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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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남 더 힐'(이하 더 힐) 모델하우스. 원래 복합문화공간(Kring)으로 쓰이던 공간을 특별히 개조한 이 모델하우스는 '29억원짜리 최고급 임대' 컨셉트에 맞게 럭셔리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정작 오는 16일 청약접수를 한 주 앞두고도 이 화제의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이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중·장년층 부부 10여 명이 듬성듬성 조감도를 보며 상담원과 맨투맨식 상담을 받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분양 담당자들에게 초조한 기색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차피 '더 힐'은 대중이 아닌 한정된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라는 이유에서다. 이날은 일반에게 공개한 첫날이지만, 이른바 'VIP'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알음알음으로 방문을 해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분양 대행을 맡고 있는 신영의 정동희 부장은 "그동안 강남 고급 주상복합과 강북의 평창동 등 '부촌(富村)'에 거주 중인 이주 수요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직접 와서보니 입지나 마감재는 정말 뛰어나네요. 그런데 임대기간이 너무 길어 아쉬워요. 임대료도 그렇게 싸진 않고..." (청약예정자 백 모씨) 이달 10일 판교신도시의 마지막 중대형 10년 임대아파트(2068가구) 공급을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년 후 분양 전환이 가능한 이 아파트는 입지나 마감재 등이 수요자들로부터 만족스런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임대료나 분양 전환 방식(10년 후 감정가 기준)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 7일 오후 분당선 정자역 인근 '판교 중대형 10년 임대' 주택전시관. 이곳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새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방문한 이들로 북적거렸다. 상담 창구는 청약 예정자들이 몰리면서 오후 내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잘나가는' 분양아파트 열기 못지않았다. 용인 동백에서 온 곽 모씨(51)는 "분양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자금으로 판교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청약할 예정"이라며 "
법정관리 결정을 앞두고 법원의 현장검증이 실시된 29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주변은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 기계소리 없이 조용한 공장에는 현장검증 준비를 위해 오가는 관리직 및 협력업체 직원들만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날 평택공장 앞에는 "쌍용자동차 한파에 평택경제 동사한다"(평택시체육회)라고 쓰여진 것을 비롯해 '쌍용차 회생'을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이 여럿 내걸렸다. 이번 현장검증에 대한 평택 지역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얘기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 고영한 수석부장판사와 이동원 부장판사 등 법원관계자 5명은 오전 10시42분 법복이 아닌 양복차림으로 쌍용차 평택공장에 도착했다. 오는 1일까지 휴무에 들어간 평택공장은 이날 정문이 통제된 채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날 현장검증은 법원의 요청으로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판사들은 평택공장에서 회사 측의 현황 브리핑을 받고 일부 라인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노조와는 만나지 않은 채
중국 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둥성.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4시간 거리인 광둥성 심천공항에서 자가용으로 40여분을 달리면 중국 전자산업의 메카인 동관시가 나타난다. 동관시 요보진 백업공업구에는 DVD용 광픽업 제조회사인 아이엠의 중국 공장이 삼성전기, 파이어니어의 공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07년에 1200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아이엠 동관 공장은 10만6790㎡(약 3만2000평) 규모로 2008년말 현재 약 3800명의 임직원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광픽업은 CD와 DVD 등에 쓰여 디스크 재생 및 기록에 필요한 정보를 읽어 전기신호로 변환해주는 부품이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아이엠은 3/4분기 전 세계 광픽업 시장에서 점유율 29.4%로 일본 산요, 소니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아이엠의 중국 생산기지인 동관 공장은 주력 제품인 광픽업과 삼성전자 LCD TV용 전원공급장치(SMPS)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블루레이 사업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지난해 말
"손님, 죄송해요. 집주인이 그 가격에는 안 팔겠답니다. 다른 급매물도 쏙 들어갔습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A중개업소. 사무실에 있는 전화기 3대가 쉬지않고 울린다. 중개업소 사장과 직원들은 신문을 펼쳐 들고 문의 전화를 받는라 정신이 없다.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압구정동과 잠실, 여의도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시세보다 싼 급매물들은 하룻밤새 회수됐고 매도 호가는 1억∼2억원씩 뛰었다. 매수자들은 갑자기 오른 매도 호가에 당황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곳곳에서 계약이 깨지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압구정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의 한강변 아파트 초고층 재건축 발표 이후 매물을 구할 수 없냐는 매수 문의가 평소보다 3~4배 정도 늘었다"며 "하지만 집주인들이싸게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는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말에 계약하기로 했는데 집주인이 집을 안 팔겠다고 통보해와 거래가 틀어졌
"우리 강성노조 아닙니다"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이 결정된 후 첫 정상출근날인 12일, 평택공장의 기계소리는 우렁찼지만 오고 가는 직원들의 낯빛은 밝지 않았다. 유달리 추운 날씨에 자판기 커피를 두 손으로 부여잡은 한 직원은 "다들 무겁게 가라앉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발표 기자회견 시작부터 "우리는 최대한 인내하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노조 간부는 "우리가 발목잡기 파업이나 회사 발전 가로막은 사례가 있으면 하나라도 가르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회사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자칫 ‘투쟁’만을 전면에 내세우다 그 동안 부실경영의 책임마저 뒤집어 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노조는 지난 6일 마친 쟁의행위 찬반투표함 개표결과 70%가 넘는 찬성률로 가결됐음에도 파업은 유보했다. 하지만 대주주 상하이차를 향한 비난은 강했다. 기술유출 의혹 문제에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
