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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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KIK0) 사태가 벌어진 지 10년. 또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일이 재현됐다. 해외금리연동상품인 파생결합증권(DLS) 및 파생결합펀드(DLF)에서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독일 국채 금리라는 ‘블랙스완’(Black Swan·黑鳥)으로 금융업계에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세계 경기 침체 공포 속에 각국 장기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독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겠어?” 그 ‘설마’에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 돈 1조원이 물렸다. 더욱 황당한 것은 금리가 급락하던 3월 이후에도 판매가 계속됐다는 점이다. 옵션 매도의 위험은 치명적이다. 매수와 달리 손실 크기에 제한이 없는 탓이다. 문제가 된 상품은 손실률을 원금의 100%까지 열어뒀다. ‘위로는 막혀 있고 아래로는 뚫린’ 고위험 파생상품이었다.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선 개인 투자자의 파생상품 투자를 엄격히 제한할 뿐 아니라 판매사가 권하지도 않는다. 개인에게 그런 상품을 팔아 손실이 무제한
“어차피 홍콩이 반환되어 중국 정부에 귀속되는 거나 다름없으니, 일단 돈을 홍콩으로 가져갈께요.” 화끈한 액션의 대명사격인 어느 배우의 영화 마지막 장면 대사다. 그는 홍콩 경찰(진가구)역의 성룡(청룽)이고 영화는 폴리스 스토리3(1992년 개봉)다. 그리고 27년여 세월이 지나 그는 영화가 아닌 국제뉴스에 등장한다. 14주째 시위를 이어가는 홍콩 시위의 얄미운 훈수꾼으로서 말이다. 성룡은 최근 중국의 관영방송을 통해 “안전과 평화와 질서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그것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다”며 “오성홍기를 볼 때마다 내가 중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대에 의해 오성홍기가 게양대에서 끌어내려지고 바다로 버려진 것에 대해 격분한 그가 한 말이다. 마약왕을 잡으려는 홍콩 경찰로 성룡이 나오는 폴리스스토리3는 공교롭게도 홍콩 경찰과 중국 특수요원의 합작을 골자로 한다. 폴리스스토리3가 나온 5년 뒤 홍콩은 영화 속 대사처럼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됐다. 20여년 간
#조국의 시간. 지난 2일 오후 3시30분부터 3일 오전 2시 13분까지. 10시간 43분, 약 500분이다. ‘8·9’ 개각 후 25일만에 얻은 시간이다. 이 600시간은 역대급이었다. 언론과 야당의 검증이 펼쳐졌다. 그리고 야당은 빠진 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언론이 대면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기습”이라고 정의했지만 사실 여야 모두 예상했던 그림이다.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보이콧+지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청문회’를 구상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 청문회’를 언급한 게 지난달 22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엿새 뒤 청문회 보이콧 검토를 말한다. ‘조국의 시간’을 띄운 것도 이인영 대표다. "9월3일이 지나면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전적으로 대통령의 시간이고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이 있는 시간까지는 정치적으로 후보자의 시간이기도 하다".(1일 기자간담회) 여야 사이에서 조국은 불려나오는 대신 스스로 공간을 만들었다. 그 공간 속에서 시간을 채웠다. 언
국제관계에서 질서는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들이 만든다. 당연하게도 전승국의 힘과 의지가 관철되는 게 국제질서다. 미군의 해외기지는 ‘독일>일본>한국>이탈리아’ 순으로 많다. 주둔 미군 수는 ‘일본>독일>한국>이탈리아’ 순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한국을 빼면 2차대전 패전국이라는 점이다(한국도 1945년 8월15일까지 일본의 한 부분이었다). 미국과 이들 국가 간의 동맹은 승전국과 패전국 간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 빅터 차 국제전략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한일관계를 지칭한 ‘적대적 제휴’란 표현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니 동맹 간에 티격태격하는 갈등은 늘 잠재한다고 볼 수 있다. 승리한 국가끼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미국의 또다른 동맹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는 미국의 동맹이지 속국이 아니다”라고 불평한 일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유럽신속대응군 창설 주장을 비난하는 트윗을 날린 데 대한 반격이었다. 그러나 이런 발언이 곧 질서를 깨자는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5년 만에 다시 찾은 중국 베이징은 단기 연수를 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하늘은 맑고 거리는 비교적 깨끗했다. 모든 면에서 거대한 중국이 날렵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공기는 기적적으로 좋아졌다. 요 며칠은 눈부시게 푸른 한국의 가을 하늘 못지 않다. 베이징 인근 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고 환경규제를 강화한 정책 덕분이라고 한다. 사설택시 격인 헤이처(黑車) 기사와 요금을 흥정하거나, 목적지를 알리기 위해 손짓 발짓해가며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디디추싱(滴滴出行)이라는 공유승차 앱만 실행하면 편하게 목적지로 갈 수 있다. 요금에 따라 차량 등급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중간요금의 디디를 선택하면 한국의 모범택시 수준의 서비스의 받을 수 있다. 요금은 한국 모범택시의 절반 수준이 안되는 것 같다. 5억5000만명이 사용하는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60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디디에서 내리면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자동결제된다
