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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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쇼일 수는 있겠지만 ‘쇼’로는 집을 짓지 못한다. 살 만한 집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을 수사한다고, 모든 공직자의 부동산 재산등록을 하게 한다고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 관심을 딴 데로 돌려 분노한 사람들을 잠시 달랠 수는 있어도 오래 속일 수는 없다. 온갖 명목으로 돈은 풀면서 “공급은 충분하다”며 주택공급을 막았다. 그러니 집값을 붙들어 두려면 유동성을 흡수하거나 집을 넘치도록 공급하거나, 둘 다를 하거나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 1월 시중 통화량(M2)은 1년 전보다 10.1%(41조9000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200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지난해 연간 통화량은 9.3%로 역대 최대였다. 반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인허가건수는 1년 전보다 6.6% 줄었다. 2014~2019년 평균보다 25.9% 급감했다. 전국으로 넓히면 1년 전보다 11.9
#신용카드로 살 수 없는 ‘상품’이 있을까.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은 ‘차별’하면 안 된다. 여기서 차별은 현금, 카드 등 결제수단에 따른 차별이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싸게 해주겠다는 흥정조차 법 위반이다. 현금 우대도, 카드 차별도 안 된다. 2000년대 초반 카드 대란을 거치면서 규제가 강화되긴 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다. 오히려 신용카드 결제 대상, 즉 신용카드로 살 수 있는 상품을 확대했다. 2010년 봄의 일이다. 여신전문업법을 고쳐 신용카드 결제 대상을 규정할 때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의 네커티브 방식을 도입했다. 법에 열거돼 있지 않으면 신용카드로 살 수 있다. 금지 대상은 카지노·경마 등 사행성 게임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상품, 예·적금과 같은 금융상품 등이다. 명분은 규제 완화였는데 실제론 ‘카드사 달래기’ 성격이 강했다. 중·소상공인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이던 정부의 ‘당근’이었던 셈이다. #모든 금
"지금 돈이 없는데 혹시 갖고 있는 커피 교환권으로 계산해도 될까요?" 듣는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것이다. 진짜 교환권인지부터 궁금하고, 맞다 해도 가치가 충분하다는 확신이 안 선다. 무엇보다 현금화 할 수 있는 돈으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물물교환은 쉬운 거래 방식이 아니다. 사람들은 편한 거래를 위해 화폐를 만들었다. 안심되는 쪽은 현금이다. 이제는 그저 종이 쪼가리(지폐)나 찍힌 숫자(계좌 잔금 표시)에 불과할지라도 사람들은 현금의 가치를 믿는다. 국가가 인정해주니 국내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믿음,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가치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교환성'과 '가치 안정성'은 화폐가 가져야 하는 2가지 요소다. 이런 조건이 흔들리면 대중들의 행동은 달라진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자국 화폐(나이라) 가치를 두 차례 절하했다. 24% 가치가 깎였다. 올해도 절하 가능성이 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는 솟았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찾곤 했
요새 주부나 직장맘들이 자주찾는 맘카페에서 당근마켓 만큼 핫(?) 한 게 없다. 쓸모없는 중고물품을 당근마켓에 싼값에 올리면 족족 팔려나간다. 어느새 커버린 아이들의 옷가지나 장난감, 홈쇼핑에서 혹해서 샀던 물건들까지 다양하다. "오늘은 어떤 게 나왔을까", '아이쇼핑'만 해도 힐링이 된다. '1일 1당근' 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어차피 자리만 차지하고 버리려면 돈 들어가는 불용품을 싸게 처분하면 용돈벌이가 되고 자원낭비도 막으니 1석2조다. 무료나눔하면 베품의 미덕도 얻는다. '당근거지'(무료나눔을 되파는행위)나 '신생아 판매시도' 같은 막장행위가 더러 있지만 이는 소수의 일탈이다. 동네 인근에서 대면 거래하니 안전하고 몇 만원 단위 소액이어서 분쟁도 적다. 당근마켓처럼 이용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도 드물다. 제2의 배민, 카카오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당근마켓이 발칵 뒤집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때문이다. 문제가 된 것은 개
군사쿠데타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과 폭압적인 진압으로 연일 사망자가 발생하는 미얀마. 그곳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유달리 많다. 먼저 양국은 일본의 식민지배 등으로부터 벗어나 열강의 관여와 정부수립 과정의 혼란기를 거쳐 1948년에 나란히 건국된 점이 같다. 아시아에서는 드물게 UN(국제연합) 사무총장을 배출(1961 ~ 1971년 미얀마(당시에는 버마) 우탄트, 2007 ~ 2016년 대한민국 반기문)한 국가라는 점도 유사하다. 쿠데타가 이어졌다는 점과 민중들의 저항이 지속돼 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아버지 후광과 민주적 절차(선거 승리, 압도적 지지 등) 등을 바탕으로 여성 지도자(미얀마 아웅산 수치, 한국 박근혜)가 나란히 등장했다는 점도 그렇다. 미얀마와 한국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1991년의 아웅산 수치, 2000년의 김대중 전 대통령)가 배출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여기까지가 역사책에 담겨있음직한 내용이다. 잊혀졌거나 애써 잊고 싶은 이야기들은 더 많다. 비동맹
#1. 미국에서 1인당 1200달러(약 135만원)씩 전국민 지원금이 처음 지급된 2020년 4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파리를 날리던 뉴욕주 우드버리 아울렛에 주말마다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가장 길게 줄이 늘어선 곳은 단연 구찌·버버리 등 명품 매장.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장을 잃어 먹고 살기 어려울까봐 나라가 쥐어준 '공짜돈'이 해외 명품을 사는 데 쓰였다. 돈벌이에서 이전과 차이가 없는 이들에게까지 똑같이 돈을 뿌린 결과다. #2. 미국에서 미용품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한국계 기업인 A회장은 얼마 전 개인 전용기를 구입했다. 요즘은 사업 못지 않게 개인 주식투자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투자하는 돈의 규모가 남 다르니 수익도 남 다를 터다. A회장은 "작년에 내가 사업해서 번 돈보다 혼자 휴대폰 들고 주식투자해서 번 게 더 많다"고 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빠져 나오는 길은 K자다. 임대료도 못 낼 정도로 매출이 줄어 눈물을 머금고 폐업
