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5 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보는 시각은 정치권 안과 밖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듯하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의 사퇴 결정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으로 높다. 심정적으로 윤 의원을 두둔하는 야당 인사들조차 윤 의원의 소신보단 정치적 결단력, 배포에 높은 점수를 준다. 정치권에서 윤 의원 사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원직 사퇴안이 처리되기란 상당히 어렵단 사실을 알기 때문에 윤 의원이 이를 노리고 정치적 술수를 쓴다고 보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 위해 사직서를 썼다 철회되거나 폐기된 일화는 많다. 2009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장세환·천정배·최문순 의원이 당시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사퇴했지만,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자 이듬해 번복했다. 2018년 3월 20대 국회에서 미투 의혹에 연루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며 제출한 사직서도 두 달여 만에 철회됐다. 2009년 미디어법 투쟁의 일환으로 사퇴했다 수개월
"우리가 괜히 잘못 나섰다가 회사 이미지만 더 악화되고 경영 상황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질까봐 걱정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남양유업 매각 관련 갈등에 피해 보는 남양유업 직원과 대리점주의 처지가 딱 이렇다. 31일 남양유업 주식매매계약 기한이 끝났다. 남양유업 매각은 이뤄지지 않은 채였다. 매수인인 한앤컴퍼니와 매도인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은 협상은 이루지 못하며 소송전에 들어갔다. 한앤컴퍼니 측이 홍 회장 측을 상대로 전자등록주식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거래 종결 의무를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이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 주기를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요구를 했다는 게 한앤컴퍼니 측 주장이다. 당초 거래는 지난 7월30일 경영진을 한앤컴퍼니 측 인사로 바꾸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종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회장 측 입장이 바뀌며 당일 임시주총이 9월14일로 연기됐다. 그러다 협상 최종 시한마저 지나며 원만한 남양유업 매각
요새 IT 관련 키워드로 단연 '메타버스(Metaverse)'가 화두다. 산업계는 물론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메타버스 육성에 팔을 걷어붙일 정도로 극성이다. 지난 5월 정부 주도로 메타버스 개발사·통신사·협단체 등 20여곳이 참여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출범했고 7월에는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에 메타버스 산업 육성이 국가 핵심과제로 추가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메타버스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당내 대선주자들의 메타버스 캠프 입주식을 진행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메타버스 당사와 대선캠프 기획에 나섰다. 메타버스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거나 지나치게 관심이 과열됐다는 문제 등은 일단 제쳐두더라도, 메타버스로 상징되는 차세대 기술이 앞으로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메타버스와 결합한 금융상품도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와 Z세대 맞춤형 선불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아직 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님. 지난 27일 '국민사찰 종식 선언 및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셨더군요. 앞서 지난달 국정원은 대법원에서 40년 만에 무죄가 확정된 '남조선해방전략당'과 '인민혁명당' 사건 유가족에게 원장님 명의의 사과문을 발송했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오점이자 비극인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저지른 만행을 이제라도 반성한다니 뒤늦게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최근 잇따른 사과에 사건 당사자인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원장님이 잘 아실겁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두 과거사 사건의 원장님 명의의 사과 서한 발송은 지난달 초 이뤄졌습니다. 피해 유가족에게 확인해보니 국정원으로부터 사전에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피해 당사자는 "사과를 받을 준비가 안 돼 있다"는데 사과라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사과 서한 발송 시점이 사위분의 마약 밀수·투약과 관련된 재판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등록업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추가 제도개선 필요성도 대두됐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한 전금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논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머지포인트 사태' 재발방지와 관련해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를 통해 내놓은 답변이다. 지난해 11월 발의 이후 약 9개월째 공전하던 전금법 개정안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른바 '머지런'(머지포인트+뱅크런)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선 선불충전금 이용자 보호 장치 마련을 위해 전금법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해진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선불충전금 외부 예치 의무화와 이용자에 '우선변제권' 부여 등의 방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금법 개정안은 제2, 제3의 머지플러스 사례를 막을 '해결책'이 될 순 없다. 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머지플러스와 같은 '미등록 업자'의 경우 이를 금융당국이 딱히 감독할 방법이
"탄소중립기본법에 명시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인 35%가 해외에 비교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4일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안 관련,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주재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문이다. 만약 기자간담회를 연 사람이 환경부 장관이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35%가 에너지 수급과 국내기업에 어려움을 준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것이다. 같은 언론사 기자라도 출입처가 다르면 자연스레 생각도 달라진다. 자주 만나는 취재원, 평소 접하는 자료가 다르기 때문일 터다.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기자들도 그럴진대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람들은 오죽할까. 당장 돈을 들여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할 상황이 된 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한국무역협회는 "35%라는 높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과 경제성장률 제고,
