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수소'가 그린 청정미래]중부발전 '상명풍력발전소' 미활용전력을 활용할 수소변환 시스템 추진 현장 가보니

해가 구름에 가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던 지난해 12월 19일. 제주도 오름들 사이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한국중부발전 상명풍력발전소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제주도 '삼다'(三多) 가운데 하나인 '바람'이 만든 광경이었다.
이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전력 중 일부는 올해 완전히 깨끗한 '그린 수소'를 만드는 에너지원이 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넥쏘'가 한 대도 없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그린 수소'가 국책과제 실증사업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다.
'그린 수소 산유국'이 되려는 한국의 청사진과 맥을 같이 하는 '풍력에너지 미활용전력을 이용한 500kW급 하이브리드 수소 변환·발전 시스템' 사업은 지난해 1월에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보다 한발 앞선 2017년 12월에 시작됐다.
시작은 신재생에너지 특화 전력변환장치를 개발하는 중소기업 '지필로스'의 박가우 대표였다. 박 대표는 "몇 년 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알아보러 유럽을 방문했다가 재생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것의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사업 골자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로 만드는 'P2G'(Power to Gas)였다. 박 대표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수소로 받으면 활용성이 커질 것이라는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만든 제안서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연구개발과제로 선정됐다. 이후 △한국중부발전 △수소에너젠 △두진 △아크로랩스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대 △창원대 등 8개 기관이 추가로 참여한 과제가 돼 2017년 12월 첫 발을 뗐다.
과제를 구현할 장소가 제주도로 선정된 이유가 있다. 단순히 제주도가 바람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해마다 제주도에 늘어난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설비 때문이었다.
일정 날씨, 시간대에 전력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발전기의 활동을 멈춰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활용전력이 발생했다.

같은 날 방문한 한국전력거래소 제주지사 측은 공장이 없어 가정용 전력이 주요 수요인 제주의 경우 미활용전력이 큰 고민거리고 설명했다. '그린 수소' 생산이 추진되는 상명풍력발전소의 경우 2018년 송전 제한 손실이 약 87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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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사업 추진팀은 제주도 내 미활용전력을 노렸다. 사실상 버려지는 전력을 수소로 만들어 저장하고, 이를 다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사업팀은 먼저 500㎾ 규모의 시스템을 상명풍력발전소에 세우기로 했다. 이는 하루 10시간씩 수소를 생산할 경우 하루 수소전기차 9대(한 대당 5㎏)를, 1년에는 342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이 방식의 '그린 수소' 생산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나중에는 제주도 수소충전소 설치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충전소가 설치되면 제주도에서도 '넥쏘' 같은 수소전기차가 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팀에 따르면 제주도 풍력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는 오는 3월 시험생산을 거쳐 4월이면 실제 운영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이 성공할 경우 제주도 내 수소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전국 재생에너지를 '그린 수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게 박 대표의 구상이다.
박 대표는 "한국의 '그린 수소'는 시작이 늦었지만 현재 가진 기술로 충분히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며 "안전성도 국내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센서 및 원격 조작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대표는 "수소사회는 다양한 업체들이 융복합을 하면서 뛰면 가능하다고 본다"며 "국회에서 수소 관련 법 통과 및 인력 양성도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