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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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9일 저녁 8시경, 커다란 운석 하나가 경남 진주 상공에서 쪼개져 떨어졌다. 약 420g, 4kg, 10kg, 20kg 무게의 운석 4개가 발견됐다. 겉으로 볼 땐 그저 일반 돌덩이에 불과한 이 물체가 운석이라고 판명되는 데는 우리나라에서 1대 밖에 없는 고가의 최첨단 연구장비가 동원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세계서 가장 진귀한 연구장비 집결=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오창센터. 이곳엔 물 분자, 인간의 혈관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3T휴먼자기공명영상’, 모세혈관과 실핏줄 속까지 들여다보는 ‘7T휴먼MRI’, 그리고 운석은 물론 지구 나이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고분해능 이차이온 질량분석기’ 등 각종 첨단 분석 장비가 즐비했다. 진주 운석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장비가 바로 ‘고분해능 이차이온질량분석기‘(모델명: HR-SIMS)다. 이기욱 KBSI 박사는 “운석이 어떤 성분으로 돼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27일 코로나19 사태 후 초등학생들의 첫 등교길에는 '교통 경찰'이 함께 했다. 아이들과 학부모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인 교통사고 예방 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다. 부모 손을 잡고 있다가도 금세 뛰어가는 이날 아침 아이들의 모습은 교통안전활동의 필요성을 대신 설명해줬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초등학교 등교가 시작되는 27일 부터 교통사고 우려가 있는 초등학교 인근에서 단속 등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경찰서가 이날 오전 8시~9시20분까지 정덕초등학교 스쿨존에서 진행한 교통안전, 사고 예방 활동에 동행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학년별 등교일이 달라 이날 정덕초에는 1·2학년생 250명이 등교했다. 학교 인근 과속·신호위반·불법주차 차량은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다. 아이들도 뭉치면 쉽게 산만해지는 탓에 어른보다 사고 위험도가 높다. 경찰 활동은 오랫동안 학교 앞 아이들을 보지 않고 출퇴근을 하던 운전자들의 경각심도 높여줄 수 있다. 김용욱 성북경
26일 오전 7시43분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 급행열차가 점점 다가오자 맘이 급해진 시민들이 뛰기 시작했다. 개찰구 앞엔 역무원이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잠시 뒤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이 분주히 걸으며 다가왔다. 역무원은 다가가 "마스크를 안 쓰시면 출입이 제한됩니다"라고 정중히 말했다. 승객이 "마스크를 안 가져왔다"며 호소했지만, 결국 탑승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된 첫 출근길, 대부분 시민들이 잘 지키는 모습이라 큰 혼란은 없었다. '코로나19 방역 강국'다운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다만 마스크를 여전히 안 쓰는 승객에 대한 제재는 쉽지 않아보였다. 버스에선 기사 재량으로 사실상 막기 어려워보였고, 실제 안 쓰고 타는 이가 종종 보이기도 했다. 또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등 제대로 안 쓰거나, 탑승한 뒤 벗는 등에 대한 문제가 있어 보였다. ━마스크 안 쓴 시민, 100명 중 2명꼴…"못 타게 한다고 해서"━ 우선 마스크를 안
25일 오후 4시쯤 서울 시내 한 영어학원 앞.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엄마·아빠와 만났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꼭꼭 착용한 상태였다. 잠시 뒤 한 외국인 강사가 나와 아이들과 인사를 한 뒤 목을 축였다. 그는 물을 잠깐 마신 뒤 바로 마스크를 다시 썼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떠난 뒤, 또 다른 아이들이 학원으로 들어갔다. 몇몇은 부모가 직접 데리고 오고, 또 다른 몇몇은 학원 버스를 타고 왔다. 아이를 학원에 들여보낸 뒤 종종 걸음을 옮기던 A씨는 "학원 보내는 게 사실 불안하긴 하지만, 집에 있으니 너무 풀어지는 것 같아 보내고 있다"며 "이제 거의 다 나오는 분위기"라고 했다. 강서구 미술학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학원가는 긴장한 표정이 더 역력했다. 기존에도 발열을 체크하고, 마스크를 안 쓰면 돌려보냈지만 더 신경쓰겠단 곳들이 많았다. 학부모들 역시 불안한 기색이었다. 학원에 보내는 게 불안하긴 하지만, 교육을 더 늦출 수 없어 불가피하게 선택했단
