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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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한중 통역 일을 해온 지인이 해준 얘기다. 한국의 한 기업인이 업무 협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첫 만남이었던 그 자리에서 한국 기업인은 구체적인 질문과 요구사항을 말했다. 중국 측 인사는 당황했다. 서로 알기도 전에 너무 구체적인 얘기들을 꺼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지인이 서두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무슨 일이든 충분히 대화하면서 천천히 풀어가려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을 해줬다고 한다. 중국에 온 뒤로 수시로 느끼는 점은 같은 동양인임에도 우리와 ‘참 다르다’는 거다. 사회주의라는 기본적인 체제 차이는 차치하고라도 문화, 사회시스템, 행동방식, 개인성향 등 곳곳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일이 많다. 앞서 든 예처럼 쉽게 마음을 열진 않지만 한 번 인연을 맺으면 누구보다 끈끈하게 이어가는 ‘관시’ 문화가 그렇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때 중국 경호 인력이 청와대 사진 기자를 폭행해 도마 위에 오른 중국의 엄격한 ‘공안’(公安) 문
프레임이나 이미지가 사실을 대체할 순 없다. 인지언어학자이자 진보적 정치 프레임 짜기 전문가라는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이기는 프레임’에서 “원자력발전은 핵 위협”이며 “태양과 바람 등은 청결하고 영속적인 에너지”라고 말한다. ‘원전=악’ ‘태양광·풍력=선’이라는 프레임과 이미지를 만들라는 얘기다. 일본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쓰나미로 1만5000명 넘게 희생됐지만 후쿠시마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는 거의 없었다. 태양과 바람이 깨끗하다고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청정한 것은 아니다. 태양광발전 폐기물은 친환경적이지 않고 풍력발전의 저주파 소음은 인간에게 해롭다. 태양과 바람은 영속적일지 몰라도 태양광·풍력발전의 수명은 20년이다. 새 원전의 3분의1에 불과하다. 레이코프 방식의 프레임이나 어법의 폐해는 조지 오웰이 그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형상화한 적이 있다. 돼지가 인간을 쫓아내고 권력을 쥔 동물농장은 “네 다리는 옳고 두 다리는 나쁘다”란 구호가 지배한다. 정부가 원전 6기를
사진 기자들은 자주 맞는다. 시위 현장에서 때론 경찰에게, 때론 시위대에 맞는 게 일이다. 멀리 찾을 것도 없다. 탄핵 국면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목도했다. 펜 기자(글 쓰는 기자)는 잠시 위험을 피할 수 있지만 그러지도 못한다. 사진기자는 현장을 떠나서는 취재할 수 없다. 이들이 잠시 몸을 피해 놓친 현장은 그냥 속절없이 사라져버린다. 찰나의 순간을 역사로 만들기 위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다 보면 언제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다. 이를 무릅쓰고 한 장의 사진을 기사에 담기 위해 수없이 셔터를 누르다 보니 항상 크고 작은 부상에 노출된다. 미셸 롤랑(1972년 퓰리처상 수상)은 말했다. “우리의 목적은 사진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는 것”이라고. 이를 위해 사진기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단 한 장의 사진은 때론 수 천자의 글보다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본질을 관통한다. 조그마한 인화지 한 장에 담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증권업계에게 아주 따뜻했던 한 해로 기억될 같다. 코스피, 코스닥 모두 20% 이상 상승해 10년 박스권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딱지를 시원하게 떼어버렸다는 점에서 대세상승장의 출발점이었던 2005년 만큼이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런 2017년을 열흘 남짓 남겨둔 증권업계의 최대 이슈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다. '결이 다르다'는 말로 황영기 회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후 차기를 노리는 인사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면면도 화려하다. 2000년대 중반, 대우증권 사장 재직 당시 주식명가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중소증권사인 키움증권을 10대 증권사로 끌어올린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 현역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NH농협증권·KB투자증권 사장을 역임한 정회동, PCA자산운용 대표, 우리투자증권 사 장을 거친 황성호 등 OB 인사들도 나섰다. 각 진영이 지지표를 점검하느라 시끌벅적
신세계그룹이 근로시간 단축을 발표한 지 나흘만인 지난 12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이 내놓은 공식 반응은 '꼼수'였다. 민노총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총임금을 깎기 위한 신세계의 꼼수'라는 주장은 예상 밖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근로시간 단축의 입법화"를 줄기차게 요구한 민노총이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도입을 발표한 기업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세계는 하루 8시간인 근무시간을 7시간으로 1시간 줄이면서도 임금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직원들 입장에선 시쳇말로 '그레이트'라고 할 만한데, 마트노조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신세계-이마트의 최저임금 꼼수'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마트노조가 주장한 '꼼수'의 근거는 내년 임금이 아니라 '미래 임금'이다. 신세계가 약속한대로 내년 근로시간 단축에도 임금을 줄이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2020년 임금'을 들고 나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 시급
'중국, 한국행 단체관광 일부 해제' 지난달 28일 기다렸던 소식이 날아든 것은 다른 현장 취재를 가던 길에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 조치 해소에 착수한 것이다.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는 한류 콘텐츠 유통 제한과 함께 우리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는 핵심적인 사드 제재 중 하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1~9월에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관련업종에서 7조4500억 원의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중국 측에 문 대통령의 방중 전에 "우리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뒤이어 베이징 현지의 우리 측 고위당국자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성숙했음을 시시했다. 기쁜 마음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단계적으로 나머지 보복 조치들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덧붙였다. 그런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롯데그룹이 단체관광 허용 대상에서 제
