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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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면세점 어떻게 가요?" 지난 16일 서울시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회사로 들어오는 길에 중국 관광객에게 받은 질문이다. 참으로 오랜 만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인해 면세업계는 그야말로 끝 모를 추락의 길을 걸었다. 힘들어하는 면세업계 사람을 만날 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죠"라고 위로했지만 그들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생존의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1년여 지난 지금 면세점들이 살아나고 있다. '시간은 위대한 마술사'라는 말처럼. 예전과 같은 황금알을 낳는 건 아니지만 터널을 벗어나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1분기 면세점 매출과 이익은 그야말로 '깜짝 실적'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타깃이던 롯데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1조26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고 시내점 매출은 19% 증가했다.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남북경제협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 인프라 건설 참여로 국내 건설업계가 제2의 부흥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잇단 주택시장 규제, 수년간 해외수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남북경협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우리 건설산업이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의문이다. 각종 규제와 낡은 문화로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법과 제도는 수십 년 전과 다르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려는 국가·산업적 노력도 별로 없었다. 각종 규제가 많다 보니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실행하려는 의지도 없다. 담합과 덤핑 친화적 문화, 하도급업체 후려치기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 향상 대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은 상황에도 건설현장은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55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2015년 53.1%에서 지난해 60.8%로 늘었고, 최근 5년간 (21012~2017년) 청년층(15~29세) 취업 비중은 5%대에 불과하다
초등학생 꼬마는 ‘꺅’도 가사인 줄 알았다. 그가 ‘기도하는’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를 때 관객들은 늘 ‘꺅’ 외마디 비명으로 화답했기 때문이다. 그가 “사랑의 손길로 떨리는 그대를 안고, 포옹하는 가슴과 가슴이 전하는 사랑의 손길”을 읊조릴 때 꼬마는 누나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몰랐다. 그는 가왕(歌王) 조용필이고 그 노래는 ‘비련’이었다. 가왕도 나중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비명이 안 나오면 이상하게 느껴지리만큼 자연스러워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68년 데뷔했다는 가왕이 서른살을 넘겼으면서도 오빠로 불리던 1980년대 초쯤이었다. 소년은 가왕의 노래가 사실 좀 지겨웠다. 가요 경연 프로에서는 늘 1위가 그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10주 연속 1위를 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룰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못 찾겠다 꾀꼬리, 창밖의 여자 끝도 없이 1위곡이 이어졌다. 심지어는 민요 한오백년도 그의 목청을 거쳐 나오면 히트곡이
‘의미 없는 것’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것’을 만들 수는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교하게 짜달라고 당부했지만 지난 1일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의 근거는 부실했고 결과는 ‘정치적’일 순 있어도 ‘정치’(精緻)하진 못했다.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교육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한 범정부 태스크포스는 행안부의 주민등록 통계와 통계청의 ‘2016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수급계획을 만들었다. 앞의 것은 현재는 보여주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뒤의 것은 당시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실제가 더 나빠 생명력을 잃었다. 이를테면 2020년 출생아 수 36만명, 합계출산율 1.10명으로 봤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명대, 합계출산율은 1.05명이었다. 그런데 정부 수급계획은 초등학생 학령인구를 2030년 229만8000명으로 가정한다.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인 210만1000명보다 20만명 가까이 많다. 이 정도면 수급계획도 달라져야 한다. 혼인건수가 2012년부
“안녕히 계세요”란 인사가 어울리기는 한 걸까.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과연 위로는 될까. 온갖 상념 끝에 서툰 인사말만 남기고 가게를 지키는 철문을 나섰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가게 앞을 가로막은 탑차 위로 빨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本家 궁중족발.’ 경복궁역 인근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에 위치한 이 가게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상권 내몰림)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된 것은 2년여 전이다. 서촌 상권이 뜨고 가게가 들어선 건물이 팔리면서 불행이 찾아왔다. 새 건물주는 가게주인이 감당하기 힘든 임차료를 요구했다. 보증금은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3.3배, 월세는 294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 넘게 올렸다. 주변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임차료였다. 사실상 가게를 빼라는 얘기였다. 가게주인은 새 건물주의 비상식적인 임차료 인상에 항의도 하고 읍소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법대로 해라” “그 돈에 맞는 곳에 가서 장사해라”와 같은 날
