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민자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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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3 건
잘못된 식습관으로 늘어난 체중을 줄이고, 건강해 보이는 '좋은 몸'을 만들고…. 현대인의 운동 목적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바디 프로필'은 운동 유행의 한 정점을 이뤘다. 이를 위해 몇 달씩 닭가슴살과 고구마로 식단을 버티며 체지방을 낮추고, 개인 PT를 받으며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린 뒤 화려한 조명 아래 가장 완벽한 몸을 사진으로 남겼다. 하지만 최근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HYROX) 경기장으로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5일 업계와 외신 분석에 따르면 하이록스는 단순한 운동 대회를 넘어,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새로운 운동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록스는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올림픽 하키 챔피언 모리츠 퓌르스테와 크리스티안 퇴츠케가 만든 실내 피트니스 대회다. 8km 달리기와 8개 운동 스테이션(종목)을 결합한 방식으로, 참가자는 1km를 달린 뒤 썰매밀기·런지 등 1가지 운동을 수행하는 과정을 8차례 반복한다.
'홈워드 바운드'라는 영화가 있다.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주인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로 반려동물의 충성심과 우정을 보여준다. 최근 '중국판 홈워드 바운드'가 SNS를 뜨겁게 달궜다. 중국 지린성의 한 도로에서 찍힌 영상으로 셰퍼드, 웰시코기, 골든리트리버 등 서로 다른 개 7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웰시코기가 대열의 맨 앞에서 뒤를 살피며 무리를 이끌었고 몸집이 큰 골든리트리버는 도로에서 차들로부터 동료들을 보호하려는 듯 바깥쪽에서 걸었다. 동료들은 다친 것으로 보이는 셰퍼드를 세심히 보살폈다. 이 개들은 도살장으로 끌려가던 트럭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집을 찾아가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더 화제가 됐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중국의 개고기 식용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감동 드라마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짜'였다. ━영상은 사실…서사는 허구━팩트부터 확인하자면 영상은 실제 상황이었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지린성의 한 도로 위를 걷던 7마리의 개를 영상으로 찍었다.
"내 토스트가 방금 미슐랭 스타로 승격됐다. " 영국의 스타 셰프 토마스 스트레이커가 론칭한 버터 브랜드 '올 띵스 버터(All Things Butter)' 틱톡 영상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다. 토스트에 사용한 버터가 그만큼 '고급지다'는 뜻이다. 올 띵스 버터 외에도 '버터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프랑스 보르디에는 세계 주요 도시에 연일 품절 대란을 일으킨다. 노란 버터 덩어리일 뿐이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의 포장지는 향수 패키지를 연상케 한다. 이른바 프리미엄 식재료가 글로벌 젠지(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들의 새로운 '위시리스트'로 등극했다. 경기 불안과 고물가 속에서 이들이 지갑을 여는 대상은 더 이상 '소유'의 상징인 명품 가방이 아니다. 한 끼 식탁 위에서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버터, 허브 등이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담은 전세계적 현상이다. 외식·여행·명품에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 그렇다고 소비를 완전히 멈추자니 삶이 팍팍하다. 여기서 탄생한 타협점이 바로 '저가 럭셔리'(Affordable Luxury)다.
