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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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몇달새 두 배로 올랐다. 서민은 어떻게 살라는 거냐." 몇달 전 한국은행에 걸려온 항의 전화다. 한은 직원은 "개별 금리는 돈을 빌린 은행에 말씀하셔야 합니다"라고 응대했지만 화가 난 민원인의 항의는 쉽게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민원인에게 금리인상을 통보한 시중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책임을 돌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6%를 기록하고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10여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한은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 유력시된다. 설령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기정사실에 가깝다. 국제유가 상승에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가세한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판단을 탓하긴 어렵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이 풀렸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려면 우선
#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는 이달 2일 전후 '180도' 바뀌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 후 후보 자격을 얻는 데 전력을 다했다. 전당대회 피선거권이 권리당원에게 있지만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상 단서 조항에 주목하고 자신의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연일 여론전을 폈다. 당무위가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비대위 의견을 수용하자 공식 안건으로 회부해 의결해달라고 촉구했다. 공교롭게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을 때리기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과거 특정 정치인과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준석의 정치'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일각에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무대뽀'(앞뒤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일본어식 표현)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 4개월 전.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에게 당권을 맡기며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웠다"고 치켜세웠다. 더 나아가 "민
"법이 있어도 전국 곳곳에 있는 현장에 다 적용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잖아요.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산업재해인 것 같아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시행 6개월여를 놓고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노동계의 강력한 요구로 지난 1월27일 법 시행이 이뤄졌음에도 꾸준히 발생하는 산재를 보는 안타까움이 읽힌다. 산재를 뿌리 뽑고자 하는 고용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산재 예방과 사업주의 처벌을 잇는 모호한 규정은 경영 일선에 많은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선량하고 억울한 피해가 생길 수 있고,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1호 중대재해법 적용 기업인 삼표산업 역시 여전히 검찰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꾸준히 과잉입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한 중대재해 전문 변호사는 "외국과 비교해봐도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개인에게 징역형 하한형은 과도한 측면이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감정 싸움하면서 다툴 일인가요. 허탈합니다" 4년 간 을지면옥 측과 송사를 벌인 시행사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에 위치한 냉면가게 을지면옥 건물은 최근 법원 결정에 따라 철거를 진행했다. 을지면옥과 소규모 공구점이 밀집한 이곳은 건물 노후도가 심해 2010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다.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토지 등 소유주와 시행사 간 보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곳에서 37년간 영업한 을지면옥 점주는 해당 구역에서 대지 지분이 가장 많은(시행면적 약 11% 보유) 지주이기도 했다. 이름난 맛집인 데다 건물이 지하철역 출입구와 맞닿은 요지여서 토지보상비 갈등은 예견됐다. 개발이익을 쫓는 시행사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 했고, 을지면옥 측은 최대한 많은 보상을 원했다. 당시 법적으로 을지면옥이 다소 불리한 위치였다. 시행사가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한 기준 동의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쟁에 2018년 말 전임 서울시장이 가
여야가 원 구성 갈등을 지속하면서 입법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는 5월 29일 끝났다. 여야는 한 달 넘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4일 국회의장단을 뽑았다. 후반기 국회 가동을 위한 첫발을 뗐지만 입법 기능 정상화 전제 조건인 상임위원회 배정이 언제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원 구성 협상에서 여야가 내건 조건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의장단 선출에 앞서 약속한 상임위원장 합의 선출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국회 출범을 가로막고 있는 최대 쟁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후속 조치에 대한 입장차다. 3·9 대통령선거 직전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 입법 여파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검수완박 입법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철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 사개특위 구성 역시 검수완박 입법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무관한 내용을 원
