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구업체 1위 한샘(38,700원 ▼250 -0.64%)은 지난해 10월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조창결 한샘 창업주(명예회장)와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한 최양하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은 회사를 팔면서 보통주 1주당 22만2550원을 받았다.
반면 한샘 매각 소식에 기겁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의 헤지펀드 테톤 캐피탈이다. 한샘 지분 9.23%를 보유한 테톤은 한샘의 장기투자자로 경영진에 우호지분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샘 오너일가는 2대주주와 상의없이 회사를 매각하며 테톤의 뒤통수를 쳤다. 테톤은 지난해 11월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꾸며 주주행동을 시작했다.
한샘의 주가는 매각후 계속 흘러내려 22일 현재 7만3000원대다. 대주주가 판 가격의 1/3 수준이다. 대주주는 매각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았지만 13년간 우호 지분 역할을 해준 테톤은 비밀리에 진행된 매각에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한국에서는 기업을 매각하는 대주주건, 이를 인수하는 새 주인이건 소액주주를 신경쓰지 않는다. 대주주가 기업을 판 뒤 소액주주가 입게 될 손실도 보호되지 않는다. 한국에선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1주의 가치가 동일하지 않은 것이다.

영국과 유럽에선 새로운 대주주가 될 기업 인수자가 소액주주에게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지분매각 기회를 제안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배주주의 회사 매각은 자유롭지만 회사를 약탈할 의도가 있는 자에게 매각할 경우 지배주주는 책임을 져야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회사법은 지배지분 매각 과정에서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어떤 수단도 제공하지 않는다.
최근 얼라인파트너스도 에스엠(85,200원 ▲200 +0.24%)에 대해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최대주주인 이수만 SM엔터 총괄프로듀서 지분의 M&A가 만일 진행된다면 100% 지분 매수가 아닌 대주주 지분에 한해서 프리미엄을 지급하며 매수하는 거래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선거가 한창인 요즘 여야 대선후보 모두 소액주주 보호 정책을 들고 나왔다. 1997년 도입됐지만 1998년 외환위기 직후 IMF(국제통화기금)의 권고로 사라져버린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새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부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