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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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가시나봐?"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 경선 호남권 순회투표일을 맞아 찾은 광주에서 택시를 타 '광주여대'라고 목적지를 말하자마자 기사가 건네온 말이었다. 60대의 택시기사는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 중에 "누가 될라나"하며 말을 걸어왔다. 뒷자리에 아내를 태우고 택시를 운행하던 그는 대뜸 기자에게 "안희정이 젊긴 한데 너무 어리다"며 "호남이 그래서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의 아내가 즉각 발끈했다. "문재인은 '전두환 표창' 받았지 않느냐"며 "광주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당시의 이야기를 속사포처럼 꺼내놓았다. 부부는 투닥거리는 와중에도 결국엔 "야당이 돼서 정권교체가 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의 대화 속에는 과거 호남 홀대로 받은 상처도 있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서려 있었다. 투표가 진행되는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 오는 20여분 내내 이들의 대화 주제는 '정치'였다. 행사가 열리기 3시간
세월호 선체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제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다.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에서 인양작업을 줄곧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도 목포신항으로 떠나는 가운데 일부는 섬에 남았다. 해양수산부의 해저수색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기 위해서다. 유가족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불신과 불안이다. 인양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동거차도 산 중턱에 만든 일명 '감시초소'에서 해저수색과정도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동거차도는 세월호 사고 해역과 약 3㎞ 떨어진 가장 가까운 섬이다. 정부가 인양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가족과 상의없이 진행한다고 판단해 2015년 8월부터 감시초소까지 세웠다. 감시초소 말고도 유가족들이 자주 찾는 장소가 있다. 바다와 맞닿은 절벽이다. 세월호 인양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24일에도 유가족들은 이 절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월호 사고 해역을 좀더 가까이서 보려는 마음이 유가족의 발걸음을 절벽까지 이끌었다. 산 중턱에서 절벽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500m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산비
"문재인이 대세긴 하지, 근디 호남에 잘 할러나 모르겠어~ 이재명이? 짠~ 허드라고~ 그래도 본선은 안철수여"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첫 전장,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앞으로의 경선 향방을 결정하는 첫 단추. 민주당 경선에 나선 후보들에게 광주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겐 청와대 입성을 위한 '대세'를 유지해야 할 곳으로. 누군가에겐 2002년 이인제를 꺾은 노무현의 잔상이 남은 곳이다. 지난 24~25일 광주의 민심을 들었다. 민주당 경선을 딱 이틀 남긴 시점에서다. ◇ '문자폭탄 후보'의 압승? 흙수저의 이변?…기로에 선 호남=민주당 경선에서 만큼은 대세론이 건재했다. 정당 지지 여부, 후보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문재인 예비후보의 대세론에는 대부분이 동의했다. 하지만 이변의 가능성도 여럿 포착됐다. 광주에서 택시를 모는 40대 남성 정모씨는 "광주에서 밀어주든 안 밀어주든 어차피 이번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문재인, 못해도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되는건 확실해 보인다
'가까이, 더 가까이…' 세월호 사고 해역을 좀 더 가까이서 보려는 마음이 유가족의 발걸음을 절벽까지 이끌었다.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산 중턱 바다와 맞닿은 절벽에는 말 못할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동거차도는 세월호 사고 해역과 약 2㎞ 떨어진 곳이다. 산 중턱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를,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유가족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바다와 맞닿은 절벽으로 간다. 산 중턱에서는 직선거리로 약 500m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걸으면 15분은 족히 걸린다. 오솔길은 아찔했다. 폭이 좁은 데다 흐릿해 발을 잘못 헛디디면 바로 낭떠러지로 떨어질 정도였다. 이 험한 숲길 곳곳에도 노란 추모 리본이 달려 있었다. 가족들이 한 걸음씩 걸으며 매단 리본이다. 노란 리본을 이정표 삼아 10분쯤 걷다 보면 평평한 길이 나 있다. 이 길 끝이 절벽이다. 절벽에는 유가족들의 한(恨)이 서려 있었다. 절벽 끝에 매달려 있는 돌에는 흐릿하지만 '유미지'라는 이
