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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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중앙형사법원을 중심으로 수백개의 로펌이 들어선 플리트 플레이스. 영국 법조계의 중심가인 이곳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의 유럽디자인연구소엔 '트렌드랩'이라는 특수조직이 있다. 이곳에선 패션을 비롯해 인류·건축·경영학을 망라한 전문가가 미래 생활상과 행동양식을 연구한다. IT 가전회사와 인류의 미래생활 연구라니…. 다소 느닷없는 교집합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3일(현지시각) 디자인연구소라는 간판 아래 모인 40여명의 글로벌 별종들을 만났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칸막이 없는 책상 너머 한 켠에 놓인 3D 프린터 2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작동을 멈추는 날이 드물다고 한다.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히는 iF 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은 게이밍 PC 오디세이의 견본품이 만들어진 게 이 프린터다. 이 PC는 기존 게이밍 PC와 다르게 곡선을 이용해 약간 틀어진 6각형의 헥사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3일 오전 삼성 주요 계열사의 취업상담 부스가 마련된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2층 취업광장. 이른 시간인데도 자기소개서로 보이는 서류를 들고 삼성전자 부스로 향하는 수백명의 취업준비생들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엿보였다. 삼성 대졸 신입사원 공채(3급) 시작을 이틀 앞둔 이곳은 삼성전자 DS부문과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등의 계열사가 부스를 차리고 취업 상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삼성은 이날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대와 성균관대, 경북대, 충남대 등 전국 11개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실시했다. 지난해 연세대에서만 8개 부스에 250여명이 채용 설명회에 참석한 것을 미뤄볼 때 올해 전국 11개 대학에서 수천명이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0.5%로 치솟은 탓에 부스마다 졸업반부터 기졸업자까지 한꺼번에 몰렸다.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회사를 다니다가 최근 사표를 내고 취업설명회를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메모리사업부 부스에
"줄서서 이름, 전화번호만 적어주세요.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28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 아우디공식인증중고차(AAP) 전시장에 수십명의 고객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부터 아우디코리아가 콤팩트 가솔린 세단인 2018년식 '아우디 A3 40 TFSI'를 전국 8개 AAP 전시장을 통해 할인 판매키로 하면서다. 전날 대대적으로 자료를 내고 공식 발표까지 해 인파가 대규모로 몰린 것. 고객들은 마치 'A3 로또' 당첨을 기다리듯 줄을 서서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리스·할부·현금 구매 방식으로 판매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정작 '핵심'인 가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실제 A3 전시 차량도 없었지만 일단 묻지마 신청을 했다. 단, 예약금은 받지 않았다. 영업사원들은 "아우디코리아에서 통보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우리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한 고객은 "월차까지 내서 찾아왔는데 판매 당일까지 정해진 게
#. "UNDP(유엔개발계획)가 선정한 수소 경제 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달 18일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서북쪽으로 약 3시간 차로 달려 장쑤성 루가오시(市)로 들어서자 큼지막한 안내판이 반겼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시로 불리지만, 우리로 치면 구(區) 정도의 소도시다. 그럼에도 중국의 대표 수소전기차 전진 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원래 루가오시는 면직(綿織)·육가공 등 전통산업을 주로 영위해왔다. 그러나 이제 빙(Bing)에너지 등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관련 기업들과 완성차 공장이 들어선 대규모 수소 클러스터가 형성돼 가고 있다. 마진화 루가오시 당공위 부서기는 "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 새 먹거리를 고민했었다"며 "중앙 정부에서 지원하는 신에너지차, 그중에서도 수소전기차 산업을 적극 공략하기로 하고 꾸준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아직 도시 외곽 공업단지 분위기도 나지만, 중국 수소 경제 변화의 시작점이 되겠다는 의지가 역력하
