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춰도 '희망'은 돈다

'공장' 멈춰도 '희망'은 돈다

창원(경남)=강기택 기자
2009.01.02 09:59

[르포]기계산업 메카 창원을 가다

한국 기계산업의 메카 창원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839달러(2007년 기준)로 울산에 이어 2위 부자도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에 따라 위기의 한가운데로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GM대우, 쌍용차, LG전자, 볼보건설코리아, 두산인프라코어, 소니전자, 대림자동차 등 창원기계공단 내 유명기업들이 전면휴업 또는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GM대우와 쌍용차의 협력업체들까지 포함할 경우 창원공단 내 3분의 1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이다.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 차원에서 창원공단이 설립된 지 35년. 창원은 1980년대 제2차 석유파동과 노사분규, 1997년의 IMF 사태 이래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연말 조사된 창원지역 경기실사지수(BSI)는 IMF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창원시 생산의 85%, 경상남도 생산의 35%를 담당하고 있는 창원공단이 침체에 빠지게 될 경우 창원 뿐만 아니라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는 김해 장유, 진해, 마산 등 인근지역까지도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창원공단의 엔진은 더욱 힘차게 돌고 있다. 비록 살얼음판을 걸으면서도 희망 시위를 당기고 있다. 35년 동안 축적된 기술력이 헛되지 않아 일부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속속들이 진주를 캐내 보석으로 다듬고 있다.

↑ S&T중공업 차축 공장. 잔업까지 해가며 메르세데스-벤츠트럭에 납품할 차축을 생산하고 있다.
↑ S&T중공업 차축 공장. 잔업까지 해가며 메르세데스-벤츠트럭에 납품할 차축을 생산하고 있다.

내수가 부진하면 수출로 살길을 찾고, 기존의 판로가 막히면 새로운 판매처를 뚫고 있다. 지난해 12월 S&T중공업은 방위산업의 본산인 미국에 방산부품을 수출하기 시작했고 그보다 앞선 7월 현대로템은 터키에 전차기술을 수출하며 방산 수출시대를 열었다.

두산중공업은 기존의 중동과 인도 일변도에서 벗어나 러시아와 동유럽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STX엔진은 브라질 시장에서 새로운 계약을 따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부 기계업체들은 난공불락이었던 일본시장 개척에 나섰다.

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비즈니스맨은 실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다”며 비장한 심정을 털어놨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경제난국 극복’을 시정의 제1과제로 내세우며 기업 돕기에 나서고 있다.

울산과 함께 한국 노동운동의 총본산이었던 창원이, 반자본-반기업 정서를 털어내고 기업사랑의 도시로 변모했듯이 창원공단은 위기속에서 희망의 산업사를 새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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