지난달 22일과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84.6%, 81.5%였다. 6월 코스닥과 코스피는 세계 주요 증시 중 하락률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급락했고 주가 하락기를 틈타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크게 늘었다. 7월4일 기준 종목별 공매도 비중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과 덕산네오룩스의 경우 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이 각각 42.5%, 42.1%에 달한다. 에스원, 하나투어, 휠라홀딩스, 카카오게임즈, LG생활건강 등의 공매도 비중도 30% 안팎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기에도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을 때 가격을 조정하는 순기능을 갖는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때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역기능이 있다.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종목에 공매도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폭락한 종목에 공매도가 더 몰리고 반대매매까지 출회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다. 때문에 지난 6월 하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과도한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공매도를 지목하고 한시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장 중이던 지난달 13일 이 부회장의 삼성SDI 헝가리 공장 방문에 대해 삼성전자에 문의한 적이 있다. 외부에서 '이 부회장의 공장 방문이 확실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다. 공장 방문설은 시기상 의미가 있었다. 지난 5월, 삼성의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계획' 발표에서 배터리가 빠지자 업계에선 삼성SDI 소외론이 나왔고 한 외국계 증권사는 삼성SDI 목표가를 반토막냈다. 한마디로 삼성SDI에 관해 좋지 않은 소문들이 돌던 때다. 이 가운데 총수의 현지 공장 방문은 배터리 사업이 그룹 내에서 소외되지 않고 있단 신호를 줄 수 있는 발걸음이었다. 시장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움직임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측은 관련 내용을 줄곧 부인했다. 하지만 닷새 뒤 이 부회장은 헝가리 공장을 방문하는 등 자동차 업계 현황을 두루 살폈다고 직접 전했다. 삼성전자의 확인이 사실과 달랐던 셈이다. 글로벌 완구 기업 '마텔'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로버트 에커트는 '신뢰는 기업
누리호(KSLV-II) 발사를 며칠 앞두고 일본 과학기술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우주 개발과 핵융합 등 과학기술 정책을 설계했던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과학관). 그에게 일본의 우주 탐사 목적과 전략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갈 길은 멀지만 누리호 다음 화두는 '우주 탐사'라고 입을 모은다. 우주 발사체에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탑재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1970년 우주 발사체를 자력 발사했고, 차별화 전략으로 현재 소행성 탐사 분야에선 우주최강국 미국을 앞서 있다. 그 지점에 한국이 참고할 내용이 있다. 아난 과학관이 언급한 일본의 우주 탐사 목적은 '새로운 지식의 창조와 우주 공간 내 일본의 활동 영역 확대'였다. 언뜻 단순한 구호로 들릴 수 있지만 역사적 맥락과 함께 보면 다소 긴장감을 느껴야 하는 말이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 때부터 과학선진국에 유학생을 보냈고 단순 지식 답습을 넘어 지식을 만드는 생산 방법
분노·참담·유감·우려·외면 첫 문장부터 이런 단어들을 늘어놓은 건 이유가 있다. 내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을 줘야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과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대기업들로 구성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경영자협회(경총)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톤은 보다 강하다. 이들에게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의 무게는 다르다. 대기업들은 인건비가 늘어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표현한다. 냉면 한 그릇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선 고물가 시대에 제대로 된 점심 한 끼도 사먹기 어려운 돈 이지만 누군가에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액수란 얘기다. 적절한 최저임금을 정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했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내는 소리는 읍소나 호소를 너머선다.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다.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사
"지나치게 달고 짠 음식은 몸에 해롭다. 특히 요새 배달음식이 늘어나면서 나트륨과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람들은 주로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먹는다. 그러므로 배달앱에서 소금과 설탕의 양을 조절하도록 하자." 굉장히 간단한 발상이다. 그런데 시행하기는 불가능하다. 우선 요리는 배달앱이 아닌 음식점이 만든다. 주문별로 당도와 염도를 차별화한다는 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표준 레시피에 따라 조리하기 때문에 조리법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배달앱에 '일회용 수저 빼주세요'를 체크해도 지켜지기 힘든 마당에, 소금과 설탕까지 조절하라는 건 무리다. 배달앱이 가게들에게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다. 배달앱이 소금과 설탕을 조절하라는 건, 간단히 반박되는 수준의 주장에 불과하다. 다만 이 같은 발상이 강제력을 지닌 정부로부터 나온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에 이 같은 배달앱 규제방안이 들어갔다.
국민의힘 '반도체사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28일 첫 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반도체를 필두로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조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특위 설치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반도체 드라이브'에 대한 입법 지원 사격의 의미도 있지만 국가·경제안보와 직결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집권 여당이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당초 이날 반도체특위에 참석 일정이 없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내며 반도체가 지도부 차원의 의제임을 시사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반도체특위를 야당 출신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에게 맡겼다.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반도체 현안만큼은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세액공제는 반도체 업계의 최대 숙원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 초기 여당 주도의 특위가 가동됐음에도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반도체특
'원리금 상환액이 부담스러우면 처음엔 이자부터 갚자', '상환기간을 늘려 매월 갚는 원리금을 낮추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라는 큰 틀의 규제를 둔 채 대출 한도를 늘리려다 보니 은행과 금융당국 할 것 없이 조삼모사(朝三暮四)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조삼모사'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규제를 피해 대출금을 늘릴 순 있지만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불어난 이자 청구서를 받는 사람은 금융소비자다. 은행과 정책금융이 내놓은 만기연장을 보면 매달 갚는 원리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보다는 '원리금을 줄였으니 그만큼 대출을 더 할 수 있다'에 초점이 맞춰진다. 월 3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DSR 40%를 적용받으면 40년 만기, 연 4.6%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약 2억60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2억8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당장 2000만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만기연장 효과가 크지만 자칫 필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