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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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의 각축’이란 상투적인 표현이 현실에서 생생히 구체화되고 있다. 겉으론 무역분쟁 형태를 띤 미중 갈등도 본질은 패권전쟁이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일본의 조치 역시 미국의 동조 아래 아시아의 맹주 역할을 하려는 일본의 무력행사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굳이 손자병법을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하고 냉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실물과 금융은 칸막이로 분리된 것이 아니어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실물부문의 불안은 결국 금융부문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경우 일본의 직접적인 금융제재는 우리 금융당국의 예측대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간접적 파급력까지 없을 수는 없다.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 일본돈이 나가도 다른 데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했지만 실물부문에서 금융부문으로 위기가 옮겨지는 순간 미국돈이든 유럽돈이든 먼저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전조가 있고 이미 나쁜 조짐은 적지 않다. GDP(국내총생산) 2% 성장을 정부도
일본의 도발은 위기감에서 출발한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3만1346달러로 일본(3만9306달러)의 80%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 평가지수로 하면 차이가 거의 없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구매력 평가기준 1인당 GDP는 4만1415달러다. 일본(4만4549달러)과 엇비슷하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한일간 1인당 GDP가 9배 차이가 났던 것을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을 이룬 셈이다. 일본의 위기감은 단지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안보 등 전 분야를 망라한다. 정치적으로 한국은 아시아 유일의 민주주의 국가다. 독재를 넘어 민주화를 이뤘다. 촛불로 민주주의의 진화를 보여줬다. 자발적 ‘불매 운동’을 ‘놀이처럼’ ‘문화운동처럼’ 해 내는 과정은 ‘배타’ ‘혐오’로 대응하는 일부 나라와 차별화된다. ‘남·북·미’ 중심의 평화 프로세스에서 매번 배제된 일본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 ‘비정상국가’인 일본
"안타깝지만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 운동은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한국 불매운동은 25년간 불발의 역사였다'라는 꽤나 자극적인 제목의 칼럼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칼럼을 쓴 사와다 가쓰미 일본 마이니치신문 외신부장은 서울지국장으로 한국에 거주하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4차례 경험했다고 한다. 1995년 역사바로세우기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 △2005년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2013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관계자 파견을 계기로 불매운동이 일었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이 해방 50주년을 맞아 ‘역사 바로 세우기’를 외쳤고 조선총독부 건물이 해체됐다. 당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제 담배 화형식까지 벌어졌지만 수입담배 1위 마일드세븐의 한국 점유율은 전년도 3.5%에서 5.7%로 오히려 증가했다. "한국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단지 내가 경험한 사실을 열거한 것 뿐이다.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생각보다 효과가 없고, 일본에서 (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다자협의체 회의인데 전세계의 관심은 미국과 중국, 양자 만남에 쏠렸다. 의장국 일본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오사카 서밋(SUMMIT)의 유일한 성과도 G20 공동선언인 ‘오사카 선언’이 아닌 미중 무역 갈등 ‘휴전’이었다. G20 정상회의 직후인 6월 30일, 대결·갈등의 이해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했다. 파격은 전쟁없는 세상이란 희망을 낳았다. 미·중, 북·미, 한·미, 남·북·미 등은 어울렸다. 반면 오사카에서 마주하지 못했던 한일간 갈등은 그때부터 본격화됐다. G20 의장국인 일본은 “열린 시장을 만들기 위해 자유롭고 공평하며 무차별적이고 투명성이 있는 무역과 투자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읽은 뒤 정반대의 행동을 취했다. 출발부터 모순덩어리였던 셈이다. 화해 분위기 속 일본이 던진 보복 카드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보복이라는 두 글자로 축약되는 일본의 공세가 전방위적이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무회의 등에서의 공식발언에 일본 장관은 ‘사견이라지만’ 트위터를 통해 대거리할 정도다. 역사의 시계추를 돌려보자. 420여년전인 1592년 4월 일본군(왜군) 선발대 1만8000여 명을 태운 700여 척의 배가 바다를 새까맣게 뒤덮으며 부산포로 들이닥쳤다. 국토를 찢어놓았던 임진왜란이다. 새벽을 틈타 이동했다지만 조짐은 없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왜란 발발 3년 전인 1589년 일이다. 혼란스러웠던 전국시대의 일본을 통일했던 실력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그해 여름까지 조선의 왕을 데려오라고 쓰시마 영주를 다그쳤다. 조선과 일본간의 교역으로 먹고 살던 영주는 고심 끝에 조선의 통신사 파견을 어렵사리 이끌어냈다. 임박한 전쟁 위험을 조선에 알려 대비토록 하고 통신사와 마주 대한 도요토미의 출병 의지를 늦추거나 꺾을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왜란 당시 권력자의 반성문이자 참회록이기도 한 서애 유성룡의 ‘
"전 국민이 부동산전문가가 되면서 정책 발표 후 며칠만 지나면 허점이 발견돼요. 의도와 다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 이상 규제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최근 만난 정부기관 관계자는 잦은 부동산 정책 발표로 시장 왜곡이 심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규제 일변도 정책이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부작용을 키워 결국 피해는 서민과 중산층의 몫이 될 수 있단 취지다. 2년전 다주택자들에 대한 집중 규제방안이 나오자 '똘똘한 한 채’ 신드롬이 일며 서울 등 주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1주택자에 대해선 규제가 느슨한 점을 간파한 이들이 투자가치가 낮은 주택은 팔고 강남을 비롯한 서울 소재 주택 매수에 집중한 탓이다. 부동산 양극화 심화로 상대적 박탈감은 커졌다. 전월세 안정 및 세입자 보호 등을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독려하자 매물 잠김이 심해져 1~2채의 거래로 지역 일대 집값이 요동쳤다. 임대주택 등록 시 연간 임대료 인상률이 5% 내외로 묶이지만
