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과 통찰을 깊이 있게 전합니다. 생생한 이야기와 진솔한 답변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제공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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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가작에 당선된 김현재(43·필명) 작가의 '웬델른'은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신비롭다. 인간 형상의 보호복을 착용한 외계인 '문정수'가 지구인으로 정착하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순전히 작가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시공간 위에 SF답게 처음 보는 용어들과 과학적 소재로 무장한 상황들이 이어진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다. 심지어 이야기 중심에 있는 주인공들은 인간이 아닌 외계인과 외계 생물체다. 인간이 주인공이 아닌데도 묘하게 인간적이다. "주인공이 외계인이지만 보호복을 통해 인간의 외향을 하고 있고, 한국인 이름에 지구인들의 말을 하죠. 소설에 묘사된 등장인물 성격도 지구인들과 다르지 않아요. 외계인을 통해서 인간의 이야기를 하려 한 것이 전해진 것 같아요." 본인의 작품이 묘한 매력을 가진 비결을 물었더니 작가로부터 돌아온 답이다. 나지막한 목소리였지만
"제가 대상 탈 줄 알았어요!" 이경선 작가(47)는 웃으며 말했다. 농담 섞인 말투에서 소설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노란색과 하늘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이 작가는 자신을 솔직히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글을 잘 쓸 거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았어요. 본능적으로 창작 쪽 일을 하겠구나 생각한 거죠. 저에게 글을 쓰는 것은 좋아하고 안 좋아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냥, 제가 잘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는 거죠." 그렇게 이 작가는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웹소설을 쓰고 10여 년 간 출판사에서 기획 서적 위주로 프리랜서 작가 일을 하면서 내공을 쌓은 결과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에서 단편소설 '두 개의 바나나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했다. 발상의 독창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난히 치열했던 가작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두 개의 바나나에 대하여'는 무성생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류의 환상적 진화를 다룬 작
"사람들이 생김새가 다르듯 각기 다른 '뇌'를 갖고 태어나죠. 인종 차별, 성차별 등 오래된 갈등이 존재하지만 저는 이번 소설을 통해 저마다 다르게 타고난 인격인 '신경 다양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어요. 다른 뇌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가치관, 서로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자는 거죠."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가작을 수상한 길상효(49) 작가의 작품 '소년시절'은 이번 수상작들 가운데 비교적 덜 SF적이다. 공상과학소설에서 '공상'을 뺀 '과학소설'이란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길 작가 역시 "공모전 이름에 'SF'가 들어갔다면 선뜻 도전 못 했을 것"이라며 "'과학문학상'이라는 말에 용기를 냈고, 내 안에 있던 이야기들을 과학적 소재와 연결 지어 써내려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년시절'에는 우주를 꿈꿨지만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가 된 주인공과 그의 동창인 천재 뇌과학자, 의문의 과거를 지닌 소년 등 서로 다른 뇌를 지닌 이들이 나온다. 사이코패스와 외계
불구덩이로 떨어지는 걸 똑똑히 봤다. 핑크색 복면이 이글이글 타는 듯 했다. 보기 좋게 탈락했었다. 'Mnet 쇼미더머니'란 힙합 오디션에서다. 신인 래퍼고, '마미손'이라 했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만에 '핵인싸'가 됐다. 자신을 탈락시킨 악당들에게 일갈한 랩 '소년점프'는 유튜브서 조회수만 3575만(30일 기준)을 찍었다. 뚝섬 유원지서 운동하는 어머니들을 따라한, 기이한 춤 영상도 286만명이 봤다. 영상은 8개 밖에 없는데, 구독자는 무려 52만여명. 같은 래퍼(크린랩)로서 궁금했다.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심지어 즐거워보였다. 얄미웠다. 나도 재밌었음 좋겠는데. 기사를 빙자해, 비결을 뺏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줬다. 그의 가사를 인용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16일 서울 서초구 어딘가에서 그와 접촉했다. 백팩을 멘 마미손은 공손하게 인사했다. 오후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정확히 맞춰왔다. 시간 관
"(코치가)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검사하겠다며… (중략) 다친 부위를 봐야겠다며 들춰보고, 더듬었어요" 2012년 발표된 논문 '한국에서 핸드볼 선수로 살아가기'의 한 대목이다.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와 핸드볼 선수 출신 제자가 은퇴한 여자 핸드볼 선수 4명을 심층 면담해 저술했다. 논문이라기보단 체육계에 만연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탄원서였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다. 그리고 7년 뒤 심석희 선수의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가 나왔다.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난 정 교수는 "부채의식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과거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조사했다면, 그 때 발본색원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책을 딛고 다시 싸움을 시작할 때라는 게 정 교수의 생각이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로 오랫동안 선수·지도자를 만난 정 교수는 가해자에게 유리한 각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체육계를 목격했다. 정 교수는 "평창올림픽 준비 기간에 한 선수가 감독한테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상
"이 소설은 여성에게 하는 얘기가 아니라 남성에게 하는 이야기예요. 페미니즘 소설이지만 남성에게 어필하는 목소리가 더 커요. 약자를 동등하게 대하지 않고 기꺼이 돕지 않으면 인류 문명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요." 지난해 출판계에선 페미니즘을 다룬 소설이 다수 출간됐다. 대부분 여성 작가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한 가운데 남성 작가가 쓴 페미니즘 SF(공상과학소설)가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에서 우수상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수상의 주인공인 황성식 작가의 소설 '개와는 같이 살 수 없다'는 인류 문명이 멸망한 근미래에 한 여자가 '방주'라고 불리는 안전지대를 찾아가는 데서 시작한다. 의도치 않게 여자의 여정에 개가 함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멸망한 세계에 적응할 수 있는 강인함을 지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 인간에 비해 절대적으로 약한 존재인 개가 이 소설을 끌고 가는 핵심 캐릭터다. 그는 소설에서 여성과 개가 단순히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라기보
