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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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내에서 가장 지역소멸 위험이 크다는 경북 의성군을 다녀왔다. 의성군은 전국에서도 마늘 산지로 가장 유명한 곳이지만 실제 방문한 의성군은 얼마나 더 마늘 농사를 더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깊었다. 마늘농사도 기계화가 이뤄지긴 했지만 여전히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다. 마늘에 묻은 흙을 털어낸 다음 끈으로 묶어 싣는 과정까진 결국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로 이 같은 작업을 할 만한 인구가 줄고 있고, 웃돈을 주고 사람을 데려오려고 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타지에 있는 인력사무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와 겨우 농가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인구감소에 대한 얘기는 지겹게 듣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한 인구감소의 부작용은 훨씬 심각하게 느껴졌다. 당장 특산품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은 특산품까지 바꿔야 할 판이다. 더 알아보니 의성군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마늘 농가가 이미 오래전 부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고령화로
"올해가 마지막이다." 골프 시장이 급격히 꺾이기 전부터 골프웨어 업계에선 성장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올해 자리를 잡지 못하면 내년부터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긴장감이 퍼져 있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 관련 매장 비중을 높였던 백화점들도 최근엔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내년에는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열기가 식고 있다는 징후는 뚜렷하다. 레저 회원권 전문 거래소인 에이스회원권에 따르면 골프회원권 종합지수는 지난 7월 1357을 정점을 찍고 10월에 1285로 급락했다. 골프장 회원권 종합지수는 2015년 1월 1일 회원권 지수를 1000으로 기준으로 놓고 매일의 호가 등락을 표시한 회원권 시세 표준화 지수다. 골프를 즐기기에 딱 알맞은 라운딩의 계절에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말(1222)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해외 여행이 가속화되면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 골프존뉴
부산시의 '디지털자산거래소' 가 무리수로 번진다. 현행법을 건너뛴 지 오래다. 담당 중앙부처가 있지만 공식 협의 절차가 진행된 바 없다. 여러 경로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만 존재한다. 부산시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서울에 닿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산 출신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등이 노력의 창구다.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라는 말만 나오면 '엣헴' 헛기침 소리나 옆구리를 꼬집는 자극이 치고 들어온다는 거다. 올해 초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구상을 내놓을 때 이미 예견됐던 바다. 사실 부산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박 시장은 '블록체인진흥원'을 신설하고 '블록체인 국제자유도시 지정'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민간자금 100억원을 모아 지주회사 방식의 거래소를 만든 뒤 최대주주 권한은 부산시가 갖는 방식이다. 참여할 거래소를 모집하면서 부산시는 설립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서 행정지원은 '부산
"후배 봐줄 시간이 어디있습니까. 경제팀에서 빠지려면 공황장애 진단받으라는 조언까지 해줍니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 경제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수사관이 하소연했다. 주로 사기, 횡령, 배임 등의 범죄를 다루는 경제팀은 전문성이 필요해 배치된 뒤 상당기간 선임자로부터 업무를 배워야 하는데 경력 1년차 수사관이 와도 선임자가 교육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실제 수사부서에서 적응하지 못한 많은 수사관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수사부서 기피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검경수사권조정 이후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경찰이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6개 범죄를 제외한 모든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갖게 돼 수사부서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피 현상은 수사경과 취득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경찰 수사경과 취득자수는 2020년 5020명에서 올해 1879명으로 줄었다. 수사경과란 경찰이 수사 전문인력 양성 차원에서
"부처를 폐지하더라도 기존의 기능들을 없애는 게 절대 아니다. 오히려 시대 변화에 맞춰 보다 내용을 기능적으로 강화하도록 설정돼 있다." 지난 7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의 여성가족부 폐지 관련 이같은 입장 발표에 각계의 반응이 흥미롭다. 대통령실은 여가부의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양성평등본부'와 고용부 등으로 이관해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라며 관련 예산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여가부 폐지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소위 '이대남(20대 남성)'에게서 실망감이 표출됐다. "속았다" "여성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여가부 폐지한다면서 기능 강화라니 말장난" 여성계 등 시민단체는 예상됐듯 극렬한 반대집회를 벌이고 있다. 구호는 대략 이렇다. "혐오정치를 끝내자" "구조적 성차별에 기름 붓는 것" "소통 없는 독단적 결정" "담당 부처가 없는데 성평등 업무가 제대로 되겠나" 민주당의 반응이 가장 흥미롭다. 공식입장 표명을 미루며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던 민주당은 11일 반대를
택시업계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가 2020년 3월 통과시킨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그 이후 택시기사들의 생활은 나아졌을까.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떠났고 시민들은 택시 대란으로 일상에 불편을 겪고 있다. 호출 승차료까지 올라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며 택시 수요는 늘었지만 기사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기존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고민하지 않고 입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국회가 신산업을 때려 막은 결과다. 이런 경험을 해놓고도 국회는 또다시 많은 국민들이 이용 중인 IT 서비스를 가로막으려는 시도에 나섰다. 이번에는 '직방 금지법(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여야 의원 20여명이 동참한 법안에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에 공인중개사들이 의무 가입하는 조항이 담겼다. 또 한공협을 법정 단체로 인정하고 한공협은 회원을 '지도·관리'하며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단속 가능하다. 회원이 공인중개
