 역시 과감한 규제개혁을 약속했으나 공허한 외침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규제개혁 실패를 예상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는 크게 한 가지로 집약된다. 바로 '공무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공무원의 복지부동(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 태도)이다. 대통령과 장관이 바뀌었지만 공무원 조직은 그대로이고, 윗선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해도 실무가 움직이지 않으면 별다른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사례가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한 규제샌드박스다.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처럼 크게 쟁점이 없는 분야에선 성과를 냈지만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엉킨 복잡한 규제 문제에서는 오히려 '모래주머니'가 됐다는 게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반응이다.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한 A사는 2년이 넘도록 규제가 풀리지 않자 국내 사업을 포기하고 해외로 방향을 틀었다. 쌓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