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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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구름에 가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던 지난해 12월 19일. 제주도 오름들 사이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한국중부발전 상명풍력발전소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제주도 '삼다'(三多) 가운데 하나인 '바람'이 만든 광경이었다. 이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전력 중 일부는 올해 완전히 깨끗한 '그린 수소'를 만드는 에너지원이 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넥쏘'가 한 대도 없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그린 수소'가 국책과제 실증사업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다. '그린 수소 산유국'이 되려는 한국의 청사진과 맥을 같이 하는 '풍력에너지 미활용전력을 이용한 500kW급 하이브리드 수소 변환·발전 시스템' 사업은 지난해 1월에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보다 한발 앞선 2017년 12월에 시작됐다. 시작은 신재생에너지 특화 전력변환장치를 개발하는 중소기업 '지필로스'의 박가우 대표였다. 박 대표는 "몇 년 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알아보러 유럽을 방문했다가 재생에너지를 수
중국 수도 베이징시 중관춘(中關村·과학기술단지) 창업거리(이노웨이)의 '3W 카페'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옆 벽면에는 이곳에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촹커(創客·창업자)의 사진이 붙어 있다. 마치 빈자리의 주인공은 당신이라고 얘기하는 듯하다. 이 계단을 오르내렸을 많은 창업자들이 언젠간 이곳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이다. 3W 카페는 리커창 총리가 2015년 방문 "여기가 중국 창업의 중심"이라고 선언하면서 이곳은 중국 창업 심장이자 스타트업의 메카로 일거에 발돋움했다. 지난해 26일 중관춘 창업거리에 있는 3W 카페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젊은 창업가들로 가득했다. 총 3개층으로 1층은 일반카페다. 2층은 공유오피스 형태로 창업자와 투자가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3층은 예비 창업자들이 일하는 공간이다. 3W는 WWW를 줄인 의미로 예비창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플랫폼이다. 이곳엔 리 총리가 다녀간 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왠지 무거운 분위기의
◇반도체 라인 뺨치는 청정 수준…매일 200개 이상 특성 분석=서울에서 3시간 넘게 내달려 도착한 충북 청주시 오창읍 소재 생명연 오창분원 실험동물자원센터. 국내 생물자원의 보고라는 간판답게 사육장엔 2500여종, 약 1만5000여 마리의 쥐가 살고 있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고압 대인 소독실을 통과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센터 관계자는 “쥐는 연구자가 손에 바른 화장품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무균실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오염 관리가 반도체 생산라인 못지 않았다. 쥐의 집인 케이지엔 긴 호수가 각각 연결돼 있다. 일종의 공기 청정기이다. 0.2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한 필터가 달려 초미세 먼지를 걸러 주입한다. 케이지는 2~3일에 한 번 갈아줄 정도로 높은 청정도를 유지한다. 쥐 사료도 120℃로 작동하는 고압증기 멸균기를 통과해야 반입 가능하다. 관계자는 “동물실험 결과의 신뢰성·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육환경과 실험공간의 멸균·청정상태
남호주(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도 애들레이드에는 청명한 하늘 아래 강렬한 햇살이 쏟아졌다. 건조하고 강한 남풍이 계속해서 불어왔다. 기자를 맞은 오웬 샤프 남호주정부 핵심산업 개발담당관은 "남극 방향에서 부는 바람인데, 일년 내내 불어온다"고 말했다. '여름의 크리스마스' 직전인 지난달 19일 남호주를 찾았다. 남호주는 IEA(국제에너지기구)가 2018년 신재생에너지 순위에서 호주 연방에서 빼내 별도 평가할 정도로 신재생에너지 메카다. 이 조사에서 전체 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덴마크(62%)에 이어 47%로 2위에 올랐다. 한국은 2%로 조사 대상 중 꼴찌였다. 남호주의 최대 자원은 태양광과 남극풍이다. 전 국토가 태양광 발전 최적지인 호주에서도 특히 남호주는 풍력 효율까지 가장 높다. 샤프 담당관은 "2001년까지만 해도 발전 대부분을 가스·석탄에 의지했지만 지금은 석탄을 완전 퇴출시켰다"며 "2025년에는 가스도 25% 미만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뜻밖의