현해탄에서 날아온 고약한 이슈에 묻혀 큰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정부는 이달 말 또하나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수천억원의 혈세가 투입될 ‘제1차 규제자유특구’ 지정이다. 규제자유특구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신기술 기반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패키지로 완화해주는 제도다. 재정·금융·세제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도 주어질 예정이다. 올해 초 도입된 규제샌드박스가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면 규제자유특구는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규제를 유예·면제해준다는 점이 다르다. 특구 내에서는 관련기업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신기술·신제품을 개발·출시할 수 있다. 규제샌드박스가 기업들의 혁신 ‘놀이터’라면 규제자유특구는 ‘놀이공원’쯤 되는 셈이다. 제도 도입 취지대로 특구가 본격 가동되면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혁신의 요람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균형발전의 지렛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돌아가는 모양새는 영 딴판이다. 벌써부터 지자체들 사이에선
한 때 ‘모험자본’이었던 은행은 혁신과 거리가 멀어졌다. 산업화 과정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며 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했지만, 보수적으로 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계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비생산적 금융’에 치중했다. 가장 안전한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왔다. 마이너스 통장은 어떤가. 제일 신용등급이 좋은 월급쟁이들을 상대로 한다. 현실에 안주하다 보니 혁신 의지를 거세당했다. 결제시스템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예금자 보호까지 받지 않나. 땅 집고 헤엄치며 돈을 쌓아놓을 뿐 어떻게 쓸지 모른다. 혁신 기업으로 돈이 흘러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권의 정책과 맞물려 부동산 거품만 잔뜩 만들었다. 순이자 마진(NIM)도 1.7% 언저리를 오갈 뿐이다. 예대마진에 의존한 시중은행의 그릇된 관행을 깰 것으로 기대했던 인터넷은행은 어떨까. 예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수익성도 악화 되고 있다. 한 때 2%를 넘었던 카카오뱅크의 NIM은 올 3월 1.77%로
근대 국가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식량과 에너지가 필수적이다. 전략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석유를 장악하라. 그러면 전 세계 국가를 장악할 것이다. 식량을 장악하라. 그러면 전 세계국민을 장악할 것이다”라고 했다. 첨단 산업 사회에서는 하나를 추가해야 한다. 반도체를 장악하면 산업을 장악할 수 있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다. 휴대전화, 컴퓨터는 물론이고 자동차, 선박도 반도체가 빠지면 작동하지 않는다. 손정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렇게 강조했다는 AI(인공지능) 시대도 반도체 없이는 상상할 수 없다. 한국은 식량과 에너지는 부족하지만 반도체를 가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세계 D램 시장을 70% 이상 점유한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도 50% 이상이다. 이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에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산업계가 연쇄 타격을 받는다.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다. 세계 경제에 석유파동에 버금가는 악몽을 예상할 수 있다. 일본한테도 좋을 리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다음 단추를 아무리 잘 끼워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풀고 다시 끼워야 맵시가 난다. 남은 단추까지 마저 끼우면 괴이해진다. ‘제로페이’가 그렇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지급수수료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만든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원 미만인 소상공인에겐 수수료가 ‘제로’다. 출범 초기부터 제기된 것처럼 이 사업은 누군가 비용을 대야 한다. 제로페이를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가맹점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게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수가 예상한 것처럼 제로페이 사용률은 저조하다.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지난해 12월 출범 후 5개월여 동안 사용건수와 사용금액 모두 0.01%도 안 된다. 수익이 날 리 없다. 돈은 계속 들어간다. 먼저 금융결제원이 플랫폼 초기 설치비로 39억원을 썼고 이후 운영비도 매년 35억원이 든다. 금융결제원은 은행들의 분담금으로 돌아가니 실상 은행 돈이다. 제로페이가 계좌이체로 대금을 내는 구조이므로 계
‘파괴적 지도자(disruptive chief)’와 ‘긴 여정(long journey)’ 지난해 4월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행사에 온 에드윈 퓰러 헤리티지재단 회장은 두 개의 키워드를 던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핵 문제 관련해서다. 14개월 남짓 지난 지금,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다. 트럼프의 절친이자 멘토인 퓰러 회장은 “그래서 창조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리얼리티 쇼’로 불리는 6·30 판문점 회동은 백미다. 고정관념을 깬다. 지난해 제1차 북미정상회담(싱가포르 서밋)을 18일 앞두고 ‘취소’ 카드를 꺼냈던 것은 이제 애교 수준에 불과하다. ‘하노이 노딜’의 충격도 잊혀진다. 이번 회동은 ‘파괴적(Disruptive)’, 그 자체다. 모든 것을 허문다. 창조적 파괴다. 정상 외교의 프로토콜(규칙)이나 계획도 없다. 차원(Dimension)이 다르다. 남북, 북미 등 국제 관계의 틀을 흔든다. 기존의 관례, 형식, 편견 등을 넘어선다. 이번 회동을 만든 매개체는
아직은 생소하고 실체가 불분명해서일까. 수소경제에 대한 반대 진영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정부가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들은 정책 하나하나에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로드맵 핵심이라고 할 수소충전소 설립과 수소전기차 보급에 대해 미래가 불투명한 산업에 세금을 쏟아붓는다고 비판한다. 반도체와 함께 대한민국 투톱이 될 신성장동력으로서 수소경제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국내외 전문가 평가도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최고의 기술이라고 해도 수출할 나라가 없어 국내에서 고립될 뿐인데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회의론자들도 이제 마음을 돌려야 할 것 같다. 수소동맹이 갈수록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미국·유럽연합·일본은 수소에너지 기술 개발에 연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