#'위이잉' 바람 소리를 낸 우편배달용 드론이 하늘 위로 떠올랐다. 성인 한 품 보다 큰 크기의 드론은 5㎏ 짜리 우편물 박스를 싣고 수초만에 점처럼 작아졌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드론의 위치와 상태는 아래층에 있는 모니터링 화면으로 생중계됐다. 서울에서 3시간 가량 차를 타고 도착한 강원도 영월우체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산간지역 드론 우편물 배송 시범운영을 진행하는 곳이다. 오후 1시쯤 진행하려고 했던 드론 비행은 갑작스런 소나기로 잠시 지연됐다.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완성된 수준이 아닌 만큼 악천후나 강한 바람에 취약한 부분이 있어서다. 비가 멈추고 난 후 이곳 옥상에서 해발 780m인 영월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천문대까지 우편배달용 드론이 출발했다. 산꼭대기까지 2.3㎞를 날아가는데 약 8분이 소요됐다. 평균 속도는 시속 18㎞다. 드론은 미리 입력해둔 좌표를 따라 별도 조작없이 목적지까지 비행했다. 돌아올 땐 안전문제로 조금 더 천천히 날아
지난 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남쪽으로 1시간여를 날아 도착한 칼마르주 오스카르스함. 인구 2만6000여명의 작은 항구도시인 오스카르스함은 스웨덴 원자력발전 산업의 중심지이다. 스웨덴 4개 원전사업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사용후핵연료·방사성폐기물 전담관리기관인 SKB의 주요 시설이 모두 모여있기 때문이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오스카르스함 원자력발전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금속 재질의 허리띠까지 풀어놓는 등 까다로운 출입절차를 거쳐 원전 내부로 이동하자 하얀색 사각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SKB가 운영 중인 사용후핵연료 집중중간저장시설(CLAB)이었다. 탈의실로 이동해 종아리를 길게 덮는 우비 형태의 파란색 방호복을 입고 안전화를 신었다. 노란색 안전모를 쓰고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하기 위한 자동선량계(ADR)를 지급 받자 출입허가나 나왔다. 사용후핵연료 인수시설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를 집게로 잡아 옮기는 거대한 크레인이 눈에 들어왔다. 스웨덴은 각 원전에서 연소하고 나온
"DNA 검사, 최첨단 장비를 사용한 영상 검사, 신체연령 진단 등의 전문 프로그램을 포함하면 하루 건강검진에 500만 원을 받습니다. 제일 비싼 것은 800만 원까지 갑니다. 전체 평균 가격도 1111위안(약 18만5000원), 올해는 1350위안(약 22만5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현지 다른 건강검진센터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지만 고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7월 중국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인구 1억명의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의 시내 중심가에 한국계 건강검진센터가 성 최초로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도 최첨단 기기와 최고급서비스에 속하는 고급화 전략을 채택한 이 센터는 현지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왔다. 개점한 이듬해인 지난해 손익 분기점을 돌파했고, 1만500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올해는 2만5000명을 목표로 한다. 이 센터와 같은 건물에 지난 20일 한중합작 성형병원인 중평JK가 브랜드 발표와 함께 영업에 들어갔다. 이곳에 문을 연 첫 외국계 성형병원이다. 세계
지난 6일 프랑스 파리에서 버스를 타고 서쪽으로 약 260㎞를 달려 도착한 그랑테스트 레지옹(region) 뫼즈 데파르트망(departement)의 뷰흐(Bure). 드넓게 펼쳐진 해바라기밭에 둘러싸인 인구 90여명의 한적한 시골 마을 한편으로 회색빛 사각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프랑스 방사성폐기물관리전담기관(ANDRA)이 운영 중인 사용후핵연료 심지층처분 지하연구시설(URL)이다. 사고시 한 눈에 발견할 수 있는 형광색 안전복과 안전모, 안전화를 갖춰 입은 후 비상사태에 대비한 산소호흡기와 개인용 위치추적지(GPS)까지 지급 받고 지하로 향하는 비좁은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쿵쿵하는 굉음과 함께 철문이 닫히자 엘리베이터가 1초에 2m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4분여를 지나 도착한 곳은 심도 490m의 URL 지하터널의 한가운데였다. 