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5 건
0.03%. 최근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뻔한 요소가 올해 1~9월 한국 전체 수입액 가운데 차지한 비중이다. 요소수 대란은 국민경제의 아주 작은 부분이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걸 알려준 계기가 됐다. 문제는 이같은 일이 에너지 분야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세계는 현재 두 가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과 40여년간 글로벌 경제를 지탱했던 세계화의 붕괴다. 이 두 가지는 양립하기 쉽지 않다. 탄소중립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는 새로운 공급망을 요구한다. 세계화의 붕괴로 국가 간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새 공급망 구축이 쉬울 리 없다. 석유가 중동과 러시아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것처럼 재생에너지도 평등하지 않다. 햇빛이 비추는 곳 어디에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지만 일조량이 풍부한 호주·남미와 한국은 전력생산량에서 차이가 난다. 바람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유럽의 북해에 비하면 풍력발전이 불리하다. 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푸른 점퍼'를 벗은 지 10일째다. 지난 2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회색 자켓을 입고 나타나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했다. 지난 28일 여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에서도 회색의 긴팔티 차림으로 지지층 앞에 섰다. 정부·여당과 차별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각종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게 나오는 상황에선 당연한 선택지다. 정권 교체 여론의 핵심 이유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다. 문제는 명확하다. 공급은 등한시하고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잇달아 내놓은 세제 정책에 국민들은 책임을 묻고 있다. 의도가 어찌 됐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결과를 심판해야 한다는 게 민심의 요체다. 문제가 뚜렷한 만큼 정답도 보인다. 과세 일변도로 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기 교정이다. 국토보유세와 관련 아젠다(의제) 관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순서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으나 국토보유세를 추
"경찰이 못 미덥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본연 임무인 경찰에게 이보다 뼈아픈 비판이 있을까.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 15일 발생한 인천 남동구 서창동 빌라 흉기난동 사건이 계기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흉기를 휘두르는 가해자를 두고 현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경찰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시스템이 이같은 무책임한 대응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경찰이 과감하게 범죄 혐의자 제압에 나선 사건에는 으레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해당 경찰관은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거나 인사 등에 불이익을 입었다. 그래서 두꺼운 옷에는 무용지물인 '테이저건'이 권총 대신 쥐어졌다. 이마저도 찰나의 판단이 중요한 현장에서 대상자 행위별 5단계, 경찰 대응 방식 4단계로 나뉜 복잡한 대응수칙을 머리에 떠올린 뒤 사용해야 했다.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정부와 국회는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경찰청
'예산 심사하자는 야당과 법안 상정 없이 예산 심사도 없다는 여당.' 국회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이런 장면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토위 민주당 의원들이 '개발이익 환수3법'(도시개발법·개발이익환수법·주택법 개정안)의 상정을 모든 의사일정의 최우선 순위로 못박으면서다. 국토위는 지난 18·22일 해당 법안을 놓고 여야간 고성이 오간 끝에 전체회의가 파행했다. 갈등은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대표발의한 개발이익환수법·도시개발법을 하루 만인 18일 전체회의에 상정하려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여당이 전례 없는 '무리수'를 시도하는 이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통과를 강력 요청한 법안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개발이익 환수법을 막는 자는 '화천대유'를 꿈꾸는 공범"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의 리스크인 '대장동 문제'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야당은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 법안이 "
"종합부동산세는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 "전 국민의 98%에게는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보유세 부담은 낮은 수준이다." 믿기 어렵지만 같은 기관에서 한 말이다. 출처는 나라 곳간지기이자 세제를 만드는 기획재정부다. 종부세율을 낮춘 2009년 9월과 세율을 2배 높인 첫해인 2021년 11월 기재부는 완전히 다른 논리를 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정부에서 종부세와 관련해 이런 '말바꾸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시 집권 세력의 성향과 무관치 않다. 감세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한 정부에겐 '독'으로, 증세를 통한 복지재원 확보에 주력하는 정부로선 '과실'로 여겨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대원칙은 모든 정부의 공통 분모였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즉 위에서 시키는대로 한다는 숙명을 감안해도, 매번 완전히 다른 통계를 제시하는 건 온당치 않다. 납세자 입장에선 정권 입맛대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최근 국회를 통과한 세무사법 개정안으로 인해 자비스앤빌런즈 같은 세무대행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유탄을 맞았다. '세무대리 업무 알선 금지' 조항이 신설돼 사업모델 전환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지난해 7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본래는 세무사와 변호사간 직역 갈등 때문에 발의된 법안이었으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스타트업들에게 타격이 돌아갔다. '180석의 거대 여당'이 입법으로 스타트업을 옥죄는 사례는 곳곳에서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의료광고 심의대상을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강남언니·바비톡 등 미용·의료정보 플랫폼도 광고 심의대상에 포함된다. 이들이 의료광고를 하려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자율심의기구의 심의를 받아야한다. 의협이 시술(비급여) 가격, 후기 기재 등을 금지하고 있어 이를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으로선 핵심 사업모델에 위기를 겪게 된다. 