정치권에서 약속의 무게는 깃털처럼 가볍다. 다른 당, 외부 단체들과 협약뿐 아니라 당내 약속마저 손바닥 뒤집 듯 번복한다. 강력한 약속 이행 의지는 보도용 사진 촬영이 끝난 순간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오죽하면 정치인에겐 거짓말도 전략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약속 깨기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은 당연하다. 믿음을 깨는 행태를 반복하니 믿을 수 없다. 지난달 말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원팀 협약식'이 대표적인 보여주기식 이벤트다. 6명의 대선주자들은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품위와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서로에게 원팀 배지를 달아주며 네거티브 정쟁을 지양하고 공정 경쟁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동안 후보들은 날선 표현을 동원한 감정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별도로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으나 이마저도 이행되지 않았다. 집권여당 후보들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정권 교체를 외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가장 규모가 클 것이다." 양경수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지난 18일 민주노총 구속영장을 집행하러 온 경찰들을 돌려 세우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10월 총파업을 공언한 양 위원장은 여전히 서울 정동에 있는 경향신물 건물 내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구속영장 집행을 피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양 위원장을 구속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피의자의 자택이 아닌 건물에 수색영장 없이 진입하는 건 위법이라며 민주노총 측이 맞섰기 때문이다. 법원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건 지난 13일이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기한 안에 신속하게 집행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열흘째 후속 조치는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경찰의 영장 집행이 늦어지고 있는 사이 양 위원장은 총파업을 결의를 위한 대의원회의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홀딩스(머지플러스 전신)의 재무제표를 지난 주 입수했다. 머지포인트가 금융당국의 재무제표 제출 요구를 그동안 왜 거절해 왔는지 알 만했다. 말이 안되는 재무제표였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빚'만 늘었다. 3년동안 300억 넘는 부채가 쌓인 자본잠식 상태. 좀비 기업은 회생 가능성이 없지만 정부·채권단 지원으로 숨을 이어가는 기업을 말한다. 머지포인트는 이보다 못했다. 변변한 투자를 받은것도 아니고, 순전히 '20% 할인'을 기대하며 상품권을 구매한 고객들의 돈으로 '돌려막기'를 했다. 폰지 사기인가, 혁신인가. 머지포인트는 '혁신'을 주장한다. 이용자가 쌓이고 플랫폼이 자리잡으면 '우버'같은 거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사업을 홍보했다. 100% 틀린 말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20% 할인'같은 파격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면 혁신이라고 불릴 만했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 쓰면 안 될 '고객돈'을 썼다. 이 사업모델을 전적으로 신뢰해 줄
"정부가 탄소중립 실행 방안이나 지원책을 마련할 때 구상 단계에서부터 산업계 이야기에 좀 더 귀기울여야 하는데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해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들 위주로 틀을 만들고 그 다음에 업계 이야기를 듣는다면 현실적 방안을 도출하기에 너무 늦어질 수 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내놓기 약 한 달 여 전, 한 산업계 관계자가 조심스레 털어놓은 우려다. 지난 5일 우려는 현실화됐다. 시나리오 초안 공개 후, 실제 목표 달성에 큰 축을 담당하게 될 철강, 화학, 정유 등 산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취합한 결과, 목소리 톤 조절은 했을지언정 속 뜻은 '혹평'에 가까웠다. "꾸준히 발전해 나가야 하는 기업 현실을 감안한 건지 모르겠다"거나 "수많은 가정들이 전제돼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인데 만일 궤도 이탈시에 책임은 누구에게 질 것인가"와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의도와 취지엔 충분히 공감하지만, 한마디로 현실성이 크게 부족하단 지적이었다. 일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값은 14% 올랐다" 역대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김현미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 말이다. 시장에선 "현실 감각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시기 민간 기관이 집계한 통계와는 너무 큰 차이가 난 까닭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값은 KB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평균 9억5000만원이 넘어 현 정부 출범 시기와 비교해 60% 이상 뛴 상태였다. 김 장관은 퇴임 전까지 민간 기관이 조사한 집값 통계에 거품이 끼었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가 신뢰한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가 오히려 현실을 왜곡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전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30만원으로 전월 집계치(9억2813만원) 대비 1억8000만원 급등했다. 집값 통계는 표본 조사 특성상 한 달에 평균 매매가격이 1000만원 올라도 '급등'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일단 그림이 좋잖아요.' 한 스타트업 행사장에서 만났던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치인들의 스타트업 '러브콜'에 대해 한 마디로 이렇게 평했다. 스타트업 업계가 정치권의 새로운 공략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전통시장이 정치인들의 단골 방문 코스였다면, 최근에는 스타트업들이 모인 장소에 얼굴 도장을 찍는 모습이다. 정치권의 러브콜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김부경 국무총리는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창업가거리 내 '팁스타운'을 찾아 두 시간여 동안 청년·여성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났다. 한 달 전에는 같은 장소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스타트업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윤 총장은 이어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도 스타트업 대표들을 대면했다. 이곳엔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들렀다. 비슷한 시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같은 당 소속 강훈식 의원은 매달 개별 스타트업 사업장을 찾아가는 현장 방문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스타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