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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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구역의 주제(안) 코로나19 극복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 포용적 복지 확대 … 대통령비서실이 지난 8월 작성해 입찰 공고했던 '청와대 사랑채 전시기획 및 전시물 제작·설치 제안 요청서'에 실린 사랑채 개편 구상이다. 청와대 상설전시장 개편에 나설 목적으로 입찰 공고됐던 사업 계획이다. 사업 예산은 4억5000만원. 실제로 극복됐는진 모르겠지만, 첫 주제부터 만감이 교차한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끝을 맺었다는 선언처럼 보이는 표현이다. 2020년 이후 모든 사회 구성원이 그렇듯 기자의 생활도 마스크 착용부터 시작해 코로나19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확진자들은 보다 직접적인 고통을 겪었다. 이역만리에서 확진된 국군 장병도 있다. 7월 해외 파병 부대인 청해부대 34진 장병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겪으며 '눈물의 회항'을 했다. 청해부대원들은 "함장이 산소 호흡기를 쓰며 버텼다"면서도 "백신 못 맞고 나왔지만 우리가 아니면 국민 중 누구
"금융당국은 제발 아무것도 안하면 안되나요" 지난 6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면서 제출한 업무현황자료에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가칭)핀테크 육성 지원법(안)' 을 마련 중'이라는 메시지를 본 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금융위는 "금융권의 핀테크 투자확대와 금융-IT 간 융합을 뒷받침하기 위한 '핀테크 육성 지원법'을 제정하기 위해 먼저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금융위가 집대성할 '핀테크 산업의 종합적·체계적 육성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회사의 보험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사하면서 카카오페이 및 네이버파이낸셜에 '공개 경고'를 한 지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당국의 작은 움직임에도 기겁을 하며 손사레를 치는 이유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플랫폼이 앱을 통해 펀드나 보험 상품을 소개하는 데 대해 단순 광고를 넘은 '중개 행위'라고 판단했다. 법률 위반이라
피켓을 걸지말지를 두고 다투는데만 오전시간을 다 흘려보냈다.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장 풍경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내걸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세 차례 정회를 거쳐 국감이 시작됐지만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만 집중됐다. 여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왜 민간사업자의 이익이 그렇게 많을 수밖에 없었는지 방어하는데 대부분의 질의 시간을 할애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할 덕분에 대장동 개발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개발이익 환수'사업이 됐다고도 추켜올렸다.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며 개발수익금이 흘러들어간 국민의힘과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맞섰다. 사업설계부터 모든 책임은 이 지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모두 의혹을 입증할만한 새로운 단서는
"뽑을 사람이 없다." 제 20대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여야 당내 경선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흥미롭게 지켜보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이미 정치권의 공방에 신물이 났다며 피로감을 호소할 뿐이다. 차기 대선이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전으로 물들 것이란 우려는 전부터 있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그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야 간 이전투구가 더 극심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역대 치열하지 않은 대선은 없었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한 쪽이 승리하면 다른 쪽이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을 치러온 터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차기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벼랑 끝 승부' 양상을 띄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유력 주자들의 '약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실언·실책으로 자질 논란이 빚어
"나 무서워. 이러다가는 다 죽어. 다 죽는단 말이야. 제발 그만해!" 글로벌에서 흥행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오영수 분)이 게임 참가자들 간 살육전이 벌어지자 외친 말이다. 결말부 반전을 안다면 의미가 달라지지만 당시 시점에서는 힘을 합쳐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절규로 들렸다. 이런 외침이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고 국회는 입법으로 지원사격하며 기업들을 때리는 가운데, 그 피해는 규제를 감당할 역량이 안 되는 스타트업에게 돌아갈 판이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기업 감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수많은 기업인들이 국감장에 출석한다. 물론 기업인을 부르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보여주기식 소환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7일 열리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감 증인에 채택됐다. 국민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편의점에서 고의적으로 갤럭시워치를 판매했으며, 이를 통해 소상
"원유가격 인하 논의한다더니 가격 오르네요?" "차라리 수입 우유 먹어야겠어요." 이달 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이 시작됐다.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 1일 가격 인상 스타트를 끊었다. 3년 만에 우유 가격을 평균 5.4%를 인상하며 대형마트 내 흰우유 1ℓ 가격이 2500 중반에서 2700원 전후가 됐다. 다른 유업체들도 우유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동원F&B(6일)와 매일유업(7일), 남양유업(14일)이 각각 평균 6%, 4~5%, 4.9% 인상한다. 빙그레는 이달 중순부터 '바나나맛우유'(7.1%), '요플레'(6.4%) 가격을 올린다. 롯데푸드도 '파스퇴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 관련 제품인 커피, 빵, 버터, 아이스크림 등 가격도 오르는 '밀크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여기엔 정부 탓도 있다. 이번 가격 인상을 촉발한 원유기본가격은 지난 8월1일부터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
