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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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이 말 그대로 동네북이 됐다. 심지어 다른 연금제도와 통합하자는 소리까지 나온다. 수익률 탓이다. 2018년 연간 수익률 1.01%. 은행 정기예금 금리(2018년 말 잔액기준) 1.99%를 밑돌았다. 물가 상승률이 1.5% 수준이다. 가만히 앉아서 내 노후자금을 까먹고 있는 꼴 아닌가. “국민연금이 저 지경인데 퇴직연금까지…이게 말이 돼?” 여기저기서 볼 멘 소리가 들린다. 그때 뿐이다. 나부터가 그렇다. 직장인이다. ‘회사 그만 두면 뭐해 먹고 살지?’라는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왜 퇴직금이 퇴직‘연’금이 됐을까. 이런 근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며칠 전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리밸런싱(rebalancing·자산 재조정)상품을 소개하겠다는 전화였다. 퇴직연금 가입 후 8년 만에 처음 받아 본 전화였다. 해마다 높은 수수료만 또박또박 떼가 더니 웬일인가 싶었다. 듣다 보니 복잡하고 귀찮아졌다. ‘실적에 안달 난 직원’쯤으로 간주하고
서울 도심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예전에 못 들었던 이름들이 들린다. 교과서나 역사책에서 어렴풋하게 들어본 듯도 하지만 잊고 살았다. 그런데 이제 그곳을 지날 때는 그들의 이름을 매번 들려준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가 강우규 의거터로, 혜화동로터리가 여운형 활동터로 덧붙여 불리는 것처럼 말이다. 의거터 서울역 광장에는 두루마기를 입고 수류탄과 주먹을 꽉쥔 강우규 의사의 동상이 있다. 강 의사는 1919년 9월 2일 조선총독부 제3대 총독에 취임하려 남대문역(현 서울역)에 내린 사이토 마코토를 겨냥해 그가 타고 있던 마차에 폭탄을 던졌다. 지금 동상이 있는 곳에서 폭탄은 터졌지만, 살짝 빗나가 암살은 실패했다. 강 의사는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2주 후 일제의 밀정으로 인해 붙잡혔고 1920년 11월 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놀라운 것은 한약방을 경영하며 재산을 모아 교육계몽운동을 펼치기도 한 강 의사의 나이다. 60세에 거사를 벌인 그는 대한국민노인동맹단의 일원이기도 했다.
야심과 욕심의 경계는 모호하다. 성공하면 야심이고 실패하면 욕심이 된다. 성패에 따라 인심도 변한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결과가 좋았다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은 달랐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정은 가정일 뿐이다. 지난 5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7388억원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시가총액 1조174억원에 못 미친다.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이렇게 낮아진 건 대주주이자 CEO(최고경영자)였던 박 전회장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삼일회계법인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제시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됐지만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멀게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사들일 때부터 가깝게는 금호그룹 재건과정에 이르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이 그룹의 ‘화수분’ 역할을 하다 돈이 마른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어려움의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 문제”라고 말한 것도 이런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애드 리브(즉흥발언)’를 안 한다. 연설문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써 준 대로’ 읽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쓴 대로’ 말한다. 본인이 꼼꼼히 고치고 덧붙였기에 ‘즉흥’이 들어갈 틈이 없다. 행사 때면 원고에 없던, 폭풍 연설을 쏟아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반대 스타일이다. 노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얻은 학습효과일 수 있다. 특유의 성품도 무시할 수 없다. 진지하고 절제돼 있다.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지 못한다. ‘립 서비스’와 거리가 멀다. 그래서 ‘침묵’은 또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 참석한 뒤 뉴질랜드로 향하는 기내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간담회 주제를 국내 현안을 제외한 외교 문제로 한정했다.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장면이었다. 국내 언론과 주변 참모들에게 적잖이 화가 나 있었을 때다. 문 대통령이 말을 아끼는 것은 인사 관련이다. 직접 인사 발표를 한 것은 세 번에 불과하다. 그것도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가 지난달 말 수도권 규제 문턱을 넘었다.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공장건축 특별물량이 승인된 건 2009년 삼성전자 평택산업단지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웬만해서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 수도권 특별물량이 허용된 것은 일자리 창출이 그만큼 급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가 12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해 장비·소재·부품 50개 협력사와 동반 입주하는 용인 클러스터는 직접 고용만 1만7000명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번듯한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 실정인지라 하이닉스 공장을 잡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구애가 치열했다. '우리 동네'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치논리로 청와대와 국회를 흔드는 구태가 벌어졌다. 정작 반도체 클러스터 주인인 SK하이닉스는 침묵을 지켜야 했다. 하마터면 장기 표류할 수도 있었던 이 사안은 정부가 결단을 내려 바늘구멍을 열어주는 바람에 해결됐다. 하지만 경제논리를 아랑곳 않는 사례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공무원 박대근이 차도블록 까는 것을 배우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일본 블록 포장 전문가에게 현장을 소개시켜 달라고 하니 24년, 26년 전 준공된 곳을 소개해 주더란다. 최근에 시공된 깔끔한 곳도 보고 싶다고 하자 그런 현장은 별로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토건 예산이 복지예산으로 흘러가 예전이라면 블록을 깔았을 곳에, 이제는 좀 더 값싼 아스팔트를 깐다는 것이었다. (박대근 ) 일본은 2005년 65세 노령 인구가 20%를 돌파했고, 2024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다. 이미 1963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는 등 고령화에 대비해 왔다. 1973년에는 노인 의료비 무료화를 실시했다. 모두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노인인구 증가로 복지 지출은 급속도로 증가했다.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은 1990년 10.9%에서 2015년 21.9%로 상승했고, 보도블록 깔 돈까지 끌어와 노인들을 위해 써야 하는 나라가 됐다. 갈수록 짐