중국에 온 한국인들은 종종 '중국이 무섭다'는 말을 한다. 대부분이 조국, 한국에 대한 걱정에서 하는 말이다. 먼저 중국의 무서운 발전 속도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의 '노다지'처럼 여겨졌던 중국은 제조업 경쟁력을 무섭게 끌어올렸다. 휴대폰,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화학, 조선 등 우리의 주축이 되는 산업들에서 경쟁력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가격 대비 성능, 가성비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압도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 제품이 고전할 수 밖에 없다. 한때 1위였던 삼성 휴대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2%로 떨어졌고, 9%까지 갔던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반토막 밑으로 추락했다. 몇 년 후에는 '반도체 말고는 팔 게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기우만은 아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후 중국이 보인 일방적인 공격성 역시 우리를 두렵게 만들었다. 절정에 이르렀던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 결정으로 급전직하했다. 자국의 안보 우려 앞에 '절친'처럼 지냈던 한국에 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비상식적 행태가 하루가 멀다 하고 폭로되고 있다. 말 그대로 봇물이 터졌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뿐 아니라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상식 밖 언행과 관련된 영상·녹음파일, 증언들이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간 직원들이 받았던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이었다는 방증이다. 동생은 ‘땅콩’으로 궁지에 몰렸던 언니를 위해 "복수해주겠다"고 했다. '물컵' 하나로 복수가 됐는지 알 길이 없지만,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던 '을'들의 고발을 촉발 시킨 것만은 분명하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내놓은 사과문에선 ‘충심 어린 지적과 비판을 보내주셨다’고 했다. ‘진심’이 아니라 ‘충심’이란다. 평소 사람들이 자신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삐뚤어진 선민 의식이 투영된 것은 아니었을까. 기행에 가까운 갑질에서 시작됐지만, 밀수·관세포탈 등 각종 불법행위 의혹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조 회장 일가는 사법 처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 처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4년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촉발된 문제를 재점화시킨 것이다. 이 문제의 요지는 2가지다. 첫째, 총자산 대비 투·융자 비율을 계산할 때 모든 금융업권이 시가평가로 계산하는데 보험업권만 취득원가로 계산하니 보험업도 시가로 통일해야 한다는 논리다. 둘째, 보험업법을 개정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은 삼성에 특혜를 주는 것이란 지적이다. 보험사의 투·융자 비율을 시가평가하면 전 보험사 중 삼성생명만 자회사 지분을 총자산의 3% 초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보험업법의 ‘3%룰’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치권 일각의 주장과 이를 수용한 최 위원장의 입장은 일면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본질은 간과하고 있다. 법 취지다. ‘3%룰’은 보험사가 고객의 돈으로 대주주나 자회사를 돕는 사금고화 방지가 목표다. 이 때문에 자회사 주식을 얼마에 사줬느냐(취득원가)가
봄이 왔지만, 한국전력은 아직 겨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푸어스(S&P)는 지난달 한전의 자체 신용도를 ‘BBB+’에서 ‘BBB’로 낮췄다. 세금투입을 의미하는 ‘정부의 특별지원’이 없다면 한전 스스로 빚 갚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한전의 핵심 수익모델은 발전 자회사나 민간 발전회사로부터 전기를 사 와서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다. 그런데 발전단가가 싼 석탄화력과 원자력 비중을 낮추고 발전단가가 비싼 LNG(액화천연가스) 비중을 높였다. 석탄과 LNG 가격도 올라 돈을 더 써야 했다. 원가는 뛰었는데 전기요금이 그대로니 수익성이 좋을 수 없다. S&P는 2019년까지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새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설비투자 확대로 ‘빚’이 늘 것이라고 했다. 한전의 경영이 정부의 정책으로 압박받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명박정부는 국제유가가 145달러까지 치솟는데도 물가를 잡겠다며 요금인상을 억제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적자를 메워줬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을 때다. 문재인 대통령은 “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무난한 선택’과 ‘과감한 발탁’으로 인사를 구분하면서다. 후자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고도 했다. 인사권자의 고뇌가 읽힌다. 안정과 개혁 사이, 그는 선택 또는 발탁을 해야 한다. 다만 현실은 문 대통령이 고민하던 때와 달라졌다. ‘김기식 이후’는 ‘김기식 이전’과 확연히 구분된다. 당장 금감원장을 향해 뛰는 사람이 잘 안 보인다. 정권 초만 해도 자천타천 모으면 열 손가락이 모자랐다. 하지만 ‘김기식 이후’는 다르다. 요새 정치권 안팎에선 이런 말이 돈다. “청와대 수석, 장관은 이제 정권 초에만 가능하다”. 권력이 한창일 때 자리를 맡아야 생색을 낼 수 있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 헌데 그게 아니란다. 정권 초 입성하지 않으면 높아진 문턱과 기준에 맞출 수 없는 현실을 향한 넋두리다. 검증 문턱은 인사 청문 등을 지날수록 높아졌다.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70
"초대형IB(투자은행)에 신용공여 기능을 허용해주면 외환위기 단초가 됐던 단자사 전철을 밟을 수 있다."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이 지난해 증권업계 초대형IB를 향해 날린 경고다. 증권사에 신용공여 즉 대출·지급보증·어음할인 업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앙숙이자 라이벌인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의 '기울어진 운동장'론에 대한 반격이었다. 은행의 신용공여 독점을 비난하지만 정작 증권업계 능력과 도덕성은 해외에서 싼값에 빌려온 돈으로 대출을 남발하다 파산, 외환위기를 초래했던 단자사 단자사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은 것이다. 황 전 회장은 "(증권사) 손발을 꽁꽁 묶어 놓고 있다"고 초대형IB 출범을 가로막는 은행에 맹렬히 맞섰다. 하지만 검투사처럼 은행과 싸우던 그가 입버릇처럼 증권업계에 당부한 말이 있다. 투자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1000조원이 넘는 대기자금이 증시로 들어오지 않는 것은 증권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객 이익보다 증권사와 직원 이익을
'의사'와 '감옥'.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그런데 최근 '감옥 갈 각오'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사가 있다. 바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이하 회장)이다. 그는 의협 회장 선거과정에서 "첫째 공약도, 둘째 공약도 '문재인 케어' 저지"라며 "3년, 5년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했고, 의사들은 그를 자신들의 대표로 세웠다. '자유통일해방군' 상임대표이자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지낸 그의 경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강경 투쟁을 이끌 적임자로 부각시켜줬다. 최 회장을 선봉에 세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부터 '상복부 초음파'가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포함되자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2000년 의약분업에 반발해 4차례 파업투쟁을 벌인 지 18년 만에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의협이 당초 예고한 1차 집단 휴진일은 오는 27일이었으나 지난 14일 의협은 파업계획을 철회했다. 표면적으로 밝힌 이유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대승적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