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됐던 조동연 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선대위에 영입한 인물이 각종 논란에 휘말려 조기에 사퇴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의아한 건 선대위에서 물러난 지 5일이 지났는데도 각종 사생활 관련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논란은 도덕성 검증을 넘어 11년 전 과거사 폭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공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으로 돌아간 조 전 위원장이 굳이 성폭행 경험을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성폭행범을 수사해 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여야 '벼랑끝' 대선 한복판에서 이념싸움의 전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위원장의 사생활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공당의 선대위원장을 맡기 위한 '자격'이나 검증의 문제를 굳이 언급하진 않겠다. 문제는 정당이 선거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갖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다.
민주당은 왜 조 전 위원장을 영입했나. 30대, 여성, 워킹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사학위, 거기다 여군이라는 희소성까지. 정당이 원하는 '스펙'을 갖췄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이 그를 '항공우주' 전문가라고 소개한 대목도 논란이 일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민주당이 그의 이미지를 최대한 포장해 선거에 이용하고자 했음은 분명하다.
국민의힘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피부과 의사 함익병씨가 여성 차별·독재 찬양 발언 등이 문제돼 선대위 영입이 불발된 데 이어, '비니좌'로 유명세를 얻은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이 연일 논란이다. 노 위원장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한 평가를 떠나, 국민의힘이 그를 영입한 논리는 민주당과 유사하다. 30대, 사업가란 그의 스펙을 통해 '청년'이라는 상징성을 얻고자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노 위원장의 '생각'에 관심이 있었을까.
정치권이 선거철마다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는 데 급급한 것은 우리 정당이 제대로 된 인재 충원 시스템을 갖지 못해서다. 기성 정치권에 신물난 국민들의 목마름을 자체 해결하지 못해 외부에서 '깜짝 영입'을 통해 수혈하려 한다. 사생활 검증보다 앞서야 하는 건 정당의 자기반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