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4 건
철로 위를 떠서 질주하는 미래교통수단. 세계 두 번째 자기부상열차 보유국. 2016년 2월 국내에 자기부상열차가 도입될 때만 해도 당장 미래 교통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전국에서 자기부상열차 사업 유치에 열을 올렸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철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용유역까지 6.1㎞ 구간은 그 첫 무대였다. 장밋빛 환상이 깨지는 데는 불과 6년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업비 4500억원이 투입했던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1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중정비 미흡으로 연말까지 한시적인 휴업이지만, 사실상 정상적인 운행 재개가 불투명하다. 물가상승과 부품 수급문제 등으로 정비 일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다. 자기부상열차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400명 정도, 운영비는 연간 80억원씩 들어간다. 6년여 동안 국내 보급뿐 아니라 해외 기술 수출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2·3단계 구간 확장
"교촌치킨 배달료 4000원 실화냐." "교촌 불매하겠다." 교촌치킨이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상당수 가맹점이 치킨 배달비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올린 탓이다. 각종 물가가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치킨 배달료를 도입한데다 지난해 11월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교촌치킨이라 불만이 배가됐다. 물론 배달비 인상은 교촌만의 얘기는 아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사의 일부 가맹점도 기본 배달료를 3500~4000원으로 높였다. 가맹점 본사들은 배달료 인상을 가맹점주가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배달비는 가맹점주가 전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 저항에도 가맹점주들이 배달료를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식재료값과 인건비, 공공요금 등 각종 비용 상승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치킨용으로 많이 쓰는 닭고기 9~10호 시세는 1㎏당 4692원으로 1년 전 3923원보다 20% 비싸졌
"수도권은 하려던 대로 하드웨어, 비수도권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가면 됩니다. 소프트웨어는 소재·부품·장비 등 하드웨어 만큼이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하면서도 수도권 대학들도 약한 분야입니다." 얼마전 충청도권 대학의 한 교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최근 작성한 비수도권 대학의 반발로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증원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담겨 있었다. 이 교수는 비수도권 대학이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방법을 통해 반도체 인재 확충과 지역 균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하면서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증원 검토에 나섰다. 고질적인 반도체 인재난 해결을 위해 수도권 학과 정원 규제를 풀어달라는 업계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다. 현재 수도권 대학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인구집중유발시설로 분류돼 입학정원이 제한된다. 하지만 비수도권
"저희는 원죄가 있으니…"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할 때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카드사는 2003년 카드사태로 실물 경제를 휘청이게 했던 '원죄'가 있고, 저축은행은 2012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태라는 '원죄'를 지고 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나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압박에 억울함을 호소하다가도 꼬리를 내리는 이유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이들의 원죄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다. 최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등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제2금융권의 건전성,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2의 카드사태'나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실제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조달에서 채권 의존도가 높은 카드사들의 조달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1년 새 여전채 금리가 3배 이상 훌쩍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몇달새 두 배로 올랐다. 서민은 어떻게 살라는 거냐." 몇달 전 한국은행에 걸려온 항의 전화다. 한은 직원은 "개별 금리는 돈을 빌린 은행에 말씀하셔야 합니다"라고 응대했지만 화가 난 민원인의 항의는 쉽게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민원인에게 금리인상을 통보한 시중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책임을 돌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6%를 기록하고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10여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한은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 유력시된다. 설령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기정사실에 가깝다. 국제유가 상승에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가세한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판단을 탓하긴 어렵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이 풀렸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려면 우선
#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는 이달 2일 전후 '180도' 바뀌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 후 후보 자격을 얻는 데 전력을 다했다. 전당대회 피선거권이 권리당원에게 있지만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상 단서 조항에 주목하고 자신의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연일 여론전을 폈다. 당무위가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비대위 의견을 수용하자 공식 안건으로 회부해 의결해달라고 촉구했다. 공교롭게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을 때리기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과거 특정 정치인과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준석의 정치'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일각에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무대뽀'(앞뒤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일본어식 표현)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 4개월 전.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에게 당권을 맡기며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웠다"고 치켜세웠다. 더 나아가 "민