"심석희 선수를 돕고 있는 교수가 얼마 전 체육계 유력인사한테 질타를 들었다고 합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 망하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에도 체육계는 성적지상주의에 갇혀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목소리 높여 반성 없는 체육계를 꼬집었다. 농구선수 출신인 김 의원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속이다. 체육계 미투가 나오기 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한체육회의 솜방망이 성폭력 징계를 지적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고개를 숙였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국민 앞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임에도, 성적을 앞세운 체육계는 자신과 기득권의 안위를 더 우선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심석희 선수의 미투가 나왔지만, 심 선수를 도운 교수에 대한 압박이 뒤따랐다. 김 의원은 선수생활을 하며 뿌리 깊은 체육계 폭력을 목격해왔다. 무학여고 재학시절 운동장을 빌린 실업팀 선수가 농구코트
아버지는 경찰이었다. 순경부터 시작해 일선을 누비며 일해 온 아버지를 보면서 딸은 '나도 제복을 입고 싶다'고 생각했다. 1993년 경찰대에 입학했다. 2001년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일선에 나오며 마침내 아버지와 같은 경찰이 됐다. 아버지는 2004년 퇴임했지만 딸은 아버지의 길을 계속 걸어가고 있다.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44)은 지난달 경찰청이 발표한 총경 승진자 중 몇 없는 '여성'이다. 이달 10일 이 팀장은 경찰청 피해자보호계장에서 수사구조개혁 1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사·기소 분리'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민갑룡 경찰청장 체제에서 주요 보직 중 하나인 해당 팀장에 여성이 처음으로 임명됐다. 이 팀장의 존재가 의미 있는 건 단순히 여자라서가 아니다. 실제 여성 인권 분야에 전문성이 강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수사과 근무 시절 맡았던 성매매 여성들의 '선불금 사기' 사건을 계기로 관련 논문도 썼다. "당시엔 소위 2차가 있는 티켓다방이나 단란주점에서 직업
일본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신카이 6500'을 공개했다. 바닷속 6500m까지 들어갈 수 있는 유인잠수정이다. 당시로선 전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를 탐험할 수 최첨단 기술을 일본이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박람회 기간 중 중국이 반격에 나섰다. 중국은 바닷속 7000m까지 탐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 이에 한국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심해(深海) 유인잠수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정부의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유인잠수정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한국의 해양수산과학 기술 수준은 미국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해양연구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지만 우리는 글로벌 수준에 한참 뒤떨어진 것이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5대 해양강국' 진입 진입을 목표로 유인잠수정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38년 동안 해양 분야를 연구하면서
"프랑스는 럭셔리(명품) 산업에서 강력한 노하우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하이엔드 자동차 산업은 약했던 게 사실이죠. 그런 아쉬움 속에서 탄생한 DS 브랜드를 통해 한국 고객들에게 '럭셔리의 진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브 본느퐁 DS 브랜드 사장(CEO)이 독일산 주도의 한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DS는 첫 무기로 플래그십 SUV 모델 'DS 7 크로스백'을 내놓으며 한국 상륙을 공식화했다. DS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의 고급브랜드다.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와 비슷한 구조다. 시트로엥의 한 모델이었다가 2014년 별도 브랜드로 독립한 DS는 프랑스의 명품 제조 노하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모델들을 선보였다. 때문에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새 영역을 개척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럭셔리 선호도가 높은 깐깐한 한국 고객들에게 자동차 역시 '프랑스 명품'이 통할 것이란 게 본느퐁 사장의 계산이다. 프랑스 럭셔리 생태계 내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자 이신주(23)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흔히 내뱉는 ‘타인 감사’ 대신 자축에 힘을 쏟았다. 꾸준히 습작을 쓴 자신, 적당한 글을 고친 자신, 뻔뻔하게 자축하는 자신에게 감사한다며 좌중의 배꼽을 낚아챘다. 이기적(?)인 발언으로 비춰 질 수 있는 소감은 그러나 식상함에서 멀어지려는 그만의 특별한 태도였다. 그 태도는 곧 작품으로 이어졌다. 그의 대상작 ‘단일성 정체감 장애와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은 우선 제목부터 특이하고, 이를 풀어낸 보고서 형식의 장르적 구성도 생경하다. 단일성 정체를 가진 그들을 이해하기 전에 이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다중인격 장애의 대표적 인물인 빌리 밀리건을 인용해 보고서 서두를 장식한 대목부터 심리, 사회, 과학적 소재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철저하게 ‘보고서’ 양식에 맞춘 소설은 마지막 결어로 Q&A까지 마련해 구성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의도’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 작가는 “그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은 피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무서운 범죄입니다. 피해 한 번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직도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사람이 있나 싶지만 아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보이스피싱 전담팀의 주정석 반장(46·사진)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라고 단언한다. 주 반장은 "교사, 공무원, 심지어 판사 가족도 피해를 입는 게 보이스피싱"이라며 "수법이 점점 지능적이고 다양해져 피해자들이 계속 생긴다"고 말했다. 경찰이 올해 초 전담팀을 신설하고 척결에 나섰지만 범죄 수법의 진화로 피해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는 설명이다. 1998년 경찰관이 된 주 반장은 올해 초 신설된 보이스피싱 전담팀 반장이 되면서 '보이스피싱과 전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9월 피해액 68억원 규모 보이스피싱 3개 조직원 총 85명을 검거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달 3일 경찰청 특별승진 대상에도 올랐다. 주 반장이 적발한 사건은 경찰청의 '2018 경찰수사를 빛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