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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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당선될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대선 이튿날인 3월10일 당선인이 가장 먼저 내릴 결정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 추천이다. 한은 총재는 장관들과 달리 법에 따라 임기가 정해져 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는 오는 31일 끝난다. 총재 임명을 위해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후보자가 나왔어야 한다. 총재 임명권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지만, 차기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하는 후임 한은 총재를 현 대통령 뜻대로 임명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을 듣는 게 마땅하다. 현재 경제상황은 한은 총재 자리를 오래 비워둘 만큼 녹록지 않다. 현재 세계경제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경기침체가 아닌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 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도 대선 아젠다(의제)가 '생겼다'. '통합정치론'이다. 100여개에 달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공약을 앞세우던 민주당이다. 이 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한달여 전 정치교체 및 86 용퇴론을 주창했지만 당시에는 힘을 받지 못했다. 한 진보 인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심쿵(심장이 쿵 할 정도로 설렘) 약속'까지 언급하며 대선 트렌드가 내 삶을 바꾸는 정책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도 했다. 견고한 '정권교체론'과 단일화 국면은 끝내 여권을 움직이게 했다. 정권교체론이 과거 '균형 발전'이나 '경제 민주화'처럼 특정 후보나 캠프가 발굴·창조한 아젠다는 아니지만 민주당의 결핍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상당수의 여권 지지층은 '김국가씨'(국가를 개인·인격화한 표현)는 없고 개개인의 삶 개선이 중요하다면서도 대형 아젠다의 부재에 속앓이를 해왔다. 통합정치론의 등장이 이들을 결집하고 중도·부동층을 설득할 공간을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는 경영진 처벌이 아니라 예방할 수 있는 중대재해를 줄이자는데 있다."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보니 경영책임자가 현장 안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중대재해법의 핵심 목표는 처벌이 아닌 안전사고 예방에 있다. 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가 발생한 여천NCC나 삼표산업 등은 유사 사고 전력이 있는 곳이다. 고용부는 앞선 사고 이후 경영진이 어떤 안전 조치를 취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난 1월27일부터 2월26일까지 한 달동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건)보다 17건 줄었다. 아무래도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 안전 강화에 신경을 쓰다보니 지난해 말부터 사망사고가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고용부는 보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20대 표심에 주목한다. 3월 9일 치러질 대선 결과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혀서다. '2강'으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초박빙 경쟁을 펼치면서 20대 유권자들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지지율이 한 후보로 쏠리지 않고 지지 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탈진영 세대로 불리는 20대에선 뚜렷한 이념 성향이 나타나지 않는다. 돌발 이슈에 반응하는 비중이 높아 선거일 직전까지 20대 표심의 향방을 파악하기 어렵다. 20대 표를 얻기 위해 후보들이 꺼내든 카드는 현금이다. 청년희망적금 가입 신청이 폭주하자 너도나도 비슷한 성격의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5년 동안 기본자산 5000만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기본적금'을 공약했다. 연간 200만원을 주는 '청년기본소득'과 별개 약속이다. 윤 후보는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청년도약계좌'를 약속했다. 만 20세가 되면 3000만원을 주는 '청년기초자산' 공약은
'KTX로 수서까지 가고 싶습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고속철도 통합 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제4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의 통합 여부에 대한 검토를 작년 말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 3개월여가 다 돼 가지만 정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토부는 결국 이르면 다음달 발표 예정인 4차 철도기본계획에서 코레일-SR 통합 부분은 사실상 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가타부타 결정하지 못하고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철도 통합은 2013년 SR이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 이후 10여년째 계속돼 온 논란이다. 통합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철도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새마을·무궁화 등 적자노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흑자사업인 고속철을 코레일로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코레일 독점이 아닌 지금과 같은 철도 경쟁 구조가 서비스나 이용자 편
'강남구 구룡마을 1만2000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일대 5만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약한 '4종 주거지역, 용적률 500%' 아파트 개발을 통한 목표 공급량이다. 구룡마을 주택 공급량은 직전까지 서울시와 강남구가 논의한 2800호의 4배가 넘는다. 내곡동 공급량은 부지 면적(약 65만평)을 고려할 때 기존 분당 신도시(면적 590만평, 10만호) 밀집도의 최소 4배 이상이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번 공약은 기존 도시계획을 틀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고밀개발 주거지역 탄생을 예고한 점에서 파격적이다. 개발이익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코인으로 발행하겠다는 계획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가 크다. 이런 방식으로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주택 고밀개발은 높은 용적률 적용이 가능한 도심 상업, 준주거지역에 청년 1인 가구, 신혼부부 등 직주근접 선호도가