"우리는 단순히 태양광 사업으로 에너지를 줄이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에너지 교육을 통해 에너지절약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 합니다. 스스로가 이런 책임감을 갖고 하는 실천행동 하나하나가 에너지를 아끼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탈원전·에너지절약·신재생 에너지로 전환을 목표로 주민운동을 이끄는 김소영 에너지자립마을 대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에 충격을 받으면서 탈원전을 통한 에너지자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걸 계기로 동작구 상도3, 4동을 중심으로 운동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성대시장 입구에서부터 이어진 언덕배기를 길을 따로 300여미터 오르자 20평 남짓에 좁은 공간에는 '에너지 슈퍼마켙'이라는 낯선 간판이 있었다. 에너지자립마을 활동가들의 근거지였다. 그 곳에서 만난 김 대표는 에너지자립이 왜 필요한 지를 강조했다. 상도3, 4동의 에너지자립마을 운동을 10년 가량 이끌어 온 노력도 엿보였다. 2012년부터 서울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중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전인대 개막식이 열린 지난 22일 저녁 무작정 '인민대회당'을 향했다. 하루종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발표한 업무보고를 기사로 정리했지만 양회의 열기를 직접 느끼고 싶었다. 예전 같으면 외신기자들도 인민대회당 만인대례당(萬人大禮堂) 3층 기자석에서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을 테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만 해도 3000여명의 취재진이 모였지만 올해는 50~60명의 내외신 기자들에게 취재가 허용됐을 뿐이다. 저녁 7시 쯤 톈안먼(天安門) 인근 왕푸징(王府井)에 내려 베이징의 중심인 창안지에(長安街)를 따라 걷기로 했다. 왕푸징까지는 아무런 검문도 없었다. 톈안먼쪽으로 걸어가니 창안지에 양쪽으로 즐비한 호텔과 건물에는 양회를 축하하는 듯 빨간색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붉은 깃발은 혁명을 상징한다. 톈안먼 쪽을 발걸음을 옮기니 베이징을 대표하는 최고급 호
18일 오후 1시27분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에 있는 상중리상촌. 100번 버스서 내리니 정류장 이름이 그랬다. 날씨는 화창한 편이었고, 푸른 산자락 사이로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 몇몇은 정류장 인근에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여기서 걸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에갈 참이었다, 정의기억연대가 마련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쉼터다. 버스정류장을 떠나 걷기 시작하니, 차도 옆으로 좁다란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쭉 따라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틀어 들어갔다. 차도만 남았고, 오르막길은 계속됐다. 안성 쉼터에 도착하니 오후 1시35분쯤. 버스정류장에선 성인 남성 걸음으로 8분 정도 소요됐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기자로 추정되는 이들만 분주히 집 주위를 돌아다녔다. 쉼터에 대해 궁금한 건 단 한 가지였다. 집값이 얼마고, 그런 게 아녔다. 이 곳은 할머니들에게 문턱이 낮은 곳이었을지, 그래서 언제든 편히 찾아갈 수 있는 곳이었을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것도
13일 오전 고려대 캠퍼스가 있는 서울 성북구 지하철 안암역 출구 앞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면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를 찾은 20대들로 붐볐다. 여전히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강의도 있는 탓에 평소보단 학생 수가 줄었다. 하지만 대면수업으로 전환한 강의를 듣기 위해 단과대 건물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꾸준했다. 고려대는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부터 대면수업을 강행했다. 이에 재학생·졸업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파스' 등에선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가 학생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면수업에 나섰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일대를 찾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20대이고 이들에 대한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면수업을 예정대로 시작한 데 따른 반발이다. ━"최소한의 방역으로 안전할까…곳곳서 마스크 미착용·밀접접촉"━ 고려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학내에 필요한 조치들을 했지만 실제 캠퍼스 상황은 언제든
