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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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계 '큰 손', 저희가 드디어 잡았습니다." 태국에서 밀반입한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했던 마약계 '큰 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름 석자만 대면 다 알 정도로 악명높은 마약범이다. 지난 2월18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큰 손' 검거에 성공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검거 작전을 벌여 '큰 손'이라 불리는 총책 A씨를 포함해 판매·유통책, 소지·투약자 등 일당 81명을 잡아넣었다. 그 중심에는 고정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경위(52)가 있다. 고 경위는 10개월 간 경기 오산, 전남 해남, 충남 천안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이들 일당을 쫓았다. 고 경위는 2006년부터 형사 생활을 한 베테랑 수사관이다. 다년간의 수사 노하우로 범죄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추적했다. CCTV(폐쇄회로TV)에서 움직이는 작은 점만 보고도 피의자 동태를 짐작한다. 그는 "마약계 '큰 손'과 그 일당들을 모조리 잡겠다는 마음으로 단서가 될 만한 건 한개도
지난 1일, 30대 A씨는 부산의 한 PC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고가의 텐트를 판다는 글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PC방 입구에 다다른 순간 누군가 A씨의 이름 부르며 어깨를 잡았다. A씨는 본능적으로 "내가 아니다" "내 동생 이름이다"며 뿌리쳤지만 주머니에선 그 이름이 적힌 신분증이 나왔다. 그리고 금팔찌를 두른 A씨 손목엔 수갑이 채워졌다. A씨는 유명한 중고거래 사기꾼이었다. A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와 숨어지내며 사기행각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도 그가 쓰려 했던 텐트 판매글은 '사기'였다. 그는 미리 '상품권 판매자'에게서 계좌번호를 얻어내고, '가짜 텐트' 판매 대금을 그 계좌로 받으려 했다. 계좌로 돈이 입금되면 상품권 판매자에게 그 돈을 환불 받는 방식이다. '삼자사기'로 자신의 계좌를 쓰지 않아 흔적을 숨길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흔적을 뒤쫓은 사람이 있었다. 15년 경력의 베테랑 김규환 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이다. 사이버수사만 8년을 했다
"보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지난달 10일 오후. 추레한 행색의 A씨(21)가 경남 양산경찰서를 찾았다. A씨는 타고 있던 차량이 사고를 당했는데도 승객 중 자신만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몇 가지를 질문하던 경찰관은 목적지나 운전자의 이름도 잘 모르는 A씨에게서 이상함을 느꼈다. 경찰관은 밤을 새 사고 지점 근처의 렌트카 사고를 모두 뒤졌다. 33명이 가담한 보험사기극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서인수 양산서 교통범죄수사팀장(49)은 24년 경력의 베테랑 경찰관이다. 교통범죄 전문 수사를 맡은지도 5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새벽 1~2시까지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며 수사한다. 한 달 근무시간이 200시간을 넘길 때도 비일비재하다. 동료 수사관들은 서 팀장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수십건의 교통범죄가 미궁에 빠졌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건에서도 서 팀장의 열정과 눈썰미가 빛을 발했다. 주범 4명이 20대 청년 29명을 모아 12건의 보험사기극을 벌
