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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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홈플러스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감된 공개 매각 본입찰 결과 1차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2개 업체마저 발을 빼면서 5개월간 추진해온 M&A(인수합병)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앞서 인공지능(AI) 업체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재무 상태나 산업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실제 M&A 성사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오히려 유력 인수후보를 위한 시간 끌기용 입찰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홈플러스를 둘러싼 외부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통제 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일부 또는 전부 직무정지(영업정지)가 포함된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RCPS(상환전환우선주) 조건 변경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이익 훼손 가능성이 제기된 사안 등도 검찰 수사가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금융권 CEO 인사는 예상 외의 연속이다. 8월 전직 관료들과 정치인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던 금융감독원장에 '이찬진'이란 이름이 호명된게 시작이었다. 이찬진 원장은 금융권 경력이 전무한 변호사 출신이다. 한달 뒤에는 산업은행 회장에 예상치 못한 이름이 튀어 나왔다. 2019년 산업은행을 떠난 박상진 전 산업은행 준법감시인이었다. 그는 '산업은행 설립 이래 첫 내부 출신 CEO'란 타이틀을 달고 여의도로 돌아왔다. 11월에는 수출입은행장에 황기연 상임이사가 임명됐다. 이찬진 원장, 박상진 회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의 인연이라도 있었지만 황 행장은 그마저도 찾기 힘든 발탁 인사였다. 황 행장은 전임 윤희성 행장에 이어 2연속 내부 출신 행장 시대를 열었다. 앞서 국무조정실장, 국가데이터처장(옛 통계청장), 관세청장, 조달청장에도 내부 출신이 임명됐다. 이어진 산은, 수은 인사는 '공무원 출신 배제, 내부 출신 중용'이란 인사 기조를 확실히 보여줬다. 대부분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가던 자리였던만큼 새 정부의 '기재부 패싱'에 따른 결과일 뿐일 수 있지만 아무튼 새로운 선례를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주일 전 방문한 이스라엘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받은 인상 중 하나는 해외 언론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로부터 공격을 받은 피해자이며 자국의 안전을 위해 하마스에 대응하고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외신의 보도는 불확실한 정보를 갖고 이스라엘을 나쁘게 그린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는 하마스가 이들을 방패 삼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란 시각이다. 2023년 10월7일 공습의 피해자가 이스라엘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만약 우리도 외부 세력의 공격으로 1200명 넘는 국민이 살해당했다면 그냥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117명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마을이 초토화된 이스라엘 남부 니르오즈의 키부츠(집단농장의 개념)에서 만난 60대 주민 리타 리프시츠 씨는 당시 손주를 보러 외부로 나가 신체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는 하마스 대원들이 마을에 불을 지른 뒤 집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납치하는 모습은 하마스가 직접 찍은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며 "이 영상이 아니었다면 세계는 자신들의 피해를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은 정책이 바로 부동산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2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가격을 잡지 못했다. 이러한 부동산 실패는 정권을 내준 단초로 작용했다. 반면 전임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 금리 인상기와 임기가 대부분 겹쳐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유인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정책 자금을 풀어 하락하던 집값을 돌려세웠다. 자연스럽게 조정될 수 있었던 집값을 부양해 하락을 막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는 정권 초반부터 집값이 급등해 애를 먹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세번째 부동산 대책인 10·15 대책의 메시지는 뚜렷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공급을 늘릴테니 당분간 집을 사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주문이었다. 겹규제를 해서라도 거래를 줄여 급등하는 집값을 부여잡겠다는 목표를 뚜렷이 제시한 것. 그러나 지금 경제 상황은 모든 자산이 급등하는 에브리씽랠리(Everything Rally)가 재현된다. 이러한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가 최근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1인당 30만원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권고하는 조정안을 내놨다. 형식은 권고이나 실제로는 기업에 상당한 압박을 주는 준(準)규제에 가깝다.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하지만 법원의 화해 권고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법적 판단으로 보기도 해서다. 이런 관점에서 일각에선 과징금 부과와 별도로 부과하는 '중복제재'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번 조정안은 양쪽으로 논란이 많다.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정신적 손해를 입증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정신적 피해는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는 피해자에 따라 백이면 백 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죄송합니다"라는 최고경영자의 사과 한마디를 수십만 원의 보상액보다 더 듣고 싶어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이번 사태로 인해 실제 수십만 원의 피해가 있었을 수도 있다. 기업이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사과와 배상을 하려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올 들어서만 두 번의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내놓았다. 계약 상대방은 콧대가 높은 일라이릴리, GSK로 최상위권의 글로벌 회사들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올들어 이뤄낸 두건의 기술수출 계약의 최대 계약규모는 8조원에 육박한다. 더 놀라운 점은 이번에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1위 제약사인 일라이릴리로부터 22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자금유치를 넘어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기술에 대한 일라이릴리의 강력하고 장기적인 신뢰를 의미한다. 