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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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화제는 보물선이다. 울릉도 앞바다에서 보물선이 발견됐다고 하자 진위 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테마주를 찾는다, 뭐다 해서 시끌벅적했다. '울릉도 보물선?'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에 기억을 더듬어보니 십여 년 전 증시를 흔들었던 러시아 돈스코이호다.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이다. 러시아 함대 군자금과 일본 정벌 후 쓸 자금으로 막대한 금화와 금괴가 실려있었다고 한다. 일본과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발굴을 시도했고, 2003년에는 동아건설과 해양연구원 탐사팀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배를 발견했다. 발굴 소식에 동아건설 주가가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일찌감치 위력을 떨쳤던 보물선이다. 이번에는 신일그룹이라는 자본금 1억원 규모의 신생 회사가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면서 증거로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선체의 꼬리에 'DONSKOII'(돈스코이)라는 함명이 선명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의구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안
끝없이 성장할 것만 같았다. 너도나도 창업하겠다고 나섰다. '점포 3개만 있으면 평생 먹고 사는 데 문제 없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고, 시장 포화 논란 속에 '최저 임금' 후폭풍이 몰아쳤다. 올해 서른 살이 된 편의점 얘기다.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사업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1988년. 준비 기간을 거쳐 이듬해인 1989년 5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단지내에 '국내 1호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18년 만인 2007년 국내 편의점 수는 1만개를 돌파했다. 편의점 1만개 시대가 열리는데 20년 가까이 걸리고 대형마트에 밀려 한때 고전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탄력이 붙으면서 편의점 수는 올해 3월 기준 4만개를 넘어섰다. 2016년 초 3만개를 넘어선 지 2년 만에 1만개가 더 늘어나는 등 성장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점포수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도 1997년 1조원에서 2016년 20조원으로 커진
‘패권’이 추상적 개념이라면 달러와 석유는 그 구체적 실체다. 미국의 패권은 달러와 석유에 근거한다. ‘궁극의 군대’라 일컫는 미국의 군사력도 달러와 석유 없인 존재할 수 없다. 두 가지는 물과 공기처럼 있을 때는 못 느끼지만 없으면 경제적 생존을 위협받는다. 달러가 없으면 외환위기고, 석유가 없으면 오일쇼크다. 달리 말하면 패권을 쥐지 못했다는 것은 달러와 석유를 온전히 갖지 못했다는 얘기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지만 위안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고 석유는 자급자족을 못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4조달러를 넘겼다가 6월 3조1244억달러로 내려왔다. 위안화는 올 2월 연저점인 달러당 6.2653위안에서 지난 13일 6.6979위안으로 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 중국은 유가가 오를수록 외환보유액이 소진된다. 위안화로 원유결제를 시도하지만 아직은 달러가 대세다. 중국으로 갔던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고 중국의 기술굴기를 누르겠다는 무역전쟁의 이면은 무역적자로
청년실업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이 악화일로에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자본유출로 인한 대외 충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를 활성화 시키려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타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내수경기 부양을 꼽는 이들이 많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뒷받침하고,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통해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선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건설경기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건설분야는 다른 사업과 연관 효과가 클 뿐 아니라, 투자된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일용직 등 단순노동직 고용이 늘어나는 특성 때문에 저소득층의 고용과 소득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건설산업 분야 중에서도 주택시장 활성화 만한 것이 없지만, 부작용이 크다. 자
‘꼴·빠·충’은 우리 사회 대표적 혐오와 차별의 언어다. ‘꼴’과 ‘빠’는 극단과 맹목이다. 말 그대로 벌레를 의미하는 ‘충’에는 경멸과 무시가 내포됐다. 언론에 등장하거나 주변에서 사용되는 게 낯설지 않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는 이처럼 수많은 혐오와 차별의 단어가 넘쳐난다. 이런 표현은 주로 댓글, 커뮤니티,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통해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간다. 최근 들어선 성별, 계층, 지역, 종교, 인종, 민족, 정치 성향, 성적 지향 등이 다르다며 새로운 혐오와 차별의 표현을 만들어 가며 대립하고 충돌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기존 표현에 비해 강도도 더욱 세졌다. 이런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사회·정치적 권력이 약한 장애인, 여성 등 소수자를 향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숫자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소수자다. 대립과 갈등에서 나온 혐오와 차별의 표현은 일단 만들어지면 오히려 이를 더욱 심하게 선동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아니 그 자
“대선이 이제 끝났다.” 지방선거 후 나온 총평 중 하나다. 촛불과 탄핵, 그리고 그 이후를 담는다. 여당의 압승, 보수의 몰락은 사후 승인일 뿐이다. 대선에 나섰던 선수들은 1년이 지난 2018년 여름, 쓸쓸히 퇴장했다.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등은 자발적으로 버티다 비자발적으로 물러났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그들은 해 본 뒤에야 알았다. 그들은 ‘담대한’ 도전에 무게를 싣고 싶었지만 국민들은 ‘무의미한’ 도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촛불 이후 흐름은 소통과 공감이다. 옳고 그름에 앞선다. ‘계몽’보다 함께 고민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하지만 야당의 대표선수들은 몰랐다. 이해와 준비가 부족했다. 대선에 갑작스레 등판했던 홍준표는 대선 이후 곧바로 당 대표가 됐다. 선거 평가는 없었다. 그의 메시지 중 미래지향적 가치로 기억되는 것은 없다. 자유한국당의 비전을 선언한 적도 없다. 보수의 미래를 외치지도 못했다. ‘좌파 척결’이 극
