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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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서울 신림동 빌라 반지하에 살던 홍모씨(46) 가족 세 명이 숨졌다. 폭우로 불어난 물이 빌라 지하주차장을 채우고, 주차장 옆 홍씨의 집까지 들이닥쳤다. 이웃이 갔을 때 반지하 주택은 이미 물에 잠겨 있었다. 좁은 창에 설치된 방범창은 이웃 주민들이 뜯어내기엔 너무 튼튼했다. 112와 119에 홍씨 가족을 살려달라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과 소방관들은 먼저 들어온 다른 구조신고에 대응하느라 바빴다. 서울 한복판에서 세 가족이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불과 몇시간 전 비가 들치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반지하 주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반지하는 기생충이라는 영화에서 사업에 실패한 기택의 가족이 살던 집처럼 인생의 '막장'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홍씨는 흔히 말하는 도시 빈민이 아니었고 실패한 인생도 아니었다. 홍씨는 전용 76m²(23평) 크기 이 반지하 주택 소유자였다. 2015년 1억3000만원에
벤처·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서서히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벤처·스타트업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벤처기업·스타트업 3만4362개사의 고용은 76만1082명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9.7%(6만7605명)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 3.3%에 견줘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 상반기 벤처투자를 받은 1067개사의 고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6월 말 3만2906명에서 올해 6월 말에는 4만6236명으로 무려 40.5% 급증했다. 벤처·스타트업 전체 고용에서 청년(만15세 이상~29세 이하)은 20만4437명으로 26.9%를 차지했다.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 8.0%(1만5136명)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고용보험 청년가입자 증가율 1.2%(2만9948명)보다 6배 이상 높다. 사실상 최근 1년 새 청년고용의 절반 이상을 벤처·스타트업이 책임진 것으로 청년
# 점입가경이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내분 사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대선,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승리하고도 '비상 상황'을 자처한다. 집권 후 3개월여 동안 연이어 제 발등을 찍은 결과인지, 젊은 당 대표 하나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것인지…갑론을박이지만 어쨌든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목적 달성을 위해 당헌·당규까지 손보는 무리수를 뒀다. 정당 차원의 의결을 최대한 존중한 법원 판례가 있고,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의 중대한 하자를 입증하기도 만만치 않을 거라 판단했을 터다. 민주주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 훼손'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이준석 대표는 반발하며 비대위 구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의 인용 여부는 알 수 없다. 만일 인용된다면? 비대위의 정통성이 부정되고 집권 여당은 회복할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치를 통해 적절한 타협점을 도출했어야 함에도 여전히 치킨 게임만 벌인
# 지난해 여름, 모 증권사 대표는 '윗선'에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상장 주관을 맡은 기업의 상장 일정을 미룰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형식은 '문의'였지만 실제론 '당부'이자 '주문'이었다. "많은 국민들이 공모주 물량을 받으면 좋지 않습니까?". 증권사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일정 연기는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게 됩니다. 해당 기업은 펀더멘탈과 무관한 오해와 억측에 시달립니다." 없던 일이 됐지만 그는 곧 깨닫는다. 정부가 내놓은 '중복 청약 금지·균등 배정'을 골자로 한 공모주 제도 개선 방안을 접하면서다. '1억원 넣고도 1주도 못 받는다' 등의 아우성에 정부는 맞장구를 쳐줬다. '공정·평등'의 그럴싸한 명분이었다. 게다가 동학개미의 요구는 선(善), 그 자체였다. 공매도 금지 연장 등도 개미를 만족시키기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었다. 금융당국은 하소연한다. 달라진 세상에서 정책 대상과 포커스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시장은 묻는다. "자본시장의 안정적 수요 기반
"그 장면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만나야 할 순서를 따지면 한국의 대기업 회장이 몇 번째나 될까요. 이런 게 미국의 경쟁력이구나 했습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최태원 SK 회장의 최근 면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이뤄졌다. 당초 대면 면담이 예정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화상으로 전환됐다. SK의 대규모 미국 투자 발표에 바이든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최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220억달러(약 28조8000억원) 규모의 미국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앞서 밝힌 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분야 투자를 포함하면 총 대미투자액은 290억달러(약 38조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 면담에 앞서 최 회장을 그의 영어이름인 '토니(Tony)'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나타냈다. 면담 도중에는 SK의 투자에 관해 "생큐"를 10번이나
'스타 장관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꺼낸 말로 전 정부부처에 공히 통용되는 말이다. 강골 이미지로 스타가 된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윗선의 지시를 받아적기만 하거나 국회나 언론의 지적에 순응하지만 말고 튀어도 좋으니 창의 행정을 펼치라며 주문한 말일 터다. 효과는 빨랐다. 국회 대정부 질의답변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점거농성,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 등 몇몇 현안에서 장관들은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대통령실도 부처 업무보고에서 사실상 장관 독대로 진행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오롯이 장관이 받도록 배려 아닌 배려를 했다. 물론 대통령은 부처내 전(全) 국실이 업무보고라는 형식에 매달려 시간을 빼앗기지 말라는 배려도 없지는 않았을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스타장관 독차지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부처간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했다. 초등학교 5세 입학 등 중요 현안에서 교육부는 어린이집 업무