"아 음식이 급해서 그런 거예요." 26일 오후 3시3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북문 사거리. '불법 오토바이 암행 단속'을 나온 경찰이 단속을 개시한 지 3분만에 첫 불법 운전자가 잡혔다. 운전자 조끼와 오토바이에는 배달 대행업체 로고가 붙어 있었다. 아파트 상가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고 10m(미터) 이상 인도로 주행하다 걸린 운전자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경찰관은 인도 주행은 불법이라고 설명한 뒤 벌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단속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오토바이 앞뒤로 학원을 향하는 초등학생들이 지나갔다. 배달 오토바이는 교통경찰이 특별히 단속과 교육에 힘쓰는 '요주의 대상'이다.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오토바이 사망자 196명 중 배달 종사자는 56명으로 25.8%였다. 최근 1인 가구 확산과 배달 문화 발달로 업계는 성장하고 있지만 '안전 의식'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날 2시간동안 진행한 단속에서도 대부분 배달업 종사자가 적발됐다. 오후 3시40분쯤 중
"수요가 전혀 없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24일 찾은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일대는 크리스마스 전야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길에서 마주친 주민들의 표정에는 피로감이 묻어났다. 집회·시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진저리난다'는 식의 날카로운 반응이 돌아왔다. 경북궁 서쪽이어서 서촌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젠트리피케이션(낙후 도심 활성화에 따른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원주민 이탈)의 영향도 있지만 장기화된 도로점거 시위로 인해 폐점이 늘어나면서 임대매물이 쏟아지는데도 들어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올해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연일 이어지는 집회·시위에 참다못한 인근 맹학교 학부모들까지 들고 일어났다. 22년 경력의 공인중개사 정모씨는 "부처 세종시 이전으로 상권이 죽고 유동인구가 빠져나갔는데 집회도 잦다 보니 전반적으로 침체가 됐다"며 "내놓는 매물은 느는데 한 달에 1~2건 거래가 없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2012년 국무조정실을 시작으로 올해
"매수 문의만 끊겼어요. 매매호가 변화는 없고, 급하게 팔려는 분위기도 아닙니다."(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래대팰)' 인근 A공인중개소) "물건도 없고 조용합니다. 급매물도 나오지 않습니다."(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인근 B공인중개소) 정부가 강력한 규제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조용하다. 이번 대책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강남·마용성(마포·용산·성동) 부동산시장은 거래만 끊겼을 뿐 매매가격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다 전셋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후 이틀 지난 18일 찾은 강남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주변 공인중개소엔 손님 없이 3명의 직원들만 앉아 있었다. '개점 휴업' 상태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도를 문의하는 집주인들은 거의 없다"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졌지만, '현금 부자'들이라서 그런지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면서까지 집을 팔려고 하지 않
"저 아래 검은색 용기 두개가 보이시죠? 용기 안에 대기 압력의 1000배인 1000바(bar)로 압력을 높인 물이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찾은 강원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안센터)'. '안전주의' 문구가 쓰여진 육중한 건물 문을 열고 들어가 지하 1m 아래를 내려다보자 덩그러니 놓인 검은색 원통형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철썩철썩' 바닷가에서 들릴 만한 규칙적인 파도 소리가 끊임 없이 귀를 때렸다. 가압펌프가 물의 압력을 순간적으로 끌어올리는 소리다. 펌프에서 뿜어져 나온 고압의 물은 검은색 탄소섬유로 단단히 감긴 '타입4(TYPE4)' 수소 저장용기(연료탱크)에 채워지고 있었다. 수소 대신 물을 채웠다 빼는 과정을 약 5만회 반복하는 내구성 시험 과정이다. 수소 저장용기에 700~1000바의 고압 수소가스를 반복해 충전하더라도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수소는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일반 대기 중보다 압력을 높여
