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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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일간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본시장이 유래없는 충격에 휩쓸렸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미국까지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기자들은 악재를 일컫는 수식어에 명암을 뜻하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 예전까지 썼던 표현은 어두운 월요일, 검은 금요일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암흑의 월요일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평소에는 과장스럽다고 느꼈겠지만 이번에는 적절해 보일 정도로 시장이 느끼는 충격이 컸다. 증권가 전문가들도 두렵다는 말 대신 공포스럽다는 말을 했다. 두려움은 이성적 판단으로 극복이 가능하지만 공포는 감정을 나타내는 말이라 이기지 못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 낙폭은 234.64포인트, 무려 8.77%에 달했다. 하락 폭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코스닥도 88.05포인트(11.3%) 폭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급락이 이어지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4년4개월만에 발동됐
야당이 지난 22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환노위 소위에서 통과시켰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법안이다. 이 별칭은 불법 파업으로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쌍용차 노조원들을 돕겠다며 한 시민이 노란봉투에 성금을 넣어 보낸 데서 유래한다.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게 핵심이다. 2015년 4월 당시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처음 발의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은 집권 기간 5년 동안 입법을 실행하지 않았다. 민법 등 상위법과 충돌할 수 있고, 현행 노동법으로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봤던 게 표면적인 이유다. 정권을 쥔 마당에 야당 때의 정쟁 수단을 꺼내 들 필요가 없기도 했다.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기업투자는 줄어들고, 해외투자 유입은 감소하는 등 부작용에 따른 부담을 자초할 이유가 없었다. 노란봉투법은 2022년 대우조선해양이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47
현재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강력하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는다. 처음 도입된 2018년엔 지금과 달랐다. 당시 DSR 규제는 차주별로 적용하지 않았다. 금융회사별로 고DSR 비중을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도록 했다.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많은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금융회사별로 고DSR 비중이 달라 A회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더라도 B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획일적 규제비율을 제시하지 않고, 금융회사가 여신심사 전 과정에 DSR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머니투데이는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선 발품을 팔아야 하는 '론쇼핑' 시대가 열렸다며 자율성을 높이 평가했다. 자율성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차주별 DSR 규제가 생겼다. 금융회사의 자율적 대출심사 여지는 사라졌다. 금리와 만기가 같으면 어느 회사를 가든 대출한도가 같아졌다. LTV(담보인정비율) 규제처럼 DSR 규제도 개인별로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를
지난달엔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통계치가 나왔다. 2022년 9월 이후 감소하던 출생아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1만904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521명) 늘어났다. 월별 출생아 수가 늘어난 건 19개월만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미뤄졌던 혼인건수가 늘어난데다 비교시점인 지난해 4월 출생아 수가 급감하면서 기저효과가 있었다는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반등의 신호탄으로 보기엔 이르단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가 되는 혼인건수가 추세적으로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4월 혼인건수(1만8039건)도 전년 동월 대비 24.6%나 급증했다. 이는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으론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럼에도 당장 초저출생 기조가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년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는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타이밍(timing)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타이밍이란 사전적으로 △특정한 일·계획이 있는 시기 선택 △행동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도록 속도를 맞추는·적기를 포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첫 번째 의미인 시기 선택을 잘한 대표적 인물로는 역시 강태공이 떠오른다. 중국 주나라 초기 정치가인 강태공은 빈 낚싯대를 던져놓고 세월을 낚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일생은 나이 80세에 등용되면서 주나라를 세우고 영화롭게 80년을 더 살았다(窮八十達八十). 두 번째 의미인 타이밍을 잘 맞춘 인물은 충무공 이순신이 대표적이다. 1597년 9월 정유재란 때 이순신은 함선 12척으로 명량해협에서 일본 수군의 함선 133척을 격퇴했다. 이 명량대첩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 중 하나가 밀물과 썰물을 고려한 타이밍이다. 적을 좁은 해협(울돌목)으로 유인한 때는 밀물이었고 적선 30여척이 완파되며 적이 후퇴할 때는 썰물이었다. 썰물로 수많은 시체와 파손된 배들이 일본군 본진으로 떠내려가며 일본 수군
미국에서 여야 간 대립으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셧다운'(정부 일시 폐쇄) 위기설이 돌았던 작년 가을 비슷한 글을 쓴 적 있다. 당시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무디스는 셧다운이 최고 등급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후 11월에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다른 3대 신평사인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AA+'로 실제로 강등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약해진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정치적 양극화 및 이로 인한 정부 재정 불안이 있다. 3년여 전 대선 결과 불복을 목적으로 한 의회 난입 폭동이라는 상상 밖의 일이 벌어지더니, 얼마 전(현지시간 13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라는 또 다른 사건이 벌어졌다. 민주주의 대표 국가라는 곳에서 말이다. 피해자인 트럼프가 현장에서부터 굳건한 모습을 보이자 이 사건은 대선 판도에 영향 주는 요소로 일부 변질됐지만, 우리는 어쩌다 미국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지 혹