'나는 찬밥 먹어도 아이는 따듯한 밥 먹인다.' 그게 부모 마음이다. 그 맥락에서 국민연금을 '덜 내고 더 받게 하겠다'던 자들을 볼 때마다 손자 사탕 뺏어 먹는 노인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인구감소로 국민연금이 유지될 수 없는 구조임을 안다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난해 총인구가 1949년 센서스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2016년 인구추계 당시 예상한 2032년보다 10년 이상 마이너스 시점이 앞당겨졌다. 출생아 수 30만명대인 2017년생이 만15세가 되는 순간부터 생산가능인구도 급감할 것이다. 이는 GDP(국내총생산) 축소로 귀결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생산가능인구가 우하향하면서 시작됐다. 무엇보다 내수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타격이 클 것이다. 분유의 사례를 들면 간단히 이해된다. 분유시장 규모는 2016년 4705억원에서 지난해 3045억원으로 작아졌다. 2016년 4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가 지난해 20만명대로 내려앉은 탓이다. 분유 값을 올리고 프리미엄
결자해지. 문제를 일으킨 원죄를 지녔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쉽지 않더라도 매듭을 풀려고 노력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이를 풀지 않으면 악업이 쌓인다고 책임감을 가지라고 가르친다. 1999년 9월 출시된 실손의료보험은 현재 단체보험까지 포함해 4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손보험 덕분에 예상치 못한 사고나 질병에도 부담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일부 가입자의 의료쇼핑으로 멍들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적자만 10조원이 넘는다. 손해율은 130%를 넘는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30원을 쓴다는 말이다. 이같은 추세면 수년내 망하는 보험사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한 보험사도 수두룩하다. 대다수 가입자인 2600만명 이상이 보험금을 한번도 받은 적 없이 매년 보험료 상승이라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과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가 실손보험
"대통령에게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봤냐고 물었더니 드라마는 안 봤는데 메시지는 보고 받았다고 했다. 노른자, 흰자, 계란 껍질 얘기 나오는 현실에서 출퇴근에 쓰는 시간을 돌려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가 올 상반기 최대 화제작인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윤 대통령과 교감을 나누고 싶었던 주인공의 넋두리는 이렇다. "걔가 경기도를 보고 뭐랬는 줄 아냐?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내가 산포시 산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산포시가 어디 붙었는지 몰라. 어차피 자기는 경기도 안 살 건데 뭐 하러 관심 갖냐고 해. 하고 많은 동네 중에 왜 계란 흰자에 태어나 갖고..." '나의 해방일지'는 "날 추앙해요"라는 명대사와 1000만 영화 '범죄도시2'의 빌런인 배우 '손석구'를 신드롬의 주인공으로 만든 극중 '구씨' 캐릭터 외에도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약 2년 전인 2020년 10월, 뉴질랜드에서 눈길 끄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민투표를 통해 삶종결선택법(The End of Life Choice Act 2019)이 통과됐다는 것이다. 소위 안락사가 가능해졌다는 것도 주목받을 일이었지만, 국민이 투표로 이를 결정했다는 데에 시선이 갔다. 당시 투표는 총선거 투표와 함께 진행됐다. 안건은 삶종결선택법과 대마초 합법화 2개. 두 가지 모두 찬반 양론이 충돌할 만한 주제들이다. 뉴질랜드에서 정부가 제안한 국민투표의 결과는 안건에 따라 구속력을 가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삶종결선택법안은 앞서 의회가 국민투표를 전제로 통과시킨 것으로 결국 국민들이 법을 완성하게 됐다. 마치 우리나라 헌법 개정시 절차와 비슷하다. #당시 뉴스가 다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최근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에서 동일한 소재의 뉴스들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지난달 23일 중국에서는 인터넷 생방송을 하고 있던 전 부인에게 불을 붙여 살해한 남성에 대한 '사형'이
#1. "넌 내 백성들을 노예로 삼거나 죽이겠다고 협박했어." (중략) (상대가 칼을 겨누자) "이건 미친 짓이야." "미친 짓이라고? 이게 스파르타야!(This is Sparta!) 2007년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300'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이 장면에서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 1세(제라드 버틀러 분)는 "디스 이즈 스파르타!"라는 포효와 함께 페르시아의 전령을 발로 걷어차 우물에 빠뜨린다. 사실 원래 대본에 따르면 "디스 이즈 스파르타"란 대사는 무덤덤하게 속삭이게 돼 있었다. 하지만 대본대로 촬영을 마친 제라드 버틀러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재촬영을 요청했다. 그리곤 애드리브로 폭발적 분노를 담아 대사를 소화하면서 이 강렬한 장면이 탄생하게 됐다. 스파르타가 페르시아의 전령을 우물에 빠뜨린 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페르시아 황제의 전령이 항복의 의미로 영토를 상징하는 '흙과 물'을 요구한 데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다른
올해 초 예상했던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금리는 오르고 집값은 하락하고 있다. 금리가 뛰고 집값이 뒷걸음질 치면 '영끌족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이들에 대한 구제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 역시 맞아 떨어졌다. 빚투족, 영끌족에 대한 지원 방안이 '민생안정대책'이란 이름으로 발표됐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원금감면,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 신설, 안심전환대출 시행 등이 포함됐다. 예상대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채무조정 프로그램에 포함된 청년층 세대에서 오히려 반발이 크다. 집 안샀다가 '벼락거지'라는 놀림을 견뎠더니 이젠 정부가 자신들을 바보 취급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격한 금융환경의 변화로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을때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의무다. 신용불량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그 뒷감당에 들어갈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투자의 자기책임 원칙, 신용질서 훼손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