#2020년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상하이 푸단대학교 학생 리토 첸(24)은 저축한 돈을 끌어모아 애널리스트들이 안전자산이라 치켜세우던 주류 회사 같은 우량주에 투자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종잣돈은 증발했고 금융 전문가들도 더는 믿지 않게 됐다. 그리고 그는 2024년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증시에 복귀했다. 인공지능(AI) 챗봇 '키미'와 '지푸', SNS의 집단지성을 등에 업었다. 첸은 AI와 온라인 친구들이 추천한 기술, 방산, 채굴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이전의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익을 거뒀다. 첸은 앞으로 종목 선정에 AI를 더 많이 활용할 계획이다. 젊은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중국 증시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들은 '샤오덩'으로 불린다. 샤오덩은 '어린애들'이란 의미로, 젊고 기술에 능숙하며 기성세대의 룰을 따르지 않는 신세대를 일컫는다. 기성세대의 투자 공식을 거부하는 이들은 14조달러(약 2경) 규모의 중국 증시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새로운 투자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레드면 좋아요, 블루면 공유. " 최근 틱톡, X 등 SNS(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의 문구다. 화면에는 붉은색과 파란색으로 나뉜 학교 이름 목록이 빠르게 지나가고, 배경음악은 전투 게임을 연상시키는 효과음으로 채워진다. 댓글 창에는 "레드(Red)가 이긴다", "블루(Blue) 금요일에 보자"는 글이 줄줄이 달린다. 이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10대들의 단순한 장난처럼 보이지만, 영국 학교들은 이 '놀이'를 가볍게 넘기지 못하고 있다. 붉은색과 파란색, 색깔 2개로 시작된 이 온라인 밈(meme)이 학생들 사이의 대립 구도로 번지며 실제 충돌 우려가 커졌기 때문.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 10대들 사이에선 지역 내 중·고등학교를 '레드'와 '블루' 진영으로 나뉜 뒤 누가 더 강한지 대결하는 이른바 '학교 전쟁'(School War)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별한 논리나 역사적 배경 없이 학교를 두 진영으로 나누고 서로를 비방하는 온라인 밈으로, 지역의 이름을 붙여 런던 전쟁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12월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체스터에 사는 맥스 카로자(20)는 어두운 방에 홀로 앉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연설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그의 관심은 온통 트럼프가 "가장 뜨거운(hottest)"이란 단어를 사용할지에 쏠려 있었다.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 트럼프가 연설에서 "가장 뜨거운"이란 단어를 말할 거란 데 베팅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트럼프가 "우리는 세계 어디보다 가장 뜨거운 나라"라고 말하는 순간 카로자는 두 주먹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이 베팅 하나로 64달러(약 9만원)을 벌었다. 이 장면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미국에서 유명 인사의 말 한마디에 돈을 거는 이른바 '멘션 트레이딩'이 새로운 재테크이자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선거 결과나 금리 결정 같은 굵직한 사건의 향방을 가늠하는 거시적 수준을 넘어 특정 연설에서 어떤 단어가 나올지를 맞히는 '나노 단위의' 예측시장이 열린 것이다. ━폭발적인 성장세…"한 달 거래액만 1600억원" ━이러한 멘션 트레이딩은 칼시와 폴리마켓 같은 예측 플랫폼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제(음력 설).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에는 수억 명이 고향을 오가는 세계 최대 인구 이동이 벌어지고, 주요 거리와 각 가정은 홍등과 춘련(春聯·복을 기원하는 빨간 종이)으로 뒤덮인다. 올해는 의외의 인물이 중국 전역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해리포터'의 악역 캐릭터 볼드모트와 드레이코 말포이다. 중국신문망·환구망 등에 따르면 춘제 연휴 전부터 타오바오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는 말포이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와 자석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말포이 춘제 세트' 상품이 등장했다. 쇼핑몰에는 말포이 얼굴이 박힌 초대형 새해 인사 현수막이 걸렸다. 서방 판타지 영화의 빌런들이 어떻게 중국 최대 명절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됐을까. ━"말포이 길조의 상징"…배우 톰 펠튼 직접 밈 동참━춘제 연휴 기간 틱톡, 웨이보 등 SNS(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말포이 얼굴이 인쇄된 춘련을 집 현관문에 붙이는 사진과 영상이 연이어 공유됐다. 이들은 말포이 얼굴로 된 춘련을 현관에 거꾸로 불이며 "올해는 말포이가 복을 가져다준다"고 적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육아를 하다보니 갈등이 생겼단 부부가 적지 않다. 맞지 않는 육아관으로 사사건건 부딪치거나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지 않는 배우자에게 서운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선 이런 갈등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으로 로맨스와 육아를 분리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랑보단 아이를 함께 잘 키울 팀워크에 집중하는 이른바 '플라토닉 공동 육아'다. ━"육아 상대? 연인일 필요 있나요?"━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웰빙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레이브 리드(33)도 플라토닉 공동 육아를 원하는 사람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리드는 지난해 11월 앱을 통해 한 남성을 만났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저녁 식사에서 두 사람은 정치 성향은 무엇인지, 종교관은 어떤지, 아이를 몇 명이나 낳고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리드에게 이 자리는 설레는 데이트가 아니라 육아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최고의 파트너를 찾는 인터뷰에 가까웠다. 리드는 "공동육아 상대가 꼭 연인이 될 필요는 없다"면서 "중요한 건 훌륭한 팀 동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마트를 찾는 미국인조차 쉽게 손에 넣기 어렵다는 장바구니가 있다. 가격도 2. 99달러(약 4400원)에 불과한데 품절 대란이다.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캔버스 토트백'이다. 평범한 장바구니인 이 가방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트레이더 조 매장 오픈런에 나선다.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는 가격이 최대 5만달러(7324만원)까지 치솟으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백보다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명품도 아닌 단순히 마트 로고가 찍힌 이 토트백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없어서 더 갖고 싶다"…희소성이 만들어 낸 열풍━외신 보도와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트레이더 조 토트백 인기의 핵심 요인은 '희소성'이다. 대형 식료품 마트로 알려진 트레이더 조의 특징은 '없음'이다. 온라인몰, 배송서비스, 쿠폰 등 대형 마트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없다. 제품 홍보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개 글이 전부다. 해외 유통망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 조의 PB(자체 브랜드)제품인 '캔버스 토트백'은 미국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다.