특정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신외감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한국 매출이 공개됐다. 이에 따라 루이비통은 지난해 1조원, 샤넬이 9000억원대, 에르메스는 4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탈리아 대표 명품 구찌의 매출에 대한 얘기는 없다. 구찌는 한국에서 얼마를 벌까. 외감법 개정으로 한국에서 유한회사는 올해부터 2020년 실적에 대한 재무제표를 공개하게 됐다. 하지만 구찌는 신외감법 시행에 앞서 유한회사 법인을 재빠르게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해 올해도 감사보고서 제출을 피했다. 패션업계에서는 구찌의 한국 매출이 샤넬에 필적한다고만 전해진다. 벤처기업 설립을 촉진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된 유한책임회사는 매출 규모가 영세한 신생기업에 적합한 법인 형태로, 신외감법에서 예외다. 현행법상 유한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법인 변경은 금지돼 있다. 새로운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유한회사의 사업을 유한책임회사에 넘기거나 유한회사를 주식회사로 변경한 뒤 주식회사를 다시 유한책임회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없으니 공기처럼 중요했단 걸 알게 됐다." 최근 일단락된 요소 및 요소수 대란을 두고 나온 산업 관계자의 평가다. 정부, 기업이 물량을 공수해오며 급한 불은 껐지만 디젤 화물차 발이 묶여 택배는 물론 각종 생필품, 소비재, 산업재 이동이 멈출 뻔한 기억은 아찔하게 남았다. 또 언제든 이와 같은 일이 다른 품목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장기 숙제를 안겼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對)세계 1만2588개 수입품목 중 올해 1~10월 기준 특정 한 국가에 80% 이상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총 3911개나 된다. 이 중 47%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수출 문제는 언제든 다른 품목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요소수를 계기로 정부가 관심을 갖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해 문제인식을 공유했다. 요소수 사태는 세계화 흐름에 역행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요소 자체가 생산에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최근 게임업계는 '대체불가토큰(NFT)' 앓이 중이다. NFT를 적용한 게임을 출시한다고 언급만 해도 주가가 치솟는다. 'NFT에 스쳐도 상한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게임빌, 펄어비스는 NFT 활용계획을 밝히며 주가가 폭등했다. NFT 게임의 핵심은 이용자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NFT 기술과 가상자산을 접목시킨 '플레이투언(P2E)' 게임은 새 경제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NFT를 게임에 적용하면 게임사는 아이템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부여하고, 이용자는 이를 수익화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가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을 NFT 장터에서 거래하고,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게임업체는 수수료 수익을 챙긴다. 이용자에게 거부감이 강한 '확률형 아이템' 수익 모델을 덜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문제는 맹목적 도입이다.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의 성공 이후 너도 나도 NFT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NFT가
다시 여행의 시대가 열렸다. 어느 산업이나 커다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가 있는데 여행은 딱 지금이다. 섣부른 추측일 수도 있지만 여행산업은 코로나19(COVID-19)라는 전대미문의 혹한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전부터 움직임은 있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창궐을 기점으로 과거와는 다른 '초개인화 여행' 시대가 앞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른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로 접어들면서 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과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전후 여행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 들려오는 분위기도 그렇다. 앞서 여행업계는 2019년 축배를 준비하던 중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9년 해외여행(아웃바운드)과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 모두 사상최대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해외여행객(2800만→420만명)과 방한 외국인 관광객(1700만→250만명
지난 2000년 동안 종이는 문명 발전에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 온라인·디지털 시대가 시작된 21세기 들어 다양한 수단이 종이를 대체한다. 전자문서가 대표적이다. 카드·통신비 명세서와 공문서를 이제는 이메일(e-mail) 수신함에서 확인한다. 대다수 국민이 손 안에 작은 컴퓨터(스마트폰)을 하나씩 들고 있는 상황에서 종이는 짐이 됐다. 그러나 일찍부터 문서 전산화가 가능했음에도 10년 넘게 소수의 조직화된 이익집단 때문에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게 있다. 실손의료보험금(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다.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그동안 수 차례 드나들었던 병원과 약국에서 관련 서류를 모두 받고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또는 직접 보험사에 내야 한다. 청구할 돈이 소액일 경우 절차가 번거로우니 포기도 한다. 서류뭉치를 준비하기 귀찮아 권리를 내려놓게 유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요즘 같은 시대에 왜 종이를 일일이 받아서 다 내야 되는 거야"라는 불만은 커진다. 병원이나 약
지난 7월 김부겸 국무총리가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에 대해 설명하면서 "고소득자들에겐 돈 대신 자부심을 드린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사람들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자부심보다는 정작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 돈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도입한 '반려해변제도'의 핵심도 자부심이다. 반려해변은 기업이나 단체, 학교가 전국의 해변 하나씩을 맡아 자율적으로 청소하고 관리하는 제도다. 참여하는 기업이나 단체에는 담당 해변에 입간판을 세워주고 언론에 홍보하는 게 사실상 인센티브의 전부다. 이를 제외하면 '해양생태계를 깨끗하게 지킨다는 자부심'만 남는다. 근로자들은 자부심만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답답한 사무실과 공장을 벗어나 바다를 바라보며 쓰레기를 줍고 마음까지 깨끗하게 만드는 기분은 그 무엇보다 상쾌하다. 근무시간에 일상적인 업무 대신 환경정화 활동에 나서는 기분도 남다를 수 있다. 그런데 경영자의 입장은 다르다. 좋은 취지에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생산성에는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