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국인 외엔 해법없는 K-조선의 현실

[기자수첩]외국인 외엔 해법없는 K-조선의 현실

김도현 기자
2022.10.25 05:15

조선업계에서 최근 첨예한 키워드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수혈하자는 기업과 이를 반대하는 노동계, 모두 완강한 입장이다. 중·장기적 생존권과 밀접하게 연결돼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4년 20만3441명이던 조선업 재직자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9만2394명으로 54.5% 감소했다. 생산인력(9만8003명) 유출이 가장 심각했다. 조선소 인력이 가파르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주 시장이 반등해 슈퍼사이클 구간에 진입했다. 불과 몇년 만에 일감에 허덕이던 조선사들이 배 만들 사람이 없어 납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기업은 납기를 위해서라도 외국인력 확대가 절실하다 입을 모은다. 노동계는 외국인력이 확대되면 기술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다년간 정체된 인건비를 다른 업종 수준으로 올려 내국인력을 유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국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지금과 같은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당장의 인력수급이 시급한 기업의 입장도, 개선된 처우와 양질의 일자리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지적 모두 수긍이 간다. 문제는 상황이다. 출산율 저하로 생산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외침도 이내 공허해질 전망이다. 취업시장에서 일자리를 골라가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업무 특성상 자동화 설비 도입에는 한계가 있고, 지리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인재를 유치하기에 경쟁력이 떨어져서다.

사실상 내국인만으로 선박을 건조하기 불가능한 시점에 돌입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전체 종사자 규모를 13만50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당수는 외국인이 될 전망이다.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슈퍼사이클 직후 찾아올 불황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갈등은 공멸의 지름길이다. 회사는 사업을 포기하고 노동자들은 실직 위기에 내몰린 푸르밀 사태가 조선업계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노동계는 불가피한 시대적 변화에 수긍하는 노력이, 기업은 고통을 분담했던 노동계와 실익의 열매를 어떻게 나눌 지를 각각 고민해야 한다. 노사관계서 각자도생이란 없다. 공존과 공생을 모색하는 노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김도현 산업1부 기자
김도현 산업1부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도현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도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