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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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매기는 건 정치행위다. 정치적 계산으로 뜯어고치다 보니 세제가 점점 누더기가 된다고 비판하는데 누더기가 본래 속성인지 모른다. 따져 보면 ‘거두는 자’와 ‘내는 자’, ‘내는 자’와 ‘안 내는 자’, ‘낼 수 있는 자’와 ‘낼 수 없는 자’, ‘더 내는 자’와 ‘덜 내는 자’, ‘전가하는 자’와 ‘전가당하는 자’ 등 각각의 이해관계와 심리가 다 다르다. 떡은 남의 것이 커 보여도 세금은 나의 것이 늘 많은 법이다. 모두를 불만족시키기 쉬운 까닭에 세금을 잘못 거두면 정권을 내놓는 경우가 생긴다.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인두세를 거두려다 저항에 직면해 실권한 일, 일본의 민주당이 소비세를 올렸다가 집권당 지위를 내준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권만 위태롭게 하는 게 아니라 엘리트 관료의 사회적 생명도 끊을 수 있다. 2014년 연말정산 파동 때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뽑겠다”고 했다가 ‘거위들’의 분노를 산 일화가 그것이다. 그래서 세
'갓'과 '갑'. 201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단어다. 받침 하나 차이인데 의미는 극과 극이다. '갓'은 '선'으로 칭송받는 반면 '갑'은 '질'이라는 말이 따라붙으며 악의 축이 됐다. 어느날 갑자기 '갓'의 대표 기업이 된 '오뚜기'는 '갓뚜기'라는 칭송 덕에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중견기업 중 유일하게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간담회에 참석했지만 '갓'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간담회 자리에서 '갓뚜기'를 언급함에 따라 오뚜기는 새 정부의 기업모델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뚜기가 워낙 좋은 회사로 알려져 있어 (참석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며 "사실상 오뚜기의 진정한 추천자는 인터넷"이라고 말했다.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간 나눠 내기로 하고,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인데다 오뚜기의 선행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회자된 게 선정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
1962~64년 대홍수와 태풍, 극심한 가뭄 등으로 사상 최악의 흉년이 들었다. 쌀과 보리 수확량이 급감한 탓에 식량 부족이 심각했다.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다. 식량 파동이 시작된 1962년 12월, 정부는 ‘혼·분식 장려 운동’을 펼쳤다. 잡곡을 많이 먹고 미국 원조를 받았던 밀가루를 확산시켜 쌀 소비를 줄여보겠다는 거였다. 가정에선 이틀에 한 번씩 밀가루 음식을 먹게 했고, 쌀 가게에선 쌀 80%에 잡곡 20% 이상을 섞어 팔게 했다. 음식점에선 잡곡 20% 이상, 탕반(湯飯)에는 30% 이상 국수를 넣게 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이 이때 등장했다. ‘운동’은 1971년 11월 ‘행정명령’이 됐다. 위반하면 영업허가를 취소시켰다. 전통 음식점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좁쌀·보리·옥수수·콩 등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을 받은 손님들은 불평했다. 매상이 줄었다. 일부 식당은 쌀밥을 지어 팔다, 어떤 한정식집은 단골손님을 내실로 불러 쌀밥을 팔다 적발됐다는 기사가 업체 실명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 청와대 인선과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홍보수석'을 임명하며 명칭을 '국민소통수석'으로 바꾼다. 속으로 웃었다. “소통을 강조한다고해서 굳이 직책 이름에 소통을 붙일 것까지 있나”. 혁신, 녹색, 창조 등 좋은 단어들이 정권을 거치며 희화화된 것을 지켜본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소통’ 아닌 ‘쇼통’ 정부라는 비꼼이 따라붙는다. ‘보여주기(show)’에만 능하다는, 내용은 없다는 비판이다. 난 솔직히 이 비아냥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쇼통’이 놀랍고 무섭다. 우선 ‘쇼통’은 감성적이다. 감성을 건드리는 것 만한 소통법은 없다. 무엇이 감성적인지 감성적으로 알고 접근한다는 이유에서다. 요샛말로 ‘느낌적인 느낌’이다. 누군가의 기획과 연출, 각본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몸이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동 후 걸어가 베를린 교포를 만난 현장을 보자. 청와대 경호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교포들이 회담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상황을 설