"정부가 저희 얘기를 들어주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두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산업계는 탄소 감축 여력을 넘어선 목표로 산업 전반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환경·종교계는 감축 목표를 더 높게 잡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혹자는 '시끄러운 게 민주주의'라 말하지만, 최근의 극단적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면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다. 30일 탄소중립위원회에 민간위원회로 참여한 종교위원 4인은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하며 전원 사퇴했다. 이틀 전에는 산업계가 정부와 탄소중립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시민단체가 난입해 행사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원인은 양측의 얘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의견을 얘기하기에 앞서 늘 '의견이 무시되고 있다'는 머릿말을 단다. 경제단체들은 지난 19일 정부가 탄소중립기본법을 통과시키자 '당사자인 업계와 협의가 없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환경·
'가계대출과 전쟁'을 선포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누르기 위해 전방위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경우 경제·금융 전문가와 만남에서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질서있는 정상화'를 논의한 정책금융기관장과의 회동에서도 모두 가계부채를 화두로 삼았다. 고 위원장은 "대출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상황이 변해도 본인이 대출을 감당하고,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느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당시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시행 계획을 내놓으며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돈을 빌리는' 관행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행보를 보면 이런 얘기가 무색해 보인다. 상환능력에 맞춰 대출을 내주는 관행 정착보다는 금융사들에게 던져준 가계대출 증가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말'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다. 여기서 '총량관리의 함정'이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우와. 메타버스(Metaverse)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네요." 지난 14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1층 SKT 점프스튜디오에서 열린 K-걸스데이 개막식. 스튜디오에 설치된 106개의 카메라는 행사에 참가한 두 여학생의 모습을 3~4분 만에 화면 안으로 옮겼다. 기존 모션캡쳐를 뛰어넘은 신기술에 학생들은 탄성을 질렀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K-걸스데이는 여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을 장려하기 위한 행사다. 산업현장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초대해 현장을 보여주고 고질적인 여성 이공계 기피현상을 완화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번 행사가 특히 학생들의 관심을 끈 건 메타버스 기술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란 말이 익숙한 시대지만, 여전히 '이공계'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을 세련된 IT(정보통신) 기술이 메워준 셈이다. 비대면으로 참석한 한 여학생은 "메타버스를 더 공부해서 SK텔레콤에 입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우리도 네거티브(비방) 해봤잖아요."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되풀이한 말이다. '백제발언' 공방 때도,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를 향한 '친일' 공세에도, '무료 변론' 논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불가피하게 과도한 공격과 방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근형 기획단장)이나 네거티브를 주요 전략으로 삼지 않는다는 기조는 비교적 유지한 것으로 평가한다. '2017년 이재명'과 대조적이다. 일종의 '학습 효과'다. 같은당 경쟁자를 때리는 전략이 유권자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한다. '사이다 이재명이 고구마가 됐다'는 지적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 지사는 네거티브 카드를 앞세우지 않았다. 흑발의 도전자 이미지를 버리고 '백색의 이재명'으로 거듭난 것도 이와 맞물리는 기획이다. 유난스럽다는 말도 있지만 대선주자가 이 정도 '연출'도 하지 않으면 무능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때린다'. 이 지사와 열린캠프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경쟁하면서도 경선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계속 기다리기만 했는데 결국 이슈가 돼야 부작용 인정도 가능해질 것 같아서요." 부산 한 재활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수정씨(33·가명)는 지난 6월 AZ(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한 아버지에게 마비증세가 시작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건강하던 아버지가 한순간 사지마비로 병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백신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경찰관 유족 인터뷰 기사를 쓴 이후부터 백신 부작용을 의심하는 제보자들의 사연이 메일함으로 날아들었다. 이들은 백신 이상증세를 병원이나 정부에서 인정해주지 않아 치료비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제보하거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슈가 돼야 부작용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의료계 종사자인 김씨마저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는 사지마비가 와 '길랭-바레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백신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았
인앱결제 등 앱마켓의 갑질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이달 중순 공포됐다. 전 세계에서 앱마켓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우리나라 국회가 가장 먼저 입법 규제를 단행한 것이다. 앱마켓 갑질 금지법 시행은 빅테크 플랫폼기업 규제의 중대한 분기점이다. 세계 각국에서 규제 시도, 소송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례를 참고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번 입법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입법 선례를 따랐던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도 정치권의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법 공포로 구글, 애플 등 앱마켓은 더이상 앱 개발사 등 모바일콘텐츠 사업자에게 인앱결제를 강제할 수 없다. 부당하게 앱 심사를 지연하거나 앱을 삭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고 방통위 실태조사를 받아야 하는 의무 역시 부과했다. 갑질 행위 금지는 법 공포 직후 시행됐고, 실태조사의 경우 유예기간 6개월을 뒀다. 그동안 앱 개발사들이 거대한 플랫폼 지배력에 굴복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랐던 갑질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