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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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좌절, 분노는 화석이 됐다. 눈물도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또 울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에 추적추적 밤비까지 내린 지난 6일. 광화문광장의 한켠 건물에서는 300여명의 사람이 두 노신사의 입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제주 4.3의 비극을 소설 ‘까마귀’ 등으로 그려낸 재일 조선인 김석범 작가와 국내 최초로 4.3을 문학적 소재로 삼은 소설 ‘순이 삼촌’을 쓴 현기영 작가가 나란히 앉아 있는 연단. 강연회가 끝난뒤 밤늦게 작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청중들이 빠져나가는 곳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였다. 그는 전 정부 당시 실세와 동향이고 MB정부를 희화화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다는 이유 등으로 신상을 털린 끝에 재직하고 있던 회사(당시 KB한마음) 대표직에서도 쫓겨나고 소유주식도 강제 이전당했다. 군대에 간 아들과 가족, 지인들도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을 겪었다. 법원을
‘블라인드 테스트’는 ‘공정’을 핵심가치로 여기는 문재인정부의 기조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불거지자 지난해 7월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방식으로 직원을 뽑도록 했다. 이를테면 금융감독원은 채용시험에서 서류전형을 없애고 필기시험을 두 번 보기로 했다. 정량평가로 걸러 부정시비를 막는다는 의도다. 대다수 공공기관도 정량평가적 요소를 강화하고 블라인드 면접으로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했다. 많은 이가 간과하지만 블라인드 테스트의 전형은 사법시험과 대입 정시(수능)다. 남녀를 따지지 않고 나이를 묻지 않는다. 출신 학교나 지역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점수에 승복해야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추진한 수능 절대평가를 반대하며 “91점과 100점이 똑같이 1등급인데, 91점은 합격이고 100점은 불합격이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한 것은 정량평가의 공정성을 극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사시와 대입 정시, 두 제도는 좋은 인재를 고를
정치인을 떠올린다. 곧 과거가 될 현재는 관심 밖이다. 차세대 주자로 화제가 돌아간다. 연초까진 안희정의 자리였다. 안희정이 사라질 때만 해도 장사 걱정을 적잖게 했던 여권이다. 하지만 주력 메뉴가 사라지니 더 각광받는 메뉴가 생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둘 다 ‘재수 86학번’이자 ‘운동권’이다. 뻔한 ‘386 세대’다. 둘은 비슷한 듯 다르다. 김경수는 영남(경남 고성), 임종석은 호남(전남 장흥)이다. 임종석은 대중운동가였다.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20대 중반 이미 정치인, 지도자였다. 전면에 나서 활동했다. 그의 동료들은 “대장의 기운이 있다”고 했다. 날을 세우기보다 품는다. 그의 호탕한 웃음은 대중운동가로 타고난 자질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게 2000년, 30대 중반일 때다. 하지만 그의 정치 인생은 굴곡이 있다. 16, 17대 국회의원이 그의 의정생활 전부다. 20대 총선 때는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혹자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가 집중된 서울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될지 주목된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서울 도심의 낙후지역이 포함돼야 하지만 개발에 따른 부작용으로 땅값이 상승하면 쏟아질 비난이 걱정이다. 도시재생은 주민 삶의 질 향상, 지역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다.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닌 활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개발이익이 토지와 건물 소유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돌아간다. 문재인정부는 전국에 있는 쇠퇴지역 500곳에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남 통영의 폐조선소 부지 등 68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했지만 지난해 ‘8·2부동산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과천 등은 제외했다. 지난달에는 정부 출범 이후 각계각층의 의견을 취합해 세부 내용을 다듬은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도 발표했다. 노후 주거지 환경 개선, 청년창업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지금 상가임대차보호법 주무부처가 어디예요?” “법무부입니다.” “그러니까 주무부처와 전혀 관계없는 중기부가 지금 상가임대차보호법의 핵심 내용을 건드린다는 거예요. (중략) 이것은 상임위 권한 침해도 되는 거예요. 상가임대차보호와 관련해선 우리가 할 수 있는 논의가 아니에요.” 지난달 19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의 법안소위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과 최수규 중기부 차관 사이에 오간 말이다. 이날 중기부는 젠트리피케이션, 일명 상권 내몰림 방지법인 ‘지역상권상생법안’(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지만 김 의원이 ‘월권’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계류돼버렸다. 법안은 상업지역 임대인과 임차상인간 자발적 상생협약을 통해 상권 내몰림 현상을 사전적·사후적으로 방지하는 것이 골자다. 임대인과 임차상인이 일정비율 동의하면 상권이 발달한 곳은 ‘지역상생구역’으로, 상권이 쇠퇴한 곳은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한다. 구역으로 지
당이나 정부가 주관하는 주요 행사들이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는 중국에서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흔치 않은 공개 이벤트다. 올해 양회는 5년 단위로 있는 국가 고위직 인선, 정부기구 개편에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국가 주석 임기 규정 철폐 개헌까지 예정돼 있어 취재 열기가 더 뜨거웠다. 우리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헌안을 처리한 지난달 11일. 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은 여느 때처럼 경계가 삼엄했다. 몇 번의 검문검색을 거쳐서야 대회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후 3시 회의가 시작되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검표 위원 선출, 투표용지 배부 등 표결을 위한 절차가 착착 진행됐다. 개헌안의 운명을 좌우할 전인대 대표단의 투표가 시작되자 보안 요원들이 취재진 등 방청객들에게 잠시 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초부터 표결과정은 공개를 하지 않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취재진이 워낙 많아 짧은 시간에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았다