총론만 있고 각론이 없다. 선언만 있고 대안이 없다. 당위만 있고 설득은 없다. 이 동어반복적인 표현은 문재인정부가 ‘국정과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우선 최저임금이다. 지난 1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16.4% 올리면서 ‘임기 내 1만원’에 대한 의지를 관철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의 부담은 15조원 더 늘어나는데 국고 3조원을 투입해 임금을 보전한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추고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며 세금을 줄여주는 등의 방책도 곁들였다. 문제는 매년 이렇게 하는 게 가능한가다. 물가 상승은 제외해도 폐업이나 고용을 줄일 경우 대책은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최저임금을 정부가 세금으로 메꿔주는 게 맞는지,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나 중소기업까지 지원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구체적인 방도가 아직 없다. 대통령의 취임 뒤 첫 행선지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구용역을 줘 ‘직접 채용’ ‘자회사 설립’ ‘무기계약직
'오마하의 현인'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독점 기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10년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면 10분도 투자하지 말라"는 투자철학으로 무장한 버핏은 '경쟁 없는 시장독점이 가능하도록 진입 장벽을 세운 회사’를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코카콜라, 질레트, 맥도널드, 월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이 대표적 기업이다. 비상장사지만 국내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워런 버핏의 독점기업 이론에 맞아 떨어진다. 시내면세점 점유율이 60%를 넘어 2위 업체인 호텔신라를 압도한다. 최대 큰손인 유커(游客·중국 관광객) 평판에서도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 가짜 천국인 중국에서 '롯데(LOTTE)'는 '진짜'로 받아들여진다. 인천공항에서 마구 물건을 버리고 가는 유커들이 롯데면세점 포장지는 정성 들여 챙기는 이유다. 롯데면세점에 2015년은 다시없는 기회였다. 유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한동안 묶여있던 시내면세점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위스 듀프리, 미국 DFS에
'7월의 환호'가 '7월의 저주'로 바뀌는데는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5년 7월10일 '신의 한수'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냈지만 2년 만에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사업권 취소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화갤러리아 얘기다. 한화의 면세사업을 진행중인 자회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2015년 7월10일 이후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7월17일 22만5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면에서 실적 부진에 이어 이번에 면세점 특혜 파문까지 불거지면서 13일 주가는 2만9050원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 종목 주가는 2년 만에 7분의1 토막이 난 것이다.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기 전날 주가 6만원에 비해서도 반 토막이 났다. 이쯤 되면 '저주의 면세점'이라고 부를 만하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15년 7월 진행된 입찰에서 관세청이 '매장면적 평가' '법규 준수도
청와대는 매일 지지율을 챙긴다. 민감하고 예민하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태연한 척 해도 마음이 그렇지 않다. 여론 동향을 시시각각 분석한다. 여론을 숫자로 확인하는 게 지지율이다. 사실 민주주의 속성이 ‘숫자 놀음’이다. 선거나 다수결의 원칙 등이 그렇다. 다수의 지지만큼 좋은 명분도 없다. 지지율은 국정 운영의 출발점이자 동력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반 행보는 여기 기댄다. ‘촛불 민심’을 강조하는 것은 ‘높은 지지율’을 믿는다는 선언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웃돈다. 지난 7일 발표한 한국갤럽 기준 문 대통령 지지율은 83%로 여당 지지율(50%)보다 훨씬 높다. 정권 초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기대 이상의 고공 행진이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 고점을 비교해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83%), 김대중 전 대통령(71%), 노무현 전 대통령(60%), 박근혜 전 대통령(60%), 노태우 전 대통령(57%), 이명박 전 대통령(52%)순이었다. 지지율이 마냥 높을 수는
