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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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2023년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된다. 지난 9월 국회에 제출된 새 정부의 첫 예산안은 639조원 규모로, 올해 본예산보단 5.2% 많지만 올해 1·2차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총지출과 비교하면 6% 적은 수준이다. 정부는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지출 규모를 최소화하면서도 고물가·경기둔화에 따른 취약계층 어려움 가중을 고려해 해당 부문 지원에는 재원을 종전보다 많이 투입하기로 했다. 헌법은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내년 예산안 처리 시한은 오는 12월 2일이다. 국회는 약 한 달 동안 정부의 1년짜리 지출 계획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예산안을 허투루 통과시켜버리면 혈세 낭비를 피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매년 연말 진행되는 예산안 심사는 '전쟁'이라 부를 만큼 여·야·정 간 치열한 논쟁을 거치게 된다. 심사 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국회가 '현
"이거 얼마예요?" 사려는 물건이 마음에 들 때 누구나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다. 얼마인지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거나 포기한다. 가격은 그만큼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누군가 기자에게 "지금 사는 집 얼마예요?"라고 묻는다면 답을 찾기 어렵다. 이 집은 작년 말 7억500만원 거래가 마지막인데 급매물은 6억7000만원에 나왔고 부동산원 시세는 7억1000만원이다. 이 중 무엇이 '진짜 집값'일까. 주택 가격에 대한 불신은 시장 전체에 퍼져 있다. 23억원이었던 '헬리오시티'가 13억원에, 15억원이었던 '염리삼성래미안'은 8억원에 거래 됐다. 잇따른 반값거래에 시장은 부모-자식 간 거래, 부담부증여 등을 의심한다. 이런 와중에 '래미안퍼스티지'는 전고가보다 8억원 오른 49억원에, '청담자이'는 5억원 뛴 22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허위 신고로 호가를 높이고 추후 계약을 취소하는 '자전거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도곡렉슬' '잠실5단지' 신고가 거래가 돌연
"차라리 딜(거래)이 깨진 게 다행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인수 추진건이 무산된 뒤 미래에셋 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4조1000억원 규모의 딜이 성공했다면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몇 달 사이, 특히 미래에셋이 지난 5월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돈줄이 급격히 말랐다. 계약 당시 4% 중반대였던 인수금융 금리는 최소 7%대 이상으로 뛰었다. 주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디폴트(채무불이행) 여파로 단기자금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우선협상자가 된 후 미래에셋이 준비한 리츠가 국토교통부 승인을 얻지 못해 딜이 어려워졌다. 미래에셋은 매각 측인 브룩필드자산운용에 '할인'을 요구했다. 계약 이행보증금 2000억원에 대해선 SIAC(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가 국제분쟁 심사를 진행중이다. 미래에셋 입장에선 보증금을 찾아오는 게 중요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
"조마조마하네요. 우리 당에도 꼭 튀어보겠다고 한 마디씩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지금은 눈치 챙겨야 할 때인데." '이태원 참사' 관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현안보고를 앞둔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이 한 말이다. 사실 여야는 이미 현안보고 때 별도 질의시간도 갖지 않기로 합의했다. 당국 책임자들이 예상 답변을 준비하느라 사고 수습에 차질을 빚으면 안 된다는 이유다. 질의가 없으니 현안보고 자리에선 질책도 정쟁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참사 직후 여야는 정쟁을 잠시 멈추자는 데 '초당적' 합의를 이뤘다. 이처럼 정치권에 흔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는 데도 그가 "말실수 나올까 걱정된다"며 전전긍긍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고 수습도 안된 마당에 '눈치없는' 돌발 행동들이 이미 당 내에서 속출해서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남영희 부원장은 참사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 참사는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올 1~3분기 벤처투자 5.4조원…역대 최대 기록"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7일 분기별 벤처투자 현황 통계를 발표하면서 낸 보도자료 제목이다. "복합적인 경제 리스크에도 벤처투자, 펀드결성은 역대 최대"라는 부제를 가진 해당 문서는 정부가 운영하는 뉴스포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과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도 게시돼 국민들에게 전달됐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해당 발표에는 또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다. 정작 3분기 벤처투자액은 전년 동기대비 40.1%(8388억원) 급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었던 2020년 3분기와 비교해도 1.2%(15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1~3분기 누적은 1·2분기의 역대 최대 기록이 가져온 착시였다. 3분기 벤처투자 감소는 예상된 결과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벤처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고물가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코스피 등 주식시장의 투자자본도 줄어들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의 침체는 리스크가 큰 만큼 더하면 더했지 안정
윤석열 정부가 또 하나의 바이오산업 육성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번엔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이다. 반도체 산업의 파운드리(위탁생산) 개념을 도입해 국가 차원에서 백신·신약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신속 생산에 기반한 10년 내 전 세계 바이오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이 목표다. 업계는 바이오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를 환영하면서도, '선택과 집중' 측면에선 아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선결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탓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 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수치에 비해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일찌감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한 셀트리온은 주요 국가에서 1위 점유율을 유지 중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바이오벤처들 역시 독자기술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잇따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중이다. 이는 전통 산업에 비해
'자업자득(自業自得), 결자해지(結者解之)' 채권시장 쇼크가 시작된 전후로 만난 금융당국 인사들이 답답한 듯 토로한다.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며 시장 개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금융당국이다. 소화기를 들고 이리저리 뛰면서 끓는 화를 삭인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호황기 때 증권사들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쉽게 떼돈을 벌지 않았나. 그걸로 억대 성과급 잔치도 벌였다. 그 돈으로 리스크 관리도 안하고 뭐 했나. 뻔뻔하다."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게 사실이다. 지자체 보증물이 나자빠질 판이 돼 버리면서 채권시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이러다 다 죽는다, 빨리 살려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당국이 뭉그적거리다 이 지경에 이르렀단 비판도 있다. 하지만 위험을 잉태한 증권사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고메시지는 여러 차례 울렸다. 금융당국도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외쳐왔다.
