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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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주택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6만1091가구라는 정부의 통계치가 나왔다. 이는 2006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란 게 통계를 발표한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것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이다. 국토부 발표대로라면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2만1751가구로, 2008년 4월 이후 가장 적다. 최근 몇 년간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수도권의 미분양주택수도 한달새 1000가구 이상 줄어들었다. 내용면에선 고무적이다. 현정부들어 그토록 고대했던 '주택시장 활성화'의 한 단면으로 볼 수도 있다. 관련해 사석에서 만난 정부 한 고위관리는 "이제야 (지난해) 수차례 내놓았던 각종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값도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현 정부 출범이후 1년 내내 부양책을 내놓았으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법도 하다. 경제부총리마저 틈만 나면 '집값 부양이 살길'이란 식으로 얘기해 오지 않았던가. 해
"첫 월급을 받으면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학자금도 갚아야 하고 주택 청약금도 내야 합니다.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은데…." 한 대기업 인턴사원이 첫 월급을 받은 소감이다. 그는 아직 한시적인 인턴 신분이다. 공채를 통과해야 월급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데 정식 사원이 되는 비율은 10% 남짓이라고 한다. 첫 월급은 입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이다. 은퇴를 앞둔 7080세대의 애뜻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절박함도 담겨 있다. 이들의 희망을 풀어 줄 일자리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올해 500대 기업의 대졸 채용 문은 지난해 보다 더 좁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경제 회복 흐름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통상임금이나 정년 연장 등 기업들의 느끼는 부담이 작지 않아서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포함해 투자 절대 규모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기업 투자 예정액이 150조원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한데 해외로 나가는 것이 30% 가량
인도의 '성자' 간디의 추모공원에는 그가 언론을 통해 지적했던 '7가지 사회악'이 새겨져 있다. 바로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개성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 인간성이 사라진 과학, 희생 없는 종교, 그리고 도덕성 없는 상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지도자 간디는 이런 사회악이 없는 건강하고 밝은 인도 사회를 꿈꾸었다. 그런데 막상 21세기 현재 한국 사회의 속모습도 간디의 지적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않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간디의 가르침을 새겨야 한다. 특히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에 기업의 영향력이 매우 큰 우리 사회의 특성상 상행위의 도덕성, 요즘말로 기업 윤리는 다른 어떤 것들 이상으로 중요하게 지켜야 할 사회적 가치다. 기업윤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비리가 벌어지면 건강한 자본주의 체계가 흔들리게 되고, 그야말로 천박한 '배금주의 사회'로 전락할 위험이 커진다. 배금주의 사회는 다른 중요한 사회적 가치까지 모두 연쇄적으로 무너뜨린다. 그런 측면
만 30세로 생을 마감한 조선 10대 왕 연산군은 여전히 사극의 단골 주역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재위 시절 보여줬던 여러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지금도 이야기의 소재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지요. 연산군은 시쳇말로 ‘섹스 스캔들’의 장본인이었습니다. 희대의 요부인 장녹수와의 연애 행각은 말할 것도 없고, 기생들도 모자라 종친과 신하의 첩, 아내, 딸까지도 탐했습니다. 브레이크 없는 정치권력의 제왕. 두 차례의 사화(士禍)를 통해 자신에 반한다 싶은 인물들을 모조리 살해하거나 귀양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연산군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역사’입니다. 그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젊은 폭군이었던 그조차 역사의 그 진중한 무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왜 두려워했을까요. 무엇이 두려웠을까요. 조선이 남긴 빛나는 유산 가운데 하나가 ‘조선왕조실록’입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 아시아에서 왕조의 기록을 세계적인 유산으로 지정한 것
"공기업 민영화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얼핏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보인다. 소설가이자 경제평론가인 복거일을 위시한 일단의 자유주의자들은 공기업의 비효율성과 천문학적 부채 해법을 민영화에서 찾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말의 주인공은 2002년 2월 당시 김대중정부 청와대의 박선숙 대변인이다. 김대중정부는 "민영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도 공기업 민영화를 강력히 밀고나갔다. 지난해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가신 출신인 설 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공공부문민영화저지특별위원회'를 발족한 민주당과 사뭇 다른 태도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철도민영화를 추진하지 않았느냐"는 여권의 공세에 지난해 12월 하순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성명서를 발표한다. 성명서에서 민주당은 국민의정부 시절 철도민영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사항이었고 달러를 지원받아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노무현정부 때는 철도의 공공성을 고려, 민영화를 포기했다고 강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 정치행보가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A급 전범의 외손자인 그는 일본의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2차 대전 당시 전쟁으로 고통 받았던 피해국 국민들에게 또 한 번 생채기를 안겼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행위는 인류사적 '만행'이 명확하다. 그로 인해 아시아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 그 아픔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행위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워하는 것은 영장류인 인간의 기본이다. 원자폭탄의 피해로 희생된 일본인들에 대해 인류애를 갖고 애도를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잘못된 일본 위정자들로 인해 불행한 과거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선량한 시민들을 안타까워하는 게 인류애다. 아베가 이런 보편적 인류애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치부하기보다는 인간의 뇌 과학 측면에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삼위일체 뇌 이론을 주창한 미국의 저명한