국내 가구업체 1위 한샘은 지난해 10월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조창결 한샘 창업주(명예회장)와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한 최양하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은 회사를 팔면서 보통주 1주당 22만2550원을 받았다. 반면 한샘 매각 소식에 기겁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의 헤지펀드 테톤 캐피탈이다. 한샘 지분 9.23%를 보유한 테톤은 한샘의 장기투자자로 경영진에 우호지분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샘 오너일가는 2대주주와 상의없이 회사를 매각하며 테톤의 뒤통수를 쳤다. 테톤은 지난해 11월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꾸며 주주행동을 시작했다. 한샘의 주가는 매각후 계속 흘러내려 22일 현재 7만3000원대다. 대주주가 판 가격의 1/3 수준이다. 대주주는 매각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았지만 13년간 우호 지분 역할을 해준 테톤은 비밀리에 진행된 매각에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한국에서는 기업을 매각하는 대주주건, 이를 인수하는 새 주인이건 소액주주를 신경쓰지 않
"기업 규모에 걸맞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말 에코프로 계열사 일부 임직원들이 에코프로비엠 주식에 대한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단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터져 나온 한 재계 관계자의 첫 마디다. 그도 그럴 것이 에코프로비엠은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 대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 입지를 확인하고 있던 차였다. 해외 진출도 막 가시화되던 때다. 앞선 오창 공장 화재까지 겹치며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고점(2021년 11월18일·56만7500원) 대비 38.7% 빠졌다. 시장에서 '핫한' 배터리 관련 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세는 드라마틱했다. 자산총계는 지난 2016년 2292억원에서 지난해 1조4263억원으로 6배 넘게 불었고 이 사이 매출액은 1000억원 남짓에서 1조4856억원으로 약 15배 늘었다. 중소기업에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할지라도 현재 시가총액은 7
"차라리 정부가 카카오 택시를 3조~4조원 들여서 인수하는 게 더 경쟁력 있죠." 교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한 대학교수에게 공공 택시호출앱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민간이 독점시장을 형성한 데 공공이 뛰어드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최근 대선 의제로 공공 택시앱의 필요성이 떠올랐다. 카카오 등 모빌리티 플랫폼에 종속된 택시단체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다. 유력 대권주자들의 의미심장한 발언에도 모빌리티 업체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미 수차례 실패한 공공앱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 인천 등 많은 지자체는 지난해부터 앞다퉈 택시 호출앱을 출시했다. 지역화폐와 결합한 10% 캐시백을 앞세웠다. 부산 택시앱의 경우 50일 만에 일 호출 8000건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개점 효과'로 본다. 원조 공공 택시앱인 '진주택시'의 경우 출시 5년이 지난 현재 점유율이 3%를 밑돈다. 앞서 열풍이 불었던 공공 배달앱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
5년 마다 바뀌는 대통령에게 속아서 10년을 흘려 보낸 사람이 있다. 대통령들이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약속을 믿었던 중소기업 사장님들 얘기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고 믿었다. 뒤늦게 현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기대가 높을 수록 실망감도 큰 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당시 을지로위원회 등을 통해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에 나서겠다고 공약했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월 새해 첫 업무일 정부부처 합동 신년회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이 곳에서 새해를 시작하도록 불러모았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거꾸로 흘러갔다. 전체 기업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가져가는 영업이익은 25%에 불과하고, 0.3%의 대기업은 57.3%를 챙긴다는 통계청 조사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앙회는 차기정부 최우선 과제로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손꼽았을 정도다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를 다시 폐지한다고 한다. 전임 금융감독원장 시절인 2018년 부활한 이후 4년 만의 폐지다. 20~30명의 금감원 직원이 금융회사에 상주해 자료를 과하게 요구하는 등 금융사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금감원 종합검사에는 꼬투리잡기와 먼지털기식 저인망 조사라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2019년 8~10월까지 진행된 삼생생명 종합검사가 그랬다. 종합검사 부활이 삼성생명을 타깃으로 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금융권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나왔을 정도다. 종합검사 이후인 2020년 12월 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입원 암보험금 미지급 건을 이유로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기관 경고' 중징계를 통보 받았다. 문제가 된 보험금 미지급 건은 2015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청구된 총 1800만건 중 496건(0.003%)이었다. 업계는 물론 당국 내부에서도 중징계가 과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징계 수위를 최종 확정하는 금융위원회 심의 과정이
'연기파 배우', '실력파 축구선수'처럼 우스운 말도 없다. 배우라면 당연히 연기력을 갖춰야 하고, 프로선수라면 뛰어난 실력을 갖추는 게 기본 덕목이다. 그럼에도 이런 단어들이 나온 것은 우리 주변에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면서도 '진짜'인 양 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이러다 '노래파 가수'나 '그림파 화가'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비단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한국 게임업계에는 '콘텐츠파 게임사'가 줄어들고 있다. 게이머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플레이하고, 재미를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게 할 기대작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10년씩 우려먹은 세계관과 캐릭터에 붙잡혀 좀처럼 새로운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게임업체들의 잇따른 외도와 무관하지 않다. 상당수 업체가 본업인 게임 콘텐츠를 개발해 유저들을 끌어모으고, 이들에게 과금하는 전통적인 모델을 따르지 않고 있다. NFT(대체불가토큰), P2E(돈 버는 게임), 가상화폐 등 게임 외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