2002년생과 2017년생은 한국 인구구조에서 중요한 변곡점이다. 각각 출생아 수가 40만명대, 30만명대로 내려선 해에 태어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 ‘1958년 개띠’와 대척점에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으론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먼저 2002년 이후 출생아에 관한 얘기다. 1992~2001년생은 668만여명, 2002~2011년생은 468만여명이다. 우리 나이로 8~17세 인구가 18~27세보다 200만명 적다. 경제적 효과는 부정적이다. 당장 휴대폰 200만대가 덜 팔린다. 삼성전자야 해외에서 더 팔면 되지만 SK텔레콤은 해외 가입자를 끌어올 수 없다. 자동차나 TV 등 내구재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영향권에 있다. 의식주와 관련된 산업도 마찬가지다. 옷이든, 빵과 라면이든, 신발이든 간에 내수위축이 가속화할 것이다. ‘아파트’ 역시 매수자 우위 시장이 될 것이다. 연금은 새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주는 폰지사기가 되기 딱 알맞다. 200만명의 잠재적 국민연금,
#‘젊은’ 도전자가 있다. 말 그대로 젊다. 이제 36세, 만 나이로 34세다. 현재 직업은 강남구의원(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은 서울 강남구다. 사실 젊음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선물이다. 누군가에겐 미래이고 누군가에겐 과거다. 그에겐 현재다. 그 젊음을 정치에 던진다. 정치는 갈수록 늙어간다. 지난해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의 평균 나이는 55.5세. 2020년 임기 마지막해가 되면 이들의 평균 나이는 59.5세, 환갑이 된다. 머니투데이 더300의 연간기획 ‘젊은 정치’에 따르면 청년들이 정치 진입에서 느낀 가장 큰 장벽은 ‘나이’였다. “다음 기회에…” “아직 젊잖아…” “경험이 좀…”. 젊음을 누르기 위한 기성세대의 단골 메뉴다. ‘젊은 정치’를 내걸고 뛰는 이의 발을 슬쩍 건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테니스 스타 정현 같은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이율배반적이고 약간 비겁하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31세
놀이터는 유년 시절 소중한 추억의 장이다. 놀이터에서 아이들끼리 모여 노는 풍경이 흔했다. 땅따먹기, 얼음 땡, 고무줄놀이, 말뚝 박기, 딱지치기, 모래 장난, 오징어, 비석 치기…날이 저물어 엄마가 저녁 먹으라 부를 때까지 동네 형·누나·동생들과 어울려 놀이에 빠져 있었다. ‘아파트 공화국’의 아이들에겐 낯설겠지만, 동네 골목길은 이웃 간 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랑방이었고, 또 다른 놀이터였다. 놀이터는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었다. 놀며 다투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중재로 양보하며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배려하고 인내하는 것을 배웠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관계의 기본이 놀이터에 있었다. 올 3월 유치원에 입학한 4살짜리 딸은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놀이터에 꼭 들른다. 유치원으로 통하는 아파트 단지 길에 있다. 조합 놀이대, 그네, 시소를 갖춘 '붕어빵' 놀이터다. 엄마 손을 잡고 집에 올 때 꼭 놀고 온다. 그래 봐야 30여
“금호타이어 노조는 정말 왜 그래요?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건가요?” 금호타이어 담당 기자에게 물었다. “그러게요. 지금 대안은 중국 더블스타에 팔리는 것밖에 없죠. 그런데 전 노조가 좀 이해되는 측면도 있더라고요.” 그 기자가 쓴 금호타이어 기사를 읽으며 전화하던 중 기사 말미에 달린 기자의 자기소개 글이 눈에 띄었다. 머니투데이는 기자 e메일주소 옆에 자기를 나타내는 짧은 글을 적도록 한다. 그 기자가 선택한 문장은 고대 로마의 희극작가 테렌티우스가 남긴 명언이었다.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는 원래 이 문장 앞에 ‘나는 인간이다’란 말을 붙였다. 문득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대표하는 KDB산업은행(산은) 담당 부서장으로서 나는 얼마나 이 문제를 같은 ‘인간’의 문제로 다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3자는 산은과 더블스타, 노조다. 이 가운데 ‘인간’에 관한 문제가 걸린 당사자는 노조다. 노조만 ‘인간’으로서 기본조건인 밥벌이가 걸
# 휠체어의 아들은 추운지 코를 훌쩍거렸다. 아버지는 닦아주지 않았다. 추위를 달래려 덮어진 담요를 끌어올려 아들은 코를 닦았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림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를 봉송한 박지훈씨-은총군 부자 얘기다. 개회식은 3시간 남짓 계속됐지만 부자에게 허락된 시간은 채 2분여가 되지 않았다. 뇌병변 장애 등 태어날 때부터 복합적인 질병을 안고 태어난 은총군은 올해 15살이 됐다. 스타디움에 입장한 성화를 최종 점화자에게 넘겨주기까지 몇걸음을 떼는 것만 화면에 비쳐진 부자에게는 사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곡절이 있었다. 은총군은 2003년 6가지 불치병을 안고 태어났고 심한 경기와 발작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거쳤다.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던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빚을 질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직장도 그만두고 철인3종 경기라는 도전에 나선다. 또 장애인 가정도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때가 2010년이
저출산과 고령화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가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인구와 관련한 여러 자료를 보면 깜짝 놀랄수 밖에 없다. 통계청은 최근 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7700명이라고 발표했다. 2016년(40만6200명)보다 10% 이상 줄었다. 정확하게는 4만8500명, 11.9%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1년간 태어난 출생아 수가 30만 명 대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끝나가던 1970년대 초만 해도 해마다 100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1/3 수준으로 줄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이처럼 인구가 급감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경기악화와 청년실업, 높은 집값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혼기피, 출산율저하로 이어진 결과다. 통계청은 오는 2031년, 인구가 정점(5296만 명)을 찍은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