알고 싶지 않았다. 궁금하지 않았다. 내 직책이 정치부장이 아니었으면 굳이 ‘공부’하지 않았을 거다. 여야 4당이 합의했다는 선거제 개편안.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국민들은 산식(계산법)이 필요없다. 다 알 필요는 없다”고 말한 그 제도다. 오만한 발언이라 여겼는데 ‘교과서’를 펼쳐보니 고마운 말이다 싶었다. 고차 방정식 수준을 넘는다. 머니투데이 더(the) 300 기자들은 ‘미적분 선거제’라고 했다. ‘미적분 몰라도 사회생활 하는데 불편함 없다’는 학창시절 넋두리를 떠올린 것이리라. 투표, 선거는 사실 수학의 영역이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당선되는 최다득표제(다수결)는 보편적·효율적이다. 하지만 과반 지지를 못 받는 이가 선출되는 대표성의 문제,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이 당선되는 모순 등이 존재한다. 이 불합리한 제도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프랑스 혁명기에 활동했던 장 샤를 보르다와 콩도르세는 새로운 선거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에 골몰한 대표적
끝없이 오를 것 같던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9·13대책 후 안정세를 이어간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호가를 1억~2억원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고 매수 희망자들은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관망한다. 주택 소유자 대출 원천봉쇄 등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수도권에 30만가구 이상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효과를 보는 듯하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경기둔화가 우려되는데도 내년 이후 부동산가격이 다시 뛸 것 같아 걱정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공시가격 인상과 보유세 부담 증가 등으로 심리가 위축됐지만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걷히고 있다. 서울 등 주요 부동산시장의 본격 조정을 위해선 가격을 낮춘 매물 거래가 늘어야 하는데 그런 기미는 안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이에 부담을 느낀 주택 소유자가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거래량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요원해졌다. 미국 등 각국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금리를 동결하고 통화정책 완화로 정책을 선회하기 시작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제(35회)였다. 집권 후 내리막길을 걷는 경제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였다. 경제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 단어는 성장(29회)과 혁신(21회)이다. 모두 연장선에 있는 키워드지만 핵심은 혁신이다.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제를 가꾸고 성장을 이루는 방법은 혁신에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역시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제는 바로 혁신에서 나온다”며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모빌리티와 바이오업계에서 벌어지는 논란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정부가 혁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산업 혁신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고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기는커녕 혁신기업간 갈등만 부추겨서다. 지난 7일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중국 베이징에서 삶의 질은 공기 상태에 좌우된다. 아침이면 하늘부터 살핀다. 푸른 하늘이면 기분이 상쾌해지지만, 뿌옇게 보이면 금새 답답하고 침울해진다. 한동안 좋았던 베이징 공기가 지난 일요일(17일)부터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다. 15일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와 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난지 이틀만이다. 중국에서는 국가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 중국 정부가 환경 단속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도 예외가 아니다. '양회 블루'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올해도 예년보다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공기 상태가 양호했다. 베이징 하늘이 '양회 블루'를 재현하는 사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양회에서 환경 개선 의지를 재차 강력히 피력했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네이멍구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경제발전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벌여놓은 사업을 바로 옮기기 시작하고 환경을 희생해 경제성장으로 바꾸고, 심지어 생태
2004년 사모펀드(PEF) 제도, 2011년 헤지펀드 제도 도입. 2004년 2개, 운용자산 4000억 원. 2018년 6월 460개, 376조 원. 14년 간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은 두 단계를 거치며 성장했다. 속은 기형적이다. 경영참여형과 전문투자형 간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해외 사모펀드와 달리 각기 다른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다. 사모펀드제도는 두 가치 사이에서 충돌한다.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끌어모은 뒤 운용 수익을 배분하는 게 핵심이다. 그런 만큼 당국의 개입은 최소화돼야 한다. 하지만 너무 느슨하면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모펀드에 대한 족쇄는 충돌의 산물이다. 국내 자본에 대한 역차별과 모험자본의 부재는 충돌 지점 어디쯤 놓여 있다. 제도를 통합하고 운용방식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었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이런 족쇄를 풀어내자 시장은 ‘절묘한 한 수’로 평가했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 도입’을 두고 한 말이다. ‘일반 사모펀드’는 투자
전두환씨가 “이거 왜 이래” 외마디 소리를 쳤다.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면서다. 전직 대통령이긴 하지만 내란죄 등으로 금고 이상 형(무기징역)이 확정(추후 사면)돼 예우에 대한 예외에 해당되기에 전씨로 부른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고 조비오 신부가 증언한 1980년 5·18 당시 헬기 사격이다. 군인으로 최고 권부에 근접했던 전두환씨는 5·18 광주로 상징되는 폭압과 수시로 출몰한 탱크와 무장군인을 앞세워 대통령이 됐다. 1980년 9월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올림픽 등을 유치하며 해외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북한과의 대결외교 속에 우방국을 늘리고 최소한 북한에 밀착하는 국가들을 줄여야 했다. 전 대통령 주변 인사가 관심을 보인 지역이 아프리카였다. 1982년 8월 전두환 대통령의 케냐, 세네갈, 가봉, 나이지리아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은 대표적인 활동이었다. 우표를 수집하던 초등학생 시절 대통령 순방 때마다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