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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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전통시장. 식당에서 나온 한 남성의 손에 39㎝ 길이의 흉기가 들려있었다. 만취 상태의 남성은 음식값을 내지 않은 채 돌아가려다 주인과 실랑이가 붙자 식당에 있던 흉기를 들고 주인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남성은 골목에 나와서도 욕설을 내뱉고 흉기를 휘두르며 시민들을 위협했다. 겁을 먹은 시민들은 남성을 피해 혼비백산으로 도망쳤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제기파출소 소속 황영현 경장(31)은 신고를 받고 곧장 현장으로 출동했다. 남성의 난동은 황 경장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이어지고 있었다. 황 경장과 동료들은 테이저건 대신 삼단봉을 사용하자고 미리 논의했다. 전통시장은 유동 인구가 많아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잽싸게 남성의 뒤로 이동한 이종범 팀장이 삼단봉으로 남성의 손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 순간 흉기가 바닥에 '툭'하고 떨어졌다. 바로 그때 황 경장이 남성 등 위
"경찰에 접수된 피해신고 987건, 피해 전세보증금 800억원대, 피의자는 50여명. 경찰이 확인한 피해 보증금만 430억원(533세대)." '인천 건축왕'이라 불리는 남모씨(61) 일당의 전세사기는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의 피해자가 발생한 전세사기 범죄로 꼽힌다. 지난 5월 2차 송치 이후에도 피해 신고가 이어지면서 전체 피해 규모는 더 커지는 중이다. 남씨 일당은 사회 초년생과 취약계층의 전재산인 전세보증금을 노렸다. 재기불능이라 여긴 피해자 4명은 극단선택을 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범죄수익추적수사팀(추적팀)은 남씨 일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기범들이 부당하게 거둔 자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사기 사건에서는 범죄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범죄수익금 환수가 어려워진다. 전세사기는 특히 형법상 사기죄 혐의로는 기소 전 범죄 수익금 몰수·추징 보전 조처가 불가능한 범죄다. 그동안의 전세사기 사건에서도 범죄자들은 이런 점을 악용해 경찰에 붙잡힌 뒤에
"우리 딸이 흉기 들고 죽으려고 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지난달 17일 오후 11시쯤, 전북 군산경찰서 은파지구대에 다급한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20대 딸과 금전적인 문제로 다퉜는데 딸이 갑자기 "내가 죽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흉기를 들었다고 했다. 당황한 신고자는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안방에 들어가 급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은파지구대 소속 김유성 순경을 포함한 4명의 경찰관이 신고 접수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김 순경은 신고자인 어머니가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앳된 얼굴의 20대 딸 A씨가 방문 앞에 힘 없이 서 있었다. 그는 오른쪽 손에 흉기를 든 채로 목을 짓누르고 있었다. 어머니는 방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김 순경은 당황했다. 그러나 최대한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찰관들이 다가갈수록 A씨는 방으로 뒷걸음질 치며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김 순경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건물 옥상 화단에 마약용 양귀비가 심겨 있는 것 같아요." 지난 6월21일 오후 3시22분쯤 서울 강북경찰서에 이 같은 신고가 접수됐다. 4층 건물 옥상에 마약용 양귀비가 재배되고 있다는 제보였다. 서울 삼양파출소 소속 김수환 경위(51)와 동료들은 제보자가 알려준 주소로 즉시 출동했다. 해당 건물에 도착했지만 옥상으로 가는 길은 철문으로 굳게 막혀있었다. 제보자에게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마약용 양귀비가 실제로 재배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건물에 있던 사람들에게 옥상에 올라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옥상은 4층에서 거주하고 있는 건물 주인만 출입할 수 있다고 했다. 옥상을 드나들 수 있는 건물주나 건물주 주변인이 용의자로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건물주는 당시 집에 없는 상태였다. 건물주가 집에 온다 한들 명확한 물증 없이 건물주가 옥상 출입에 동의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건물 밖에서 살펴봤지만 옥상 담이 높아 화단이 잘 보이지 않았다. 김 경위는 건물에서 나와 망원경을 들고 인