휴지·밴드·생리대·콘돔·사탕·물티슈·보건용마스크·껌…. 덴탈마스크 구매 버튼은 없었다. 13일 서울시청역사에 있는 유일한 자판기엔 일상 생활에 필요한 일회용품·간식·KF94 등급 보건용 마스크 등 17가지 판매 상품이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혼잡 지하철의 마스크 착용 의무제를 시작한 이날까지도 덴탈마스크는 자판기 상품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마스크 미소지자를 위해 전 역사의 자판기(448개소) 통합판매점(118개소) 편의점(157개소) 등에서 덴탈마스크를 시중가에 구매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보급은 더딘 것. 덴탈마스크는 치과와 같은 병원에서 의사가 쓰는 1회용 수술용 마스크다. KF94보다 얇고 통풍이 잘 된다. 이에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현재 보건용마스크 대체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도 날이 여름엔 보건용 마스크 대신 덴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본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한 오픈마켓에선 국산 덴탈마스크 50매짜리 1
"샤넬 백 가격 오르기 전 '마지막 찬스' 잖아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의 가격 인상 하루 전인 13일 오전 8시쯤. 서울의 '쇼핑 메카' 명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앞에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입구부터 건물을 둘러싸고 100m 이상 긴 줄이 늘어선 것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아예 돗자리까지 깔고 오전 10시 30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이른 새벽부터 앞 자리 선점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다른 주요 백화점 상황도 비슷했다. 오전 시간부터 최후의 '오픈 런'을 위해 고객들이 집결했다. '샤넬 오픈 런(OPEN RUN)'이란 백화점이 개장하자마자 샤넬 매장으로 뛰어가 줄을 서는 현상을 말한다. 샤넬 본사가 위치한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 지역의 샤넬 가격이 현지시간으로 11일 인상됐다. 샤넬19백, 보이백, 클래식 플랩백과 WOC백(장지갑에 체인을 달아 핸드백처럼 만든 가방)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최소 4%에서 최대 25%까지 뛰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후문엔 40여명의 인파가 운동화를 신고 집결했다. 10시 30분 백화점 개장을 알리는 '딩~동~댕~' 벨이 울렸다. 굳게 닫혀있던 철제 셔터가 다 올라가기도 전, 1미터도 채 열리지 않은 철장 아래로 사람들이 개구멍 들어가듯 허리를 굽혀 진입한 뒤 뛰기 시작했다. 백화점 개장 시간에 맞춰 명품 매장으로 뛰는, 명품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오픈 런(OPEN RUN)'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뛰지 마세요! 앞에서 뛰면 다 같이 뛰어야 하잖아요!" 길게 늘어선 줄 뒤에서 누군가 외쳤지만 철장을 넘어 매장으로 진입한 사람들의 뜀박질은 이미 멈출 수 없었다. 다같이 달려간 곳은 바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 매장이다. ◇"가격 오른다고?" 샤넬 향한 '우사인 볼트급' 질주=오는 14일 샤넬이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명품관이 있는 백화점들은 개장 시간마다 대규모 '오픈 런'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주민께 친절봉사'. '인사 철저히'. '순찰 강화'. 11일 오후,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텅 빈 경비 초소 안엔 전날 숨진 경비원 A씨가 남긴 '경비일지'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거기엔 이렇게 또박또박 쓰여진 글씨가 종이 한 장에 빼곡했다. 가로등을 언제 켜고 껐는지, 순찰은 언제 돌았는지. 그날따라 그는 유독 '대청소'를 많이 한 모양이었다. 텃밭, 운동기구, 주차장, 화단, 담장, 경비실 주변까지 다 청소했다고 적혀 있었다. 3일 남긴 그 기록을 마지막으로, 그의 가지런한 경비일지를 더는 볼 수 없었다. 이후 10일까지, 근무자 성명에 A씨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달 입주민에게 이중주차 문제 등을 이유로 폭행을 당한 뒤 병원을 오가다,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황망한 죽음이었다. ━좁다란 경비초소…뉘일 공간도 마땅찮아━ A씨가 근무했던 허름한 경비초소 내부를 살펴봤다. 한편에 작은 간이 침대가 놓여 있었다. 이를 펴니, 내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