‘ㅇㅇ을 잘 하면 국민이 그 열매를 따먹지만 본인에게는 허업’이라고 했던 이가 있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전 국무총리 김종필(JP)이 바로 그 사람으로 그가 허업이라고 했던 것은 정치였다. JP와 관련해 그로 인해 ‘열매를 따 먹었는지’ 확신이 안 서지만 국민들은 사실상 거의 잊고 있는 JP만의 다른 면모가 있다. 1970 ~ 80년대 초중고교를 다닌 이들은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 고구려의 권력자 연개소문, 고려시대 입술에 피를 흘리는 최영 장군,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켰던 서산대사 등의 수염 가득한 얼굴을 안다. 교실 뒤편이나 학교 복도에 큼지막하게 걸려있었던 그림(또는 사진) 때문이다. 당시는 몰랐지만 그 그림들은 민족기록화라는 연작이었다. 1967년부터 1979년 사이 당대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등을 주제로 한 대형 회화 작품이었는데 그것을 주도한 이가 바로 JP였다. 서산대사와 장보고 등의 그림을 그린 박광진 화백(예술원 회원, 서울교대 교수)은
삼성 반도체 중국 시안 공장에서 근무하는 50대 초반의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내년 한국 복귀를 앞두고 중국 회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있어서다. 스카웃 조건이 좋기도 하지만 당장 한국에 돌아가면 얼마나 더 회사에서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가정 경제만 생각하면 옮기는 것이 맞지만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중국이 대한민국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면서 중국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국가의 핵심 기술을 팔아먹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탓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속도를 내면서 한국 인력 빼가기에 대한 우려가 높다. 미국과의 무역 충돌로 첨단 기술 확보가 더 시급해진 중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5% 정도인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인 중국 시장에서 공급 물량 중 70%를 중국 기업들이 직접 생산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200조원에 달하는
잘 만드는 것만큼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고객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으면 성공할 리 만무하다. 기업들이 때론 제품 개발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홍보·마케팅에 집착하는 이유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이 모르면 사실상 죽은 정책이다. 머니투데이가 지난달 창간 17주년을 맞아 취업포털 사람인과 공동으로 20~30대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30 창업&취업’ 설문조사는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조사결과 20~30대 2명 중 1명은 ‘창업 의향이 있다’(52%)고 밝혔지만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정책을 ‘자세히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전혀 모르거나(55.1%) 알고는 있지만 자세히 모르는 것(41.2%)으로 나타났다. 개별 지원정책도 인지도가 낮기는 마찬가지였다. 청년창업 지원정책을 ‘자세히 알고 있다’와 ‘알고 있지만 자세히 모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보험료의 카드 납부 확대는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 편의가 제고되는 효과는 거의 없는 반면 보험사와 카드사는 적지 않은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현재 매월 납부하는 월납 보험료는 2회차부터 84.7%가 계좌에서 자동이체된다. 카드 납부는 3.5%다. 나머지는 은행에 직접 내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와 설계사 및 대리점 직접 납부다. 보험료의 카드 납부를 늘리겠다는 것은 사실상 자동이체 비율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보험료가 자동으로 나간다는 점에서 소비자 편의성은 자동이체나 카드 납부나 동일하다. 계좌에 잔액이 부족할 수 있어 카드가 더 편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료는 잔액이 부족하면 휴대폰이나 이메일 등으로 4~5차례 안내문자가 발송되고 조금 늦게 내도 불이익이 전혀 없다. 게다가 월납 보험료는 대개 5만원 미만이다. 잔액 부족이 걱정된다면 통상 수십만원은 되는 카드 대금이지
헨리 키신저의 말을 빌리면,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뒤집으면, 에너지가 없으면 지배당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각국은 에너지 패권까지는 아니어도 에너지 주권을 위해 분투한다. 에너지가 없으면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다. 석유나 전기가 끊기면 국가의 생명도 끊긴다.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이나 전방위적 자원확보는 에너지 패권 경쟁의 일환이자 생존의 방편이다. 석탄과 석유 위주에서 LNG,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으로 다변화를 꾀한 것도 이 연장선에 있다. 중국과 한국이 다른 것은 원자력발전에 관한 스탠스다. ‘탈원전’인 한국과 달리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동안 원전건설을 멈췄던 중국은 오히려 ‘원전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제13차 5개년 경제사회개발계획(2016~2020년)에서 2020년 원전 발전용량을 8800만㎾로 늘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원전대국을 지향한다. 2030년엔 세계 1위가 목표다. 중국은 지난 2월 최대 원전 운영사 중국핵공업집단(CNNC)과
“솔직히 무섭다. 그리고 두렵다.” 6·13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여권의 속내다. ‘압승’인데 편치 않다. 책임감이나 부담감 정도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빌리면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다. 여권 인사들의 얼굴도 마냥 밝지 않다. “두렵다”는 말을 몇 번씩 되풀이한다. 겸양이 아닌 게 느껴진다. 진짜 무서운 거다. 1년 전과 사뭇 다른 기류다. 촛불 정국과 대선을 거치면서 민주당과 문재인 캠프가 두려움을 말하긴 했다. 하지만 약간의 초조함과 염려를 과하게 표현한 정도였다. ‘적폐 청산 vs 통합’의 대립이 존재하는 듯 했지만 실제론 청산 노선이 압도적이었다. 속도 조절, 방향 재설정 등 내부적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캠프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통합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여론조사 등을 해보면 적폐 청산이 80~90%다. 압도적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다.” 기조는 그렇게 유지됐다. 적폐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