"XXX, ○번 알지? 알지?" 25일 시작된 국민의당 대통령후보 경선. 사전 선거인단 모집없이 진행되는 '완전국민경선'의 첫지역은 광주와 전남, 제주다. 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예상보다 많은 투표 참여자가 모였다. 오후 2시 현재 광주 5곳 등 전체 30곳 투표소에서 참여한 투표자는 3만6523명으로 집계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이다. 국민의당은 최종 투표자가 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경선 시작에 앞서 인쇄한 투표용지 50만장 중 10만장이 준비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로비는 각 후보 지지자들과 당직자, 당원, 선거인단 신청서를 작성하려는 일반 유권자 등이 뒤섞여 혼잡했다. 지지자들은 안철수·손학규·박주선 후보(기호 순)가 오후 2시부터 진행될 정견발표를 위해 센터 로비로 들어서자 각 후보 이름을 연호하며 후보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당에서 공정한 경선을 약속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일부 조직·동원선거 움직임도 포착됐다. 선거인단 신청서를 손에 든 한 70대 노인
"중국인들도 (여전히) 오긴 와요." "바글바글했던 중국인들이 확실히 줄어든건 맞아요." 지난 주말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에서 만난 몇몇 상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답을 내놓곤 입을 닫았다. 최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 발걸음이 뚝 끊겼다는 보도를 의식한 듯했다. 차이나타운을 찾는 다른 관광객들의 발걸음마저 끊길까 하는 우려도 비쳤다. 하지만 "원래 우리나라 관광객 비율이 더 높다", "사람들이 평일 오후에는 많이 안 온다"는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차이나타운의 거리는 지나치게 한산했다. 대부분의 상점에 손님이 없었다. 줄이 길게 늘어서곤 했던 중국음식점 앞도 공사하는 인부들만이 눈에 띄었다. 차이나타운 안쪽으로 파고들자 조용해진 거리의 속살이 드러났다. 수 십 년 동안 차이나타운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주민 A씨는 "평일에도 시장 쪽에는 중국인들이 바글바글했다"며 "(중국인들은) 찜질방에 와서 묵는 경우도 많아 금요일이면 찜질
8부 능선을 넘었다. 자그마치 3년이다.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107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이제 인양 성공이란 숙원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해양수산부는 24일 오전 11시10분 세월호가 목표지점인 수면 위 13m까지 부상했다고 밝혔다. 긴 시간 끝에 건져진 세월호에는 그간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새하얗던 선체는 짙은 녹이 멍처럼 슬었다. 선명하던 영문 이름(SEWOL·세월)은 온데간데없었다. 세월호를 품은 하늘은 희생자의 넋을 기리듯 먹구름이 드리웠다. 3년 만의 마중은 쉽지 않았다. 매순간 긴장의 연속이었다. 초조와 기대, 걱정이 수시로 교차했다. '시험인양 성공' '수면 위 선체 일부 포착' '인양작업 일시중단'.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유가족과 국민은 마음을 졸였다. 전날 밤 선체램프 개방으로 인양이 더뎌질 때는 현장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사흘간 작업지원선 '선첸하오'(深潛號)에서 마주한 세월호는 야속하게도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073일 만에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낸 지난 23일 진도 팽목항은 미처 봄이 찾아오지 못한 듯 바닷바람이 매서웠다. 팽목항 난간에 매인 노란 리본이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세차게 휘날렸다. ‘남현철, 박영인, 허다윤, 조은화, 고창석, 양승진, 이영숙, 권재근, 권혁규’.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은 여전히 팽목항에 또렷이 적혀 있었다.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 올랐지만, 이들 9명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쌀쌀한 기운이 가득 한데도 팽목항을 찾는 위문객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위문객들은 난간에 놓인 희생자의 사진과 추모글을 꼼꼼히 살폈다. 한 40대 남성은 세월호가 있는 맹골도 방향의 바다를 한 시간 넘게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기도 했다. 이날 위문객의 대부분은 세월호 선체 인양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모두 사연은 다르지만, 생업에 치여 미루고 미루다 3년 만에 팽목항에 오게 된 것이다 부산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팽목항을 찾아 온 이기춘씨(33)는 “오늘