1583년, 높이 55m의 오사카성은 그 자체가 난공불락이었다. 이 요새의 압권은 20미터가 넘는 석벽으로 둘러쌓인 깊고 넓은 2중 해자다. 하나도 넘기 힘든 해자를 2개씩이나 헤치고 성을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1614년 겨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5만 대군을 이끌고 성안의 도요토미 히데요리(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를 공격했지만 2중 해자가 지키는 오사카성은 너무나 굳건했다. 공격하는 쪽과 지키는 쪽 모두 엄청난 피해를 주고 받은 후에야 이에야스는 히데요리에게 화의를 청한다. 이에야쓰는 "후퇴하고 싶어도 부하들의 마음을 돌릴 명분이 없다"며 자신의 체면을 위해 2중 해자의 바깥쪽만 메워 달라고 제의한다. 히데요리는 수 천 명이 목숨을 잃은 전투를 끝내는 상황에서 해자 하나를 메워달라는 것은 작은(?) 희생이라고 생각하고 동의한다. 그러나 이 대수롭지 않아보이는 명분 하나를 들어준 것으로 훗날 히데요리는 돌이킬 수 없는 댓가를 치른다. 이에야스는 2중 해자 바깥쪽을 메운
'한 해 매출이 6000억원씩 줄어든다. 줄어드는 매출을 붙잡을 방법이 없다. 대규모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 한 비용을 줄일 뾰족한 대안이 없다. 10년 근무를 기준으로 경쟁사 직원은 연봉이 1억원 수준인데 이 기업의 직원은 6000만여원이다. 경쟁력 낮은 기업이라는 꼬리표에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들도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동료를 함부로 내치자고 주장할 수 없다. 이런 기업의 CEO라면 어떤 카드를 내밀어야 할까.'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아온 황창규 KT CEO(회장) 내정자가 처한 상황이다. 줄어드는 매출은 시내전화를 중심으로 한 유선통신부문. 전체 3만2000여명의 인력 중 이쪽 종사자는 1만여명이다. 주로 케이블 등 선로와 교환기 관리를 맡은 엔지니어들이다. 1만여명이 담당하는 사업은 KT의 '보편적서비스' 역무에 해당된다. 공중전화, 낙도 등 도서산간벽지에 제공하는 유선통신서비스다. 일반인은 잘 모를 수
'공공기관 파티를 끝내겠다'며 개혁의 칼을 꺼낸 정부여당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수서발 KTX 자회사를 설립, 경쟁체제 도입으로 코레일의 17조원 부채를 줄이겠다는 정부방침에 철도노조가 12일째 불법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민영화 전단계라며 이의 철회를 요구하며 불법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철도노조의 강경저항에도 정부여당이 양보할 여지는 거의 없다. 이번에 물러설 경우 향후 공공기관 개혁이 물건너 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검찰과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하면서 강경대응하는 것도 이런 사정에 기인한다. 공공기관은 고임금과 과도한 복지혜택으로 '신의 직장'이란 눈총을 받아왔다. 코레일만 하더라도 지난해 7000억원의 영업손실로 세금 57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조합원 월평균 급여는 580여만원에 이른다. 올해 서울지역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여 316여만원보다 83% 더 많은 액수다. 여기다 복지수준도 대기업 이상이다. 신의직장 종사자들의 화려한 삶
부도에 내몰렸던 기아자동차는 1997년 7월15일 부도유예협약을 맺고 위기를 모면했다. 부도유예 조치는 몇 달 뒤 들이닥칠 운명인 IMF 사태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뿐만 아니라 기아차 '생존'에 필요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회사 경영진과 노조는 '대마불사'를 볼모로 구조조정을 외면했다. 기아차는 중소기업에나 적용 가능한 '화의'를 일방적으로 신청하고 2개월간 시간을 끌었다.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친 기아차는 10월22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듬해인 1998년 5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제출받은 그룹별 구조조정 진도표를 보면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은 목표 대비 100%를 넘어섰다. 반면 대우그룹의 진도율은 18%대에 머물렀고, 대우그룹은 공중분해의 운명을 걷게 되었다.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대우가 해체된 것은 시간 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다"고 회고했다. 대우가 자구노력에 적극 나섰다면 결과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란 얘기로 들린다. 올들
'짧은 인생 영원 조국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40여년 전 허허벌판이었던 경북 영일만 일대에 종합제철소를 세울 당시 숙소에 걸어 두었다는 좌우명이다. 숙소는 거실에 사무용 소파, 방에는 한쪽 자리 옷장이 전부일 정도로 초라했다. 고인이 직접 붓으로 써 붙였다는, 세로 두 줄의 이 글귀는 날마다 스스로를 담금질하도록 했을 것이다. 그가 '제철보국' 의지를 가슴에 품게 된 것은 당시 제철소 건설에 한일협상 결과로 받은 대일청구권자금 일부가 투입된 것과 무관치 않았다. 우리 민족이 겪었던 수난과 고통의 대가로 받은 소중한 돈으로 짓는 제철소인 만큼 민족과 국가에 보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그의 각오였다고 한다. 허술함이 발견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콘크리트 타설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시설 전체를 폭파시켜 버린 엄격함도 그 연장선이었다. 무모한 시도로 간주됐던 포철은 지난 73년 고로 1기 완성을 시작으로 '산업의 쌀'을 양산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이 됐다. 이런
지금부터 4년 전인 2009년 12월24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을 지시했다. 야당의 반대로 연내 예산안 통과가 불확실해지자 헌법54조에 근거해서 정부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편성을 준비토록 한 것. 이후 여야가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대통령 지시는 이행되지 않았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국회는 4년 전 그대로다. 헌법에서 규정한 기일 내 처리는 불가능해졌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연내 처리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다.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준예산 편성은 불가피하다. 준예산이 한 번도 편성되지 않아 정치권은 물론 국민 대다수는 그 심각성을 과소평가하는 듯하다.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준예산이 편성되면 일자리와 SOC(사회간접자본) 건설, 양육수당, 실업교육, 복지 등 140조원가량의 예산집행이 중단된다. 이로 인해 사회취약계층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