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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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사실상 마지막 장성인사가 이뤄지면서 '별들의 위상'에 새삼 눈길이 간다. 최고급 의전인 예포에서 '8인의 대장'은 명실상부 군 수장다운 대접을 받는다. 대통령령인 군 예식령의 부속문서인 예우표를 보면 예비역 대장이 맡고 있는 국방장관과 합동참모의장, 육·해·공군참모총장 등 현역 대장 보직 7명에 대한 예포발사수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등과 동일(19발)하다. 하지만 '도착시'만 예포발사수가 들어간 이들 입법·사법·행정부 요인들과 국방장관·대장은 다르다. '출발시'에도 같은 발사수가 명시됐다. 예우표대로면 국방장관·대장은 총합 기준 국회의장의 2배인 38발의 예포 의전을 누릴 권리가 보장된 셈이다. 도합 42발(출발·도착시 각각 21발)인 대통령·외국 국가원수급 바로 아래다. 그런데 미 육군 규정은 보다 간소하다. 출발시와 도착시 모두 예포 발사수가 명시된 경우는 미 대통령이나 외국 국가원수(이상 출발·도착시 각각 21발) 정도다. 미 부통령, 하원의
"선배 식사 한번 하시죠" 최근 일을 도와준 선배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식사를 제안했다. "나 사실은 백신을 안 맞아서 당분간은 밖에서 식사는 안 될 것 같아." 선배는 거절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서 밖에서 밥을 먹기 두렵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먹을 수가 없다는 의미였다. 최근 정부가 식당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정부의 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백신 미접종 상황을 '커밍아웃' 한다. 방역패스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찬반 논쟁은 뜨겁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방역패스를 식당으로 확대 적용하는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커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원과 도서관 등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문제가 논란이다. 대체로 방역패스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방역패스 확대는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일부 고3 학생들은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됐던 조동연 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선대위에 영입한 인물이 각종 논란에 휘말려 조기에 사퇴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의아한 건 선대위에서 물러난 지 5일이 지났는데도 각종 사생활 관련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논란은 도덕성 검증을 넘어 11년 전 과거사 폭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공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으로 돌아간 조 전 위원장이 굳이 성폭행 경험을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성폭행범을 수사해 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여야 '벼랑끝' 대선 한복판에서 이념싸움의 전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위원장의 사생활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공당의 선대위원장을 맡기 위한 '자격'이나 검증의 문제를 굳이 언급하진 않겠다. 문제는 정당이 선거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갖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다. 민주당은 왜 조
제2벤처붐의 시대로 불리고 있지만 대선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키워드가 정치권의 '표심'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민간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 과정에서 500억원 이상 감액된 사업 17건 중 3건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창업 관련 예산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모태조합출자'는 6600억원인 정부안 대비 2000억원이 삭감됐다.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혁신창업사업화자금'은 2조4500억원에서 1500억원이 줄었다. '재도약지원자금' 역시 4700억원인 정부안 대비 500억원이 감액됐다. 100억원 이상 증액된 사업 79개 중 스타트업·창업 관련 예산은 단 1건도 없었다. 증액된 사업은 대부분 코로나19 대응 예산이었고,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과 저금리 대출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치권이 대선 표심에 도움이 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살피기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관측이다. 물론 풀뿌리 경제
"불매 해야겠네요." 기업 입장에서 불매란 무서운 단어다. 매출이 급감하며 존폐 위기에 설 수 있어서다. 불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정치 리스크도 그 중 하나다. 기업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입장에 서면 그 반대에 있는 소비자들이 불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던 기업이 정치권에 휘말리며 불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오뚜기 이야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플랫폼 '재명이네 슈퍼'에서 최근 오뚜기 상표를 활용해 이 후보 지지 패러디물을 만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오뚜기 로고와 제품 사진에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지지율' '따뜻한인품잼' '이재명이잼' 등 문구를 넣은 것이다. 해당 홍보물을 본 한 누리꾼은 이 사실을 오뚜기에 제보했다. 오뚜기에 해당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도 한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이 누리꾼에 "허락 없이 오뚜기 로고 상표를 무단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며 "오뚜기는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와
"덩치가 크면 뭐해요. 총이 없는데." 얼마 전 만난 반도체업계 한 임원이 한 말이다. 다들 위기라고들 하는데 설마 삼성전자도 망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반박이다. 과장 같았지만 들을 수록 그럴싸했다.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새 판이 짜여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초일류기업이지만 이제는 기업만의 싸움이 아니다. 미국과 대만, 일본 모두에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고 있다. 이 임원은 "기존에 갖고있던 경쟁력으로 해 볼 싸움이 아니다"라며 "국가 지원이란 무기를 드는 것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위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숨가빴던 삼성의 최근 3개월을 보면 그렇다. 지난 8월 삼성이 밝힌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는 의기의식이 담겼다.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을 두고 "국내외 비상 상황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미국 공장 설립을 확정짓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도 희망적인 얘기는 꺼내 않았다. 오히려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론을 강조했다. 긴장감
