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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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처음에는 인기가 있었죠.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인민들 마음을 후련하게 해줬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별로 그렇지도 않은 거 같아요. 국가는 세계 2위가 되었다고 하는데 국민들 생활은 최근 몇년새 별로 나아진게 없거든요. 나라가 부강해졌다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거액을 원조하는 것을 보면 복장이 터지죠." 며칠 전 사석에서 알게 된 한 조선족 지인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중국 최고 권력자인 시진핑 국가 주석의 1인 지배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에 대한 일반인의 평가가 궁금해 던진 질문에 의외의 긴 대화가 이어졌다. 그는 약 30년 전 베이징으로 상경해 여행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족으로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할 수 있다 보니 주 고객층이 한국 관광객들과 주재원들이다. 대화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넘어갔다. "사드 피해는 말도 못하죠. 한국 단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는 대략 9000개 안팎이다. 많게는 1만개 남짓으로도 본다. 대한민국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내각 △헌법기관 △공공기관 △특정직(검찰·경찰고위직 등)의 임면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이 권한을 청와대가 직접 챙기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 때다. 그 전까지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더라도 ‘실질적’ 인사권은 장관에게 위임했다. 주도권은 장관이 쥐고 청와대가 필요할 때 입장을 반영시키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다. 청와대가 주도한다. 명분은 언제나 좋다. 주먹구구식 인사 대신 체계적 인사를 하자는 취지였다. 일선의 ‘인사 청탁’ 등을 막는 부차적 효과도 내세웠다. 청와대에 인사수석, 인사비서관을 뒀고 정부 내에 중앙인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인사 데이터베이스(DB) 구축도 했다. 공공기관장은 공모로 뽑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투명한 절차, 공정한 경쟁을 내세웠다. ‘무늬만 공모’ ‘사실상 낙하산’ 등의
20세기 지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오스트리아 철학자 칼 포퍼는 저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닫힌 사회’를 통렬히 비판했다. ‘닫힌 사회’에서 개인은 구속과 위압의 대상일 뿐이다. 국가가 시민 생활 전체를 규제하는 탓에 개인의 판단이나 책임은 무시된다. 이와 대립 되는 ‘열린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확보돼 합리적인 토론이 가능한 사회를 말한다. 1945년에 출간된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을 통해 겪은 나치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비판에서 비롯됐다. 포퍼는 ‘열린 사회’의 적들 중 하나로 전체주의를 지목했다. 실제 나치와 히틀러는 국익이 사익에 우선함을 국민에게 끊임없이 세뇌 시켰고, 이들을 단일한 사상 속에 가두려 했다. 이른바 ‘국가주의’다. 국가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국익과 국가의 안위를 제일 정확하게 판단한다고 확신한다. 그 국익을 실현하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방법까지 사용해도 된다고 믿는다. 영화 ‘변호인’ 속 고문 경찰 차동영은 재판정에 증인으로 나와 “피의자가 국가
# ‘적폐청산’과 ‘협치(통합)’. 탄핵 후 대선의 주된 화두였다. 대선의 승자는 전자에 방점을 찍었다. 국정과제 1순위도 ‘적폐청산’에 뒀다. 협치와 통합은 상대적으로 밀렸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높은 지지율보다 더 좋은 명분은 없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대선 전후로 이런 말을 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여론 조사를 한다. 그 결과를 보면 적폐청산이 압도적이다. 오히려 다른 길을 가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다”. ‘국민 주권’의 출발도 이 지점이다. 국민과 함께 가면 불리한 정치 지형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 “넉달 걸린거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직후 여권 중진 인사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넉달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김이수 부결’까지의 125일을 뜻한다. 여권이 현실을 깨닫는 데 든 시간이다. 사실 현실이 넉 달 동안 달라진 것은 아니다. 국회 의석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때나, 올 3월 헌법재판소
"한국거래소와 주관사(증권사)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목하에 계속 중국 기업을 상장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가 지고 있습니다. 투자 책임이 본인에게 있는 것은 맞지만 부실기업을 상장시켜 놓고 투자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을 반대한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일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유증이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도 '차이나 리스크'를 앓고 있다. 코스피에 남아있던 유일한 중국 기업인 중국원양자원이 회계법인의 감사 '의견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2000개가 넘는 상장기업 가운데 1개가 없어지는 것이지만 작은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 숫자가 수만 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원양자원 주주는 2만4300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9710만9369주로 총 발행주식의 약 77%, 거래정지 직전 주가(1000원)로 계산하면 970억원 규