#현대·기아차가 올해 3월 150억원을 투자해 만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디자인 품평장. 널찍하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준비된 VR 기기 및 가방 형태의 장비를 착용했다. 그 순간 눈앞의 공간은 사라지고 노을이 지는 산맥 사이에 선 현대차의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이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VR을 활용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가동하며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했다. 수십 명의 디자이너가 가상의 공간에 모여 차량 디자인을 점검하고, 버튼 하나만으로 차량 엔진부터 완성된 모양까지 볼 수 있게 됐다. VR 쓴 정의선, 자동차 디자인·조립과정 지켜봤다 이 같은 과정은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 방문을 통해 공개됐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중 VR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취재진에 처음 선보였다. ━정의선이 '이걸' 쓰고 차량 디자인을 점검했다━150억원이 투자된 세계 최대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93km, 차로 2시간 남짓 달려 닌빈성 닌빈시에 위치한 엠씨넥스 공장을 찾았다. 3공장을 포함해 전체 면적 12만3714㎡의 대규모 생산시설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전자기업 중 삼성·LG에 이은 세 번째 수준이다. 여기에 고용된 인원은 약 6500명. 닌빈시 수출의 48%, 지역 총생산량의 24%를 차지한다. 닌빈시는 베트남 10대 도시 중 하나로 지난해 병환으로 사망한 쩐다이꽝 국가주석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우리에게는 박항서 감독에게 1급 노동훈장을 수여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쩐 주석은 닌빈시장 시절 엠씨넥스의 닌빈 안착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에서는 이튿날 열리는 3공장 준공식 행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야외에 마련된 행사장에는 엠씨넥스 소개 영상과 함께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고 아오자이를 입은 직원들이 일행을 맞았다. 저녁 6시 가까운 시간에도 생산시설은 꾸준히 돌아갔다. 벽면에는 '단 한 개의 불량도 허용하지 않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부탁으로 사들인 '못난이 감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강원도 농가서 버려지던 상품이었다. 이마트가 못난이 감자 30톤(t)을 매입했고, 900g에 780원이란 착한 가격에 팔겠다고 나섰다. 13일 오전부터 전국 이마트 매장(일부는 판매 안 함)서 판매를 시작했다. 좋은 취지에 공감한 소비자들은 "못난이 감자를 사러 가겠다"고 했었다. 실제로 매장 분위기는 어떤지, 이날 이마트 매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못생기긴 못생겼네" … "이 가격 맞냐" 확인하기도━13일 오전 신세계 이마트 마포점을 찾았다. 매장 내엔 '이번주 방송에 나온 강원도 감자'라는 포스터가 눈에 잘 띄는 곳에 부착돼 있었다. 그리고 화제의 주인공인 '못난이 감자'가 있었다. 가격은 한 봉지 900g에 780원, 파격적이었다. 100g에 86원에 불과한 가격. 마트 측은 전날 SBS '맛남의 광장' 방송에서 소개된 감자치즈볼 레시피를 영상으로 틀어놓고, 마트 내
지난 11일 낮 중국 베이징 중심부 외교부 서문 앞이 각국에서 온 외신기자들로 북적댔다. 이날 외교부는 40여명의 외신기자들에게 지난 9월말 문을 연 다싱(大興)공항의 운영 현황을 알리는 자리를 가졌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외신에 공개해도 될 만큼 공항운영이 자리를 잡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방문지는 베이징 남쪽에 차오차오(草橋)역. 이곳에는 다싱 공항으로가는 공항철도가 있다. 이곳에서는 우리 도심공항터미널처럼 탑승수속도 하고 수화물도 맡길 수 있다. 탑승권과 가벼운 짐만 들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장점이 있다. 다싱공항은 베이징 톈안먼에서 남쪽으로 46㎞ 떨어져 있다. 도심에 거주하는 이들이 이용하기 쉽지 않은 거리다. 베이징MTR 관계자는 "공항철도를 통해 다싱공항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1인당 35위안(약 6000원)이면 19분 만에 다싱 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항철도는 말 그대로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이 관계자는 "터널이 있는 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