"다음은 노광기의 국산화 가능성을 논의해 보겠습니다. 좋은 의견 있는 분들은 얘기해주세요." 최근 부품·소재·장비 국산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정부와 재계, 학계 전문가들은 노광기가 거론되자 침묵을 지켰다. 노광기는 빛을 쪼여 반도체 웨이퍼나 박막 트랜지스터(TFT) 유리기판에 회로를 그려주는 장비다.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기는 1대당 15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장비인데 다행(?)히 네덜란드 ASML사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생산에 투입되는 노광기다. 니콘, 캐논 등 일본 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다. 만약 일본 정부가 수출을 통제할 경우 한국이 자랑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이 멈춰 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에서 노광기를 5년 안에 국산화할 100대 핵심 품목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5년 안에 노광기 국산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세계적 전환기다. 100년전 그러했듯, 이번에도 우리 의도와 무관한 대변화다. 분명 어제까지 익숙했던 질서인데 오늘 규칙은 다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30년만에 시즌을 끝낸다.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는 것은 이미 흐름이 형성됐다는 방증이다.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갈등 등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글로벌 전국시대”로 규정했다. 모든 권력집단이 생존을 두고 상시적 전쟁을 벌였던 ‘춘추전국시대’를 빗댄 표현이다. 겉으론 ‘공존(共存)’이지만 속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인 게 세계 질서인 셈이다. 물론 우리의 의도와 무관한 질서다. 시대가 변했다면 전략적 구상도 달라져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혹자는 정부를, 혹자는 기업을, 혹자는 노동자를 향해 화살을 돌린다. 잘못된 정책, 승자 독식, 구시대적 행태….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단면적이다. 질문의 대상은 ‘한국 정치’여야 한다. 더(the)300은 본질은 잊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로마 공화정을 분석한 로마사 논고에서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성채를 건설하는 것은 백해무익이라고 했다. 좋은 군대를 갖고 있다면 성채가 없어도 충분히 방어를 할 수 있다. 좋은 군대가 없다면 성채만으로는 방어를 할 수 없다. 성채는 잃기 십상이고, 그로 인해 쉽게 전쟁에 말려든다. 성채가 강해 점령할 수 없다면 그냥 지나쳐 적국 깊숙이 진격해버리기 때문에 이익이 되지 못한다. 성채를 짓지 않았던 스파르타는 아름답고 거대한 성벽을 쌓은 아테네를 무너뜨렸다. 천년을 번영한 로마는 무력으로 지배하고자 했던 도시에서 성채를 헐었고, 다시 짓지 않았다. 성을 쌓는 자는 기필코 망할 것이라는 돌궐 명장 톤유쿠크의 유훈은 칭기즈칸의 대제국 건설의 바탕이 됐다. 만리장성의 높은 벽은 북방 민족으로부터 중원을 보호하지 못했다. 바다와 강, 2중 해자로 둘러싸여 난공불락이라고 여겨지던 오사카성은 함락됐고, 도요토미 가문은 멸망했다. 프랑스는 총연장 750km에 달하는 마지노라인이 있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던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에도 적용된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다. 빠르면 오는 10월 서울 전지역을 포함한 전국 31개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가능하다. 적용시점을 ‘입주자모집승인’으로 바꿔 현재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단지 모두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를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분양제도 규제를 받는다. 임대후분양 방식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심사를 의무화하고 고가임대보증 시 거절하기로 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는 강남 재건축단지 위주로 집값 상승 기미가 보이자 내놓은 카드다. 정부가 직접 아파트값을 통제함으로써 최근 서울 강남 등 재건축아파트들이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부동산시장이 재과열되는 상황을 막는다는 의도다. 이번엔 집값이 잡힐지 관심이지만 그간 정부 정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야기한 경우가 많아 이번 대책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무역전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수출규제 시행세칙을 공개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기존 3대 수출규제 품목 외에 추가로 개별허가 품목을 지정하지는 않았다. 3차 보복카드로 전선을 키우기보다 일단 우리 정부의 반응과 반일(反日) 후폭풍을 지켜보자는 의도로 보인다. 시행세칙 발표에 이어 기존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허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강 대 강으로 맞서던 우리 정부도 수위조절에 나섰다. 정부는 12일 예고대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외교적 상응조치(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협상의 여지는 열어뒀다. 이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개정안 발표 후 브리핑에서 “20일 동안 의견수렴 기간 중 일본 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한국 정부는 언제,
200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펀드는 월급쟁이들의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이었다. 월급 받아 꼬박꼬박 일정액을 넣으면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스타 펀드 매니저도 적잖았다. 증시 활황을 타고 고객에게 적잖은 수익을 안겨주며 인기를 끌었다. 요즘엔 “누가 공모펀드에 투자하냐”는 소리를 심심찮게 듣는다. 그나마 어떤 펀드에 투자할까 고민할 수 있는 월급쟁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등과 같은 ‘강제 저축’ 말고 순수하게 저축이 늘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아파트를 사느라 부채만 잔뜩 쌓였다. 월급쟁이들의 지갑이 얇아졌다. 전체적으로 투자 여력이 없다. 지난 2분기 말 현재 공모펀드 설정 잔액은 234조6100억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36조원 가량 감소했다. 특히 주식형은 같은 기간 130조 원에서 65조566억원으로 절반이 이탈했다. 고사 직전인 공모펀드의 문제는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의
평상시에도 살얼음같던 한일 관계의 위기감이 최고조로 상승했다. 전 세계 우려와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일본은 무역전쟁 방아쇠를 당겼다. 실제로 북태평양을 통해 남해로는 태풍도 올라오고 있다. 태풍의 눈에 들어선 상황을 보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그 광풍을 떠올림직 하다. 바로 신풍(神風), 가미카제다. 일본인들에게 가미카제는 복합적 의미다. 행운이기도 하지만 광기의 산물이기도 한 것. 본래 일본서기에도 등장하는 신풍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파고드는 수사의 어휘 정도였지만 제국주의 일본을 거치면서 뜻이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 의원외교로 일본을 찾은 역사학자 출신의 강창일 의원과 언론인 권태명씨 등이 내놓은 일본사를 보면 일본은 다른 나라로부터 침공을 받은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단 두차례 예외가 있었는데 13세기인 1274년과 1281년 두차례 원(몽골)-고려-한족 연합군으로부터 침공을 받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대제국 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