"법이 있어도 전국 곳곳에 있는 현장에 다 적용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잖아요.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산업재해인 것 같아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시행 6개월여를 놓고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노동계의 강력한 요구로 지난 1월27일 법 시행이 이뤄졌음에도 꾸준히 발생하는 산재를 보는 안타까움이 읽힌다. 산재를 뿌리 뽑고자 하는 고용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산재 예방과 사업주의 처벌을 잇는 모호한 규정은 경영 일선에 많은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선량하고 억울한 피해가 생길 수 있고,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1호 중대재해법 적용 기업인 삼표산업 역시 여전히 검찰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꾸준히 과잉입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한 중대재해 전문 변호사는 "외국과 비교해봐도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개인에게 징역형 하한형은 과도한 측면이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감정 싸움하면서 다툴 일인가요. 허탈합니다" 4년 간 을지면옥 측과 송사를 벌인 시행사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에 위치한 냉면가게 을지면옥 건물은 최근 법원 결정에 따라 철거를 진행했다. 을지면옥과 소규모 공구점이 밀집한 이곳은 건물 노후도가 심해 2010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다.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토지 등 소유주와 시행사 간 보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곳에서 37년간 영업한 을지면옥 점주는 해당 구역에서 대지 지분이 가장 많은(시행면적 약 11% 보유) 지주이기도 했다. 이름난 맛집인 데다 건물이 지하철역 출입구와 맞닿은 요지여서 토지보상비 갈등은 예견됐다. 개발이익을 쫓는 시행사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 했고, 을지면옥 측은 최대한 많은 보상을 원했다. 당시 법적으로 을지면옥이 다소 불리한 위치였다. 시행사가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한 기준 동의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쟁에 2018년 말 전임 서울시장이 가
여야가 원 구성 갈등을 지속하면서 입법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는 5월 29일 끝났다. 여야는 한 달 넘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4일 국회의장단을 뽑았다. 후반기 국회 가동을 위한 첫발을 뗐지만 입법 기능 정상화 전제 조건인 상임위원회 배정이 언제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원 구성 협상에서 여야가 내건 조건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의장단 선출에 앞서 약속한 상임위원장 합의 선출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국회 출범을 가로막고 있는 최대 쟁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후속 조치에 대한 입장차다. 3·9 대통령선거 직전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 입법 여파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검수완박 입법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철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 사개특위 구성 역시 검수완박 입법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무관한 내용을 원
지난달 22일과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84.6%, 81.5%였다. 6월 코스닥과 코스피는 세계 주요 증시 중 하락률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급락했고 주가 하락기를 틈타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크게 늘었다. 7월4일 기준 종목별 공매도 비중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과 덕산네오룩스의 경우 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이 각각 42.5%, 42.1%에 달한다. 에스원, 하나투어, 휠라홀딩스, 카카오게임즈, LG생활건강 등의 공매도 비중도 30% 안팎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기에도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을 때 가격을 조정하는 순기능을 갖는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때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역기능이 있다.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종목에 공매도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폭락한 종목에 공매도가 더 몰리고 반대매매까지 출회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다. 때문에 지난 6월 하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과도한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공매도를 지목하고 한시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장 중이던 지난달 13일 이 부회장의 삼성SDI 헝가리 공장 방문에 대해 삼성전자에 문의한 적이 있다. 외부에서 '이 부회장의 공장 방문이 확실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다. 공장 방문설은 시기상 의미가 있었다. 지난 5월, 삼성의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계획' 발표에서 배터리가 빠지자 업계에선 삼성SDI 소외론이 나왔고 한 외국계 증권사는 삼성SDI 목표가를 반토막냈다. 한마디로 삼성SDI에 관해 좋지 않은 소문들이 돌던 때다. 이 가운데 총수의 현지 공장 방문은 배터리 사업이 그룹 내에서 소외되지 않고 있단 신호를 줄 수 있는 발걸음이었다. 시장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움직임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측은 관련 내용을 줄곧 부인했다. 하지만 닷새 뒤 이 부회장은 헝가리 공장을 방문하는 등 자동차 업계 현황을 두루 살폈다고 직접 전했다. 삼성전자의 확인이 사실과 달랐던 셈이다. 글로벌 완구 기업 '마텔'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로버트 에커트는 '신뢰는 기업
누리호(KSLV-II) 발사를 며칠 앞두고 일본 과학기술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우주 개발과 핵융합 등 과학기술 정책을 설계했던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과학관). 그에게 일본의 우주 탐사 목적과 전략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갈 길은 멀지만 누리호 다음 화두는 '우주 탐사'라고 입을 모은다. 우주 발사체에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탑재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1970년 우주 발사체를 자력 발사했고, 차별화 전략으로 현재 소행성 탐사 분야에선 우주최강국 미국을 앞서 있다. 그 지점에 한국이 참고할 내용이 있다. 아난 과학관이 언급한 일본의 우주 탐사 목적은 '새로운 지식의 창조와 우주 공간 내 일본의 활동 영역 확대'였다. 언뜻 단순한 구호로 들릴 수 있지만 역사적 맥락과 함께 보면 다소 긴장감을 느껴야 하는 말이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 때부터 과학선진국에 유학생을 보냈고 단순 지식 답습을 넘어 지식을 만드는 생산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