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개혁' 앞으로, '이번엔' 제대로 해야

[기자수첩]'정치개혁' 앞으로, '이번엔' 제대로 해야

이원광 기자
2022.03.03 04:15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도 대선 아젠다(의제)가 '생겼다'. '통합정치론'이다. 100여개에 달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공약을 앞세우던 민주당이다. 이 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한달여 전 정치교체 및 86 용퇴론을 주창했지만 당시에는 힘을 받지 못했다. 한 진보 인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심쿵(심장이 쿵 할 정도로 설렘) 약속'까지 언급하며 대선 트렌드가 내 삶을 바꾸는 정책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도 했다.

견고한 '정권교체론'과 단일화 국면은 끝내 여권을 움직이게 했다. 정권교체론이 과거 '균형 발전'이나 '경제 민주화'처럼 특정 후보나 캠프가 발굴?창조한 아젠다는 아니지만 민주당의 결핍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상당수의 여권 지지층은 '김국가씨'(국가를 개인?인격화한 표현)는 없고 개개인의 삶 개선이 중요하다면서도 대형 아젠다의 부재에 속앓이를 해왔다. 통합정치론의 등장이 이들을 결집하고 중도?부동층을 설득할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주장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문제는 대선 이후다. 통합?연합정부는 그 자체로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에 투신한 여권 인사들의 몫을 뺏는다. 민주당 소속 의원 119명이 지난달 2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같은달 27일 밤 긴급 의총에서 당론으로 추인한 사실을 폄훼하려는 의도와 다르다.

선거제 개편은 더욱 심각하다. 선거제 개편을 위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된 2018년 10월과 또 다르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압승을 계기로 172석의 과반 의석을 보유한다. 실질적 다당제는 소수정당과 정치 신인에게 기회를 부여하나 사실상 민주당을 포함, 거대 양당의 의석수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선거에 패배할 경우 비주류 출신 이 후보의 목소리와 정치개혁 움직임이 공중 분해될 우려는 높아진다.

상당수의 청년들은 이같은 민주당 상황을 지켜본다. 21대 총선과 4?7 재보궐선거 전후 민주당의 정치 개혁 시도와 추이를 지켜보며 실시간으로 멀어진 이들이다. 동시에 10~20년 후 오늘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50대가 될 유권자이기도 하다. 대선 정국이 추동한 민주당의 정치 개혁이 이번에야말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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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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