"군포역 근처 화단에 남자가 쓰러져있어요." 지난 5월 어느날 경기 군포경찰서 군포지구대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구름 없이 맑고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다. 군포지구대 순찰4팀 소속 송상민 경장(28)이 신고를 받고 군포역 현장에 도착했을 때 70대 정도 되는 남성 A씨가 화단에 누워있었다. 송 경장은 일단 A씨를 일으켜 세워 벤치에 앉혔다. 술에 취한 상태인가 싶어 얼굴을 가까이 대봤지만 술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송 경장이 A씨에게 인적사항 등을 묻자 간신히 대답은 했으나 점차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친구 아버지가 떠올랐다. 친구가 설명했던 아버지의 저혈당 증상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송 경장은 급히 인근 편의점으로 달려가 포도주스 한 병을 샀다. 평소 운동을 즐기는 송 경장은 영양에 관심이 많았고 액체의 당 흡수율이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송 경장은 포도주스를 A씨의 입에 넣어주고 A씨의 몸을 주물러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A씨 의식이
"아침 출근길에 휴대폰을 잃어버렸어요. 찾아주세요" 지난달 4일 오후 6시쯤.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구일지구대에 분실 신고가 한 건 접수됐다.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윤문규 구일지구대 경장은 이 사건이 단순 절도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 경장은 이 사건을 통해 중국인 불법체류자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심지어 휴대폰 절도범도 아니었다. 윤 경장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이날 윤 경장은 휴대폰 분실 신고를 받고 이종석 구일지구대 경위와 함께 구로시장 근처를 돌아다녔다. 휴대폰이 분실자의 노트북과 연동돼있었는데 구로시장 일대에 위치 표시가 들어왔다. 윤 경장은 구로시장 일대를 약 15분쯤 돌아다녔다. 우연히 칼국수 식당 앞을 지나는데 그곳에 서 있던 한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눈이 마주치면 아무렇지 지나가는 법인데 이 남성은 어쩐지 당황한 표정이었다. 윤 경장
"차에 불이 붙었어요!" 지난 5월19일 울산 남구 여천교 주변, 어디에선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인근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교통을 관리하던 울산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김병조 경장(30)은 소리가 난 곳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편도 4차선 산업도로 위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김 경장에게 '교통사고가 난 차에서 화재가 났다'고 알려왔다. U턴을 하던 승용차와 직진으로 달려오던 택시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택시에서는 불길이 솟았다. 다행히 택시 기사와 승객은 곧바로 탈출했지만 택시에서 불꽃이 튀기더니 보닛에서 하얀 연기가 걷잡을 수 없이 새어 나왔다. 택시 주변으로는 엔진 오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불이 옮겨붙어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경장은 112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였지만 빨리 불부터 꺼야했다. 하지만 도로 위에는 불을 끌 수 있을 만한 도구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동료들과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김 경장 눈에 도로를
"저 집에 혼자 있는데 어떤 사람이 문을 막 두드려요. 도어락을 풀려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어요." 지난 5월10일 새벽 2시 48분 20대 여성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역에는 '취객이 집 문을 두드리거나 도어락을 풀려고 한다'는 신고가 잦은 편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 소속 최연의 순경(28)과 순찰 3팀이 신고를 받고 1분 만에 순찰차 2대를 나눠타고 피해여성의 집에 도착했을 때 문 앞에 아무도 없었다. 남성 양말 한 짝이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최 순경을 포함한 경찰관 6명이 2조로 나눠 한 조는 22층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다른 한 조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1차 수색을 벌였지만 수상한 사람을 찾진 못했다. 대신 1층 비상계단 입구 쪽에서 남성 속옷 1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순찰 3팀은 현장에서 찾은 양말과 속옷이 모두 문을 두드리다 사라진 남성의 것으로 판단했다. 최 순경과 순찰팀은 50대가 넘는 CCTV(폐