문을 열고 내리자 폭·높이 4.5m의 거대한 콘크리트 터널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환기시설이 가동 중이었지만 곳곳에서 실험으로 발생되는 먼지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가 시작되면 이 녀석의 진가가 발휘될 겁니다." 이달 5일(현지시각) 중국 저장성 닝보 메이산항에서 출항해 부산으로 가는 현대상선의 신조선박 'HMM 블레싱(HMM BLESSING)'호의 함교에서 만난 이희교 선장은 활짝 웃으며 기자를 반겼다. 이 선장은 "현재는 선박의 배출가스 황산화물 비율을 3.5%로 규제하고 있지만 2022년부터는 전 세계 모든 항만에서 0.5%로 7배나 강화된다"며 "이러한 강력한 규제는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은 현대상선 입장에서 보면 친환경 선박으로의 빠른 전환을 할 수 있어 경쟁자를 제칠 수 있는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말했다. 기자가 중국 닝보에서 부산항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승선 취재한 블레싱호는 길이 20피트(약6m)짜리 컨테이너를 최대 1만1000개(1만1000TEU)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이다. 총 길이 330m, 함교 높이 61.8m에 달한다. 여의도 63빌딩의 높이가 274m에 불과하다는
전국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28일.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를 찾았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왕궁인 ‘월성(月城)’의 이름을 사용하는 이곳에는 단 4기 뿐인 중수로(냉각재로 중수를 사용하는 원자로) 원전인 월성 1·2·3·4호기가 자리 잡고 있다. 월성 2호기 원자로건물에 붙어 있는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수조)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핵심시설인 방사선관리구역이라 사전출입허가를 받았는데도 30분 이상의 까다로운 출입절차가 진행됐다. 이어 40분간의 별도 방호교육을 통해 혹시 모를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한 주의사항 등을 숙지했다. 교육을 마치자 법적선량계(TLD)와 보조선량계(ADR)가 지급됐다. 원전 내 방사선관리구역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이 2가지 장비를 직접 몸에 소지해야 한다. 분실할 경우 상시출입 직원이라도 드나들 수 없다. 출입통제기에 TLD와 ADR을 인식하자 곧 출입문이 열렸다.
전라남도 순천 시내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현대제철 순천공장. 율촌산업단지 초입에 위치한 순천공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첫 냉연공장으로 1999년에 완공됐다. "순천공장은 한국 자동차용 강판의 산실과 같은 곳"이라고 문진철 현대제철 냉연조업지원팀장은 힘주어 말했다. 지난달 29일 기자가 찾은 3CGL(아연도금라인) 설비는 지난 3월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공장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압연을 마치고 줄지어 쌓여있는 냉연코일이다. 감겨 있던 냉연 코일들은 먼저 설비에 실려 앞으로 진행하며 감겨있던 것이 풀린다. 다음으로 수산화나트륨을 사용해 금속 표면의 기름 오염을 제거하는 탈지 작업에 들어간다. 이어 850도 가량의 고온으로 열처리를 한다. 강한 압력을 받은 강판 조직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문 팀장은 "강판 내부 응어리를 열처리를 통해 풀어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곧바로 용융아연도금강판(GI)·합금화용융아연도금강판(GA) 도금 및 합금화 공정에 들
“페이스북에 올라온 기사는 무조건 믿을 수 있을까요? 구글을 통해 검색한 정치인 기사의 정확성은 얼마나 될까요? 언론사가 팩트체크한 기사는 100% 사실일까요?” 지난달 20일 이탈리아 로마 중심가에 위치한 세인트스테판스쿨. 전세계 '팩트체크 전문가(팩트체커)'들이 언론 매체들의 ‘팩트체크’에 대한 팩트를 체크했다. 다양한 질문과 의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답은 없었다. “팩트체크가 양적으론 성장했지만, 질적으론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에 방점이 찍혔을 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진정한 팩트체크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팩트체크를 둘러싼 치열한 고민과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결국 끊임없는 도전이 ‘정확한 팩트체크’를 만든다는 게 화두였다. 알렉시오스 만찰리스 IFCN(국제팩트체크네트워크, International Fact-Check Network) 국장은 “팩트체크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전세계 팩트체커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