코로나19(COVID-19) 감염자수 세계 1위는 미국이다. 3월 초 기준 누적 감염자수는 2953만명이 넘는데, 2위 인도의 거의 3배에 육박한다. 사망자수는 얼마 전 50만명을 넘겨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했다. 세계 1·2차 대전과 베트남 전쟁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5일자 지면 톱 기사로 로스엔젤레스의 한 장례업체 직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다뤘다. 선반에 층층이 쌓인 시신들과 종이박스로 된 관을 나르는 업체 직원의 사진은 코로나19가 얼마나 처참하게 미국을 할퀴었는지 보여줬다. 현재 거주하는 지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찾아보니 '매우 높은 위험' (Very High Risk)이라는 경고가 떴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 12명 중 1명은 코로나에 걸렸으니 주의하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바로 옆 미국 경제의 심장부 뉴욕시티는 '극단적으로 높은 위험'(Extremely High Risk)이라고 떴다. 하긴 미국 전체
‘인구절벽, 지방소멸 및 수도권 집중, 학령인구 붕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는 대학….’ 최근 대한민국의 인구 현상을 둘러싸고 나오는 말들이다. 작년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급감하고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데드크로스’(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넘어서는 현상)가 사상 처음 발생했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자는 27만2400명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고, 사망자는 30만5100명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결혼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생아수 반전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인구 감소 속에서도 사람들은 일자리와 교육, 건강, 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으로 몰린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이 이상이 거주한다. 인구 집중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비롯,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정부가 2·4 대책에 도입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돈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듯 하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잇따른 발언에는 "이 정도 인센티브를 줬는데 선택하지 않을리 없다"는 자신감이 베어 있다. 공공시행정비사업은 일반적인 민간재건축과 달리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을 면제해 주고 2년 실거주의무도 배제하는 혜택을 준다. 공공시행재건축이 민간재건축에 비해 3억원 이상 조합원에게 이익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 작년 4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있었다. 경쟁은 삼성물산, 디엘이엔씨(당시 대림산업), 호반건설의 3파전이었다. 5년여간 정비사업 시장에서 떠나 있던 삼성물산이 뛰어들면서 '래미안의 귀환'으로 화제가 됐었다. 이름값에서 밀리는 호반건설은 건설사가 조합에 빌려주는 사업비에 연 0.5% 금리를 제시했다. 삼성(1.9%), 대림(CD금리+1.5%포인트)에 비해 절반도
“앞으로 중점적으로 하시고 싶으신 게 무엇입니까” “경제단체 통합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긴장된 표정과 상기된 목소리가 그대로 전해졌다. 재계 3위 그룹의 총수, 최태원 회장이 재계의 대표가 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에 따라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견마지로를 다하겠다”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 최 회장은 시종일관 낮은 자세와 무거운 책임을 강조했다. 다음날인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선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기자들 앞에 섰다. 제31대 신임 무역협회장으로 선출된 직후다. 구 회장은 “15년만에 민간기업인 회장이 됐는데 더 멋있게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부친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에 이어 대를 이어 무협
1 쿠팡이 이달 중 뉴욕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문뜩 15년 전 월마트의 철수가 오버랩 됐다. 세계 1위 월마트는 왜 한국 유통시장에서 실패했을까? 반면 햇병아리였던 쿠팡은 어떻게 쟁쟁한 경쟁자들을 뛰어넘을 수 있었을까? 15년 전인 2006년 5월 22일 발표는 그만큼 기막힌 반전이었다. 이날 신세계(이마트)는 월마트 매장 16개를 82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 월마트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다니… 사실 1998년 월마트가 강남점을 시작으로 서울에 입성할 때만 해도 시장 장악은 '시간 문제'로 통했다. 당시 서울 대형마트 시장은 이마트가 창동점 1개만을 운영할 때였고, 하나로마트가 창동점·양재점 2개를 가동하는데 그쳤다. 그마저 롯데마트는 서울에 점포조차 없었다. 이런 한국 시장에 전 세계 1만개 점포를 운영하며, 직원수만 220만명에 달하는 월마트가 진출했으니 사람들은 승부가 끝났다고 봤다. 하지만 월마트는 생각보다 뻗어나가지 못했다. 점포 1개를 내려면
코로나19(COVID-19)의 진원지로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의 방역정책을 간략하게 표현하면 1차원적이고 강압적이고 조용하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중국 어느 곳에서나 봉쇄식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은 꽉 틀어막고 핵산검사를 진행해 확진자를 찾아내는 식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은 어떠한 저항도 없이 관철된다. 중국 베이징 특파원 시절 있던 일이다. 20층이 넘는 건물이 별다른 이유없이 별안간 봉쇄됐다.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해당 건물에 근무하는 이들은 수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건물은 2주 이상 폐쇄된다. 해당 건물에 입주해 있는 식당은 물론이고 은행 등 어떤 곳도 영업을 하지 못한다. 폐쇄가 벌어지면 어김없이 확진자가 다녀갔다거나 확진자의 밀접접촉자가 근무한다거나 하는 진위를 확인하기 힘든 소문이 나돈다. 하지만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당국에 문의를 해보고 언론을 샅샅이 살펴도 사실을 알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