"내일 당신은 중국인이 됩니다. 겁내지 마세요. 당신은 선택받았으니까요. " 기묘한 예언 같은 이 한마디가 소셜미디어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아침으로 따뜻한 죽을 끓이고 실내 슬리퍼를 챙겨 신으며 사과 한방차로 기운을 돋우는 이른바 '중국인 되기'(Becoming Chinese)' 유행이 틱톡을 강타하면서다. 한때 낯설거나 고정관념에 갇혀 있던 중국식 생활 습관이 오랜 전통을 가진 웰니스 루틴으로 재해석되며 온라인에서 뜻밖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내일 당신은 중국인이 된다"…예언이 현실로?━이 유행은 이달 초 틱톡 크리에이터 셰리 주가 올린 유머 섞인 영상이 불씨가 됐다. 그는 "내일 당신은 중국인이 된다"고 예언하면서 "당신은 훠궈를 먹게 된다. 당신은 샤오룽바오를 먹고 2월17일(음력 설)이 되면 새로운 기분으로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 줄 거다. 또 디저트로는 탕후루를 먹고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게 될 거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상의 디테일만 바꿔도 중국인이 될 거란 재치 있는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오왈라(Owala) 텀블러 앞에서 충동 구매에 넘어갈 뻔했는데 안 샀다. 너무 뿌듯하다. "-레딧 '구매 금지'(r/nobuy) 게시판 소비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구매 금지'(NO BUY) 챌린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젠지(Z세대, 1997~2012년 출생자) 사이에선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대에 '돈 덜 쓰는 법'을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제는 부모와 자녀 등 가족 단위가 참여하는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구매 금지' 챌린지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한다. 의류·화장품·전자기기 같은 비필수 소비를 제한하고, 기존에 가진 물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말의 지출을 반성하는 '1월 구매 금지'(No Buy January)가 시초였지만, 최근에는 이를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늘리는 참여자가 늘고 있다. 이 챌린지의 '원조'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2020년 초반부터 SNS에서 자주 포착됐고 2022년 이후 관련 게시물이 급증했다.
"우리 집 냉장고엔 심장, 간, 고기, 버터, 열매가 전부예요. 정말 단순하죠. 가끔은 뇌나 고환도 있고요. "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의사 출신 미국 인플루언서 폴 살라디노가 지난해 5월 미 보건장관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함께 백악관에서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말했다. 다소 충격적인(?) 그의 발언은 최근 미국 식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때 '혐오 식재료'로 취급되던 동물의 내장육은 건강에 좋은 조상들의 식단으로 주목받으며 식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기피 대상' 내장육이 '프리미엄 건강식'으로━미국에선 오랫동안 스테이크같은 '근육' 중심의 육류 소비가 절대적이었다. 내장은 값싼 부위로 평가받고 상당량 수출되거나 폐기됐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간, 심장, 신장 같은 '내장육'이 영양이 농축된 '프리미엄 건강식'으로 재평가되면서다. 소비자 반응은 수치에서 드러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소 내장육 판매는 49% 증가했고, 닭 내장육 판매는 같은 기간 388% 급증했다.