# 30년 전이나 올해나 6월은 뜨거웠다. 6월 항쟁과 6.29선언이 있었던 1987년 6월과 30년의 간극이 있는 2017년 6월 말이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했던 30년 전처럼은 아니었지만 올해 6월도 지난해 촛불집회와 올해 5월 대선, 새 정부 출범 등을 거치며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야말로 달아올랐다. 6월의 기념공간인 광화문 앞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분주했다. 민주화 30년이라는 화두로 9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말하다’ 기념학술대회와 사진전이 열렸고 이어서 27일에 ‘민(民)이 주(主)인되다’ 특별기획전시(이상 역사박물관), 28일에 ‘6.29 민주화 선언과 한국 민주주의’ 기념학술대회(프레스센터)가 연거푸 열렸다. 6월 항쟁과 6.29선언을 두고 기념행사의 중심이 무엇이냐는 설전도 벌어졌었다. 특별전시 1주일을 맞는 지난 4일 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봤다. 광장의 열기는 오간데 없고 관람객도 드문드문해 ‘민주주의는 공기다’라는 누군가의 방명록이 그야말로 실감났다. 목재 가
세상일엔 순서가 있다. 아무리 옳다고 해도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것이 있다. 볍씨를 까지 않은 채 밥을 지을 수는 없다. 적절한 시기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설익은 밥이나 탄 밥을 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이라면 더욱 그러해야 한다. 자칫 정부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어서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에서 지금 그런 일이 벌어졌다. ‘탈원전’ 기치 아래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가 중단됐다. 시민배심원단을 꾸려 3개월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대로 멈출 경우 들어간 돈을 날리는 것뿐만 아니라 공사를 수주한 기업들에 수조 원의 손해배상도 해야 한다. 결국 세금이다. 돌이킬 수 없겠지만 정부가 개별 공사의 중단과 공론화에 앞서 할 일은 ‘탈원전의 공론화’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들이 모든 공약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민감한 이슈일수록 다른 후보를 선택한 59%의 유권자와 투표에 참
나는 기획·특수·공안통 검사다. 2000명 검찰의 20% 안에 드는 소위 ‘엘리트 검사’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영 아니다. ‘검찰이 말이야~’ ‘검사들이란~’ 사회 곳곳 적폐가 적잖은데 개혁대상 1호란다. 청와대는 그렇다 치자. 국민들까지 목소리를 높인다. 사회 정의를 세우고 국민의 인권을 지킨 게 아니라 정권과 결탁했단다. 우리들의 권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조직의 목표로 삼았다고 비판한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엘리트 검사 출신인 우병우 때문이다. 난 인물이다. 하루 먹고 살기 바쁜 국민들이 민정수석 이름까지 다 안다. 이런 검사가 있었던가. 검찰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단다. 그가 살았으니 우리가 죽게 생겼다. “수사까지 말아 먹더니 술 마시고 돈 봉투까지 돌렸다”고 손가락질을 한다. ‘윗분의 뜻을 받들었던’ 김기춘도 못지 않다. 복집 사건을 도청 프레임으로 바꾼 ‘신공’을 우병우와 함께 ‘정윤회 문건’ 사건에서도 어김없이 발휘했다. 우리 같은 법률 기술자들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확대로 민간 실손보험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민간회사에 강제로 가격을 내리라 할 수 없으니 가격 인하를 강제할 수 있도록 법도 만들겠다고 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급여 의료비 중 자기 부담금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를 보험금으로 보전해준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늘려 비급여 진료 일부가 급여로 전환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낮아지니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얼마나 늘려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비율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정부 논리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험사가 이익을 봤을 것이란 추정만 제시했을 뿐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국민 3대 부담 중 하나가 의료비"(김성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라며 내놓은 대책이 실손보험료 인하 방안이라는 점이다. 국민 3대 부담 중 하나가 의료비면 의료비 절감 대책을 내놓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