TV 프로그램에서 휴게소 음식들이 소개되면서 몇년 전부터 일부 휴게소들이 인기를 끌었다. 어디서는 '소떡소떡'을 꼭 먹어야 하고, 다른 데서는 국밥을 먹어야 한다는 식의 필수 음식리스트도 생겼다. 외국인 사이에선 이색 관광코스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휴게소가 다시 주목을 받은 것도 음식 때문이다. 이유는 맛이 아니라 가격이었다. 국회의원들은 휴게소 관리·운영을 총괄하는 한국도로공사를 두고 밥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다그쳤다. 이용자들이 휴게소 음식값이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이 아니다. 실제로 휴게소 음식 가격은 다른 물가보다 가파르게 뛰었다. 아메리카노 평균 가격은 4412원으로 1년 전(3907원)보다 12.9%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5.6%)의 2배가 넘는다. 호두과자, 라면, 돈가스, 우동도 물가보다 더 올랐다. 휴게소 음식값이 비싼 데는 구조적인 원인이 지목된다. 하나는 높은 수수료율이다. 휴게소는 도로공사가 운영업체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휴게소
"포켓몬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어디까지 가려는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포켓몬빵' 품절 대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많은 아이와 부모가 '띠부띠부씰'(떼고 붙이고 떼고 붙이는 스티커)이 들어있는 포켓몬빵을 찾으러 다닌다. 그렇지만 편의점 등의 포켓몬빵 매대는 대부분이 텅 비어있다. 편의점당 발주 제한이 걸린 점도 그대로다. 이달 초순 SPC삼립이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5일간 오전 11시에 포켓몬빵를 판매했는데 단 몇 분 만에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SPC삼립이 출시한 '포켓몬빵 할로윈 한정판'은 야광 띠부씰이 들어간 데다 제품 개수도 한정돼 이를 구하려는 부모들이 더 애를 태웠다.SPC삼립은 공지문을 통해 "현재 포켓몬빵을 최대한 많이 공급하기 위해 관련 생산 설비를 24시간 내내 가동하고 있음에도 제품 구입을 원하시는 모든 분들께 원활히 공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 한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한다. 그렇다고 SPC
"오늘 개막식 안 여나요?" 국내 최대 전자·IT(정보통신) 전시회 한국전자전이 지난 4일 개막식 없이 막을 올렸다.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행사를 주최·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도 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각종 홍보물을 뒤져봤지만 개막식 일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개막식은 특별한 대외 공지 없이 다음날인 5일 열렸다. 수소문해 본 결과 정부 측에서 국회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일정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웃어넘기긴 어려웠다. 정부 수지타산에 전시회가 뒷전이 됐다. 산업부는 개막식이 열린 날에야 한국전자전을 소개하는 자료를 냈고, 한 발 늦은 발표에는 차관이 참석해 전자산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했다는 내용이 붙어있었다. 예상됐던 사고란 얘기도 나온다. 정부부처는 물론 각종 기관과 협회, 언론 매체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한국전자전이 갖는 본질은 이미 퇴색됐다는 게 업계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다. 신제품 출시와 동떨어진 시기에 행사가 열리
"현재 월 15조원 규모의 대출 신청이 있지만, 실제 대출은 월 200억원 정도만 나가고 있어 수요와 공급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업법) 시행 2주년 간담회에서 한 온투업체 CEO(최고경영자)가 한 말이다. 전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온투업법이 제정될 때만해도 환호했던 온투업계 근심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002년 대부업 이후 20여년 만에 새로운 금융업이 제도권에 진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과도한 규제로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온투업체들은 연계투자 관련 규제가 하루 빨리 풀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온투업법은 금융회사의 온투업체를 통한 연계투자 행위를 허용하면서도, 이 행위를 차입자에 대한 '대출'로 간주하고 있다. 동시에 이용자 보호를 위해 차입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온투업체로부터 차입자 정보를 받아볼 수 없어 연계투자를 할 수 없다. 온투업계는 금융당국에 유권 해석을 내려달라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서면서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경제위기'라는 네 글자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한국을 흔들었던 두 차례의 경제위기가 환율 급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것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환율 급등을 위기의 전조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환율 급등이라는 현상은 외환위기 때와 같지만 그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는 은행들이 해외에서 빌려온 '달러 빚'을 갚지 못해 촉발됐다. 은행·기업들은 말 그대로 상환할 달러가 부족한 상황에 놓였고 일부 기업들은 흑자부도를 냈다. 모자란 외환을 조달하기 위해 사람들은 외환시장으로 달려갔다. 그 결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반면 지금은 '킹달러'라 불리는 달러화의 급격한 몸값 상승 현상 때문에 환율이 뛰고 있다. 우리나라엔 달러화가 부족하지 않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5년물 한국 CDS(신용부도스와프)
우리 사회가 다시 둘로 쪼개진다. 진보 성향 단체가 이달 1일 서울 세종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 보수단체는 이달 3일 수만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벼른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대 '자유통일과 주사파 척결을 위한 국민대회'다. 눈에 쌍심지를 켜며 상대에게 증오의 말을 주고 받았던 2019년 10월 서초동 집회 대 광화문 집회의 예고편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다. 이같은 우려는 '강 대 강'을 넘어선 정치권의 '적 대 적' 구도를 근거로 한다. 민주당은 일관되게 '3무(무능력, 무책임, 무대책) 정권' 공세를 펼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각종 논란이 국민 정서를 자극하자 총공세에 돌입했다.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검·경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며 방어선을 치는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 과정이 흘러나오자 "욕설 정국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권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 대상이 야당이라는 취지로 해명하며 일찌감치 정기국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