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강변 아파트 초고층 재건축 수혜지 가보니

"손님, 죄송해요. 집주인이 그 가격에는 안 팔겠답니다. 다른 급매물도 쏙 들어갔습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A중개업소. 사무실에 있는 전화기 3대가 쉬지않고 울린다. 중개업소 사장과 직원들은 신문을 펼쳐 들고 문의 전화를 받는라 정신이 없다.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한다는 소식에 압구정동과 잠실, 여의도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시세보다 싼 급매물들은 하룻밤새 회수됐고 매도 호가는 1억∼2억원씩 뛰었다. 매수자들은 갑자기 오른 매도 호가에 당황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곳곳에서 계약이 깨지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압구정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의 한강변 아파트 초고층 재건축 발표 이후 매물을 구할 수 없냐는 매수 문의가 평소보다 3~4배 정도 늘었다"며 "하지만 집주인들이싸게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는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말에 계약하기로 했는데 집주인이 집을 안 팔겠다고 통보해와 거래가 틀어졌다"며 "계약금을 돌려줄테니 지난주에 체결한 계약을 취소해달라고 떼를 쓰는 집주인이 있는가 하면, 계약이 취소될까봐 중도금을 미리 보내겠다는 매수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매도 호가는 크게 올랐다. 지난주 9억8000만∼10억원선에 거래됐던 압구정동 옛 현대아파트 3차 109㎡는 11억∼12억원으로 매도 호가가 뛰었다. 10억원대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한양아파트, 미성아파트 등 압구정동 일대 다른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30% 정도 떨어졌던 호가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압구정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은 압구정동 최대 호재"라며 "통합 개발하려면 사업 속도가 늦어질 수 있지만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 공백이 더 커져 거래만 어렵게됐다는 불멘소리도 있다. 압구정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은 아직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호가가 오르면 매수세가 형성되기 어렵다"며 "통합 재건축을 둘러싼 주민간 의견 대립으로 사업은 지지부진해지고 거래만 안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잠실주공5단지, 신천동 장미1∼3차 등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도 술렁이고 있다. 제2롯데월드 개발 소식으로 이미 한차례 호가가 뛴 만큼 매수세는 많지 않지만 급매물은 회수됐다.
독자들의 PICK!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도 매도자들이 계약을 꺼리고 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주택형별로 쌓였던 급매물은 쏙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떨어지기만했던 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
여의도동 E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후 매도를 보류하겠다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몇개월새 집값이 급락한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가격이 회복되면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