쌍용자동차 매각이 또다시 표류 위기에 빠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정밀실사를 마무리했지만, 연내 본계약 협상 등 인수절차를 종결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에디슨모터스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 탓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 10월 인수자로 낙점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인수자금 1조5000억원 중 8000억원 가량을 평택공장을 담보로 산은 대출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회생계획을 내기도 전 대출부터 받겠다고 하자 산은이 발끈했다. 공식적인 자료를 내서 대출거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강 회장이 산은 지원 없이 시장에서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관건은 에디슨모터스가 밝힌 계획이 과연 쌍용차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살려 낼 만큼 구체성과 타당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에디스모터스는 인수제안서에서 쌍용차를 사들인 뒤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
0.03%. 최근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뻔한 요소가 올해 1~9월 한국 전체 수입액 가운데 차지한 비중이다. 요소수 대란은 국민경제의 아주 작은 부분이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걸 알려준 계기가 됐다. 문제는 이같은 일이 에너지 분야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세계는 현재 두 가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과 40여년간 글로벌 경제를 지탱했던 세계화의 붕괴다. 이 두 가지는 양립하기 쉽지 않다. 탄소중립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는 새로운 공급망을 요구한다. 세계화의 붕괴로 국가 간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새 공급망 구축이 쉬울 리 없다. 석유가 중동과 러시아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것처럼 재생에너지도 평등하지 않다. 햇빛이 비추는 곳 어디에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지만 일조량이 풍부한 호주·남미와 한국은 전력생산량에서 차이가 난다. 바람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유럽의 북해에 비하면 풍력발전이 불리하다. 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푸른 점퍼'를 벗은 지 10일째다. 지난 2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회색 자켓을 입고 나타나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했다. 지난 28일 여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에서도 회색의 긴팔티 차림으로 지지층 앞에 섰다. 정부·여당과 차별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각종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게 나오는 상황에선 당연한 선택지다. 정권 교체 여론의 핵심 이유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다. 문제는 명확하다. 공급은 등한시하고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잇달아 내놓은 세제 정책에 국민들은 책임을 묻고 있다. 의도가 어찌 됐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결과를 심판해야 한다는 게 민심의 요체다. 문제가 뚜렷한 만큼 정답도 보인다. 과세 일변도로 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기 교정이다. 국토보유세와 관련 아젠다(의제) 관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순서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으나 국토보유세를 추
"경찰이 못 미덥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본연 임무인 경찰에게 이보다 뼈아픈 비판이 있을까.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 15일 발생한 인천 남동구 서창동 빌라 흉기난동 사건이 계기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흉기를 휘두르는 가해자를 두고 현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경찰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시스템이 이같은 무책임한 대응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경찰이 과감하게 범죄 혐의자 제압에 나선 사건에는 으레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해당 경찰관은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거나 인사 등에 불이익을 입었다. 그래서 두꺼운 옷에는 무용지물인 '테이저건'이 권총 대신 쥐어졌다. 이마저도 찰나의 판단이 중요한 현장에서 대상자 행위별 5단계, 경찰 대응 방식 4단계로 나뉜 복잡한 대응수칙을 머리에 떠올린 뒤 사용해야 했다.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정부와 국회는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경찰청
'예산 심사하자는 야당과 법안 상정 없이 예산 심사도 없다는 여당.' 국회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이런 장면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토위 민주당 의원들이 '개발이익 환수3법'(도시개발법·개발이익환수법·주택법 개정안)의 상정을 모든 의사일정의 최우선 순위로 못박으면서다. 국토위는 지난 18·22일 해당 법안을 놓고 여야간 고성이 오간 끝에 전체회의가 파행했다. 갈등은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대표발의한 개발이익환수법·도시개발법을 하루 만인 18일 전체회의에 상정하려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여당이 전례 없는 '무리수'를 시도하는 이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통과를 강력 요청한 법안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개발이익 환수법을 막는 자는 '화천대유'를 꿈꾸는 공범"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의 리스크인 '대장동 문제'를 선제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야당은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 법안이 "
"종합부동산세는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 "전 국민의 98%에게는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보유세 부담은 낮은 수준이다." 믿기 어렵지만 같은 기관에서 한 말이다. 출처는 나라 곳간지기이자 세제를 만드는 기획재정부다. 종부세율을 낮춘 2009년 9월과 세율을 2배 높인 첫해인 2021년 11월 기재부는 완전히 다른 논리를 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정부에서 종부세와 관련해 이런 '말바꾸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시 집권 세력의 성향과 무관치 않다. 감세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한 정부에겐 '독'으로, 증세를 통한 복지재원 확보에 주력하는 정부로선 '과실'로 여겨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대원칙은 모든 정부의 공통 분모였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 즉 위에서 시키는대로 한다는 숙명을 감안해도, 매번 완전히 다른 통계를 제시하는 건 온당치 않다. 납세자 입장에선 정권 입맛대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