- 매출 18.1% 늘며 시장점유율 홍콩 4위 - 화장품 한류 확산, 중기 수출 물꼬도 터 9일 오후 홍콩 구룡반도 몽콕에 위치한 쇼핑몰 그랜드 센츄리 플레이스II. 클리니크, 오리진스 등 다국적 화장품업체의 매장이 1층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여기에 '한국' 화장품의 자존심,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매장도 빠지지 않았다. 광저우에서 왔다는 에이미(43)씨는 "예전 남아프리카에서 살 때도 라네즈 제품을 썼다"며 "2~3년째 쓰고 있는데 품질도 가격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동안 라네즈 '퍼펙트 리뉴' 라인을 써왔던 에이미씨는 '하이드라 솔루션 에센스'를 사들고 매장을 나섰다. 같은 매장에서 만난 엘마(홍콩, 29)씨는 "라네즈 워터 슬리핑팩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일본 화장품보다 가격은 저렴한데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홍콩에 19개의 라네즈 매장이 있다. 중국 내 라네즈 매장수가 142개인 점을 고려하면 매장수는 적지만 월 매출이 한 매장 당 1억원에 달할
법정관리 신청소식이 전해진 9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은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차단된 채 정문에서 확인된 차량과 직원들만이 출입을 하고 있었다. 정문 앞에 대기해 있는 수많은 취재진에게 노조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우린 상하이차가 좋은 일만 했다. 상하이차의 신차 개발에 우리 자산을 매각한 꼴"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정문 앞에서 경비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은 "우리 입장도 이해해 달라"며 혹시 자신들의 눈을 피해 들어가는 외부인이 없는지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간혹 몇 명씩 무리를 지어 지나가는 노조원들도 외부인의 눈초리를 의식한 듯 조용히 속삭이듯 대화를 나눴다. 공장 안팎의 분위기는 이날 갑작스레 닥친 추위만큼이나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공장에서 만난 이창근 쌍용차 노조 기획부장은 보이며 "5분 정도만 더 기다려 달라"며 "곧 한상균 지부장이 우리의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내부에 설치된 노조 농성천막에는 '일방적 단협 파기, 불법적 복지중단
부산항 감만부두 빈 컨테이너를 보관하는 야적장 곳곳에 컨테이너가 평소보다 2∼3단 높은 4∼5단까지 쌓여 있다.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있어야 할 야적장은 텅 비어있다. 부두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 빈 차량들 모습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일감이 줄고 있다.. 야적장엔 빈 컨테이너만..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빈 컨테이너를 보관하는 야적장은 빽빽하고 수출 화물이 담긴 컨테이너 야적장은 적막할 정도로 빈자리가 많았다. 4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량은 101만1307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그쳐 2007년 같은 기간(106만5880TEU)에 비해 5.1% 줄었다. 지난해 8월 118만1700TEU을 기록한 이후 9월 112만9048TEU, 10월 112만2134TEU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월별 기준으로도 2007년 2월 100만31
한국 기계산업의 메카 창원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839달러(2007년 기준)로 울산에 이어 2위 부자도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에 따라 위기의 한가운데로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GM대우, 쌍용차, LG전자, 볼보건설코리아, 두산인프라코어, 소니전자, 대림자동차 등 창원기계공단 내 유명기업들이 전면휴업 또는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GM대우와 쌍용차의 협력업체들까지 포함할 경우 창원공단 내 3분의 1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이다.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 차원에서 창원공단이 설립된 지 35년. 창원은 1980년대 제2차 석유파동과 노사분규, 1997년의 IMF 사태 이래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연말 조사된 창원지역 경기실사지수(BSI)는 IMF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창원시 생산의 85%, 경상남도 생산의 35%를 담당하고 있는 창원공단이 침체에 빠지게 될 경우 창원 뿐만 아니라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는 김해 장
"말도 못해요. 부평전체가 어렵죠." 22일 오전 9시. 모든 공장이 가동 중단에 돌입한 GM대우 부평공장 앞에서 만난 한 식당 주인의 말이다. 그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장사가 안되는 건 당연하다"며 "그렇다고 식당 문을 닫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가 망한 건 아니니까 잠시 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며 "다시 좋아지겠죠"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당 관계자도 "예년에 비해 매출이 현격하게 줄었다"며 "요즘에는 주로 공장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 가족들을 타깃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GM대우는 이달 들어 토스카와 윈스톰을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날부터 내년 1월4일까지(근무일 기준으로 8일간) 중소형 라인인 부평 1공장과 군산, 창원 등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실제로 부평공장 주변은 갑자기 뚝 떨어진 영하의 체감기온 만큼이나 썰렁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몇몇 직원들과 차량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지
쌍용자동차 생산라인 가동중단 첫날인 17일 아침 평택공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출근’이 이어졌다. 오전 8시30분 정문 바로 안 중앙도로에는 2000여 노조 조합원들이 들어찼다. 노조원들은 회사측의 일방적 공장휴무를 성토하는 ‘규탄대회’을 열었다. 지난 5일 새로 선출된 노조 지도부는 “회사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고용을 위협한다면 이전과는 다른 강력한 투쟁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강성으로 분류되는 한상균 지도부를 선택했다. 정문 안 도로를 중심으로 들어선 1공장(액티언, 렉스턴), 3공장(카이런, 액티언스포츠), 4공장(체어맨), 프레스공장 등은 라인을 멈춰 스산한 바람소리만 들렸다. 도로를 오가는 화물차량도 보이지 않고 연구소 건물 인근에서도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4공장 안에 들어가니 최종점검 단계의 체어맨이 그대로 줄지어 서 있었다. 불 꺼진 공장의 설비 사이를 더듬어 들어가니 멈춰 선 라인에 매달린 조립되다 만 차들이 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