"저 집에 혼자 있는데 어떤 사람이 문을 막 두드려요. 도어락을 풀려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어요." 지난 5월 10일 오전 2시 48분, 20대 여성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역에는 '취객이 집 문을 두드리거나 도어락을 풀려고 한다'는 신고가 잦은 편이다. 이날도 비슷한 신고가 주변 지역에서 접수돼 순찰팀이 출동한 상태였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 소속 최연의 순경(28)과 순찰 3팀이 신고를 받고 1분 만에 순찰차 2대를 나눠타고 피해여성의 집에 도착했을 때 문 앞에 아무도 없었다. 남성 양말 한 짝이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최 순경을 포함한 경찰관 6명이 2조로 나눠 한 조는 22층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다른 한 조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층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1차 수색을 벌였지만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진 못했다. 다만 1층 비상계단 입구 쪽에서 남성 속옷 1개가 발견됐다. 순찰 3팀은 현장에서 찾은 양말과 속옷이 모두 문을 두드리다 사라진
경북 영주에서 표범 발자국을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확인에 나섰다. 26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9시33분쯤 영주시 상망동의 한 주민이 영광고등학교 맞은편 자신의 집 마당앞까지 이어진 표범의 발자국을 발견했다고 시에 신고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 등이 25일 오전 3시20분쯤 현장을 확인한 결과 50㎝ 가량의 보폭으로 이어진 10㎝ 크기의 발자국이 발견됐다. 관계자들은 발자국 크기로 볼 때 중간개체의 표범 발자국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는 1973년 창경원 동물원에서 죽은 표범이 마지막 표범 개체로 알려져 있다. 시 관계자는 "직원 3명을 현장에 보내 확인한 결과 밭에 발자국이 일렬로 여러 개가 나 있었고 현재는 비에 쓸려간 상태"라며 "표범 발자국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 조만간 환경부 관계자들과 다시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영주시 무섬마을 무섬교에서 악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작업을 벌였다. 영주시민 1명과 필리핀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황의조(31)의 사생활 관련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되면서 2차 가해 우려가 나온다. 불법 촬영물의 경우 유포, 소지한 사람뿐 아니라 시청한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다. 황씨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한 A씨는 지난 25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황씨는 상대와 애인 관계인 것처럼 행동하며 잠자리를 갖고 다시 해외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관계 정립을 피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여성을 가스 라이팅했다"고 썼다. 이어 "여성들의 동의 하에 찍은 것인지 몰카(불법촬영)인지 알 수 없는 것들도 다수 존재한다"며 "말로만 듣던 '황금폰'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범죄 아니냐"고 주장했다. A씨는 게시글과 함께 성관계 영상을 모자이크 없이 SNS에 올렸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황씨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SNS에는 이미 A씨가 올린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 26일 트위
#김은형씨(24)는 고등학교 시절 아찔한 기억이 있다. 1학년 담임 선생님이 학기 중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면서 해당 반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생기부)가 모두 누락될 뻔한 것이다. 김씨는 "담임 선생님이 관둔 때가 하필 생기부를 기록하는 주간이었고 후임 선생님은 그 때가 생기부 기록 기간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며 "해당 기간에 기록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데 기본적인 학사 일정도 모르고 있어서 반 애들이 모두 생기부를 못 받을 뻔했다"고 말했다. 청년층 사이 공직 인기가 하락한 것은 단순히 직업 선호도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 행정·복지 서비스 기틀을 담당하는 이들의 능력이 떨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공공서비스 질 악화는 이미 사회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공직 가운데 교사는 높은 고용 안정성과 사회적 지위로 과거 선망받는 직업이었지만 잇따른 교권 침해, 낮은 임금 등으로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국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 문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