#1. 퀴즈 하나. 다음은 누구의 이야기일까. "젊은 시절 큰 고난을 겪는다. 먼 곳으로 떠나 방황하다 조력자를 만난다. 거듭 절명의 위기를 맞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한층 성숙하고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거의 모든 영웅이 이런 이야기 구조를 따른다. 영화 '듄'의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 '본 아이덴티디'의 제이슨 본,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매트릭스'의 네오가 그렇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안나와 '쿵푸팬더'의 포도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이런 도식을 따르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엔 주인공 혼자 악당들을 압도하는 이른바 '먼치킨' 유형도 있고, 영화 '어벤져스' 같은 '팀워크' 유형도 있다. '슈렉'처럼 설정을 살짝 비튼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영웅물이라면 대체로 이런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 영웅서사의 도식은 할리우드나 월트디즈니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웅서사의 틀은 대부분 비슷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는 부동산 가격 급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꼽힌다.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부동산 대세 상승기를 맞아 문 정부는 '핀셋규제'라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대처해나갔지만 시장은 이를 비웃듯 풍선 효과를 양산해내며 비정상적 과열로 치달았다. 결과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무능이 꼽혔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집권할 경우 집값을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바람대로 2022년 하반기부터 집값은 안정화되는듯 했다. 하지만 집값은 2024년 6월 이후 다시 심상치 않은 모습을 투영한다. 이면엔 전세가격의 급등이 있다. 전세가격은 지난주까지 무려 60주 연속 상승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국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기피 현상이 극에 달하면서 아파트 전세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몰리자 전세 가격은 지속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알고리즘 조작과 직원 동원 후기 작성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1400억원 이상의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공정위 발표 이후 쿠팡은 '로켓배송 중단'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박했고, 공정위는 이를 다시 재반박하는 등 논란이 커졌지만 양측은 더이상의 확전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쿠팡은 행정소송으로 법원으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이 사건은 법원이 판단할 문제가 됐다. 결론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유통업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아직까지 가장 큰 이슈는 쿠팡이다. 만나 본 유통업계 종사자들마다 판단은 다소 달랐다. 쿠팡이 정말 잘못한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상품 진열과 관련한 다양한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유통업계 관계자들과 대화하면서 공유했던 의문점들은 몇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기 상품(PB상품과 직매입상품)을 검색 순위 상단에 노출하는 행위를 수년간 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미국 영업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머니투데이의 영상이 최근 큰 화제가 됐다. 일주일 동안 서 회장을 동행해서 만든 유튜브 영상들의 조회수는 모두 합쳐 200만회에 육박한다. 그의 소박한 생활 모습과 열정적인 영업 활동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 것으로 생각된다. 직접 동행취재를 하며 느꼈던 것들이 영상으로도 잘 전달된 것 같다. 서 회장의 영업 현장의 기록이 먼 훗날엔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좋은 사료(史料)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긴 일정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동행취재의 마지막 인터뷰 때 서 회장이 젊은이들에게 했던 말이다. 영상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그와의 인터뷰 일부를 지면으로 옮긴다. 먼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서 회장의 답이다. "사는 게 어려운 거는 당연해요. 먹고 사는 게 쉬운 게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그걸 얼마나 보람을 보람 있게 즐기면서 하느냐 그 차이겠죠. 젊은이들한테 내
# 30년전 그해 1994년 늦봄과 여름은 무척 더웠다. 그해 7월에는 섭씨(℃) 35 ~ 39도가 넘는 초고온 현상이 10일 이상 지속됐고 TV뉴스에서는 한낮의 아스팔트에서 날계란을 익히는 장면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남북 관계도 어느때보다 경색됐고 롤러코스터같은 국면이 지속됐다. 그해 3월에는 그 유명한 서울불바다 발언이 나왔다.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접촉 북측 당국자가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은,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라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비공개가 원칙인 회담장면과 발언이 청와대의 묵인하에 TV뉴스를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한두달 뒤부터 알려지자 북한을 성토하는 여론은 들끓었다. 당시 논산훈련소 훈련병들의 가슴은 '정말 전쟁나나?'라는 조바심 속에 타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반전이 있긴 했다. 그해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남북정상회담을 주선한 것이다. 카터의 중재하에 북한이 문제가 됐던 핵재처리시설 가동을 중지하겠다는 약
국내 인재의 해외유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재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삿일이 아니다. '국가 석학'(Star Faculty) 이기명 고등과학원 부원장의 중국행이 단적인 사례다. 이 부원장은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 '초끈이론' 전문가로 국내 이론물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꼽힌다. 2006년 '국가 석학'에 선정됐고 201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을 포함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쳤다. 이런 그가 오는 8월 중국 베이징 수리과학및응용연구소(BIMSA)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과학기술계는 크게 술렁였다. 이 부원장이 고등과학원을 그만두고 중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표면적인 이유는 정년(65세) 때문이지만 실상은 더 이상 국내에서 연구할 자리를 찾지 못해서다. 고등과학원은 정년을 앞둔 그를 '석학교수'로 남게 하고 싶었지만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