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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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남대문을 지나 세종대로 방향으로 차량을 운행해 본 사람들이라면 도로 한쪽을 막고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남대문에서 세종대로 사거리에 이르는 거리에 차선을 1~2개 줄이는 대신 보행로를 늘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은 세종대로 곳곳에 공사용 바리케이드가 줄줄이 들어서면서 막대한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사람들이 승용차를 갖고 도심에 나오는 환경에 지나치게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다. ‘미래 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앞으로 차량 통행은 앞으로 더욱 불편해질 것이란 점이다. 도시는 이미 과거처럼 ‘차량’이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세종대로 보행로 확장 공사는 ‘걷고 싶은 도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일련의 사업 중 하나이다. 없어지는 차로만큼 넓어지는 보행로에는 나무를 심어 보행 숲길이 조성된다. 생활 속 걷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공사가 완료되고 나면 광
“노무현 대통령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봄날에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대통령께서) ‘앞으로 두 군데는 전화를 안 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어디에요?’ 했더니 ‘검찰총장 하고 KBS 사장 입니다.’ 하셨어요. (중략) (노 대통령 퇴임 후인) 2008년 10월에 봉하에 가서 노 대통령께 맨 처음 드린 말씀이 ‘사실은 2003년 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 약속을 지켜 주셨습니다’ 하니, ‘아 그랬죠’ 하면서 웃으시더라구요” 2017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故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로 시작한다. 진보 독립언론을 표방하는 ‘뉴스타파’가 제작한 이 영화는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KBS와 MBC를 중심으로 한 공영방송을 보수 정권이 어떻게 장악하고, 망가뜨렸는지를 ‘피해자’의 시각에서 보여준다. 대주주 이사회 등을 통해 직간접적인 압박으로 경영진을 교체하고 정권과 코드가 맞는 신임 경영진들을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기자
1. 사업보국 1982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교수인 이임성 박사가 먼지 자욱한 김포 비행장에 내렸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박사는 GE와 IBM을 거친 반도체 전문가였다. 그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호암 이병철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을 자문해주기 위해서였다. 호암이 삼성의 반도체 사업계획서를 보여주자 이 박사는 극구 만류했다. 이 박사는 "비메모리는 기술이 너무 어렵고, 메모리는 인텔이 사업 포기를 검토할 정도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막강하다"며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다이너마이트를 안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이 박사는 메모리 반도체의 주 시장인 컴퓨터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은 한국에선 도저히 반도체 산업은 승산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호암은 끈질기게 이 박사를 설득했다. 그렇게 1982년 12월 이 박사는 삼성 반도체 사업에 합류한다. 그 이듬해 용인 기흥의 반도체 공장 예정 부지를 보기 위해 인근 산에 올랐다가 호암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칭이다. 중화(中華)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의미다. 중화사상은 '화이사상(華夷思想)'과 맥락이 비슷하다. 여기서 화는 한족이고 이(夷)는 이민족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중국은 우리나라도 당연하게 오랑캐로 여겼다. 전세계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아시아의 맹주였던 중국은 1842년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한 후 속절없이 몰락했다. 이후 일본과의 전쟁에서도 패하면서 중국의 수난시대가 이어졌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에는 이데올로기 함정에 빠진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였다. 그랬던 중국에서 다시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애국주의를 빙자한 민족주의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바탕엔 G2(주요 2개국)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1978년 개혁·개방이후 40년 동안 중국은 최빈국에서 G2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 GDP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가 넘는다. 명실상부하게 유일 강대국 미국을 위협하는 유일한 국가다. 중국 경제 규모는 2030년
뉴스에 부동산 갭투자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게 2015년이다. 갭투자는 전셋값과 매매가의 차이(Gap)가 얼마 나지 않는 주택을 찾아 전세를 끼고 차액만 들여 매수한다. 적게는 1000만~2000만원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할 정도였다. 소액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에 20대 대학생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갭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그 이전에도 갭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15년 언론에 등장할 정도로 본격 확산한 것은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주택은행의 후신인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010년 2.19% 하락한 걸 시작으로 2013년까지 4년 내리 마이너스였다. 2014년에도 상승률이 1.09%에 불과했다. 투자대상으로서 아파트 인기가 그만큼 없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7.73%, 13.42%, 2.21%, 8.97%, 4.86%, 9.57% 등 해마다 크게 올랐다. 아파트를 사기(Buying)는