국내 기업이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면서 지분유치까지 성공한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일라이릴리의 지분투자로 에이비엘바이오의 지위가 단순 기술이전 거래대상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된 것으로도 해석한다. 일종의 공동운명체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지분투자까지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라이릴리가 보유할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 된다. 단기 시세차익이 아니라 에이비엘바이오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다른 이름으로는 '응답하라 1994'세대)이 처음 회사에 들어간 2000년으로 시간을 돌려 보자. 소리바다로 조성모와 본 조비 음악을 내려받아 들으면서 코엑스 지하에 막 개장한 메가박스 시네플렉스 복합상영관으로 영화를 보러 가던 시절이다. 애니콜 듀얼폴더 최신형 휴대폰으로 친구에게 전화해 동대문 거평프레야에서 만나자고 했을 수도 있겠다. 당시 미국 증시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너럴 일렉트릭(GE), 시스코시스템스, 인텔, 월마트, 엑슨모빌, AOL, 오라클, 시티그룹, 썬 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했다. 25년이 흐른 현재 이들 기업 가운데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개에 드는 종목은 MS가 유일하다. 빈자리는 엔비디아와 애플, 아마존닷컴, 브로드컴, 구글, TSMC, 테슬라, 메타로 대체됐다. 그 사이 S&P500 지수는 5배가 됐다. 떠오른 기업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꾼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은 기업
'IPO(기업공개)를 못하거나 성과미달시 원금과 함께 연 15%의 복리를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다. 기한 내 지급하지 못하면 연 12%의 지연배상금을 더하고 회사가 갚지 못하면 CEO(창업자)가 대신 갚는다.' 이 계약은 투자일까, 대출일까. 고금리 사채라고 해도 될 법한 이 계약은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할 때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들로부터 요구받는 조건을 요약한 것이다. 투자자마다 세부 조건은 다르지만 이런 식의 독소조항이 포함된 계약이 '표준'처럼 쓰인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연대책임만 하더라도 창업자 3명 중 1명이 요구받았다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설문조사도 있다. 업계에서 "스타트업 투자는 합법적인 사채놀이"라는 자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심지어 모태펀드 등 정부 정책자금을 출자받은 VC들마저 이 같은 불공정 계약을 하는 것으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VC가 투자계약시 독소조항을 넣는 등 준수사항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4일(현지시간)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하자 AI주 거품 논쟁이 재점화됐다. 팔란티어 주가는 이날 급락에도 올들어 2.5배 급등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가 넘는다. 팔란티어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최근 3년간의 AI주 랠리를 2000년 초 닷컴 버블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현재 S&P500지수의 선행 PER은 23배 수준이다. 역사적 평균보다는 크게 높지만 닷컴 버블이 절정에 이르렀던 1999년 말 30배에 비해선 여전히 낮다. 제프리즈의 퀀트 전략팀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닷컴 버블 당시 S&P500지수는 5년 3개월간 266% 급등했지만 AI 랠리가 진행 중인 현재는 3년 가까이 85% 올랐다며 이익도 없는 닷컴 기업들과 비교할 때 강력한 수익 창출력을 갖춘 A
#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10·29 부동산 종합대책' 때 종합부동산세 신설 방침이 공식화된다. 종합부동산세법이 제정되고 시행된 것은 2005년이다. 그해 8월 31일.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진보 정부의 '집값 트라우마' '부동산 대책 트라우마'가 본격화된 날이다. 시행된 지 얼마되지 않은 종합부동산세는 더 강화된다. 과세 대상은 세대별 합산으로 변경하고 고가주택 기준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췄다. "대상자는 극히 일부" "담세 능력이 없으면 집을 팔면 된다"고 정부는 공언했지만 결국 허언이 됐다. 정부는 세율 인상, 과세 기준 강화, 거래 제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쟁'에 나섰다. 규제와 공급을 동시에 썼지만 시장은 세제 강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과는 '안정'이 아니라 '풍선효과'였다. 정부의 '세금 해법'은 시장의 '적응력' 앞에서 무력했다. # 참여정부 후반 정부는 세금 대신 대출 규제를 꺼냈다. 세금 해법이 먹히지 않을 때 찾아낸
20∼30대 청년가구의 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꼭 10년 전이었다. "단군 이래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의 첫 출현"에 깜짝 놀랐던 것도 그쯤이었다. 정확히는 2인 이상 가구의 2015년 월평균 소득이 1년전보다 0.6% 줄어든 것이다.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난데다 전·월세 급등으로 주거비 부담마저 커져 소득 감소의 생채기는 더 깊어졌다. 2015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였다. 그로부터 10년 뒤 한국 2030세대를 겨냥한 캄보디아 범죄단지로 떠들썩한 요즘 청년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어떻게 됐을까. 정확히는 조금씩이라도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더 잘 살게 됐는지(계층 이동성)에 대한 궁금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3년 소득 이동 통계'를 보면,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무너져가고 있다. 소득분위가 한단계라도 상승한 이들의 비율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하락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교육이든, 취업
최근 서울의 한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선 반장 보궐선거가 열렸다. 반장이 학교를 그만뒀기 때문이다. 평소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학업에 뛰어났지만, 특정 과목에서 '내신 1등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자퇴를 선택했다는 전언. 검정고시를 거쳐 내년 대학 정시 입시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상위권이 아니더라도 내신 등급에 대한 우려로 전학이나 자퇴를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중간고사 시험에서 실수 몇 개만 나와도 내신이 망가진다는 탄식이 들린다. 이럴 경우 기말고사를 잘 봐도 회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그래서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검정고시와 수능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전략적 자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1학기 고1 자퇴생 비중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2학기까지 포함한 연간 수치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교 1학년 학생부터 내신 평가 방식이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혼란이 커졌다. 내신 5등급제는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