"똑, 똑, 똑, 똑!"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지하철역 공중 화장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 똑, 똑, 똑!" 정확히 4번이다. 그러자 옆 칸에서 가방이 쓱 들어왔다. 가방을 받은 남자는 화장실을 나와 또다른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남자는 보이스피싱 '전달책'이다. "똑, 똑, 똑, 똑!"은 보이스피싱 일당의 암호다. 노크를 4번하면 '인출책'이 화장실 옆 칸 '전달책'에게 돈을 전달한다. 이들은 공중 화장실 안에는 CCTV(폐쇄회로TV)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이곳에서 돈을 옮겼다. 가방 속에는 보이스피싱 사기로 벌어들인 돈이 들어있었다.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를 주도한 서울 강북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최은석 경위(42)는 "피의자들은 CCTV가 없는 사각지대만 노렸다"며 "화장실 입구에 있는 CCTV를 한 달 넘게 밤 늦게까지 돌려보며 실마리를 찾아갔다"고 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범죄만 9년동안 전담한 베테랑 수사관이다. 이제는 흐릿한 CCTV에 나오는 피의자 인상착의만
”아이가 걱정되시는 부모님들은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학폭 폭로’가 연이어 터지는 요즘 ‘내 아이가 학폭을 당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인천 계양경찰서에서 SPO(학교전담경찰관)로 활동 중인 최승호 여성청소년과 경장(33)에게 아이가 학폭을 당하는지 아는 방법이 없냐고 묻자 ‘페메’를 확인하라고 했다. 그는 경찰 내에서도 손꼽히는 ‘학폭’잡는 베테랑이다. 최 경장은 2019년 상반기 전국 우수 SPO로 선정돼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고, 당시 위기청소년 118명을 전문 기관에 인계했다. 5년 넘게 SPO로 활동 중이다. 그는 ”카톡은 부모님들이 확인하니 요즘 아이들은 페메로 집단따돌림을 한다“고 말했다. 카톡이 아닌 다른 SNS를 보는 게 아이의 학교 생활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최 경장에게 페메를 통해 도움을 청하는 학생도 있을 정도다. ━"한달에만 학폭신고 50건, 대화로 해결되는 학폭도 있다" ━ SPO는 경찰들 사이에
"이거는 꼭 잡아야겠다." 2020년의 마지막 날 저녁 9시 48분. 전북 남원의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밤길을 걷던 고등학생 A군(19)이 차에 치였다. 왼쪽 차체(A필러)가 구부러질 정도의 강한 충격에 A군은 즉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가해 차량은 멈추지 않고, 바로 도주했다. 다행히 A군은 지나가던 다른 차량의 신고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뺑소니범은 찾을 길이 없었다.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의지할 수단은 CC(폐쇄회로)TV뿐이었지만 폭설에 사고 당시 차량번호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수사를 시작한 경찰에게 주어진 정보는 차종이 '흰색 스타렉스'라는 점 하나. 수사 첫날 남원시 관제센터까지 방문해 CCTV를 살펴봤지만 차량의 사고 이후 행적은 묘연했다. 해당 사건의 수사를 주도한 경력 23년차 남원경찰서 김정철 경위(49)는 "사고 이후 차량의 동선을 파악해야 하는데 눈이 와서 그런지 CCTV에 녹화가 제대로 안됐다"면서 "갑자기 차량이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행
1000만 관객이 봤는데도 여전히 예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베테랑'의 주인공은 유아인이다. 또 다른 1000만 관객 영화 '암살'의 주인공이 이정재나 하정우가 아니라 전지현인 것 처럼 , 유아인의 존재감은 황정민을 훨씬 넘어선다. 연기를 잘하기도 했지만 설정된 역할이 워낙 강렬했다. 마약을 하는 재벌2세. 감정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는 악당. 측근들은 온갖 모멸감을 참아내면서 이 젊은 악당의 패륜적 폭력을 덮어주기에 급급하다. 형사와의 대결구도만 보면 '공공의 적' 시리즈와 유사한데, 재벌2세 악당의 컬러가 워낙 선명한 게 이 영화를 히트작으로 만든 포인트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물론 대중들이 이 영화에 몰입하는 배경에는 재벌에 대한 반감이 깔려있다. 최근들어 그럴만한 일들이 많았다. 가까이는 롯데그룹의 형제 싸움이 그랬고 얼마 전으로 가면 한진그룹 여식의 땅콩회항 사건이 그랬다. 이밖에도 재벌에 대한 혐오와 분노를 부추긴 크고 작은 사건들이 적지 않았다. 재벌 혐오를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