"태극기를 막는것까진 좋았는데, 막상 안들어오니 흥행이 아쉽네요."(자유한국당 당직자)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 행사장. 2700석의 자리가 준비됐지만 군데군데 빈 자리가 보였다. 탄핵 후 당 안팎의 분위기가 침체됐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이인제, 김관용, 김진태, 홍준표(이상 기호순) 등 예비후보들이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환호로 반겼다. 환호는 높은 행사장 천장과 빈 의자 사이를 공허하게 울렸다. 2층엔 유독 빈 자리가 많았고 행사장 양 끝에도 빈 자리가 적잖았다. 이날 행사엔 태극기가 없었다. 지난 17일 서울 비전발표에서 태극기부대는 친박(친박근혜)을 적대시하는 인명진 당 비대위원장에게 원색적 욕설을 퍼붓는 등 돌출행동을 했다. 당은 이날 현장에 도착해 진성당원임을 확인받으면 비표를 나눠주는 형태로 참관을 허용했다. 태극기부대 진입은 막았다. 대회장 내부가 진성당원으로 채워졌다. 인 위원장도
"태극기를 막는거까진 좋았는데, 막상 안들어오니 흥행이 아쉽네요."(자유한국당 당직자)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 행사장. 2700석의 자리가 준비됐지만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 안팎의 분위기가 최악임을 감안하면 대대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행사였지만 혹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전 11시20분쯤 이인제, 김관용, 김진태, 홍준표(이상 기호순) 등 예비후보가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환호로 반겼다. 하지만 크지 않은 환호소리는 높은 행사장과 빈 의자 사이를 공허하게 울렸다. 후보들이 직접 초청한 당원들이 착석하기로 한 2층엔 유독 빈자리가 많았다. 행사장 왼쪽과 오른쪽 끝에도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였다. 행사장 밖에서 대기하던 인원들이 차차 들어서 빈자리를 채웠지만 입추의 여지가 없었던 지난해 당대표 선출 지역순회 당시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조기대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이런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가면 신기하게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옵니다." 최근 경기도 의왕에 있는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현동진 박사(사진)는 현재 개발 중인 '의료용 착용로봇(H-MEX)' 시현을 준비하면서 꺼낸 말이다.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인 만큼 예상외로 관심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현 박사는 현재 자동차부문 연구개발본부 내 인간편의연구팀 파트장을 맡고 있다. 의대(카톨릭)를 다니다 중퇴하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했다. 그러다 미국 UC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 과제로 외골격형 로봇을 연구하며 본격적으로 로봇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봇으로 유명세를 탄 '치타' 개발에 참여했다. 2009년 중앙연구소 출범과 함께 연구가 시작된 현대차의 착용로봇 개발도 현 박사가 힘을 보태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지난 17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한 올림픽플라자. 이곳에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사용될 개·폐회식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재 공정률 47%가 진행된 이곳은 오각형 형태로 3만 5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2층 좌석까지 이미 접이식으로 구축됐고, 3층 좌석과 개·폐회식 중앙 땅 고르기 공사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오는 9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한다. 나무와 숲으로 뒤덮인 자연 한가운데 마련된 이곳은 춘분을 며칠 앞두고도 봄 햇살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불었고, 외딴 섬처럼 쓸쓸한 기운이 넘쳤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 중앙무대는 축구장 크기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넓고 큰 조립식 관중석에서 작은 무대를 바라보는 시야는 좁고 답답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종합운동장이나 축구장 같은 규모로 만들어진 기존 올림픽시설보다 사후 활용도를 감안해 이벤트 시설로 꾸민 것”이라며 “동계올림픽 특성상, 하계올림픽처럼 화려하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