#10년 전 제약업계는 ‘1원 낙찰’ 관행으로 몸살을 앓았다. 제약사와 도매상들이 병원의 의약품 입찰을 따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입찰가 1원을 써내는 과열양상이 벌어졌다. 보험약가가 한 알에 2만5000원 넘는 약을 1원에 납품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정상적 입찰경쟁이 벌어진 것은 병원 중심의 의약품 시장구조 때문이다. 의약품 처방시장은 병원이 입원환자에게 처방하는 ‘원내처방’과 외래환자에게 처방하는 ‘원외처방’으로 나뉜다. 시장규모는 원외처방이 14조7488억원(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으로 원내처방(6조7997억)보다 2배 이상 크다. 제약사와 도매상들이 원외처방 시장에서 약을 팔기 위해서는 병원에 약을 납품해야 한다. 병원이 원내·원외처방 시 동일한 품목코드를 사용해서다. 그만큼 입찰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병원은 단순히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 ‘최저가 낙찰제’를 운영했다. 제약사와 도매상들은 병원에 약을 사실상 공짜로 내주는 대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하다. 역대 정권들이 집권 4년 차 권력형 게이트로 크게 흔들린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문제, 추미애 아들 군 복무 의혹,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국민 피살, 라임-옵티머스 사태까지… 이 정도 악재면 통상 민심이반에 정국 주도권이 야권에 넘어가 레임덕에 빠질 법도 한데 흔들림이 없다.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여당, 콘크리트 지지층의 결집 등 여러 분석이 있지만, 정권을 각성시키지 못하는 허약한 야당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해석이 보다 타당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8월 중순 한때 국민의힘 지지율은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여당을 앞질렀다. 그때 뿐이었다.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당명을 바꾸고 새 정강 정책에 ‘경제민주화’ ‘기본소득’ 문구도 넣었다. 광주에 가서 무릎을 끓고, ‘경제 3법’ ‘노동관계법’ 개정의 화두도 던졌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야당의 난맥상은 국정감사에서 도드라지고 있다. 국감은 행정부를
# 문재인 정부의 시작은 재정 확대와 증세였다. 정부 출범과 함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로 보낼 만큼 속도를 냈지만 내용은 밋밋했다. 추경 편성 등 재정 확대가 이미 대선 과정에서 예고된 터여서 반응도 뜨겁지 않았다. 11조원의 추경 규모도 별로였다. 세계잉여금 잔액 1조 1000억원과 국세 예상 증가분 8조 8000억원을 감안하면 ‘확장’보다 '균형'이었다. 기조 변화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 김동연이 찍힌(?) 것도 이 부분이다. 여당은 과감한 재정 확대를 바랐는데 김동연의 예산안은 이를 교묘히 피했다. 첫 해뿐 아니라 그 다음해도 그랬다. 숫자상 확장인 듯 보였지만 사실상 긴축이었다고 여권 인사들은 진단했다. 일부 인사는 김동연의 의도까지 의심했을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증세 관련이다. 정부 출범 후 두 달만에 꺼낸 반짝 카드였다. 재정전략회의에서 ‘증세’를 꺼낼 것으로 예상한 이는 드물었기에 더 드라마틱했다. 추경으로 정신없던 정부 대신, 여당이
# 스가 총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9월16일 일본 총리로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출범한지 한달이 되어간다. 아베 신조 전임 총리 내각의 2인자(관방장관)이었던 그는 아베 2기 내각이라는 초기 평가처럼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은 그가 자유민주당 총재로 선임되는 과정이었다. 9월14일 그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 총재로 선출된 곳은 도쿄도의 한 호텔이었다. 선출 과정에서 그가 얻은 표도 국회의원 표와 광역지자체 대표 표를 합쳐 377표(70.46%)가 전부였다. 1억2600여만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의 최고권력자가 되는데는 400명이 채 필요하지 않았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과 당원이 동수로 표결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당원들의 의사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혼란을 지속할 수 없다’는 이른바 파벌 지도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 했다. 정확히는 아베 전 총리가 자신의 후임을 정하고 싶은 뜻을 꺾지 않았고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스가 총리를 두세배 격차로 앞서는 후보
한 동네(상도4동)에서 40년 이상 거주하다 보니 동네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안다. 평소 산책을 자주 해 동네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새로운 집이 지어진다거나 새로운 가게가 생긴 것 등 사소한 일까지 관심사다. 상도4동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저층주거단지다. 아파트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동네 대부분 빌라나 단독주택과 같은 저층 주택들로 구성돼 있다. 도서관도 거의 없고, 골목이 좁아 차가 다니기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도4동은 일찌감치 도시재생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서울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이란 의미다. 처음 상도4동이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그동안 살아온 ‘우리 동네’에 변화가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내 기대를 접었다. 상도4동과 같은 동 단위의 행정구역에 도시재생으로 투입되는 100억 원이란 예산은 좁은 도로를 넓히거나, 공용 주차장을 만들거나, 부족한 도서관이나 공원을 만드는 등 그 어떤 변화를
"선배, 마스크 좋아 보이는데요" 지난 1월 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고 뜻밖에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쓰고 다닌 마스크 때문이다. 모 글로벌 기업 제품으로 앞부분에 호흡을 도와주는 필터가 달려 있었다. 디자인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튼튼해 보였다. 명품 가방이나 옷이라도 보는 양 사람들마다 관심을 보이니 싫지 않았다. 얼굴 한복판에 걸친 마스크는 어딜 가나 눈에 띄었다. 사실 당시 마스크는 코로나19 방역용으로 마련한 게 아니었다. 미세먼지용이었다. 공기 나쁘기로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8월 귀국길에 대량으로 구매했다. '미세먼지의 본고장'에서 검증된 성능에도 가격은 한국보다는 훨씬 저렴했다. 무엇보다 서울도 베이징 못지 않게 미세먼지가 심해졌다는 소식이 결정적인 구매 동기가 됐다. 본의 아니게 미세먼지를 대비한 마스크는 훌륭하게 방역 역할을 해냈다. 마스크 대란 와중에도 걱정없이 생활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판이 됐다. 그런데 정작 미세먼지용으로
1. 1922년 세계 최초 라디오 상업 방송인 미국 WEAF 이후 전 세계 라디오 방송들이 엄청나게 공짜 음악을 틀어댔다. 그 전까지 음악 시장을 독식했던 음반사들의 대응은 간단했다. “대항하라. 라디오 무료 음악은 음반업계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다.” 음반사는 라디오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도 냈다. 하지만 라디오 방송사들은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음반사는 어떻게 됐을까? 라디오 방송사들이 공짜로 음악을 틀어주니 모두 망했을까? 아니다. 오히려 이후 수십년간 음반사의 앨범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라디오가 앨범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음악이 너무 좋아 앨범을 샀다. 1981년 이번에는 MTV가 등장했다. MTV는 24시간 내내 음악 영상을 틀었다. 이번에도 음반사들 대응은 단순명료했다. “대항하라. 파격적이고 멋진 비디오와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MTV는 음반업계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다.” 그러나 MTV 도 음반사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