식사자리에서 만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진솔했다. 오랫동안 관료생활을 하다 보면 의례적인 말과 태도가 몸에 붙어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조차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최 위원장은 달랐다. 시골 사람처럼 순박하고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그런 솔직함이 좋았다. 장점으로 보였던 최 위원장의 솔직함을 최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난 10월30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때였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래 전에 관료를 지낸 올드보이들이 금융협회장으로 오는 것을 막기 위해 “대통령에게 직언도 불사하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그런 분들이 오실 우려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금융협회장은 협회 회원사들이 투표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뽑는 것으로 돼 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금융당국은 물론 청와대까지 금융협회장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었다. 실제로 최 위원장의 국감 발언 이후 협회장을 뽑은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는 그간 거론됐던 올드보이를 아예 배제하고 그간
‘정의는 절대로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존 M 케인스가 저서 ‘평화의 경제적 결과’에서 1차 세계대전에서 이긴 연합국이 독일이 감당할 수 없는 징벌적 배상금(250억달러)을 물리려는 시도를 논평한 표현이다. 영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파리평화회의에 파견된 그는 ‘유럽의 경제적 미래’ 관점에서 ‘(파리평화)조약에 뒤이어 벌어질 일들’을 더 걱정했다. 유럽 각국과 긴밀히 엮인 독일에 지급범위를 벗어나는 배상금을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유럽경제도 같이 망가질 것이므로 독일경제를 되살리면서 합리적 배상금(100억달러)을 매기자는 게 그의 논리였다. 연합국 집권자들이 이런 경제적 고려를 하지 않자 케인스는 런던으로 돌아와 이 책을 쓴다. 나중에 독일의 배상금 총액은 330억달러로 정해졌고 독일은 이 돈을 거의 갚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전쟁 전보다 통화량이 10배였던 독일은 배상금 부담에 돈을 더 찍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맞았고 “절망과 광기의 구호가 무력감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선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다음 날 아침 한 학원 옥상에서 진풍경이 벌어졌다. 수북하게 쌓인 책들 사이로 학생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내년에 다시 수능을 치를 수 없다는 결기를 다지며 버렸던 수험서와 문제집을 뒤졌다. 한참을 뒤지고도 찾지 못했거나 절박한 마음에 쓰레기통까지 뒤진 수험생들도 있었다. 그 어떤 수험생이 수능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지겨웠으면 책을 저렇게까지…’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어쨌든 수능은 아무 탈 없이 마무리됐다. 며칠 뒤 서초동에서도 생소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군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진 전 국방부 실장이 법원의 구속 적부심 끝에 잇따라 석방됐다. 석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구속적부심으로 이런 거물급 피의자가 석방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불구속 수사 원칙,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 법원도 할 말이 있겠지만, 구속영장을 발부해 놓고 1
‘40대 기수론’이 등장한 게 1970년. ‘김영삼·김대중·이철승’은 ‘젊음’을 무기로 정치판을 흔들었다. "구상유취(口尙乳臭), 아직 입에서 젖비린 내나는 것들이 무슨 대통령인가"라는 원색적 비난은 ‘참신’을 누르지 못했다. YS와 DJ는 그렇게 한국 정치의 주인공이 됐다.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정계에 들어온 때가 1996년, 15대 총선이다. 이들은 2000년 이른바 ‘정풍운동’을 주도한다. 새천년민주당 시절 김대중 대통령의 핵심 츨근인 권노갑 최고위원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다. 정치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여론은 젊은 개혁 세력의 등장에 환호했다. 철옹성같던 동교동계가 흔들렸다. 신기남(1952년생), 정동영(1953년생), 천정배(1954년생)이 40대 후반일 때다. 이들은 3년뒤 열린우리당을 만든다. 정동영이 초대 당의장에 오른 게 49세 때다. 2004년 총선 때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러난 정동영이 어느 덧 노인(64세)이 됐다. 민주당의 화수분은 ‘386
주류의 편에 서기는 어렵지 않다. 그들의 앞길에 꽃길만이 깔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면이나 탄압받을 때도 항상 주변에 동지들이 있다. 하지만 비주류는 다르다. 주류에 의해 내쳐질 때면 더 서럽고 어렵사리 성취를 이뤄낸 때도 끊임없이 주변을 살펴야 한다. 여운형, 강원룡, 이부영, 해방공간과 민주화운동기, 이후 현대사의 곳곳에서 거의 한결같이 중도나 비주류의 길을 걸었던 이들이다. 이들은 2017년 한가지 사안을 두고 함께 조명받고 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인 강원룡 목사의 유지를 잇고자 제정된 여해상의 첫회 수상은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에게 돌아갔고 이부영 전 의원은 그곳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미군정과 일본군 철수 이후를 협의하고 건국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해방 정국의 거인이었던 몽양 여운형은 청년 강원룡과 좌우 합작운동을 벌였다. 문익환 목사, 윤동주 시인 등과 학창생활을 하며 민족의식 고양에 앞장섰던 강원룡 목사는 1947년 여운형이 흉탄에 세상을 떠난뒤 크리스찬아카데미
코스닥이 뜨겁긴 뜨거운 모양이다. 한동안 존재조차 희미하던 코스닥 시장을 두고 '과열' 논쟁이 벌어지더니 이제는 '버블'(거품)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0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코스닥 지수는 20일 1.22% 오른 785.31에 마감,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코스닥은 이 기간 동안 20.3%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5.6%)을 압도했다.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내년 중에 1000 돌파를 점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 상승세가 무섭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항암제, 줄기세포 등을 재료로 연일 10-20% 급등해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이오 열풍은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며 떠났던 개인 투자자까지 불러들이고 있다. 어느덧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계열 3사의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 현대자동차(34조4733억원)를 앞질렀다. IT·인터넷 광풍이 불던 2000년대 초반 이름도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