"멋모르고 기업가치만 빵빵 올려놓은 스타트업은 죽을 맛일 겁니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은 빙하기다. 투자 유치는 고사하고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최근 수년 간 이어진 벤처투자 호황기에 몸값만 잔뜩 높인 스타트업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몸값을 낮추고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실패하고 헐값에 매각 혹은 폐업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누구라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는 유혹에 빠진다. 기업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투자금은 늘어나고, 투자 유치에 따른 지분 희석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비유니콘 △아기유니콘 등 허울 좋은 간판도 달 수 있다. 문제는 높아진 몸값만큼 '마일스톤(단계별 경영성과)'의 난이도도 높아진다는 거다. 다음 투자 유치를 위해 수행해야 할 마일스톤의 기준이 높아지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창업자도 그만큼 무리할 수밖에 없다. 최근 매물로 나온 메쉬코리아가 대표적이다. 배송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던 메쉬코리아는 대규모
"중견·중소기업에 기회를 주겠다는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만든 것입니다. 차라리 이럴 거면 처음부터 입국장 면세점 대신 입국장 인도장을 내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데..." 정부가 '면세업계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출국 전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 찾을 수 있는 '입국장 인도장'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한 중견·중소 면세점 관계자가 한 말이다. 관세청은 여행객 편의 증진을 위해 내년 4월부터 12월까지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인도장을 시범 운영한 뒤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항만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에 시내·인터넷에서 구매한 면세품은 출국장 인도장에서 찾아야 했는데 이 경우 해외에 머무는 기간 내내 면세품을 들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입국장 인도장이 생기면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면세품을 찾을 수 있게 돼 편리해진다. 여행객들은 입국장 인도장 도입을 환영한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선업계에서 최근 첨예한 키워드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수혈하자는 기업과 이를 반대하는 노동계, 모두 완강한 입장이다. 중·장기적 생존권과 밀접하게 연결돼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4년 20만3441명이던 조선업 재직자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9만2394명으로 54.5% 감소했다. 생산인력(9만8003명) 유출이 가장 심각했다. 조선소 인력이 가파르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주 시장이 반등해 슈퍼사이클 구간에 진입했다. 불과 몇년 만에 일감에 허덕이던 조선사들이 배 만들 사람이 없어 납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기업은 납기를 위해서라도 외국인력 확대가 절실하다 입을 모은다. 노동계는 외국인력이 확대되면 기술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년간 정체된 인건비를 다른 업종 수준으로 올려 내국인력을 유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국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지금과 같은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당장의 인력수급이 시급한 기업의
금융업의 본질은 신뢰다. '맡겨놓은 돈을 언제든 찾을 수 있다', '돈을 빌려주면 갚는다'라는 믿음이 없다면 금융 거래는 이뤄질 수 없다. 각종 담보와 보증, 심사는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부수적인 과정이다. 그런데 믿음이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원도가 '돈을 갚겠다'는 채무보증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레고랜드 사업주체인 GJC(강원도중도개발공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2050억원 규모의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하고,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 신뢰도가 높은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을 서면서 높은 신용등급(A1)을 받았다. 하지만 강원도가 보증 의무를 불이행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자체도 못 갚는 상황'이라는 심리적 불안이 퍼졌다. 상환되지 않은 단기금융시장은 물론 회사채 등 전체 채권 시장까지 불안은 번졌다. 단기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이 급격히 줄었고, 우량 회사채도 팔리지 않기 시작했다. 채권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금리는 더 빠르게 올랐다. 가뜩이나 기준금리
"'북한 급변사태를 한·미·일 3국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한국이 일본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급변사태 시 중요한 전략적 자산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한반도 통일 달성에 지장이 초래된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발언입니다." MB(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2년 7월 19일. 국회에서 홍익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의원이 김성한 외교통상부 2차관(현 국가안보실장)의 한 논문 문구를 인용한 뒤 '자위대 한반도 진입 허용론'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몇달 전 국회 속기록을 보다가 문제의 논문이 뭔지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다만 당시 홍 의원의 발언은 적지 않았다. 해석의 영역이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잊고 있던 논문이 최근 군사 분야 한·미·일 협력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 때문에 떠올랐다. 문재인정부 때도 수 차례 실시됐던 한미일 훈련이 갑자기 왜 문제가 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