“빚 내 집 사라”던 초이노믹스 시대가 갔지만 재건축시장은 잇단 대책에도 불구하고 그리 식지 않은 듯하다. 지난주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의 ‘50층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서울시가 사실상 허용하면서 서울의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원상복귀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그에 따른 재건축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과 재건축조합원 지위양도 등 예상보다 강했다던 정책의 ‘약발’이 시장의 관성에 밀린 셈이다. 한국에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들이 올해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로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는 조사(KB경영연구소 ‘2017 한국부자 보고서’)가 있었는데 몇 가지 규제로 사람들의 인식이 쉽사리 변하지는 않는 듯하다. 한때 내리막이었던 재건축아파트를 부동산시장의 최고 투자상품으로 만든 중요한 조치 중 하나는 2014년 9월 서울, 경기, 부산 등의 재건축연한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줄여놓은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이란 마약을 끝내 저버리지 못했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지금으로부터 3년여 전인 2014년 7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소셜미디어주와 바이오테크주 등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며 버블(거품)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소셜미디어의 대표 기업인 페이스북은 당시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IT(정보기술) 전문가들도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미디어를 과거 잣대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오래된 증시 격언에 '연준에 맞서지 말라(Don't fight the Fed!)'가 있지만 IT전문가들과 월가는 옐런에 맞선 것이다. 결과는 소셜미디어주의 승리였다. 마켓워치는 "페이스북은 옐런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꼬집었다. 그 후로 옐런 의장이 소셜미디어주와 바이오주에 대해 언급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페이스북 주가는 2014년 7월보다 2배반 가까이나 올랐다. 3년여 전 옐런의 소셜미디어주 거품 발언에 페이스북
구글 클라우드의 인공지능 사업을 총괄하는 페이페이 리는 부모님을 따라 16살에 미국으로 간 이민자다. 영어도 유창하지 않은 그녀가 구글의 핵심 사업을 이끌게 된 것은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주인공이기 때문. 그녀는 아마존의 크라우드 소싱 시스템을 활용, 일종의 이미지 은행을 만들었다. 세계 각국에서 5만 여명이 참여해 10억 장에 달하는 이미지를 분야별로 분류하고 이미지의 내용에 맞는 영어 단어를 붙이는 작업을 한 것. 이후 1500만장에 달하는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 그녀가 이 같은 일을 한 것은 인공지능 연구에 좋은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지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려면 컴퓨터가 잘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수학 공부를 하려면 좋은 문제와 함께 제대로 된 답안지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무리 최고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다 해도
지난 9월3일 중국 지린성 옌지(연길) 서부역. 오후 1시20분이 되자 매끈하게 빠진 고속철 한 대가 역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열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줄지어 기다리던 수 많은 승객이 순식간에 쏟아져 들어간다. 중국의 고속철 '까오티에(高铁)'다. 베이징에서 항공편으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옌지에 지인을 만나러 왔다 돌아가는 길이었다. 항공편이 여의치 않기도 했지만 '그 유명한' 까오티에를 한번 타보자는 생각이 강했다. 중국에선 어딜 가나 '인구 대국'임을 실감케 되는데 여기서도 그랬다. 탑승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의 모든 좌석이 들어찼다. 자리 위의 짐칸도 마찬가지였다. 공간을 찾느라 승무원들이 연신 짐을 넣었다 뺐다 해야 했다. 붐비는 객실에 비해 좌석은 편안했다. 이등석인데도 승차감이 좋았다. 특히 앞뒤 좌석 간격이 넓었다. 승객들은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컵라면, 간식, 과일 등을 자연스럽게 꺼내 먹었다. 카드놀이를 하는 일행도 눈에 띄었다. 이들에게 까오티
# 2009년 7월 네덜란드의 ‘안네의 일기’ 등 총 35점이 세계기록유산에 새롭게 등재됐다. 이중 단연 눈에 띈 것은 세계 최초의 공중보건서 동의보감이었다. 의학서가 등재된 것은 처음이었다. 1596년 조선의 백성은 도탄에 빠졌다. 임진왜란과 천연두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 당시엔 대부분 중국 의학서다 보니 우리 체질에 맞지도 않았다. 내용도 어려워 백성이 활용할 수 없었다. 선조는 우리만의 새로운 의학서 집필을 명했다. 1610년 광해군 3년 동의보감이 72세의 의원에 의해 완성됐다. 총 5편, 25권의 방대한 분량이었다. 조선 실정에 맞게 독창적인 새로운 의학체계가 정립됐다. 특히 모든 백성이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게 637종의 약재에 한자와 한글을 함께 기록했다. 당시 의술이 앞섰던 중국의 사신들은 조선에서 꼭 가져가야 할 품목으로 동의보감을 꼽았고, 일본에서도 의학의 표준적인 모범을 여기에서 찾았다. 이후 중국과 일본에서 수십 차례 간행됐을 정도로 동의보감은 오늘날까지
“(청와대로부터) 언제 연락을 받았습니까”. 장관 내정 발표가 나면 장관 후보자에게 기자들이 묻는 단골 질문이다. 대부분 답을 피한다. “2주전쯤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했다”는 정도가 모범 답안이다. 전화로 내정을 통보받는 게 일반적이다. 과거 정부에선 발표 30분전 연락을 받은 국무위원도 있었다. 새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하루 이틀 전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청와대로부터 ‘인사검증 동의서’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부터 마음의 준비는 한 이들이다. 고사할 마음이 있으면 동의서를 내지 않는다. 시점 다음으로 묻는 질문이 대통령과 ‘관계’다. 소위 측근 인사에겐 묻지 않는다. 관료나 교수 등 비정치인에게 궁금해 하는 지점이다. 흔히 대통령과 ‘일면일식’도 없다는 것을 앞세운다. 사적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인사권자의 면모가 자연스레 부각된다. 한편으론 자신의 능력만으로 발탁됐다는 자랑이 깔려있다. 이런 뻔한 답에 머무는 것은 설명할 ‘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관계는 ‘만남’
‘코드인사’가 나쁜 것은 아니다. 호흡을 맞춰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한다는 뜻이니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코드인사’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에 방점이 찍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드인사’가 적절치 않은 확장성, 무분별한 물갈이, 조직의 의욕을 꺾는 과도한 낙하산으로 진전되면 부작용은 더 심해진다. 이번 정부에선 나쁜 ‘코드인사’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지만 금융권 일각에서 조짐이 엿보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첫째, ‘코드인사’가 있어선 안 될 곳까지 정부 측근 인사를 챙겨주는 행태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던 B씨, J씨 등이 BNK금융그룹 회장직에 외부인사를 앉히려 밀고 있다는 루머가 도는 것이 대표적이다. BNK금융은 민간 회사다. 민간 회사에 정부 측근이 미는 인물이 회장으로 앉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는 이 외부인사가 출중한 인물이라는 것과는 별개 문제다. 인물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